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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춘천산오름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산자락
강원도 도경계 탐사 15구간 일시 2011.06.12 도상거리 : 12km 소요시간 : 7시간30분 함께 한 이 : 정종인, 신지아래, 최원선, 주돌프, 태산, 산다람쥐, 향숙님, 정흥석, 임계근, 장충익, 솔개, 산자락, 정회장 친구, 이상 13명
새벽 05:30분경 차는 횡성을 향하여 잘도 달린다. 워낙 좁은 차 안이라 배낭을 안고가자니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도계산행 기대에 힘든 줄 모른다. 창밖으로 붉은 태양이 솟아올라 오늘 어지간히 우리를 괴롭히리라는 생각이 가슴을 메운다. 승합차의 덕을 보려고 제발 고갯마루까지 잘 올랐으면 하였는데 역시나 도중에서 차가 멈춘다(06:40). 미련 없이 내려서 도로를 따라 오른다. 가파른 도로를 따라 몇 번을 돌고나니 드디어 백운산 오름길이 나오는 고갯마루이다(06:55). 간식과 물을 마시고 이제 본격적인 산행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산행 들머리는 통신시설 옆 울타리를 따라 우측으로 돌아나간다. 산비탈에 제멋대로 튀어나온 철망에 옷을 긁혀 두 군데나 상처를 입었다. 새로 구입하고 몇 번 입지도 않았는데 아쉽다. 우측으로의 트래버스가 끝나자 전형적인 능선길이 나오는데 초장부터 잡목에 붙잡혀 헛힘을 빼지 않아 좋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마에는 땀이 차오른다. 몇 주를 하루도 안 거르고 벌인 술타령이 이럴 때 커다란 후회를 알려주어 고맙지만 너무 빨리 잊혀지는 것이 문제이다. 한 번의 큰 내림과 오름 그리고 잠시 평탄한길을 오르다보면 작은 백운산이라 불리는 986봉을 지나게 되고 능선 길은 더욱 좋아지고 좌측으로 돌아 다시 능선이 만나게 되는 길은 거의 산책로 순준 이다. 이런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잠시 쉬는데 일행들은 취나물 채취에 여념이 없고 남은 이들은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쉰다. 이곳을 출발하여 작은 봉우리를 넘으니 더욱 고도는 낮아지고 양쪽사면에는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역력하여 작은 지도를 보고 있는 나는 흐릿하게 보여 이 곳이 피맥재로 여겨졌다. 나중에 알아보니 도삿골 고개이었다.
이곳에서 잠시 쉰 다음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855봉을 넘는데(08:24) 한 번의 내림과 오름 끝에 882봉에 선다. 이곳이 소위 금대봉이고 보통 보름가리봉이라 불린다. 보름가리봉이란 이름은 옛날 화전민들이 이 산에 들어서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고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름이라 하여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잠시 쉰 다음 후미가 도착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내리막길을 약 200여 미터 낮추어진 다음에 드디어 피맥재(한해재? 한엿고개?)가 나온다.(08:40).한엿고개 라고도 부르는 한해재는 옛날 남쪽 차도리 주민들이 원주로 장보러 다녔다는 고개다. 한해재를 넘어서면 백척 철교가 있는 치악산 영원사계곡 입구가 된다. 차도리 주민들은 한해재를 넘는 길이 원주를 다녀오는 지름길이라 하여 차도리에서 한해재로 오르는 협곡을 지름 골이라 부른다.
우리는 그저 마음만 앞서서 걸어온 것이다. 피맥재에서 잠시 쉰 다음 긴 오름길을 오른다. 다시 약 200여 미터를 올려 수리봉에 도착하고 고도는 또다시 급격하게 낮아져 200여 미터를 내려갔다가 화론재를 만나고 다시 급경사를 오르기를 한참 드디어 벼락 바위봉(934봉)에 도착한다(09:50).
좁은 봉우리에는 이정표만 홀로서 있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다시 벼락바위까지 진행하여 벼락바위에서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멀리 치악 연봉들이 줄줄이 늘어서있고 계곡으로는 가리파재 주위의 고속도로와 철길까지도 보인다. 아직 이내가 덜 가신 가리파재 부근을 바라보노라니 그간의 산행 중 힘든 구간과 여러 가지 잡념이 싹 가셔지고 다시 온 몸에 힘이 충만해지는 것 같다. 이래서 산행은 즐거운 것이다. 이 벼락 바위봉에서 바라보면 좌측능선인데 벼락바위봉에서 내리꼿는 가파른 능선은 가리파재를 건너 시명봉으로 치달아 남대봉을 거쳐 향로봉을 지나 치악산까지 거침이 없다. 생각처럼 달려 갈 수 없을 뿐 마음은 벌써 치악 연봉에서 달리고 있다. 잠시 바위아래를 내려다보니 층층나무 꽃이 한창이다 . 집에 있는 층층나무는 벌써 꽃이 지고 없었건만……. 벼락바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구력재로 가려면 다시 벼락바위봉으로 올라서 좌측 방향 능선을 타야하는데 후미는 좌측으로 트래버스 하여 주릉에 도착하고 선두를 따른다. 889봉, 879봉을 지나 900봉을 앞에 두고 덩굴로 가려진 잡목 숲을 들어가면 등산로는 바로 900봉 우측으로 트래버스 되는데 여기가 마의지점이었다. 지도를 수시로 확인하여야 하는데 선두가 상당한 거리를 앞에 두고 진행 하고 있는 상태에서 후미는 최후미의 대원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여념이 없으니 여기가 독도의 중요구간이란 걸 아예 잊어버린 탓이다.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지도를 한번이라도 더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선두는 여기서 그대로 능선을 따라갔으니 남서방향으로 알바를 시작 한 것이다. 마침 솔개가 선두를 뒤따라가서 이 방향이 아님을 인지하였고 다시 뒤돌아섰으나 나머지 일행들은 모두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방향이 틀린 지도를 보며 이 길이 맞는다며 솔개를 기다리고 ……. 솔개는 900봉으로 올라가 제 길을 찾아놓고 우리를 기다리는 상황이 전개된다. 산행의 기본이 무너진 시간이다. 산행대장의 리드에 제대로 호응을 하지 않은 점, 조금 편하자고 어떻게 연락이 오겠지 하는 나태함, 이럴 때 걸음이 빠른 대원은 산행대장을 뒤따라가서 연락이라도 취해야 하는데 평소 빠르게 운행은 잘 하는데 이럴 때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무개념 등등 오합지졸이 라는 말을 이럴 때 하는것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여기서 거의 한시간 여를 하릴없이 허비한다. 정종인회장이 다시 뒤로 돌아가서 솔개와 대화를 통한 후 일행들은 900봉으로 되돌아가고 봉우리를 오르기전 좌측으로 잘못 들어섯던 길을 바라보며 독도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되새긴다. 어찌했던 여기서 1시간을 금새 보내고 이제 제 길을 찾아간다(11:10). 잠시 걸어 내려가니 길은 좋아지고 일행들은 마땅 한 장소를 찾아 이른 점심식사를 한다.(11:40)
점심식사 후 다시 출발하여 지속적으로 고도를 낮추다가 다시 한 번 알바를 하는데 이 문제는 현재 우리의 위치가 파악이 잘 안되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또 하나는 작은 봉우리를 지나며 방향이 의심 될 때 멈추고 함께 정확한 길을 찾아 떠나야 하는데 이런 점도 많이 간과되었다. 약 5분여 잘못 들었다가 되 돌아와 길을 찾다보니 여기서도 많은 시간이 지체된다. 이제 저 멀리 구학산의 모습도 울창한 숲 사이로 잠시잠시 보인다.
다시 제 길을 찾아 내려가다 소나무가 많은 지역에서 쉬며 앞길을 의논한다. 구력재까지는 앞으로 약 1시간 그러면 예상시각은 14:30분정도인데 구력재에서 구학산을 넘어 신림까지 간다면 예상시간 5시간을 잡아도 19:30분인데 체력이 점점 달리는 시점에서 예상시간을 많이 넘기게 되며 구학산 넘어 부터는 혼란스러운 구간이 여러 곳이라 운행시간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점 때문에 오늘은 구럭재에서 일정을 마치자는데 합의 한 후 쉬던 곳을 출발하여 구력재에서 산행을 마친다.(14:35).
구력재의 이름은 고갯마루 어디에도 없이 운학재라 표기되었다. 지형도를 보면 충북 백운면 운학리와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구학리 사이인데 경계지점에는 상투적인 문구 “어서 오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등의 간판과 고개이름이 있어야 하는데 충청북도의 지명인 운학재의 이름은 있지만 구학리와 연관이 있을 것만 같은 구력재 이름은 안 보인다. 행정을 담당하는 분들은 깊이 생각 해 볼 문제이다. 정상표지석도 충북에서 거의 다 세우고 고개이름 마저도 충북의 지명이들어간 고개이름만 보인다면 이거 정말 문제이다. 여기서 오늘의 산행을 접고 모두 아쉬움을 뒤로하고 춘천을 향한다. 무척이나 더워서 더욱 힘들었던 탐방구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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