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 이야기]는 남극의 썰매견들을 소재로 한 [남극 이야기]와 함께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동물 영화 중 하나다. 두 작품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감동
의 깊이도 남다르다. 자연의 모든 동물들 중에서 개만큼 인간과 친숙한 동물도 없
는데, 주인을 따르는 그 충직함은 여타의 다른 동물들이 흉내내기 힘든 개만이 지
닌 덕목이자 특성이다. 이런 개의 특성을 잘 살린데다 여기에 드라마적인 요소까
지 더해지면서 [하치 이야기]는 지금까지 개를 다룬 가장 대표적인 작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태어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키다견이 기차를 통해 우에노 교수의 집으
로 입양되어 온 가족의 사랑 속에 자라난다. 약간 휘어진 다리 모양 때문에 이 강
아지는 八자라는 의미의 '하치'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우에노 교수는 하치와 함
께 산책은 물론 목욕도 시켜 주고 벼룩까지 잡아주는 등 하치를 친 자식처럼 아낀
다.
하치도 교수의 출근길에 배웅을 나갔다가 교수가 퇴근하는 시각에 맞춰 역으로
마중 나가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에노 교수가
갑작스레 쓰러져 사망하자 교수의 부인은 하치를 친척에게 맡기고 이사를 가지만,
하치는 교수가 살던 시부야로 돌아와 이웃들의 보살핌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교
수가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치는 역으로 교수를 마중 나가
는 일을 절대 거르지 않는다. 하치에게 교수는 세상 그 자체였던 것이다.
개에게 한번 주인은 영원한 주인이라는 것을 하치를 보며 다시금 깨닫게 되는데,
주인을 향한 그 한결 같음과 변치 않음,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그 무조건적인 믿음
은 보는이들에게 말할 수 없는 감흥을 전해준다.
우에노 교수는 제자로부터 하얀 강아지 한마리를 선물받는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강아지는 단번에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우에노 교수는 힘차게 땅을 박차고 서있는 이 강아지를 보고 八자라는 뜻의 '하치'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하치에 대한 우에노 교수의 사랑은 부인도 질투할 정도로 각별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하치는 매일같이 시부야 역으로 교수를 배웅하고 마중을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에노 교수는 강의 도중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되고, 이를 알지 못한 하치는 여전히 역에 나가서 그를 기다리는데...
실화에 기초하여, 시부야 역에서 10년의 시간동안 꼼짝도 않고 주인을 기다린 충견 하치의 이야기. 인간과 개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다루고 있다.
하치는 1923년 12월 아키다현 오오타테에서 태어난 순수 일본견인 아키타견 수컷으로 털은 담황색, 짧은 양쪽 귀는 곧게 서고 꼬리는 좌측으로 말려있다. 하치는 이듬해 1월에 동경제국대학 선생 우에노 히데사부로 박사에게로 보내어 진다. 박사는 이 개를 '하치(八)'라고 이름을 붙이고 사랑으로 키워, 1년 반 후에는 키 60센티, 체중 40킬로를 넘는 당당한 성견이 된다. 우에노 박사는 당시 동경 시부야에 살며, 제국대학 농학부에서 교편을 잡았기 때문에 시부야 역에서 전차를 타고 내렸다. 하치는 언제부터인지 매일 박사를 배웅하고 마중하였다. 하치가 박사와 함께 산지 1년 5개월이 지난 1925년 5월 21일 박사는 강의 중 돌연 쓰러져 급사하고 만다. 하치는 그런 불행이 있었는지 알 리가 없기에 언제나처럼 시부야역으로 박사를 마중 나가 밤늦게까지 박사의 모습을 찾아 서 있었다. 하치가 시부야 역의 인파 속에서 잠시도 움직이지 않고 지금은 세상에 없는 주인의 모습을 기다리기 시작한 것은 그 다음날부터였다. 하치는 그후 10년간 박사를 기다렸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하치를 전차 승객들과 근처의 사람들이 동정하게 되었고, "하치"," 하치" 하며 말을 거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났다. 그러다가 동물 애호회나 일본견 보존회 등의 유지가 발기인이 되어, 이 개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그 미담을 영원히 남기고자 당시 일본황실 예술인 안도테루에게 의뢰하였다. 1934년 4월 21일에 화려하게 동상제막식이 열렸고 바로 하치가 그 제막식의 주빈이었다. 생전에 동상으로까지 만들어진 하치도 다가오는 세월의 파도에는 이기지 못하고 수의사와 수많은 사람들의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1935년 3월 8일 일생을 마감했다. 현재의 하치 동상은 불행하게도 전쟁 중 금속 공출로 인하여 해체된 최초의 동상을, 종전후 1948년 8월 15일에 지역 유지 등을 중심으로 재건한 것이다. 이후, 동상의 유지, 보존을 목적으로 동상유지회가 조직되어 매년 3월 8일에는 하치와 우에노 박사가 함께 잠들어 있는 아오야마 묘지에 참배객들이 잊지 않고 찾는다고 한다. (보도자료 인용)
영화에는 총 7마리의 아키다견이 동원되었다. 아키다견은 일본의 대표적인 명견으로 생김새도 우리나라의 진돗개와 비슷하다. 일본의 동북 지방에서 예로부터 사냥에 이용되어 왔으며, 에도 시대에 아키타의 영주 사타케가 이 마타기견을 투견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아키다견 보존회가 설립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1931년에는 일본의 사육견으로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진주군 미국 병사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간 '아키다 도그'가 인기를 모아 AKC으로부터 일본견으로서 처음으로 공인되었다. 1927년 일본 아키다클럽이 조직됐고 1931년 일본 정부에 의해 국견으로 지정됐다. 미국에서도 1956년 아키다클럽 조직, 1972년 AKC(미국 애견클럽) 정식 등록 이후 1973년부터 20년째 정기적으로 아키다 전시회가 열릴 만큼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