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線(복선 엎드릴伏, 줄線)
복(伏)자는 엎드리다, 숨다라는 뜻이지요. 전쟁 영화에서 나오는 말, 숨어서 적이 올 때를 기다리는 복병(伏兵)이란 말이 있고 또 복(伏)자는 개(犬)를 뜻하기도 합니다. 삼복(三伏)이라 하지요 여름 날의 더운 절기를 초(初),중(中),말(末)복이라고 하지요.
복선(伏線)이란 소설에서 다음에 벌어질 상황을 미리 앞에서 예견할 수 있게 하는 기교를 얘기합니다. 잘된 소설은 복선이 뛰어나고 잘못된 소설은 복선이 말 그대로 엉망이지요.
난 TV연속극을 잘 보지 않습니다. 퇴근이 이른 편이고 집이 가까워 TV를 일찍부터 볼 수 있는데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 몇 가지 있지요
우선 5시 뉴스를 보고, SBS의 리얼코리아, 그것이 끝나면 MBC의 화제집중 오늘, 그리곤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SBS 8시뉴스, 그리고 KBS나 MBC 9시 뉴스만 보면 TV에서 벗어나 헤맨답니다. 인터넷이란 동네를....
그리고 주말에는 호기심천국, 개그콘서트 드림팀 재미있게 봅니다. 이전에는 월요일 밤에는 수호지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시간이 바뀌어 보지 못하고 월요일밤 자정 넘어 KBS1방송국의 한민족리포트인가요? 그 프로그램 참 재미있게 봅니다.
그런데 연속극은 보다보면 막 화가 납니다. 내가 꼭 이런 것을 봐야 하나? 내가 이 수준밖에 안되나? 무심코 보면서도 앉아있는 것이 화가 납니다.
예전에 본 주말 연속극,
어늘 부잣집 젊은 아들이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근교의 별장으로 가서 띵가띵까 하며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소리가 방안을 울리죠. 전화를 받으니 빨리 서울로 올라오라는 말, 차를 몰아 서울로 올라오는데 비가 쏟아지고 기분 나쁜 와이퍼 소리,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집은 다 불이 꺼져 있었죠.
동생한테 얘기했지요
아가야 저것이 복선이다.
기분 나쁜 전화소리, 쏟아지는 비, 삐걱거리는 와이퍼 소리, 그리고 불꺼진 집 복선이 좀 많기는 하지만 계속 안좋은 느낌의 상황이 제시되었으니 집으로 들어가면 할머니가 돌아가셨든지, 아버지 사업이 실패했다던지, 좋지 않은 상황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했지요
그러나 그 젊은 아들이 상황에 맞게 조심조심 집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불이 확 켜지며 박수소리와 폭죽소리, 웃음소리 생일 축하한다는 말들.....
허무하더군요. 말도 안되는 복선이었지요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유명한 복선이 있지요
소나기라는 소설 다들 알고 있지요
머슴애와 계집애가 재미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서쪽하늘에서 보라빛 먹구름이 몰려왔다는 부분이 있지요
밝은 방향은 어디입니까? 당연히 동쪽과 남쪽, 어두운 방향은 서쪽과 북쪽이지요, 그리고 보랏빛은 음울한 느낌을 주고 먹구름도 마찬가지지요. 즉 그 소설의 끝이 행복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예견하게 하는 기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