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태극종주 (50km)
언제 : 2014년 08월 02(08:26분)-03일(05:10)
총산행시간 : 20시간 44분
누구랑 : J3 클럽 대원들과 (중부지부 주관)
날씨 : 강풍 동반한 폭우(태풍 나크리)
특징 : J3대원 100% 전원 완주
태풍 나크리가 상륙하는 가운데 속리산 태극종주 길에 오른다.
강풍 동반한 400mm 폭우가 내릴 수 있다는 일기예보가 있음에도 날씨는 너무나 화창하다.
'날씨가 왜 이리 좋은거지?'
'그런말 하지 마. 하늘이 듣는다'
반은 걱정스럽게 웃음으로 주고받는 어느 대원님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폭풍전야가 늘 이렇지 않던가!
보은 서원대교 들머리에서 인증샷 남기고 알프스 클럽 운영자님과 중부지부장님의 인사말 듣고, 08시 26분에 21번 외치며 속리산 태극종주의 길에 접어든다.
험난하지 않은 태극종주가 하나라도 있었던가!
초장부터 깔딱이가 숨을 몰아쉬게한다. 바람은 불지만 더운 바람만 세차게 불어대고 온 몸이 땀에 젖어든다.
풍혈에 도착했을 때 빗방울이 비취더니, 구병산에서는 강풍에 폭우가 쏟아진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장대비가 퍼부어지니 카메라를 꺼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통과.
구병산 신선대를 향하는 중에 비는 그쳤지만 양말이 벌써부터 질척하다.
장고개 도착하니 알프스 운영자님 대원들 일일이 사진 찍어주시고,
백토재에 도착하니 중부지부 지원팀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가 기다린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냉국, 얼마나 맛있었던지 지금 또 먹고 싶다.
20분 만에 식사 완료하고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도 없이 오후 2시 20분에 문장대를 향해 출발.
저녁 7시 반경 비는 또 내리기 시작하고 쉽게 그칠 비가 아님을 직감한다.
이제부터는 날머리 까지 본격적인 우중전이 펼쳐진다.
천왕봉을 오르는 길, 체력이 고갈되어 다리가 후들거린다. 내 몸이 탄수화물 좀 공급해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함께하던 동료들은 먼저 가고 모처럼 쉬면서 간식보충하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신선대 휴게소에서 헤어졌던 동료들 다시 만나 문장대로 Go Go.
문장대에서 금줄을 넘어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펼쳐진다.
개구멍도 수없이 기어 통과해야하고, 밧줄에 매달려 곡예를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구간.
백두대간 팀들은 이구간을 겨울에 통과하지 않고 건너뛰어 날씨가 풀리면 통과한단다. 그럴수 밖에 없는 위험 구간이다.
물안개로 앞사람과 5m만 떨어져도 불빛이 보이질 않는다.
목이 말라 물을 먹고 보니 바로 앞에 있던 대원들이 금새 사라져 보이질 않는다.
홀로 길을 따라 가다 개구멍 하나를 통과했는데 요거이 알바의 시작이다.
개구멍 하나를 두고 암봉 이쪽과 저쪽 완전 딴 동네가 된 듯하다. 이리저리 돌다가 느낌이 이상하여 트랙을 보니 확실히 알바다.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개구멍을 빠져 나와 두리번 두리번 하여 등로를 찾는데 성공.
주룩주룩 내리는 빗속을 홀로 걷는데 그래도 웬지 맘은 고요하고 평안하다.
눌재에 도착하니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자동차 불을 켜고 장삼이사님이 반갑게 맞아 안내해 주신다.
동행하다 놓친 정명 대장님과 대원들이 따뜻한 미역국을 먹고 있다.
미역국 후루룩 마시고 물을 보충하려는데, 수림님 손수 물병에 물을 담아주고, 노블님은 추울 테니 출발을 서두르라며 따끈한 커피 내어주고, 버거님 우산들고 추위에 떠는 대원들 받쳐주고... 봉사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심심한 감사를 전합니다.
20분만에 저녁 해결하고 청화산을 향해 출발한다.
자봉 나온 버거님이 청화산까지 한 시간만 치고 오르면 된다 했는데, 내리막은 없고 밧줄 타고 주야장창 기어 올라야 하는 수준의 한 시간짜리다.ㅎ
송곳니를 연상케 하는 가파른 마지막 구간.
강풍이 불어오고 빗줄기가 뺨이 얼얼할 정도로 내리친다.
바람과 비를 운명의 벗삼아 걷고 걷다보니 어느덧 속리태극의 날머리에 불빛이 보인다.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드디어 해냈구나!" 하는 기쁨이 가슴에 올라온다.
하지만 웬걸!
속리태극은 마지막까지도 쉽게 완주의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날머리를 3-400m 정도 남겨 놓았을까?
배가 아파서 잠시 홀로 남아 명상에 잠기다가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길이 갑자기 없어진다.
트랙을 보니 등로를 좌측에두고 몇십m 벗어나 있다. 등로를 찾기 위해 좌측으로 숲을 가르질러 들어갔으나 등로는 나오지 않는다.
분명히 gpx에 의하면 등로가 나와야 함에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숲에 갇힌 꼴이 되었다.
캄캄한 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아~ 처량한 신세다.
땀을 뻘뻘흘리며 숲가지를 헤치고 다시 기어올라 내가 걸었던 등로를 찾는데 성공,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gpx에 기록된 등로를 도저히 찾을수가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gpx에 기록되어 있는 등로는 아예 없는 길이었다.
하는 수 없이 정명 대장님께 전화를 걸어 길을 물으니 내려오다가 길이 막히면 그냥 뚫고 넘어오란다. 그러면 곧 길이 연결된단다.
일러준대로 길을 찾아가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역시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아야해~
날머리를 코앞에 두고 1시간 알바하여 쌍용공소에 도착. 이렇게 헛웃음과 함께 속리태극을 마무리 합니다.^^
강풍과 우중을 뚫고 함께 하신 J3 대원님들, 님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함께 걸으며 땀흘리고 웃고 밧줄 붙들고 인상쓰던 그 시간들을 소중히 가슴에 담겠습니다.
J3클럽 산행을 통해 얻는 내 인생의 또다른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산행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지금의 J3클럽이 있게 한 배방장님께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알프스 클럽 운영자님, 중부지부장님, 장삼이사님, 수림이님, 노블님, 버거님 외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신 중부지부님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클럽에 올라 온 사진 일부 퍼왔습니다)
들머리 인증 샷을 남기느라 분주합니다.
들머리에서 알프스 운영자님과 중부지부장님의 인삿 말씀 듣고 출발합니다.
초장부터 가파른 경사가 시작됩니다.
요런 암릉은 앞으로 펼쳐질 상황에 비하여 아무 것도 아닙니다.
속리태극의 첫번째 관문 구병산이 6.5km 남았다고 하네요
비가 전혀 올 것 같지 않은 하늘
폭풍전야의 경치는 너무나 평화롭습니다.
풍혈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굵어집니다. 여기서 우비를 두르고 go합니다.
구병산 정상에서 강풍과 폭우가 얼마나 세차게 내리는지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하고 구병산 너머 내려오며 한 컷 남깁니다.(오교주님)
려소님 우비가 바람에 날아가려 합니다.
비는 일단 멈추었습니다.
낡아서 땅에 떨어진 이정표가 시간의 흐름을 알려줍니다.
한 바탕 폭우를 뚫고 온 대원들이 젖은 발을 단도리 하고 있습니다.
장고개에 도착하니 알프스님께서 멋진 사진을 일일이 찍어주십니다.
속태길에 대원들 챙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알프스 운영자님 뒤로하고 백토재로 향하는 려소님
표정에 늘 여유가 넘칩니다.
벌써 오교주님은 저 만치 가고 계시네요^^
백토재에서 중부지부 지원팀이 분주하게 수고하고 계십니다.
중부지부장님과 자봉하시는 분들, 많이 먹으라며 마구 갖다주십니다. 주는대로 다 먹었습니다.^^
이 날, 이 냉국보다 맛있는 음식은 세상에 없었습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도 생각납니다.
20분만에 식사하고 정명 대장님, 오교주님 벌써 저기 가고 있습니다.
려소님과 저도 뒤따라 갑니다.
미소가 일품인 려소님!
천왕봉 이정표, 개인적으로 천왕봉 오를 때 제일 힘들었던 오름길입니다.
항상 웃으며 후배들 챙기시는 오교주님!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 할런지요~
정명 대장님 좇아가다가 힘들어서 혼났네요.ㅎㅎ
저도 한컷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입니다.
지금은 곰이 뛰쳐나와도 안무섭습니다.ㅎ^^
천왕봉에 오르다 다리가 후들거려 홀로 간식먹으며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혼자 떨어져 있으니 쉬고 싶은 만큼 쉴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천왕봉에서...
함께 오던 정명 대장님 팀들은 이미 떠나고 없습니다.
잠시 후 큰비가 내릴 것을 암시하듯 거센 강풍이 불어옵니다.
신화 선배님과 신선대 휴게소까지 동행합니다.
신선대 휴게소
신선대 휴게소에서 놓쳤던 대원들과 합류하여 진행합니다.
비오는 밤중에도 문장대의 위엄이 넘칩니다.
려소님과 오교주님
금줄이 보입니다. 이제 수없이 기어야 하고, 수없이 매달려야 하는 암릉구간이 펼쳐집니다.
제가 지금까지 걸었던 길 중에 제일 위험한 길인 것 같습니다.
위험구간에 비가 내리니 사진을 한 장도 못찍었습니다.
물마시다가 일행들 놓치고 개구멍으로 잘못들어가 알바하고,
눌재를 향해 홀로 내려오니장삼이사님 자동차 라이트 켜놓고 맞아주십니다.
캄캄한 밤중에 홀로 하산하다 이사님 반겨주시니 얼마나 반가운지요~
눌재에서 비맞으며 고생하시는 중부지부의 수림이님, 노블님, 버거님, 아차~ 버거님이 사진에 없네요.
알프스님도 안보이시네요. 대원들 챙기시느라 잠도 못주무시고 고생 많으십니다.
따뜻한 미역국에 커피 마시고 출발합니다.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중부지부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대원들의 속태 100% 완주의 혁혁한 성과는 중부지부의 희생적인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눌재에서 20분만에 식사 마치고 마지막 구간 출발합니다.
강풍에 휘날리는 려소님 표정 좀 보이소~ ㅎ
시루봉에 도착하니 강풍은 더욱 거세집니다.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주저 앉아 바람을 피했습니다.
쌍용공소를 약 3-400m 남겨두고 홀로 남아 명상에 잠기다가 1시간 알바하여 도착했습니다.
도깨비에 홀렸나봅니다. ㅎㅎ
악천후 속에 J3 대원님들과 함께 걸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또 하나의 행복이었습니다.
모든 대원님들 감사드리고, 비맞으며 잠 못이루고 지원해 주신 중부지부님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후기를 일고있자니 당시 여우굴님의 상황이 그려지네요
혼자 어두운 밤 산에서 길을 잃고
헤메이는 모습이 그래도 다시 길을 찾아나와 제자리를 찾아오고 날머리를 정확하게 내려옴은 짐승아닌 일반사람같으면 119 구조요청했을뻔한 일입니다
고생하셨구요 그것이 추억 입니다 그 추억 오래오래 새기시기 바라며 수고와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총알 같은 비를 맞으며 청화산 정상의 사진은 압권 입니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불로 지졌다가 물로 식혀줬다가 얼반 쥑이지요?
거기에 바람까지 때려주니 앞도 안보이고,
개구멍에 가다보면 알바투성이~~~ㅎㅎㅎ
고생 많았고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으~~비엄청 바람에 그것도 한밤중에 홀로 떨어져 알바라~~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래서 전 모르는 구간에는 혼자 안 움직입니다~~ㅋㅋ
너무너무 수고 많으셨고 멋찌십니다.
알바를 하셨군요~~
알바는 지나고 나면 최고의 추억 이죠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모두들 한결같이 고생끝에 완주하셨군요 ㅎ.....
좋은추억과 멋진추억으로 남을겁니다 ...
축하 드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금요일 못다한 야그 들려주세요
정맥길에서100km 이상 걷기를 밥먹듯 하던
여우굴님 이신데
알바에 멘붕상태 였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장대 암릉 구간까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악조건속의 속태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우중에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강우속에 진행한 모습 생생하게 담으셨네요.
전 야밤에 홀로 떨어져 있으면 100% 산속 미아되는데 많이 여유가 있어신듯 합니다.
불손한 일기속 속리태극 완주 축하드립니다.
짐승이니 가능한 야간 길찾기 몆차례의 알바도
아랑곳 하지않고 태풍에 맞서 완주...ㅎ
'악조건 에서의 산행이 또다른 추억을 남기고
산우의 정도 더 느끼고 하지요~~*
수고 하셨습니다.^^
애쓰신 흔적이 그날의 감동이 또다시
밀려옵니다
보고 또 봐도ㅡㅡ
강건함으로 알바를 탈출하여 일상으로ㅎㅎ
애쓰셨구요ㅡ사람냄새 물씬 나는 지금이 차암 좋습니다
감사합니다ㅡ축하드립니다 ^^
문장대에서 늘재 구간이 야간에는 위험하지만 낮에 보면 아주 볼만하다는데 아직 낮에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비까지 왔으니 더 힘들고 위험한 구간이지요.
속태완주 축하드립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악전고투하셨네요.
혼자 떨어져 길에 잃고 갇히면 당황스러워 큰 위험에 처할수도 있는데 현명하게 잘 찾아오셨네요.
어려운 속리태극 완주 축하드리며 수고하셨습니다.
형님,함께해서 참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악천후후속 알바등 많은 어려움에도 잘 극복하셨습니다~
저도 비슷한 시간대에 진행하였네요~여우굴님 뵈어 반가웠고 완주 추카드립니다^^
축지법 쓰시는 님들이 천지네요 ㅎ
부럽고요
문장대 지나 비탐구간에서 우리 후미팀들도 알바하신 개구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 나왔지요
여럿이 움직여도 무섭던데 대빵입니당 ㅎ
수고하셨고 축하드립니다.
여우굴님 이번에도 비와 바람과 함께 하셨네요 ^^
수고 많으셧구요 완주 축하 드립니다
우중에 속리 태극 알바도 해보시고 그럼에도 중도 포기 않으시고
완주 하셨네요
끈기와 인내심으로 이루신 속리 태극 완주 축하드립니다.
애 많이 쓰셨네요 완주 축하 드립니다.
댓글로 격려와 추카를 보내주신 모든 님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J3클럽을 통해 귀한 님들을 한분 한분 알게되고,
장거리 산행에 도전하며 많은 것을 배우며, 제 인생에서 또 하나의 큰 행복을 발견합니다.
방장님을 비롯하여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늦게나마 홧팅!!!!!!
다시뵙게되어 좋았습니다
속리태극종주 축하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