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계획서
1.작품 주제
〈도시가 오려낸 장면〉
이 작업은 울타리, 창문, 난간, 철문 등 학교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구조물을 물리적 마스크로 사용해 현실 속 대상을 선택적으로 드러내는 사진 작업이다. 구조물의 틈과 프레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장면을 가리고 동시에 드러내며 현실을 하나의 콜라주처럼 재구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2.촬영 의도 (이명호: 존재와 부재 사이 / 월간 사진 2026년 04월호 57페이지)
이명호 작가의 〈나무〉 연작에서 대상과 배경 사이에 인공적인 장치를 개입시켜 대상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에 영감을 받았다. 초기에는 흰 종이를 물리적 마스크로 사용해 사물의 형태를 오려낸 듯 촬영하고자 했으나, 종이의 크기와 초점 거리의 한계로 인해 현실 공간 안에 이미 존재하는 구조물에 주목하게 되었다.
학교 주변의 울타리, 창문, 난간, 철문 등은 평소에는 시선을 막는 요소로 여겨지지만, 촬영에서는 오히려 장면을 선택하고 잘라내는 프레임이 된다. 이 작업은 이러한 구조물의 틈을 통해 평범한 사물이나 풍경을 다시 바라보며, 도시와 학교 공간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오려낸 장면’을 기록하고자 한다.
다만 울타리나 창문을 단순히 앞에 두고 촬영하면 흔한 감성 사진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구조물의 구멍이나 틈의 형태가 뒤쪽의 대상과 정확히 맞물리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울타리의 사각 틈 안에 꽃이나 나무, 사람, 사물의 일부가 들어오도록 하거나, 창문 프레임이 특정 장면을 의도적으로 잘라내도록 촬영한다. 이를 통해 구조물은 단순한 전경 요소가 아니라, 대상을 선택하고 재구성하는 적극적인 마스크로 기능하게 된다.
즉, 단순히 울타리 너머를 찍는 것이 아니라, 구조물이 현실을 가리고 드러내며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목적이다.
3.촬영 장소
촬영 장소는 학교 근처 및 학교 주변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설정한다.
이 장소들은 특별한 풍경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공간이지만, 카메라의 위치와 초점에 따라 구조물의 틈이 하나의 프레임이 된다. 이를 통해 평범한 학교 주변 풍경을 낯설고 새로운 장면으로 표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