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슬픔의 볼레로
Les Uns Et Les Autres
감독·각본
클로드 를르슈
제작
프랑스, 1981년, 184분
음악
프란시스 레이, 미셀 르그랑
출연
제랄딘 채플린, 제임스 칸, 로베르 오셍, 니콜 가르시아, 자크 비유레,
조르주 돈, 장 클로드 브리알리, 파니 아르당, 다니엘 오브릭스키 등
1936년으로 돌아가 운명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4명의 예술가들을 보여준다,
라벨의 무곡 '볼레로'에 맞추어 혼자 춤을 추는 세르게이.
반복되는 음악에 맞춰 반복된느 동작을 보여주면서
점점 열정적으로 변하는 그의 안무는
그 자리가 있게 된 그의 부모가 처음 만난 발레 오디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936년부터 1980년까지 2차 세계대전을 겪은 4가족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모스크바, 파리, 베를린, 뉴욕 등 4개 도시에서 탄생한 위대한 예술가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루돌프 누레예프, 글렌 밀러,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토대로
넌픽션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영화라고 한다.
[남과 여]의 클로드 를르슈가 각본과 감독을,
[쉘부르의 우산]의 미셀 르그랑과
감미로운 멜로디를 만드는 프란시스 레이가 영화 음악을 맡아
음악과 춤에 그들의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기쁨과 슬픔을,
부담없이 볼 수 있게한다.
1980년 프랑스 파리,
이렇게 45년의 삶을 따라 간 영화는
1980년 어느 밤, 파리의 토로카데오 광장에서 열리는
[유니세프 특별 콘서트]에 모인다.
영화를 시작할 때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던 세르게이의 볼레로는 점점 극적으로 치닫고
콘서트 동안 그동안 영화에 출연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노인이 된 타치아나는 러시아에서 TV로 아들의 춤을 보고 있다.
로베르는 어머니와 친구들과 함께 객석에 앉아있다.
그는 한 때 시골소녀였 에디뜨와 내연의 관계이기도 했다.
남자 복이 지지리도 없어 보이던 에디뜨는 이 콘서트의 기획자와 다정한 눈빛을 나눈다.
칼은 하얗게 바랜 금발을 휘날리며 열정적으로 지휘를 하고
그녀의 아내는 언제나처럼 그를 지켜보고 있다.
잭 글렌은 금발의 앳띤 소녀와 침대에서 TV중계를 보고 있다.
그 외의 이 콘서트의 주역과 연관된 사람들의 모습이 중간 중간 보여지는데
이상하게 모두들 쓸쓸해 보인다.
칼의 지휘에 맞춰 연주되던 볼레로는
혼자 춤을 추기 시작한 세르게이로 시작해
둥근 원으로 만든 무대 주변을 감싸는 남자 무용수들이 군무와 함께 끝난다.
공연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흩어지고
구호물자를 실은 유니세프의 트럭과 헬기들이
동이 트는 파리를 줄지어 날아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한국어 제목에서 보여주듯 이 영화에서 '볼레로'를 뺄 수가 없다.
오프닝이 1980년 파리의 토로카데오 광장에서 펼쳐지는 유니세프 특별 콘서트에서 시작해서
1936년으로 돌아가 운명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4명의 예술가들을 보여준다,
라벨의 무곡 '볼레로'에 맞추어 혼자 춤을 추는 세르게이.
반복되는 음악에 맞춰 반복된느 동작을 보여주면서
점점 열정적으로 변하는 그의 안무는
그 자리가 있게 된 그의 부모가 처음 만난 발레 오디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1936년 러시아 모스크바,
정말 발레리나답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소녀 타치아나(리타 폴브르드 1인 2역)와
심사위원인 보리스 이토비치(조르주 돈 1인 2역)는 오디션에서 만나 결혼하게된다.
결혼하고 아이를 하나 낳은 직후 보리스는 전쟁에 참전하게 되고
타치아나는 지친 군인들을 위로하는 위문단을 만들어 순회공연을 하다가
결국 남편의 비보를 듣게된다.
다른 사람의 끈질긴 구애도 거절하고 공산국가가 된 러시아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그녀는의 아들 세르게이는 세계적인 천재무용수가 된다.
세르게이는 파리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고
어머니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망명을 시도해
파리에 남아서 안무가로 활동하다가
[유니세프 특별 프로그램]에서 공연해 줄 것을 의뢰받는다.
1980년의 세르게이 이토비치와 1936년의 보리스 이토비치(조르주 돈 1인 2역)
이 영화에서 조르주 돈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장면.
높이 도약하며 빠르게 발을 교차하는 장면 등,
세르게이의 파리 공연은 20년이 넘도록 이 영화를 기억하게 해주는 데 한 몫했다.
1937년 프랑스 파리,
리도 쇼의 오케스트라 동료로 만난 바이얼리니스트인 안느(니콜 가르시아)와
피아니스트 시몬(로베르 오쎙 1인 2역)도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다.
아들을 낳고 행복을 즐길 즈음 파리는 독일군의 점령을 받게 되고
유태인인 그들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
운명을 예감한 시몬은 잠시 정차한 시골 역에서 갓난아이를 몰래 철길에 버린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가 아이를 발견하고
멀리 떨어진 마을의 신부 집 앞에 버리고 도망친다.
전쟁이 끝나 시몬이 가스실에서 죽고 혼자 살아남은 안느는
필사적으로 아들을 찾지만 기차역 주변에서 갓난아기를 봤다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
순례탐방처럼 그녀의 방문은 계속 되고 기차역 앞에 사는 부부와
오랜 세월 우정을 나누며 만나지 못하는 아들을 그리워하면 늙어간다.
한편 신부는 로베르를 데리고 파리로 간다.
가수가 되겠다는 아들까지 둔 로베르가 출판한 책을 발견한 리도시절의 동료가
로베르를 찾아가 그러한 사실을 이야기하지만 로베르는 믿기 어려웠다.
용기를 내어 요양원에 있는 안느를 만나러 간 로베르.
하지만 그녀는 로베르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아들이 [유니세프 특별 콘서트]에서 사라 글렌과 노래를 하게 되자
그는 친구들과 말을 잃은 어머니와 함께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본다
1938년 독일 베를린,
나치 장교들 앞에서 베토벤의 '월광'을 연주하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칼(다니엘 오브릭스키),
전쟁이 일어나자 포성보다도 군악대를 앞세워 파리에 입성한다.
당돌한 빨간머리 여가수(에블린 부와 1인 2역)에게는
매력적인 금발의 지휘가가 적군이 아닌 사랑으로 다가온다.
독일에 아내와 이이가 있는 칼이지만,
피아니스트와 가수로, 남자와 여자로 포화 속에서 사랑을 나눈다.
패전하고 독일로 돌아간 칼을 기다리는 것은
황폐한 고국과 아들을 잃고 망연해하는 아내 뿐이다.
세월이 흘러 오케스트로 지휘자로 미국을 방문하는 칼과 그의 아내.
전좌석이 매진되어 기대에 차서 막을 올려보니 객석엔 두사람만 앉아있다.
어리둥절해하는 악단을 이끌고
단 두명의 평론가 앞에서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칼에게 단원들은 존경으 박수를 보낸다.
공여닝 끝나고 무대 위에서 뿌려지는 사진에서 사태를 파악하게 된 칼.
사진에는 히틀러와 악수하고 있는 젊은 시절의 칼이 웃고 있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유태인들의 복수였다.
그는 그저 피아니스트였고 독일인이었을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활동을 계속하는 그에게
[유니세프 특별 콘서트]에서 연주를 부탁하는 제의가 들어온다.
한편 나치의 여자라는 낙인이 찍혀 머리를 깎인 채 파리에서 추방된 에디뜨는
아버지는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어린 딸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엄마를 쏙 빼닮은 어린 에디뜨는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성장해서 파리로 상경한다.
파리로 상경하는 기차 안에서 제대하는 군인들과 함께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는 로베르와 리도 사장의 아들 도 함께였다.
사장 아저씨는 아들만큼 젊은 애인(잔느 모로)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묘한 관계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로베르와 권투선수 친구 등의
네 친구들 분위기도 어딘지 묘하다.
홀홀단신으로 파리에 올라온 그녀는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산다.
무용학교의 창문닦이를 하면서도 꿈을 버리지 않던 그녀는 댄서가 되지만 쫓겨난다.
아나운서 오디션을 보게되고 그를 계기로
[유니세프 특별 콘서트]의 진행자로 발탁된다.
1939년 미국 뉴욕,
뉴욕의 유명한 재즈 뮤지션 잭 글렌(제임스 칸 1인 2역)은
라디오 중계가 되는 첫 곡을 이제 막 태어난 사라와 아내(제랄딘 채플린 1인 2역)에게 바친다.
감미로운 선율에 행복해 하던 사람들은 라디오를 통해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군악대를 이끌고 참전한 잭은 파리 시내에서
전쟁이 끝난 기쁨을 음악으로 선물하고
파리 시민들은 거리로 밀려 나와 춤을 춘다.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단란한 음악가족으로 행복을 누리던 어느날,
아내가 죽자 잭은 어린 애인들을 거느리며 가수가 된 딸을 후원한다.
유명한 가수가 된 사라는 가수활동을 위해 파리로 간다.
뮤직비디오도 찍고 콘서트도 준비하던 그녀의 눈에 오디션을 보던 신인가수가 들어온다.
로베르의 아들인 그는 소년다운 신선함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유니세프 특별 콘서트]에서 노래를 하게 된 그녀는 그와 함께
라벨의 '볼레로'에 맞춰 스캣을 열창한다.
기쁨에 거리로 몰려나와 춤을 추는 파리 시민들. 이 자리에는 로베르를 파리로 데리고 온 신부님과
칼과 사랑을 나누었던 에디뜨도 있었다. 파리의 평화를 노래하며 춤추던 에디뜨는 알아보는
여자들에 의해 머리를 깎이고 쫓겨난다.
미셸 르그랑으로 밝혀진 우울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로베르의 아들
그가 불어로 노래하자 사라가 영어로 가사를 바꾸어 화답한다.
유명 스타인 연상의 여인을 눈부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소년. 사라에게는 그가 더 눈부시다.
사라 역을 한 제랄딘 채플린은 여러 영화에 나오지만 가장 최근의 기억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였다. 우아하게 늙은 그녀는 발레 선생님으로 나온다.
유일하게 세대를 바꾸지 않고 아버지와 아들이 살아서 나란히 나오는 게 잭 글렌의 집안인데
그래서인지 아버지와 아들은 그닥 사이가 좋지 않고 다행히 제임스 칸은 한 화면 안에서
아들과 아버지로 나란히 출연하지 않게 된다. 영화 후반부에 계속 젊은 애인들를 갈아치우며
거느린다. 공연을 TV중계로 보는 그의 침대에 함께 있는 앳된 금발의 소녀는 누구인가?!
1980년 당시의 샤론 스톤을 발견했다!!
춤과 음악으로 삶을 대신한 영화인만큼 영화가 끝나도
조르주 돈의 그 아름다운 마스크과 춤이 눈에서 맴돌고
계속 머릿속을 울리는 매혹적인 선율들이 귀에서 맴돈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클로드 를르슈도 대단하지만
릴리앙 데이비스와 [추억을 위한 발라드 Ballade Pour Ma Memorie]를 부른 프란시스 레이,
[세상 속의 향기 Un Partum De Fin Du Monde]를 부른 미셸 르그랑의
합작에는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