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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아름교회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알바트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쉬운 일이에요." 존 레논의 'Imagine' 첫 가사다. 존 레논은 이런 상상을 하는 것이 쉬웠는지 모르지만, 한국교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디 한국교회뿐이겠는가. 한국교회의 모태 역할을 한 미국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랍 벨(마스 힐 교회)의 <사랑이 이긴다>는 기독교인들에게 황금 빛깔 천국 개념을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천국을 바라보길 권유한다.
▲10월 7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는 포이에마가 주최한 <사랑이 이긴다> 출간 좌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기현 목사(로고스교회), 김호경 교수(서울장신대 신약학), 김민웅 교수(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김기석 목사(청파감리교회), 김근주 교수(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뉴스앤조이 김태완
벨 목사의 권유는 내세 중심적인 신앙과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배타적인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 천국에 보내고 나머지 모든 사람을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당하게 수십 억의 사람들을 창조하였는가? 하나님에게는 이것이 최선인가? 이것이 어떻게 '좋은 소식', 곧 '복음'인가?"라고 질문한다.
벨 목사의 이런 주장을 두고 미국 교회에서 찬반 논쟁이 치열했다. 유진 피터슨 교수(리젠트칼리지 영성신학)와 리처드 마우 총장(풀러신학교)은 벨 목사의 의견에 동감을 표했지만, 존 파이퍼 목사(베들레헴침례교회)는 벨 목사를 비판하며 사실상 그와 결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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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랍 벨 목사는 <사랑이 이긴다>에서 "하나님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 천국에 보내고 나머지 모든 사람을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당하게 수십 억의 사람들을 창조하였는가? 하나님에게는 이것이 최선인가? 이것이 어떻게 '좋은 소식', 곧 '복음' 인가?"라고 질문한다. (사진 제공 포이에마) |
한국교회 상황은 어떨까. <사랑이 이긴다>를 편집한 포이에마의 이진경 팀장은 "한국교회는 믿으면 내세에 천국에 가는 것으로 이미 구원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런 신학적 논쟁이 될 만한 이슈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팀장은 "이 책이 한 달 동안 5,000부 정도 나갔는데, 주로 책의 내용에 어느 정도 동감하는 분들만 구입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10월 7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는 포이에마가 주최한 <사랑이 이긴다> 출간 좌담회가 열렸다. '내세 중심적인 기독 신앙,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김근주 교수(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와 김호경 교수(서울장신대 신약학), 김기석 목사(청파감리교회)와 김기현 목사(로고스교회)가 패널로 참석했다.
'미국 교회에서 격론을 불러일으킨 이 책에 대해 한국교회는 왜 조용할까'. 좌담회 사회를 맡은 김민웅 교수(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가 이 질문을 화두로 던졌다. 김기석 목사는 그 답으로 한국교회 목사들과 교인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했다. 김근주 교수도 한국교회가 책을 편식해서 읽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잘 팔리는 책은 성공이나 복과 관련된 책이다"고 했다.
김기석 목사는 "천국과 지옥의 문제는 △구원받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구원받는다는 것이 천국에 가는 것인지? △구원받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어야 하는 건지? △예수를 믿어서 구원받는다는 대속의 교리는 무엇인지? 등의 질문과 엮어 생각해야 한다"며 천국과 지옥은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에서 논쟁하기를 꺼린다고 주장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진보와 중도, 보수 신학의 시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논쟁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민웅 교수는 "민중신학이나 해방신학과 같은 진보 신학은 내세 중심적 신앙과 천국과 지옥에 대한 개념을 나름 정리했다. 복음주의 신학은 진보 신학의 이야기를 듣지만, 대화하기에는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보수 신학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국교회에서도 천국과 지옥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10월 7일 두란노에서는 <지옥은 없다?>(프랜시스 챈)를 출간했다. 챈 목사는 이 책에서 랍 벨 목사를 비판헀다. 그는 "지옥의 문제에 있어서만큼 오류는 용납될 수 없다. 이 주제는 내키는 대로 결정하고 어깨를 한번 으쓱하면서 곧장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그런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걸려 있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걸려 있다. 그리고 성경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말하고 있다"고 했다.
포이에마도 <사랑이 이긴다>의 반박서인 <하나님이 이긴다>를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이진경 팀장은 "<하나님이 이긴다>는 랍 벨이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 중 한 측면만 부각시킨 것을 지적하고, 하나님의 두 가지 측면 모두 균형감 있고 폭넓게 바라보도록 마크 갤리(<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편집장)가 전통적 복음주의권의 성경적 관점을 제시한 책이다"고 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 시작에서 김민웅 교수가 패널들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져 긴장감을 주려는 노력을 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안대룡 전도사(청주 성무교회)는 "참석한 패널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만 나와서 심도 있는 논의가 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태범(가향교회· 26) 씨는 "세상의 주류적인 가치에 대안을 제시하는 교회와 공동체가 필요한데 이런 교회와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까 하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며, 아쉬워했다.
다음은 좌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김민웅 교수(이하 김민웅) / 이 책은 미국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다. 첫 번째 질문은 왜 한국교회 안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을까 하는 것이다. 목회 현장에 있는 김기석 목사가 먼저 답해 주면 좋겠다.
김기석 목사(이하 김기석) / 논란이 안 되는 것은 이 책이 안 팔려서 그렇다. (웃음) 사람들이 책을 안 보니까 논란이 안 된다. 교인들뿐만 아니라 목회자들도 책을 안 읽는다. 이것이 이 책이 논란이 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다.
▲ 김기석 목사. ⓒ뉴스앤조이 김태완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교회 안에 신학적인 것은 논의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천국과 지옥에 대한 것처럼 민감한 문제들 말이다. 천국과 지옥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 논의의 맥락을 고려하기보다 천국이 있나 없나 식의 단답형으로만 질문한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김민웅 / <사랑이 이긴다>는 예수를 믿지 않고 죽은 영혼이 지옥에 간다고 단정하는 것을 비판한다.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김호경 교수(이하 김호경) / 예수를 안 믿으면 지옥에 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 질문을 변형시켜 보면 어떨까.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지옥에 안 가는가."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구호는 신약 성서의 문법과 어울리지 않는다. 예수는 '주여 주여' 한다는 이유로 천국에 들어올 수는 없다고 했다. 성서는 예수를 믿는다는 것만으로 천국이 보장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성서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해 왔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여지를 준다. 성서가 그렇다는 것이지 내 이야기가 아니다. (웃음)
김민웅 / 지옥에 간다는 것인가, 안 간다는 것인가.
김호경 / 인간은 알 수 없다. 성경은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다. 우리는 성서가 요구하는 대로 행할 뿐이고 천국과 지옥에 가는 것은 하나님이 결정한다. 우리가 단언해서 말할 수 없다.
김근주 교수(이하 김근주) / 구약에서 지옥을 의미하는 '스올'이라는 단어는 '땅 밑 세계'를 의미한다. 땅 밑 세계는 이스라엘인이든 이방인이든 모든 사람이 죽으면 가는 곳이다. 구약성경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세계를 땅 위, 땅, 땅 아래로 구분하는 세계관이 있었다. 구약성경도 그 세계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구약의 사상은 여호와를 섬긴다고 다른 영역으로 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스올에 간다는 것이 아니다. 죽은 모든 사람은 스올이라는 곳에 간다는 것이 구약성경의 일관된 견해다.
▲ 김근주 교수. ⓒ뉴스앤조이 김태완
김기현 / 이 책을 읽으면서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지옥에 대한 이야기의 토대는 천국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복음이 이야기하는 바는 인간의 운명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에 대한 것이고 지옥은 천국과 하나님나라라는 맥락에서 이야기되어야 한다. 맥락에서 벗어나면 오해가 생긴다.
또 하나는 종말론의 궁극적 지향점이 윤리라는 것이다. 지옥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랍 벨은 어떻게 이 땅에서 부활의 삶, 하나님나라의 삶을 살 것이냐에 관심을 갖는다. 예수가 천국, 지옥, 심판 등을 언급한 의도도 오늘 여기서 어떻게 선한 삶을 살 것인가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호경 /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하나님나라에 대한 개념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은 점이다. '나라'라는 말 때문에 천국을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할 여지가 있다. '나라'로 번역되는 '바실레이아'라는 단어는 원래 통치, 지배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뤄지고, 하나님이 왕이 되는 것이 천국의 개념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옥이란 선(善)이 결여된 상태, 하나님이 통치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 김호경 교수. ⓒ뉴스앤조이 김태완
김민웅 / 천국과 지옥을 논할 때 공간의 개념에 머물면 하나님나라와 지옥이 역사적인 실체와 연결되는 지점을 포착하기 어려워진다. 하나님의 선과 정의가 이 땅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알아차리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랍 벨은 천국과 지옥에 대해 선택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이 분리되어 수용되는 '분리수거'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을 비판한다. 랍 벨은 공간의 개념을 넘어 어떤 질서, 역사, 사회가 이루어질 것인지,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나라를 어떻게 이루어 가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김호경 /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종말론이 등장한 시점이다. 기원전 5세기에 종말론이 나오는데 그 배경은 현실의 고통이다. 악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을 처벌할 힘이 없다는 의식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새로운 세상이 오면 저들은 벌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내세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 냈다. 공의로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고통스러운 현실의 삶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결국 종말에 대한 이해는 윤리와 떨어질 수 없게 된다. 세상의 끝이 언제 오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깨어 있으라는 예수의 명령을 지키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말에 대한 이야기가 현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김기현 / 복음서에는 두 종류의 구원관이 등장하는 것 같다. 마태복음 24장의 양과 염소의 비유를 살펴보자. 양과 염소를 가르는 주도권을 예수가 가지고 있다. 하나님이 능동적으로 양과 염소를 가르는 분으로 나온다. 반면 요한복음을 보면 인간이 능동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천국과 지옥을 결정한다는 관점이 등장한다.
▲ 김기현 목사. ⓒ뉴스앤조이 김태완
두 관점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사람이 C. S. 루이스다. <천국과 지옥의 이혼>을 보면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긴장 상태에 있다. 성서 안에도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공존하고 있다. 우리도 구원의 확실성과 천국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긴장을 견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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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를 부활 공동체라고 부르기 힘든 까닭
김민웅 교수(이하 김민웅) / 우리는 하나님나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김기석 목사(이하 김기석) / 하나님나라를 공간으로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나라의 역동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예수님이 복음의 핵심적인 메시지로 하나님나라를 이야기했다. 예수는 하나님나라를 선포하고 그 나라의 삶을 실제로 살아 냈다.
▲ 김기석 목사. ⓒ뉴스앤조이 김태완
예수는 로마제국의 지배 논리에 따르는 것은 하나님나라의 삶이 아니라고 말했다. 당시에 예수를 주, 하나님의 아들이라 부르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는 행위다. 예수가 요구하는 것은 제국의 논리를 거부하고 하나님나라의 삶을 지금 이곳에서 살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희생이 따른다.
김호경 교수(이하 김호경) / 한국교회는 교세를 확장시키는 것을 하나님나라를 만드는 일과 동일시한다. 이 때문에 교회가 세상 질서와의 긴장감을 잃었다.
김민웅 / 하나님나라뿐만 아니라 부활도 급진적이다. 부활을 의미하는 헬라어에는 '집단적 봉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 부활에 대한 역사적 해석도 중요할 것 같다.
김호경 / 우리는 보통 예수가 죽고 부활했다고 하지만 이는 성서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예수가 죽임을 당하고 하나님이 다시 살렸다고 말해야 한다. 부활의 주체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예수를 부활시킨 것은 예수가 죽임당한 것에 대한 변호다. 예수를 죽인 세력의 불의를 폭로한 것이다.
부활의 이런 의미에 비춰서 하나님나라와 교회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나라의 공동체는 기존의 지배 질서와 갈등한다. 이런 갈등이 교회에 있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세상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한국교회를 부활의 공동체라고 부르기가 머쓱한 상황이다.
▲ 김호경 교수. ⓒ뉴스앤조이 김태완
김기석 / 예수의 길을 따른다는 것은 십자가의 길을 가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 길을 제대로 갔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올 수 없다. 이렇게 교인이 많다는 것은 교회의 본질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예수는 끊임없이 돈과 권세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예수가 포기한 바로 그것을 붙잡았다.
돈과 권세를 잡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하나는 두려움을 주입하는 것이다. 이것이 목회자들이 지옥을 강조하는 이유다. 또 다른 하나는 사람들의 욕망을 부풀리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사람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보상의 신학, 번영의 신학을 채택했다.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려면 보상을 바라는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랑이 이긴다>를 읽고 책에 짧게 메모했다. "예수를 안 믿는 사람들 가운데 훌륭한 사람들이 있고, 예수를 믿지만 형편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다. 기독교 신자들이 이렇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제가 어떻게 천국에 갑니까. 이렇게 형편없이 살았는데'."
지옥 간다며 사람들 겁박하는 한국교회
김민웅 / 후배 목회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기석 / 후배들이 찾아와서 조언을 구하면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정말 철저하게 공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오도한다. 그리고 교회를 성장시키는 방법론에 집착하는데, 우리가 진리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망각하지 말자고 말한다.
김기현 목사(이하 김기현) / 목회자는 성공에 대한 욕망과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그 싸움에서 실패한 흔적도 강단에 가지고 올라가야 한다. 성공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를 고백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오히려 그런 것이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필요하다.
▲ 김기현 목사. ⓒ뉴스앤조이 김태완
김민웅 / 두 교수에게 신학교에서 후진을 양성하면서 마음속에 어떤 소망과 꿈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다.
김호경 / 신약성서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을 어떻게 더 잘 드러낼까가 중요한 고민이다.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떤 그리스도인가가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그리스도라는 단어 앞에 괄호를 치고 고민하라고 한다. 베드로도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예수에게 혼났다. 예수가 왜 죽으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 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라는 고백에는 고난당한 예수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그리스도라는 말 앞에서 고난을 빼 버렸다. 고난 대신에 힘과 화려함을 넣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고난받는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한국교회가 자신이 할 일을 찾는다면 성서적인 의미의 그리스도를 세상에 증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근주 교수(이하 김근주) /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은 초교파 신학교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신학생들이 갈 교단이 없고 임지가 없다. 대부분 개척을 시도하지만 쉽지 않다. 학생들에게 망해도 의미 있는 교회를 하다가 망하라고 당부한다. 구약과 신약의 중간기에 산 사람들은 교리가 없었다. 그 험난한 삶을 교리 없이 살았다. 하나님은 선하고 공의로운 분이라는 것만 붙잡고 살았다. 우리도 선하시고 공의로우신 분이라는 것을 붙들어야 한다.
▲ 김근주 교수. ⓒ뉴스앤조이 김태완
김민웅 / 좌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이야기하면서 느낀 점, 적어도 한국교회가 이 내용만큼은 이해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 보자.
김호경 / <사랑이 이긴다>를 읽으면서 제일 많이 생각난 것이 마가복음의 한 이야기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죽는다고 하니까 어떤 형제가 천국에서 예수의 좌우편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수가 내 잔을 마실 수 있느냐고 하자 그들은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예수는 좌우편에 앉히는 것은 아버지가 할 일이다고 말했다. 예수의 말처럼 신앙은 그냥 예수의 잔을 마시는 것이다. 그 이후는 우리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예수를 믿고 살다가 죽으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다.
김기현 / 한국교회가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별하면 좋겠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불건전한 관심을 거두어야 한다. 내가 천국에 갈 수 있느냐, 이 문제가 더 중요하다. 나 자신의 내면세계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김기석 / 오늘 좌담회를 하면서 하나님을 너무 '좁쌀영감'으로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실수하고 죄 짓고 넘어지면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이해한다고 말할 것 같다.
앞서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 살자고 이야기했다. 나는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땅에서 하늘나라를 못 살면 하늘나라에서도 제대로 살 수 없다고.
첫댓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내가 아니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살기를...
근데 뉴조에 김태완이라는 기자가 있는 모양입니다.^^
첨엔 장로님이신 줄 알았어요.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저도 다녀왔었는데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각인된 천국과 지옥에 대한 오해들이 하루 빨리 풀렸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