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과 관련한 제안 (2009년 10월 15일 영주작가회의 카페에서)>를 읽고
어제 이 제안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는데, 이에 대해서 여울목이나 임시 모임을 통해 회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목표와 방향은 같지만 가는 길이 다른 게 사회 여러 단체들의 속성입니다.
우리 작가회의의 속성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작가회의는 말 그대로 '언어'를 세공하는 업자들의 모임입니다. 놀이마당이나 풍물은 예술성과 시대성 면에선 작가회의의 상통하나 표현 면에선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영주댐 반대 운동 ( 나는 이런 말 보다는 '공락중생 운동'이라든지 '지구 생명 함께 살기 운동' 등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수공이나 영주시청직원관련기관직원들에 대하여 최대한 정중하고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분들은 전략적 기획이나 편성의 주체가 아니라 행정조직에 따른 실무자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에 다양한 모임이 참여할 것 같은데, 이럴수록 우리 작가회의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면에서는 유득하리라 생각합니다.
수몰지역민들의 속내는 우리들 생각과 다릅니다. 대부분의 이주민들이나 지주들의 관심은 오로지 풍성한 보상금에 있습니다. 풍물이나 놀이마당 등 소란스러운 행사가 현장에서 열린다면 자칫 무의미한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작가회의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문화, 그것도 언어를 중심으로 한 것 아닐까 합니다. 어느 일요일에 두월 쯤에서 모여 평은강 따라 걸으며 생각 좀 많이 해서 글로 표현하는 게 적합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글들이 도구로 쓰여 진다면 그것으로 한 역할 하는 것 아닐까요. 여러 단체들이 다양한 접근법을 보이는데, 우리 작가회의가 접근할 길은 문학적인 길이어야 효과적일 겁니다. 일반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 차원도 중요하지만, 배울 만큼 배운 지식인들인 사회 지도층과 정책 기획층, 행정집행자들이 우리들이 쓴 글을 읽고 양심의 가슴북을 스스로 두드리도록 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생명-환경-평화'는 이미 이 시대의 중심화두 임을 배울 만큼 배운 그분들도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 식자층에서 우리 영주작가회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은 알지만 이 문제만큼은 집행부가 중심을 잡으면서 회원 다수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정체성과 지역성을 잘 조화시킨 행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작가회의 회원들은 회원들대로, 여타 단체들의 회원들은 회원들대로 진심을 풀면서 열심히 노력하노라면, '꺾였어도 애썼다'는 후세 향토역사가들이 기록은 남을 겁니다.
2009년 10월 16일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