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이 천지의 최초 부부로서 공동으로 세계를 창조하는 다른 지역의 신화와는 달리 그리스 신화에서는 가이아(Gaea:대지)가 모든 세계의 근원으로 우라노스(Ouranos:하늘)까지도 그녀의 소생이다.
하늘과 땅이 정비되자 가이아는 통치권을 우라노스에게 넘겨준다. 그러나 권력을 잡은 우라노스는 끔찍한 자식들의 모습이 보기 싫어 이들을 모두 빛지 닿지 않는 가이아 몸속 깊은곳에 있는 타타로스(Tartaros)에 가두었다.
가이아는 덩치 큰 자식들이 자신의 몸안에서 요동 치는 바람에 괴로움을 당하였다.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또 자식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기 위하여 가이아는 날카로운 낫을 준비하고는 자식들에게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제거하지고 제안했다. 다른 자식들은 겁을 내고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내인 '크로노스(Kronos,제우스의 아버지)'만은 어머니 가이아의 제의를 받아들였다.밤에 우라노스가 가이아의 옆에 누웠을 때, 가이아의 비호아래 몰래 부부 침실에 숨어있던 크로노스는 준비한 낫으로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던졌다.
우라노스에게 권력을 주었던 가이아는 이렇게 하여 그를 권좌에서 내쫓았다. 이후로 우주의 최초 부부였던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영원히 갈라서게 되었다. 이제 하늘과 땅은 멀리 떨어져 있어 더 이상 섞이는 일이 없게 되었다.
땅에 떨어진 우라노스의 생식기에서 흘러 나온 피로부터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뉘에스(Erinyes)'와 거인족 '기간테스(Gigantes)'가 태어났다. 에리뉘에스들은 부모를 살해한 자들이나 맹세를 지키지 않은 자들을 끝까지 쫓아가 복수한다. 이들은 후일 어머니 '클뤼타임네스트라(Klytaimnestra)'를 죽인 '오레스테스(Orestes)'를 괴롭히며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이들 에리뉘에스들은 부족사회시대의 관습법을 어긴 자들을 벌하는 무서운 신이었다.
한편 바다 위로 떨어진 생식기는 거품이 되었고 그 거품에서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Aphrodite)'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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