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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방 할 것 없이 거리 노점상들의 메뉴판에는 ‘만두 7개 1,000원’, ‘찐 계란 5개 1,000원’, ‘햄버거 1개+콜라 무제한’, ‘토스트 1개+콜라 1잔’ 이라는 문구를 제각각 걸어놓았다.
천원 상점이 뜨고 있다 1,000원 마케팅 돌풍의 주역은 당연 길거리 음식부터 시작한다.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거리 노점상들의 메뉴판에는 '만두 7개 1,000원', '찐 계란 5개 1,000원', '햄버거 1개+콜라 무제한', '토스트 1개+콜라 1잔' 이라는 문구를 제각각 걸어놓았다. 지난 한해 '천원짜리 통만두'는 최고 히트 상품에 꼽힐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몰고와 엄마손 만두, 만두 나라 등 천원 만두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도 10여 군데에 달한다. 동대문에서 천원 만두를 팔고 있는 김복례(56) 씨는 "지방에서 보따리상들이 모여드는 새벽무렵에 최고로 장사가 잘 된다"며 "주말에는 하루에 2,000판도 넘게 나간다"라고 말했다. 한때 만두 파동으로 인해 파장이 일긴 했지만 현재는 조금씩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고대 앞 '영철버거'는 잘 데워진 빵에 고기와 소스, 볶은 야채(양배추, 청양고추, 양파)를 넣어 만든 것으로 지금은 고대앞 명물로 자리잡았다. 단돈 1,000원에 색다른 버거와 콜라까지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요즘 세상에 1,000원으로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이런 점이 1,000원이라는 초저가의 가격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웰빙 버거로 통할 만큼 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영철버거를 운영하는 이영철(36) 씨는 "학기 중에는 고려대 앞에서만 하루 2,000개가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라고 말했다. 이런 '천원 마케팅'은 노점상뿐만 아니라 전문 프랜차이즈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김밥천국'이다. '김밥 한줄에 1,000원'이라고 크게 명시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급속도로 퍼진 김밥천국의 경우 '천원김밥'으로 돈방석에 앉은 사람이 많다. 김밥천국을 운영중인 (주)신우프랜차이즈 강동렬 총부부장은 "천원김밥이 우스워 보이지만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며, 일부 가게는 천원김밥만 하루 평균 700~800줄을 판매해 70만~8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천원김밥이 인기를 끌다보니 김밥천국 가맹점은 순식간에 300여 개로 불어나 지금은 '김밥천국', '김밥나라', '김밥천만두천'을 비롯해 20여 개의 업체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러한 천원 상점은 특수상권으로 분류되는 노량진이나 서울대 앞 녹두거리에서는 새삼스러울 것 없을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다. 1,000원 먹거리로 길거리 카트에서 판매되는 메뉴는 모두 1,000원이라고 보면 될 정도니 천원 상점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특히 종로, 명동을 중심으로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에서 1,000원 메뉴가 소비심리를 자극하며 붐을 이루고 있다. 만두, 김밥, 버거 등 히트 메뉴 이외에도 기존에 1,500원대를 유지하던 토스트와 생과일주스 등도 1,000원의 바람을 타고 500원을 훌쩍 날려버리는가 하면 크림을 발라주던 와플은 생과일크림으로 업그레이드해 1,000원 대열에 가세하는 등 천원 마케팅이 주요 상권 곳곳의 길거리를 휩쓸고 있다. 이는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1,000원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었던 노점상들의 이런 전략은 얼었붙었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었던 것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역시 불황의 한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천원 메뉴'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천원 마케팅은 맥도날드를 선두로 롯데리아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두 업체 모두 천원 메뉴를 한 메뉴로 편성, 단발성 판촉 행사가 아닌 전략적인 기본 메뉴로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 천원 메뉴는 햄버거, 치즈스틱, 선데아이스크림, 핫초코 등 저가의 사이드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한 것이어서 적절한 가격조절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원 마케팅은 경기불황의 한파 속에서 고객 유입량 자체를 늘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방책"이라며 "최근의 천원 전략은 무분별하게 할인된 가격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단가가 낮은 사이드 메뉴 위주로 편성해 천원 메뉴 자체를 박리다매하기보다는 고객 유입을 늘려 타 버거류나 세트메뉴와의 동반 주문율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온라인에도 부는 천원 마케팅
먹거리에서 큰 효과를 거두며 급속도로 퍼진 ‘천원 마케팅’이 이제는 그 영역을 벗어나 생활용품은 물론 서비스업, 금융업계에서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장기불황속에서도 3,000여가지의 생활용품을 모두 1,000원에 파는 (주)온리원 역시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형성, 천원 마케팅으로 큰 성장을 하고 있는 업체다. 시중에서 3,000~4,000원에 팔리는 우산과 배드민턴 라켓, 손목시계, 전자계산기 등 질 좋은 생활용품을 모두 1,000원에 팔고 있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온리원의 경우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러한 여파로 전국적으로 해피천, 파워천, 미스터천, 온니천, 행복한 세상 등 수많은 천원상점이 생겨났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자유여행사는 '천원의 행복' 이벤트를 마련해 99만9,000원짜리 허니문 상품에 1,000원만 추가로 납부하면 현지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깜짝쇼를 맛볼 수 있게 신혼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은혜 자유여행사 마케팅부장은 "침대 위에 꽃을 흩뿌려 놓거나 자수로 만든 커플 쿠션을 준비하는 등 서프라이징 이벤트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현대증권 역시 천원 마케팅을 도입, 1,000원을 애국심에 연결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증권은 2002년 11월 사이버독도지점을 개설하면서 계좌당 1,000원씩 기금을 적립해 현재까지 3만여 계좌에서 월 1,000억원이 거래될 정도로 알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현일 현대증권 사이버독도지점장은 "현재 적립된 기금에 추가로 돈을 출연해 독도박물관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천원 마케팅은 사이버상에서도 성업중이다. 대표적인 경매사이트인 옥션에는 '1,000원'을 포인트로 삼은 '천원 경매'와 '천냥 하우스'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현재 옥션 홈페이지 '천원 경매' 코너에 올라 와 있는 경매건수는 약 5만건으로 전체 옥션 경매건수의 약 25%에 해당한다. "1,000원 경매 상품이라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엔터프라이즈, EF쏘나타 등 시작 가의 1만배가 넘는 중고차들도 수두룩하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온라인 천냥 마케팅이 인기를 끌다보니 월평균 수천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온라인 거부들도 등장했다. 지난해 9월 옥션에 천냥 하우스를 개설한 황용순(31) 씨는 월평균 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부품백화점'을 운영중인 조현정(29) 씨 역시 1,000원 남짓 제품을 판매해 월평균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천원 마케팅의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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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 마케팅은 단순히 1,000원짜리 상품을 내놓는 과거와 달리 1,000원으로 고객을 움직여보려는 이른바 '천냥 낚시(미끼)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명함 1통에 천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천냥 상점 창업 열풍, 차별화 전략이 관건 천원 마케팅으로 불황의 여파를 이겨낸 상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함께 떠오른 것이 천원 상점의 창업 열기다. 천냥 창업은 무점포 창업이 가능한 분야로써 초보 창업자들이 도전해볼 만한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불황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저렴한 가격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천원 상점은 무엇보다도 순수하게 1,000냥 제품만 무조건 판매하는 방식이 필요며, 더 싸게 다양한 상품만을 취급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1,000원짜리 상품 수가 무려 1만 품목이 넘는 가운데 모두 취급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양하게 많은 상품을 취급하는 점포가 유리하다는 점 또한 잊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 2003년 문을 연 춘천 지하상가의 천원숍 '다이소'는 단골손님이 부쩍 늘면서 장사 1년만에 옆 상가를 인수해 점포를 확장하고 춘천시 후평동에 분점까지 차렸다. 디아소는 우리가 고가로만 생각했던 도자기를 비롯해 인테리어 소품, 문구류, 완구류, 아동용 교재, 여성용 화장품 도구까지 500원~2,000원대의 저렴한 상품들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아 서민들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는 (주)온리원 역시 초저가의 제품 판매와 더불어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100% 환불해 주고 있다. 온리원 양종석 매장관리팀장은 "제품 대부분을 제조업체와 직거래하거나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직수입해 유통 마진을 없앴기 때문에 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한다. 천원 김밥 상점 (주)신우프랜차이즈의 '김밥천국'은 천원 마케팅을 도입. 업체 관계자는 "본사에서 직접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체계적인 물류 배송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물류 마진을 절감하고 대량 일괄 구매로 원가를 낮추는 등 실속형 김밥을 선보였던 차별화 전략 천원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잘 맞아 떨어졌던 경우다"고 말했다. "천원 메뉴로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트렌드를 잡을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계절별 복합 아이템으로 비수기를 없애야 한다"며 "천원 상점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다 잘되리란 심리 하나로만 시작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덧 붙였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전문 매장 뿐만 아니라 노점상에서도 볼 수 있다. 천원 만두 가게를 운영중인 김희식(47) 씨는 풀무원 만두만을 사용하는 이른바 '풀무원 천원만두'를 선보였다. 김 씨는 "천원 만두라는 이름 때문에 제품 자체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대기업 제품을 사용하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해소 시켰다"고 설명했다. 명동에서 처음 선보인 '즉석어묵' 역시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깻잎, 오징어, 완자 등이 들어가며 즉석에서 어묵 만드는 것을 구경할 수 있어 어린이들과 젊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주현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박사는 "중가제품군이 붕괴하는 등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미끼 마케팅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원 상점 아직은 희망적
이러한 천원 상점은 미국의 경우 상장회사로서 5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며 우리나라보다 먼저 생겨난 일본의 경우 199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생겨난 100엔숍이 무려 2,300여 개나 된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경우 최근 장기불황을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100엔숍은 그 세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을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도 국내 경기가 좋아지면 천원 상점이 퇴조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다이소아성 김광식 영업팀장은 "천원 상점은 새로운 유통업태로 봐야한다"며 "경기에 편승해 반짝 돈을 벌고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 또한 김 팀장은 "일본에서 100엔숍을 위시한 균일가 점포들이 유통업태의 하나로 굳건히 자리를 잡은만큼 한국에서도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Mr.1000의 김정윤 사장 역시 "균일가 점포가 천원 상점부터 고가 매장까지 더 다양화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단순히 싼 가격에서 떠나 다양한 물품을 가격대로 카테고리화해 쇼핑의 재미와 품질에 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매장이 나올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천원 상점은 아직은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단계인 우리나라의 경우 천원 상점의 급속한 성장이 본격화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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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앞 ‘영철버거’는 잘 데워진 빵에 고기와 소스, 볶은 야채(양배추, 청양고추, 양파)를 넣어 만든 것으로 단돈 1,000원에 색다른 버거와 콜라까지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웰빙 버거로 통할 만큼 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경기에 효과적인 이색 마케팅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변하가 생겼다. 기존의 TV나 인쇄매체의 광고에서 벗어나 직접 소비자들을 찾아 거리로 나오는 기업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런한 대세에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참여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노출효과가 큰 거리 이벤트의 경우 그간 신상품 홍보를 위한 샘플 제품을 나눠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비용이 들더라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색적인 홍보에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약품의 경우 '헬씨올리고' 홍보를 위한 이색 마케팅을 거리에서 개최. 보디페인팅한 외국인 미녀를 동원하거나 석고인간 등을 출현시키는 '보디페인팅', 연인들의 손가락 모양 석고 본을 즉석에서 떠주는 '러브핑거', 문신을 직접 새겨주는 '패션 문신', 장미 한 송이씩을 나눠주는 '장미제공' 등 매번 행사를 색다르게 진행해 을 위한 이색 이벤트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차량도색이 보편화되면서 회사 차량을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활용해 톡톡한 광고효과를 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얼룩말을 형상화한 이색적인 배송차량 7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국순당은 영업사원 전원에게 백세주 광고문구가 도안된 밝은 주황색 개인차량을 배정하여 영업활동 때만이 아니라 주말이나 휴일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색상이 눈에 잘 띄기 때문에 회사 이미지를 쉽고 빠르게 전달해 기업 이미지 제고를 통한 마케팅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화진화장품역시 자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CI와 같은 강한 붉은색으로 도색한 그랜저를 임원들과 영업사원에게 지급했다. 또한 공연 후원 등 중소기업 문화 마케팅에 적극 참여한 쌈지, 로만손 등의 업체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중소기업의 문화 마케팅 선두주자로 나서 대외적인 기업신뢰 및 제품 이미지 홍보 효과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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