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으로 백화점 VIP 회원이 되었다. 전용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주차 스티커도 발급해주고 (발레 파킹도 되는데, 겨울에는 미리 히터를 틀어놓아 차를 따뜻하게 데워놓는다.) 명절마다 선물 세트가 배달되어 오는 건 물론, 각종 할인 쿠폰들이 쉴 새 없이 날아온다.
그 중에서 10% 할인 쿠폰은 백화점 임대 매장 (이를테면 미용실) 만 빼면 전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제 돈 다 주고 샀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냥 백화점 카드 갖고 있을 때도 물론 할인 쿠폰은 날아왔지만, 그보다 훨씬 더 할인율도 높고 쓸모도 많은 쿠폰들을 보내준다. 거기다 무슨 날만 되면 백화점 VIP고객 초대전 같은걸 하는데 여기에는 명품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있는 자들은 명품도 제 돈 주고는 안 산다는 소리다.
셔터 문 내리고 하는 행사는 전부 VIP만 초대되어서 백화점이 그들만의 쇼핑 공간이 된다. 평소와 달리 음료와 다과를 무한대로 제공하고 크리스마스 때는 샴페인 같은걸 마실 수도 있다. 거기다 특별 초대된 연예인까지 온다. 백화점 문을 닫는 8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이 행사는 모든 제품이 적게는 10% 많게는 50%까지 할인된다. 그리고 백화점 세일 들어가기 전. 좋은 물건들이 미리 나온다. 그러니까 일반 고객은 VIP들이 좋은걸 다 빼내가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바겐세일이니 고객 초대전이니 하며 남은 제품들만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게 명품일 경우 정말 좋은 건 VIP 초대전 때 동이 난다.)
거기다 중복 할인 안 된다던 모든 쿠폰은 카드를 보여주는 순간 다 중복이 된다. 원래 백화점 카드를 갖고 있으면 할인되는 5%와 VIP쿠폰 10%를 더해서 15%를 DC해 준다. 그 뿐인가. 예를 들어 20만 원 이상 1만원 백화점 상품권 증정 행사를 한다고 치자. 그럼 20만 원어치를 사고 영수증을 들고 가서 만 원 권 상품권을 받는 게 정석이지만 VIP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20만원 결제할 때 나중에 받을 상품권을 미리 적용해서 19만원만 결제하면 된다. (여기서 또 다시 15% DC 되는 건 당연하다.) 백화점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밖에 있는 매장보다 비싸게 받는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적어도 VIP에게는 그렇지 않다.
백화점 안에는 다양한 커피숍들이 있다. 주 고객층이 여성인 만큼, 그녀들에게는 쇼핑뿐 아니라 대화 (혹은 수다) 도 필요하다. 그래서 잠시라도 앉아 얘기를 하거나 지친 다리를 쉬기 위해서는 거의 이 커피숍들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VIP들은 그런 돈을 쓸 필요가 없다. 카드를 긁고 들어가는 VIP존에 들어가면 모든 차와 음료가 공짜이며 다과도 제공한다. 그러니까 쇼핑하고 나서 쉬며 차 한 잔 하는데도 VIP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거기다 여느 커피숍들처럼 시끄럽지도 않다. 오직 VIP들과 그림자처럼 조용히 움직이는 여직원 몇 명이 있을 뿐이다. VIP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티슈나 손 말리는 기계로 손을 말리지 않는다. 조그맣게 정돈되어 있는 작은 손 타월로 손을 닦고, 한번 닦은 건 바로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거기다 방향제와 핸드로션, 향수, 가그린까지 준비되어 있다. 복잡한 주말, 백화점 화장실의 밑도 끝도 없는 줄 앞에 서서 미처 청소할 틈도 없이 더러워진 화장실을 이용하던 기억이 새롭다.
물론 나는 최상위 VIP는 아니다. 최상위 VIP는 또 다른 존에서 휴식하고 또 다른 혜택을 누린다. 아는 후배 말에 의하면 그들은 우리가 마시는 정수기 물이 아닌. 에비앙이나 페리에를 무상으로 제공받는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내가 VIP라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따위를 말 하려는 게 아니다. 무릇 혜택이란 것은 가난한 자에게 돌아가고, 그들이 좀 더 할인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세상은 정말이지 있는 자에게만 혜택을 준다. 그것도 남들 모르게. 내가 일반인이었을 때는 전혀 알지 못했던. 그리고 십 원 한 장 DC해 주지 않았던 것과 달리 그들은 있는 고객에게는 무한대의 선심을 쓴다. 물론 돈 많은 사람들은 혜택을 받는 만큼 팍팍 써 대서 결과적으로는 그들에게 남는 장사겠지만. 내 경우는 VIP가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더 돈을 쓴 게 아니니까 VIP가 됨으로 인해 놀랍도록 돈을 줄이게 되었다. 과거 제 가격을 주고 샀던 모든 물건들을 싸게 사는 건 물론 딸려 나오는 사은품도 훨씬 많아졌다. (거기다 문화 센터도 전부 50% 할인이다. 안 그래도 백화점 문화센터는 다른 교육기관에 비해 저렴한 편인데 나는 늘 배우던 쉐도우 박스를 이제 석 달에 5만원이라는 수강료로 배우고 있다.)
VIP가 되고 나니 백화점 카드 결제 금액이 달라졌다. 만약 예전에 10만원이었다면 지금은 약 6~7만 원 정도. 있는 자들에게는 더욱 더 편하고 친절한 세상. 어딘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해 보인다. 그러니까 일반인들한테 돈을 왕창 끌어 모아서, 또 그들에게는 하나도 공짜로 제공해주지 않던 걸 VIP들한테 다 퍼다 주는 셈이다. 그 동안 내가 일반인일 때 쓴 돈들은 결과적으로 VIP들에게 베푸는 친절 비용이 포함되었다는 얘기다.
내 지인 중 한 명은 모 은행 VIP 센터 에서 근무한다. 거기에는 VIP들을 위한 커피숍과 휘트니스 센터, 자산관리 상담 센터 등등 여러 가지 무료 시설들이 있다. 물론 은행 VIP들은 더 좋은 휘트니스 센터에 가서 자기 돈 주고 운동을 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돈을 아끼겠다고 든다면 운동도 자산 관리도 커피숍도 다 공짜라는 얘기다. (시설들은 오성급 호텔 시설 못지않다. 은행 VIP들은 백화점 VIP따위와는 비교도 안 된다. 이건 돈을 많이 쓰는 자가 아닌 진짜 돈을 많이 가진 자들만 할 수 있는 거니까.) 직원에 한해 휘트니스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고 친구는 시간 없는 자기 대신 나 더러 이용하라지만 난 가지 않고 있다. 돈 많은 진짜 VIP들 속에 섞여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들 대부분은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걸 못 견딘다. 일반인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을 싫어하며, 자신들의 전용 공간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사람만을 보길 원한다. 은행은 거의 수수료 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VIP들은 여기서도 혜택을 받는다. 우리는 CD기에서 달랑 만원 한 장 뽑아도 많게는 최고 1500원까지 수수료를 낸다. 허나 VIP는 전부 공짜이다. 어떤 시간에 돈을 뽑건, 송금을 하건 모든 수수료가 면제된다. (딱 만원 혹은 이 만 원만 필요한데 수수료가 너무 아까워서 훨씬 더 많은 돈을 인출한 기억들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건 어쩌면 신 귀족 사회 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곳에. 있는 자들만을 위한 천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사회의 출입증은 오직 돈이 결정한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과 인품을 가졌는지는, 또 어떻게 그 돈을 벌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이도 필요 없다. 여기에는 돈만 있으면 신생아도 VIP, 팔순 노인도 VIP이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당연하다고? 이게 진짜 당연한 일 맞는가?
양반 상놈 없어진 지 오래됐다. 서양에도 귀족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계급은 존재한다. 돈이 있으면 우린 다시 양반이 될 수도 귀족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과는 상대하지 않으며, 보통 사람들은 듣도보도 못한 각종 편의와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다.
다들 왜 돈돈 하면서 돈에 미치는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한번이라도 돈의 위력을 맛본 사람이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나만 해도 이 꼴란 백화점 VIP회원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거래 실적이 낮으면 당장 자격을 박탈당하는데 난 그럴 확률이 높다. 왜냐면 VIP선정할 때는 그 동안 쓴 총 금액을 갖고 하지만 갱신 시에는 지난 1년간 거래 실적을 본다.) 하는 생각을 하는데? 진짜 제대로 VIP대접을 받아본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
뉴스를 봐도 돈 얘기뿐이고, 사람들의 고민은 거의 대충은 돈만 있으면 해결 가능한 고민들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물론 사람의 마음 같은 건 돈으로 살 수 없다. 하지만 환심 정도는 얼마든지 돈으로 살 수 있다.
세상에는 돈으로 해결 될 수 없는 일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돈으로 해결 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이다. 사랑은 돈으로 해결 될 수 없다고 알고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라. 왜 여자들이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지 못해 안달인지를. 극히 일부만 그렇다고? 머리 빈 된장녀들이나 그렇다고? 가진 여자가 가지지 못한 남자를 만나는 평강공주 예와, 가지지 못한 여자가 가진 남자를 만나는 신데렐라 스토리 중 어떤 게 더 많은가? 아니 우리가 어떤 걸 더 바라는가?
근데 이렇게 굴러가는 게 정말 잘 굴러가는 걸까. 살면서 돈의 중요성이랄 지 돈의 가치랄 지 하는 건 지겹도록 느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나는 또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램 + 이렇게 세상이 돌아가는 건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
어딘가 에서는 하루 몇 백 원 하는 비타민 주사를 맞지 못해서 아이가 죽어간다. 또 지구에는 아직도 정말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한해 결식아동이 몇 명인가. 그러나 또 어떤 곳에서의 사람들은 너무 많은 돈을 주체하지 못해서, 돈이 너무 많다 보니 급기야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아닌 신 귀족이 되어서 살아간다. 우리는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받는 자본주의 사회가 공평하고 좋은 사회라고 배워왔다. 공평하다는 이유로 모두가 못사는 공산주의보다 훨씬 좋다고. 인간이 생각해낸 가장 이상적인 제도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라고. 그런데 말이다. 이 사회에 사는 우리는 정말 행복한 걸까?
얼마 전 다단계 사기 사건이 터졌을 때, 돈 벌어 보겠다고 가진 돈 다 긁어 모아 투자한 가난한 사람들이 TV화면에 나와서 거의 기절 직전의 모습으로 인터뷰를 하는 걸 봤다. 그 중 한 아주머니는 초라한 행색을 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 돈은 20년 동안 남의 집 일을 나가면서 번 돈이라고. 그게 자신이 가진 돈 전부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 사회는 불친절하다 못해 무자비하다. 경기가 안 좋아지니 대부 업이 거의 난리 블루스를 춘다고 한다. 그들은 원금보다 많은 이자를, 가난한 사람들의 피 같은 돈을 빨아먹는다. 그리고 평생 빚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아마 그 대부업의 사장은 이 사회의 VIP이리라.
우리 언니는 딸아이에게 작아진 옷을 미혼모 쉼터에 보내는데 막내가 그랬다. '그저 그런 옷들만 보내, 비싸게 산 옷을 거기 주는 건 좀 너무해. 그냥 그건 아는 사람들한테 물려주지 그래?' 하지만 언니가 그랬다. 언니가 아는 사람들은 전부 가난하지 않고, 따라서 그들은 그럴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비싼 옷을 사 입힐 수 있다고, 하지만 가난한 미혼모들은 아이에게 좋은 옷 한번 입히고 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을 거라고. 그러자 내 바로 밑에 여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언니. 생각은 좋은데. 그 사람들 형편을 생각해봐. 분유 없어서 걱정하고, 추운 겨울에 난방 못해서 걱정일 텐데 비싸고 좋은 옷이 다 뭐야? 있는 사람들 돈지랄 한 걸로 밖에 더 느껴지겠어?' 생각해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었다. 난 그저 자기 돈으로는 절대 좋은 옷 입힐 형편이 못 되는 미혼모의 아이들에게, 그들도 한번쯤은 좋은 옷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언니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생각해보니 절대 가난 앞에서는 다 지랄이었다. 굶어 죽겠는데 샤넬 베이비를 걸친다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들에게는 차라리 그걸로 분유 한 통 기저귀 한 박스랑 바꾸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예전에는 그랬다. 어떻게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고. 솔직히 내가 남 걱정 할 형편도 입장도 아니라고. 근데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나니 좀 시선이 달라진다. 다들 세상에 얼굴을 내민 귀중한 생명들인데.. 전부 다 똑 같은 인간인데.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티파니 딸랑이를 손에 쥐고 태어나고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배고파서 주먹 쥐고 울고... 민주주의 사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과연 티파니 딸랑이를 쥔 아이와 배고파 주먹 쥔 아이가 똑같은 출발 선상에 있으며, 그들에게 앞으로 모든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된다고 말 할 수 있는가? 인간이 만든 세상과 제도는 이토록 이나 불공평하고 불합리하고...아니 다 떠나서 정말 지랄 같다. 이럴 바엔 그냥 차라리 그 옛날처럼 다 같이 못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앞집도 가난하고 뒷집도 가난하고. 그래서 아무도 서로의 귀족이 아닌. 그리고 적어도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보다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하던 시절이 훨씬 나았을지도.
내 집이 있는 동네는 부촌과 빈촌이 극명하게 나뉘어져 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값이 정말 엄청나게 차이 난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 뒤에는 이른바 빈민촌이 형성되어 있다. 거기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지 않기 때문에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 와서 논다. (정작 이 아파트 사는 애들은 학원 뺑뺑이를 도느라 놀이터에서 놀 시간 같은 건 없다.) 그런데 여기 주민들은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치 빨갱이 색출해내듯 '너 어디 사니?' 라고 물어서 여기 살지 않으면 (간혹 아이의 말을 믿지 못하면 아파트 문을 여는 전자카드를 꺼내보라고 하는 인간들도 있다.) 당장 니들 사는 곳으로 가라고 쫓아낸다. 볼 때마다 정말 그러는 어른들의 머리채라도 잡고 싶어지지만 나는 가만히 있는다. 왜냐면 나는 여기 살아야 하니까. 유별나다고 주목 받지 않고 그저 조용히 살고 싶으니까. 대신 그 어른이 가면 비겁하게도 나는 그 아이들을 다시 부른다. 여기서 놀아도 괜찮다고. 그러나 아이들을 쫓아냈던 어른들과 싸우지 못한 건, 그 아이들에 비해 가진 자의 위선 같아서 정말 비참한 기분이 든다.
이제 내 조카들이 살아야 할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험악할 것이다. 있는 집 없는 집. 있는 자 없는 자. 그리고 그들의 자식은 더욱 분명하게 구분될 것이다. 나도 피붙이가 불행한 건 바라지 않는지라 언니 네가 열심히 돈도 모으고 돈도 많이 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따위 세상에 비위를 맞춰가며, 이 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야 할까? 지독한 가난만은 물려주기 싫었던 과거의 부모들과 달리 지금의 부모. 그리고 나는 남들보다 좀 더 잘 살길 원한다. 절대 빈곤이 아닌 상대 빈곤을 더 두려워한다.
언니는 아이에게 어떤 교육도 하고 있지 않다. 영어도 안 가르치고 그 나이면 다들 하는 피아노 바이올린 발레 같은 것도 아직 안하고 있다. 이 미친 교육열에 합류하기가 싫어서 그냥 좀 아이를 내버려 둘 생각이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애 앞으로 된 통장에 열심히 저금을 해 주고 있다. 만약 내 아이가 남들보다 뒤쳐져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가정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합류하지 못할 경우. 그래도 최소한 먹고 살기는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고 한다. 젠장 맞을, 근데 이것도 결국에는 돈이다. 남들보다 더 잘사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 교육을 시키는 대도 돈이 들고, 거기에서 벗어나 좀 자유롭게 살게 해 주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이제 세상에는 물고기를 낚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은 없다. 애초에 남들보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물가를 차지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뿐이다. 그리고 언니는 따지고 보면 지금 조카만의 우물을 파서 아예 물고기를 넣어 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없는 자에게는 이 겨울이 시베리아 벌판에 서있는 것 보다 더 추울 것이다. 하지만 있는 자들에게는 여름과 진배없는 겨울이다. 오히려 후끈거릴 정도로 난방이 잘 된 집에서 반팔 입고, 냉면이나 아이스크림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라는 말까지 지껄일 수 있는 세상이다. 이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이렇게 돌아갈 건지. 나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일까? 아니.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첫댓글 블로거뉴스에서 퍼왔어요-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