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서 풀을 뜯어먹고 자란 한우 한 마리가 6904만원에 팔리며, 국내 한우 최고 가격을 10년 만에 갈아치웠다.
전남도는 4일 “영암군 미암면 신한리 서승민(푸른농장·52)씨가 키운 한우 한 마리(30개월·950㎏)가 제15회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6904만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1㎏당 14만4444원에 달하는 가격이며, 이 대회에서 10년 전 기록한 33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고, 높은 값을 받는 거세수소 평균 496만원(10월말 기준)보다 14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서씨가 함께 출품한 다른 소도 6200만원에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전국한우협회와 한국종축개량협회 주최로 열린 이 대회에는 전국에서 한우를 가장 잘 기른다는 96농가에서 128마리의 한우가 출품돼 지방도, 육질, 맛 등을 평가받았다.
서씨는 이 평가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그가 출품한 한우 두 마리는 서울 강남의 유명 쇠고기 유통업체와 한 백화점 본사가 각각 낙찰받았다. 이들 업체들은 단골 고객과 VIP를 위한 시식행사에 사용하기 위해 이 소들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소가 이처럼 고가에 팔린 것은 철저한 품종 개량과 관리, 좋은 먹이 공급 덕이었다.
서씨는 지난 1980년부터 암소 개량을 꾸준히 하면서 좋은 육질의 송아지를 생산하고 있다. 모든 송아지에는 어미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인식표를 붙이고, 출하를 통해 몇 마리의 송아지가 1등급을 받는지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좋은 어미를 골라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최상의 어미 소에게서 송아지를 얻고 있다.
지난 2008년 출하한 30두의 소 중, 한 마리가 2등급을 받자 더 이상 해당 어미 소에게서 송아지를 받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서씨의 송아지는 태어나기 무섭게 인근 농장으로 팔려가고 있다.
또 송아지들은 두터운 깔짚 위에서 볏짚과 청보리 등을 섞어 만든 ‘안전배합발효 사료’를 먹고 자란다.
농장은 하루에 한 번씩 청소를 하고, 축사 지붕을 주기적으로 개방해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 농장입구 차량소독기는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도록 배관에 열선을 설치하는 등 우수 종자를 지키기 위해 소독에도 남달리 신경 쓰고 있다.
서씨의 농장은 곳곳에 잔디가 깔리고, 다양한 나무와 꽃이 심어져 있는 등 여느 농장 풍경과 다른 것도 특징이다. 서씨는 “좋은 종자를 받아 좋은 먹이를 주며 깨끗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게 1등급 소를 생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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