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2반 가을 도보순례 3일차>
오늘도 햇볕이 뜨거워 그늘이 없는 길은 걷기가 힘들었던 하루였습니다. 재우가 길잡이가 되어 올레길2코스를 걸었습니다.
어제 1코스가 '멀리 보는' 코스라면 오늘 온평해구에서 광치기해변까지(2코스를 역으로 걸었음)는 '가까이 보는' 코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고 예쁜 온평포구에서 시작해 바닷가 마을길, 밭길, 귤과수원길, 산길 등등.. 사람이 살아가는,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한 삶의 풍경이라고 할까요. 어제의 길과는 많이 달랐지만 오늘길은 소박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걸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3시쯤 재우의 두번째 코스인 만장굴로 갔습니다. 지하동굴이라 그런지 아주 시원해서 아이들과 오래 머물렀습니다.
세번째 코스는 만장굴에 이어 다랑쉬굴에 가보는 것이었는데, 다랑쉬굴로 접어드는 길이 너무 험해서 중간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길입구에 다랑쉬굴 표지판이 떨어져 뒹굴고 있는걸 보니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가 봅니다.
지난5일에..4.3평화기념관에서 가상으로 만들어놓은 다랑쉬굴 내부를 본터라 실제로도 가보고 싶어했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다랑쉬굴은 1992년에 내부에서 4.3 관련 희생자들의 유해가 발견되었는데, 발견되자마자 유해만 수습하고 굴은 시멘트로 막아버렸다고 합니다. 간다해도 그저 위치 정도만 보게 될 것이라 차를 돌려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근처에 있는 다랑쉬오름으로 갔습니다. 하루종일 뙤약볕 아래 걸었던 아이들은... 다랑쉬오름의 거대한 규모에 놀라면서 끝없어 보이는 계단을 올려다보기만 할 뿐,(계획에 없던 다랑쉬오름에)오를 기색을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오늘 길잡이 재우가.. 대표로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채 홀연히 오름으로 올라갔습니다.
삼십분쯤 후에 우리는 오름 정상에 있는 재우와 화상통화를 했고, 화상으로나마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루씩 돌아가며 맡은 길잡이 활동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일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그날 길잡이는 운전석 옆에 앉아 길도 안내하고 음악도 틀어주고 방문하게될 곳에 대한 정보도 설명합니다. 물론 내려서는 무리의 가장 앞에 서서 방향을 잡고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도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날의 길잡이의 말에 주목해주고 또 도울일을 찾으며 함께 하루일정을 만들어 갑니다. 남은 기간 동안도 하루 길잡이들의 활략에 기대가 많이 됩니다. 3일째도 무사히 지났습니다.
내일은 6코스로 점프하고 오후 늦게 강정마을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