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교육綱常敎育이 필수必修
사람은 먼저 선행善行을 하고 남는 힘이 있으면 학문을 하라(行有餘力 則以學文)는 옛말이
있다. 공부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싶다 중국 경전에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
했는데 지금도 예절 바른 나라라고 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유교는 정치 산업 사회 윤리 전통문화 제반 도덕적 규범으로 중심역할을 해왔고
특히 오백년간 조선건국에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고 만백성이 인仁을 바탕으로 효도하며
조상을 섬겨왔다. 산업발전 과정에 개혁과 개방정책으로 물질문화가 유입되어
우리 미풍양속이 서서히 밀려 퇴색되고 있다.
현재 공교육에 윤리도덕을 가르치는 학교나 학과도 없고 한때는 한글전용을 내세워 언어와
문자가 큰 타격을 받아 쇠태기를 가져왔고 그 결과 본관도 모르고 한자로 본인 이름도 쓰지
못하고 도덕의 본질도 몰라 성현의 가르침 유훈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학교나 가정은 오직 학업성적에만 치중하고 이로利路 이익利益에만 전력하여 예의 예절은
배워서 아무 쓸 곳이 없고 배워도 돈을 벌 수 없고 취직 하는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사고思考로 윤리도덕을 완전 멀리하고 있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돈만 있으면 최상으로
꼽는다. 돈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선용善用 하면 큰 환대를 받을 수 있고 국가에도 헌성하여
충도 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욕심으로 마음 씀이 옳지 못하면 돈 때문에 부모 자식 간 천륜도 버리고 형제끼리 우애도 끊어 돌이킬 수 없는 극한 싸움까지 하는 것도 볼 수 있다. 또 이웃 간 신용信用
의리義理 마저 등을 돌려 얼굴은 사람이나 마음은 짐승이 되어 쓸쓸하게 일생을 보내는
불쌍한 작자도 있다
그래서 우리 선조는 소중한 것이 돈이 아니고 귀한 것은 사람이다. 그것은 오륜五倫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사람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수행하지 않으면 금수가 된다고 경계하여 아들과
어린손자 손녀에게 행동과 글을 가르쳤다.
부자父子는 천성으로 친함이라, 어버이는 자식을 낳아 기르고 사랑하며 가르치고, 자식은
어버이를 받들어 효도하며 봉양하여야 한다. 오형에 속하는 죄가 삼천가지가 되는데 그중
불효가 가장 큰 죄라 했고.
군신君臣은 천지의 나눔이라. 높고 낮은 지위가 있으니 상위자上位者는 하위자下位者를
귀하게 사랑하며 지혜롭게 잘 부리고, 하위자는 상위자를 충심으로 섬기며 사악을 막아
부정부패를 없게 하여 상하의 법도가 잘 이행 되어야 한다고 했고,
부부夫婦는 이성의 합이라, 남남이 만나서 자손을 낳게 하고 만복이 생겨나는 근원이다.
적령이 되면 육례를 갖추어 혼인하여 상대여빈相待如賓하고 해노偕老하며 도리에 순응하여
내외가 화순해야 부모가 안락하리라 했다.
장유長幼는 천륜의 차례라, 형과 아우로부터 어른과 아이의 차례가 나온다 했다. 어른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보호하며 귀하게 여기고, 어린이는 어른을 공경하며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
인도가 정립되어 장유의 질서가 있다고 했고.
붕우朋友는 같은 무리群의 사람이다. 언제나 정직하고 믿음이 있고 견문이 많으면 익우益友가
되고,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고 아첨과 아부를 잘하고 말을 꾸미고 거짓말을 잘하는
벗은 해로운 벗이라 했다. 신용이 없으면 허수아비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다. 논어 위정편에
신용을 마차의 멍에에 비유했다. 멍에가 없으면 수레를 끌 수가 없어 부득이 마와 수레를
버려야 된다. 그래서 사람은 신용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고 했다.
이 오륜五倫은 천서지전天徐之典으로 사람의 모든 행동이 이 안에 있어서 필수必修의
요목要目이다. 효는 백행의 근원이라 했다. 효도를 간략하게 말하면 부모의 마음과 육체를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은혜를 깊이 알고 자식 된 도리를
다하여야 한다. 내 부모 형제에게 효도하고 공경한다면 그 심성이 남의 부모 형제에게
이르러서 결국 나라 전체에 미칠 것이다.
·중국 진나라 왕상의 효는 왕상의 계모가 병이 나서 잉어가 먹고 싶다하자 연못에 가서
어떻게 하면 잉어를 잡을 수 있을까 갈망 모색중인데 잉어가 물 밖으로 뛰어 나왔다는
일화가 있고,
·오나라 맹종의 효는 아버지가 병중에 죽순이 좋다하자 맹종이 눈덮힌 겨울 죽전에가 울면서 찾았더니 죽순이 눈을 헤치고 솟아 나왔다는 이야기,
·신라때 상덕은 자기허벅지 살을 베어서 죽게 된 어머니께 먹였다는 효,
·인당수에 몸을 던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심청이의 효도,
위 이야기속의 효 모두가 정성이 지극하면 다 이룰 수도 있고 고인의 효를 귀감으로
만백성에게 권장勸獎하는 글이다. 현대판 효자가 많이 나오면 오죽 좋겠나.
예부터 효자 아버지가 효자 아들을 낳는다고 했다. 내가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곧
나에게 효도할 것이요, 내가 만약 불효했다면 자식이 나에게 불효할 것이다. 이 얼마나 간절한
체험적 교육인가.
효경의 첫 구절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부감훼상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내 몸의 터럭과 피부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라 감히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孝의 시작이라 했다. 내 몸이 건강해야 효도 할 수 있고 부모가 걱정 없이 편안하다
그래서 첫 번째 효로 삼았을 것 같다.
불교경전 인욕경忍辱經에 효는 선의 극치, 불효는 악의 극치라 했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어머니가 산고를 감내堪耐한 3말 3되 피를 흘리고
8섬 4말의 젖을 먹여 기른 은혜를 머릿속에 담아 효도하라 했다.
내가 어릴 때 할아버지로부터 뜻도 모르고 노래처럼 배운 삼강오륜, 그리고 효행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사람이 자기 과오를 고칠 생각도 없고 불효를 불효인줄 모르니 낭패다, 지금
세상에는 부정부패 비리가 TV에 매일 방영이 되고 상상도 못 할 형언 할 수 없는 사회악을
영상으로 보고 듣고 있다. 우리 오천만 인구가 집집마다 나누어서 강상綱常을 알고 실천궁행實踐躬行 한다면 제악諸惡이 근절되어 태고太古때의 이야기처럼 하늘에는 봉황이 날고
땅에는 기린이 걸어 다니는 태평성대太平聖代가 오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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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태묵兌默(호 벽강碧岡 27世 영남중파) 구니서원 내임求尼書院內任, 초계 향교草溪鄕校 전교典校, 경남 합천군 초계면 대평리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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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쓴이 약력 중에서 초계 향교草溪鄕校 「전교典校」를 「전의典儀」로 잘못 표기하였습니다.
「전의典儀」→「전교典校」로 바로 잡습니다.
종보는 제67호 가을호에 정정기사를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훌륭한 글 보내주신 벽강碧岡 선생께 거듭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