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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가 제철인 호래기 낚시는 밤에 불 밝힌 방파제 등에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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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월이 제철, 일명 꼴뚜기로 불려
- 연안 밝은 곳서 남녀노소 낚시 가능, 조류 빠른 해안은 피하는 게 좋아
- 세로로 갈라 회 쳐서 초고추장에~
겨울이 되면 서서히 바다낚시는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성급한 꾼들은 벌써 장비를 정비하고 손질해서 내년 봄을 기약하는 꾼들도 있다. 겨울이 되면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장르는 몇 안된다. 대부분의 꾼들이 감성돔이나 참돔, 돌돔낚시에 관심을 많이 가지다 보니, 겨울이 되면 멀리 원도권을 다니면서 대물 감성돔을 노리는 꾼들 이외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겨울 내내 움츠리고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한 낚시꾼이 낚은 호래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
겨울철에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낚시쟝르는 열기나 우럭 선상낚시, 학공치낚시 이외에 별 뚜렷한 것이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남해 동부 곳곳에서 파시를 이루는 낚시쟝르가 있으니, 다름 아닌 호래기낚시다.
호래기는 봄과 겨울에 연안에 접근한다. 보통 4~6월과 11~1월이 호래기낚시 시즌이다. 봄 겨울 모두 좋은 조황이 이어지며, 씨알이나 마릿수 또한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봄에는 호래기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살이 무른 탓에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면에 겨울에는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큰 인기를 누린다. 음식점에서도 봄에는 호래기를 취급하지 않지만 겨울에는 판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호래기낚시가 활발하게 이뤄진 곳은 마산 구산면, 거제 구조라, 고성 하이면, 통영 중화리, 남해 삼동면 등이다. 이 밖에 진해와 삼천포 일대에서도 호래기낚시가 이뤄지기도 한다.
최근 호래기 마니아들에 따르면 남해동부 어디서나 호래기낚시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호래기는 불빛을 따라 모여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가로등이 켜져 있는 방파제나 선착장이 좋은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장소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단 주변이 너무 밝으면 호래기 경계심이 높아지므로 마릿수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호래기는 한곳에서 오랫동안 입질을 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입질 지점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한동안 입질이 없으면 자리를 옮겨가며 낚싯대를 던지는 것이 좋다.
호래기는 몸통길이가 10~20㎝ 정도의 소형 오징어류를 일컫는다. 반원니꼴뚜기, 참꼴뚜기, 꼬마꼴뚜기가 대표적이고 살오징어 새끼 역시 별 다른 구분 없이 '호래기'로 통칭된다. 호래기낚시 1번지로 통하는 남해동부권에서는 특히 반원니꼴뚜기가 많이 잡힌다. 2005년 전후만 해도 겨울에 잠깐 낚이는 정도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 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요즘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매력적인 낚시 대상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자원이 넉넉한 데다 간단한 채비와 테크닉으로도 쉽게 낚을 수 있고 맛이 좋다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인기비결이다.
호래기낚시는 에깅과 민장대낚시로 나눌 수 있다.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호래기 활성도가 낮을 때는 다양한 구간을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고 미끼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는 에깅이 좀 더 유리하다. 호래기 활성도가 높아 왕성한 먹이활동을 할 때는 민장대낚시를 하는 게 마릿수 조과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호래기는 수면 근처에서 주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에기를 바닥층까지 가라앉힌 다음 움직임을 연출하는 과정이 필요 없다. 소형 에기를 조금 멀리 던져 천천히 끌어오면서 조금씩 움직여주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호래기용 소형 에기가 일반 에기에 비해 부피가 작고 가벼운 이유도 상층을 효율적으로 탐색하기 위해서다. 호래기 활성도가 낮아 수면 근처에서 한동안 입질이 없을 때는 중하층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호래기는 불빛에 빠른 반응을 보이므로 축광이나 발광기능이 있는 에기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낚시터를 고를 때 보안등이나 가로등유무 등의 여건부터 따져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안등이나 가로등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곳에서는 집어등을 준비해야 그나마 나은 조과를 기대 할 수 있다. 작은 새우나 소형물고기 같은 먹잇감이 풍부한 곳 일 수록 좀 더 나은 조과를 기대 할 수 있다. 호래기는 몸집이 작기 때문에 안정적인 환경이 갖춰진 곳을 좋아한다. 먼 바다 영향을 직접 받거나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호래기는 작은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성과 탐식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생미끼는 물론이고 인조미끼로도 쉽게 낚을 수 있다.
호래기가 가진 장점 중에서 으뜸은 맛이 좋다는 점이다.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하기 때문에 어떻게 요리해도 맛이 있다. 게다가 손질하기 편하고 조리방법도 간단하므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호래기를 깨끗하게 씻고 몸통을 세로로 자른 다음 다리와 내장을 분리한 후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회가 된다.
껍질은 벗기지 않아도 되며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라면을 끓일 때 호래기를 함께 넣어 끓이면 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호래기라면이 된다. 호래기라면을 만들 때는 물이 끓기 전에 호래기를 넣는다는 것이다. 호래기라면의 진가는 뭐니뭐니해도 시원한 국물맛에 있다. 라면 속 호래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호래기낚시를 즐겨보면 한겨울의 추위도 녹일 수 있을것이다.
낚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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