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일, 토요일, Oleksandriya, Hotel Druzahba (오늘의 경비 US $25: 숙박료 $19, 점심 100, 식품 47, 환율 US $1 = 26 hryvni) 오늘은 자전거 타는데 최적의 조건인 날이었다. 날씨도 좋고 도로도 좋고 차도 별로 많지 않고 지형도 평지이고 맞바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신나게 달렸다. 불과 13km의 짧은 거리였지만 60km이었더라도 좋을 뻔했다. 내일 60km를 달리는데 오늘 같으면 좋겠다. 계속 오늘 같으면 좋겠다. 하루에 100km도 어렵지 않게 달릴 수 있겠다. 오늘 아침 9시경 어제 밤을 묵었던 엉터리 숙소의 6살 짜리 소녀 모녀와 다른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떠나서 한 시간 정도 달려서 오늘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호텔은 옛날 아파트를 개조해서 만든 것 같은데 만족스러운 곳이다. 삼성 탭에 구글 Translate를 띠우고 내가 원하는 것을 영어로 처넣고 여자 직원은 러시아어로 읽었는데 이번에는 탭에 러시아 자판을 설치해서 여자 직원도 러시아어로 처넣고 나는 영어로 읽는 양방향 통화를 했다. 구글 Translate를 이용한 최초의 "글로 하는 통화"였다. 인터넷 연결만 되면 글이 아니고 "말로 하는 통화"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좀 시간이 걸리지만 글로 하는 통화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다. 이번 여행에 구글 Translate 덕을 톡톡히 본다. 구글 Translate가 없었더라면 이번 몰도바, 우크라이나, 러시아 여행이 11년 전에 했던 시베리아 때와 마찬가지로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2007년 North Asia, Siberia 여행기 참조). 오늘 오랜만에 우크라이나 도시 시내 구경을 나갔다. 보통 피곤하고 도시 관광에 별 흥미도 없어서 시내 구경을 안 나간다. 오늘은 시간이 많아서 수퍼마켓에 다녀오면서 시내 구경을 좀 하고 사진도 찍었다. 역시 별로 볼 것이 없는 전형적인 구소련 식 도시다. 도로, 건물, 공원 등 필요 이상으로 크고 넓기만 해서 비효율적이다. 구소련 식 도시는 처음부터 상가 건물은 별로 없고 중심가에도 대규모 아파트 건물들로만 건설한 것 같다. 소련 공산주의 시대에는 모든 생필품이 배급제였을 것으니 상점들은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런 아파트 1층 앞에 상점을 붙여서 한국의 복합 상가건물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어쩐지 어설프게 보인다. 며칠 전에 산 안경이 참 마음에 듣다. 밝고 얼굴에 딱 낮아서 흘러내리지 않고 눈 보호가 잘 된다. 새로 산 자전거용 장갑도 손을 편하게 한다. 그리고 하의 안에 입는 (내복 팬츠 위에) 자전거용 패딩 팬츠도 제 구실을 해서 이제는 자전거를 아무리 오래 타도 엉덩이가 아파오지 않는다. 2년 전에 서유럽 자전거여행 때는 4시간 정도만 타면 엉덩이가 아파오기 시작해서 고생이 많았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자전거 장비가 내 몸에 거의 최적화 된 것 같다. 날씨, 바람, 지형, 도로 같은 외적 조건만 좋으면 12시간을 타도 피곤할 것 같지 않다. 자전거 프레임이 2cm 정도만 낮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자전거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지금보다 더 쉽고 안전했을 것이다. 자전거를 처음 장만했을 때부터 이랬더라면 참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비결은 좋은 자전거 상점을 찾는 것인데 제일 중요한 것은 상점 주인이 장거리 자전거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자전거와 자전거 용품을 구입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멘토”를 찾는 것이다. 지금 내가 그런 “멘토”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부터 이상하게 왼쪽 발목이 아프다. 별로 많이 쓰지도 않는 왼쪽 발목이 왜 아픈지 모르겠다. Ibuprofen 진통제를 먹었더니 좀 난 것 같은데 앞으로 문젯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중요한 물건 한 가지를 잃어버렸다. 보온병 뚜껑을 어제 잔 숙소 방에 놓고 왔다. 어떻게 그런 실수를 저지를 수 있을까. 이제 좀 불편하게 생겼다. 숙소 방에서 물 끓일 때는 쓸 수 있으나 아침에 커피를 만들어서 보온병에 담고 배낭이나 자전거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는 없다. 다행히 도로변에 커피를 파는 곳이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닐 것 같다. 보온병을 새로 사야하나? 내일 60km를 달려서 가는 도시에는 숙소예약이 되어있다. 맞바람이 오늘같이 별로 없으면 오후 2시 정도에는 도착할 것이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평지 길이라 쉽게 달릴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금방 오늘의 목적지 도시 Oleksandriya에 도착했다 (도로표지판 위에는 Cyrillic 알파벳, 아래는 로마 알파벳) 아담한 도시지만 모든 것이 비효율적으로 크고 넓기만 하다 구소련 식 아파트 건물 도로가 너무 넓어서 비효율적이다 필요 이상으로 넓기만 한 광장이 너무 많다 어린이 놀이 공원 거리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