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1일, 화요일, Samara, Bristol Zhiguly Hotel (오늘의 경비 US $63: 숙박료 $48, 아침 370, 맥도날드 점심 210, 식품 400, 환율 US $1 = 64 ruble) 드디어 Samara에 도착했다. 지난 5월 5일 Volgograd를 떠난 후 약 2주일 동안에 790km를 자전거로 달려서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또 힘들게 왔다. 아주 쉽게 오는 줄 알았는데 힘들게 왔다. 오늘 힘들게 온 것은 어제 힘들었던 맞바람 때문이 아니었다. 오늘은 그렇게 염려했던 맞바람 문제는 없었다. 다른 문제도 없었다. 어제만큼 춥지도 않았고 언덕도 어제보다 낮았고 길은 더 좋았다. 그런데 Samara 교외에 들어와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예상했던 것보다 2시간이나 늦게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오후 1시 반 정도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3시 반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떻게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길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2시간을 어디에서 허비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도착시간을 1시 반으로 생각한 것이 착오였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길을 잘못 들어서 2시간 동안 헤맸던 것인지 그냥 내 착각이었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도착은 했다. 이제 4일 밤을 자면서 푹 쉴 것이다. 무얼 하면서 푹 쉴지는 모르겠지만 푹 쉴 것이다. 자전거 손 볼일도 없고 Samara에서 약 460km 떨어진 다음 휴식도시 Ufa까지 가는 여정도 대강 생각해두었으니 Samara에서 해야 할 일거리도 별로 없다. 현금이나 조금 더 찾고 러시아 휴대전화 연장이나 다시 하고 비상식량이나 좀 사두고 하는 정도다. 오늘은 어제 생각했던 대로 오전 4시에 기상해서 천천히 준비를 마치고 5시 반에 출발했다. 상냥한 아르메니아 여자 주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길가로 끌고 나가서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헬멧을 안 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옷장 위쪽 선반에 놓았었는데 그냥 나온 것이다. 금방 방에 들어가서 헬멧을 쓰고 나왔다. 숙소 방에 눈높이 이상으로 물건을 두면 안 보일 수가 있다. 오늘 그랬던 것이다. 앞으로는 눈높이 이상에는 물건을 안둘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방바닥 잘 보이는 곳에 두는 것이다. 오늘은 개 한 마리가 길 건너에서 나를 보고 짖으며 달려오다가 지나가던 차에 칠 뻔했다. 보통 개들은 길은 건너오지 않는데 이 개는 길 건너에서 짖으며 좀 따라오다가 갑자기 길을 건너왔다. 바로 앞에 오던 차가 빵 하면서 개가 급정거를 해서 치우는 것을 모면했다. 나는 치는 것으로 생각했다. 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개는 즉사했겠지만 귀찮은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었겠다. 개를 친 차는 정지하고 개 주인이 나타나서 경찰에 연락하고 등등. 어쨌든 개가 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러시아 시골에서는 옛날 한국에서 그랬듯이 개들을 모두 풀어놓고 기른다. Samara에 가까워 오면서 도로가 4차선으로 바뀌고 갓길도 널찍해서 신나게 달렸다. 그런데 시내 쪽으로 들어서서는 도로공사가 많아지고 한 곳에서는 도로가 완전히 폐쇄되었다. 다행이 자전거를 끌면서 폐쇄된 곳을 조심스럽게 지나갈 수 있었다. 돌아가야 했더라면 낭패였을 것이다. 이곳 숙소 방이 마음에 안 든다. 4층인데 널찍하고 깨끗하고 다 좋은데 창문이 하늘만 보이는 다락방 창문이다. 정식 창문보다 답답하다. 처음에 예약했던 하루 밤에 $57 짜리 방을 취소하고 $48 짜리 방으로 바꾸었는데 조금 덜 고급일 것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창문 차이였다. 그런 차이를 알았더라면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다락방 창은 너무 답답하다. 교도소 방이 이럴 것 같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자전거 타기에 아주 쾌적한 날이었다 주위는 모두 푸르다 오늘도 도로 공사하는 곳이 많았다 러시아에도 쓰레기를 아무데나 막 버리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버스 정류장은 나의 휴게소다, 자전거 거울을 잘 쓰고 있다 Samara 근처에서 분리된 4차선 도로로 바뀌었다 드디어 휴식도시 Samara에 도착했다, Samara는 러시아 알파벳으로는 "Camapa"로 쓴다, 맙소사! Samara에 들어와서 길을 잃어버리고 두 시간이나 헤맸다, 어쩌면 큰 도시라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도로 공사로 길이 완전히 막혔다, 자전거를 끌면서 조심스럽게 왼쪽으로 지나갔다 두 시간 후에 숙소가 있는 Samara 중심가에 도착했다, Samara는 Volga 강변에 위치해서 시원하게 보이는 도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