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강화도 나들이 행사
백순호 동구청 주민생활지원과
초여름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지난해 6월 12일 아침이다. 어디선가 코끝을 스치는 찔레꽃 향기가 하루의 삶을 즐겁게 한다. 노숙인과의 강화도 나들이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오늘의 행사가 왜 가슴 설레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현대에 있어 사회적으로 크게 관심을 가져할 분야중의 하나가 노숙자에 대한 문제이다. 노숙인은 가정적인 여러 어려움으로 일정한 주거 없이 공원, 지하철, 길거리 등에 거쳐하며 살아가는 이들이다. 생활환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노숙인은 일정한 거주지가 없기 때문에 홈리스 (The Homeless)라고도 한다.
노숙자에 대한 여러 오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지만 어떤 불의의 사고라든지, 사업의 실패 등으로 행복한 삶에서 불행한 삶으로 바뀌게 되어 의지와 의욕을 잃어버려 일을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일자리와 노숙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그들의 삶이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오늘 같은 행사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행사 일정은 구청 광장에 모여 관용버스에 승차하여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에 있는 그레이스힐 교육장소에 도착을 하였다. 함께한 동료 직원들과 교육준비를 거쳐 10시 30분 교육을 시작하였다. 동료들도 어떤 사명감을 가진 듯 표정이 진지하기만 하였다.
행사에 참여하는 노숙인 10여명이다. 여러 프로그램을 가지고 진행을 하였는데 그들의 표정도 매우 밝아 보여 좋은 결과가 예상되었다.
먼저 담당과장님 인사말씀으로 시작되었다. 그중에 “사람이 살다보면 오르막 있을 때가 있고, 내리막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도 희망을 가져 달라”고 당부한 내용이 내게도 마음속 깊이 다가 왔다.
다음으로 한국웃음연구소 정광운 강사의 코너다. ‘웃음을 통한 자기 사랑과 자기 존중에 대한 강의’시간인데 주된 내용은 “많이 웃고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존중해야한다”는 것이다. 많은 분들의 얼굴에 생기가 돋아나고 곧 모든 일들도 할 수 있다는 표정에 나 자신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점심시간 전에 교육장을 방문하신 국장님께서는 “우리 구에서는 여러 선생님들의 자립을 위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시고 건강을 유지하고 희망을 가지고 살 것을 당부하였고 건의하실 사항은 설문지에 적어 주시면 적극 검토하시겠다고 하였다.
점심식사 후 신용회복위원회 권도형과장님은 신용회복위원회에서 하시는 일을 소개하고 “선생님 같은 분들이 돈 몇 푼 받고 본인 인감증명서를 타인에게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타인이 물품을 구입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 받는 사례가 있는데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재기 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고 설명을 하시고 특히 건강관리와 자기관리를 당부하였다.
다음으로 근로능력여부 평가 및 상담을 하였다. 사실 이 내용이 제일 중요하다. 노숙인의 80%는 심리 치료와 상담으로 회복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시간은 줄곧 동료직원과 노숙인이 짝이 되어 교육도 같이 받고 식사도 같이 하면서 조금은 낯선 관계에서 친근한 관계가 되었다. 그렇기에 건강상태, 신용불량 여부, 앞으로 바라는 일을 상담을 하니 잘 응답해 주어 앞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오후 4시경 교육 및 상담이 끝나 버스를 타고 마지막으로 강화역사박물관을 관람하였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는 과정에서 담당과장의 인사가 있었다. “선생님들 오늘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드립니다. 요구하신 사항은 내용을 잘 검토하여 추후 선생님들의 숙소로 방문하여 설명을 드리겠다”고 하였다. 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노숙인과 강화나들이 행사. 그분들과 만남과 대화를 통하여 여러 가지 사연을 듣고 많이 배운 하루였다. 그들과 같이 되고 싶지 않으면 사업부도에 조심하여야 하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 친밀관계 유지가 중요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