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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아콩카구아 Aconcauga (6,961m)등반
등반 기간: 2009.12.8 - 12.26
등반루트: 폴리쉬 트레버스
등반자: 원대식 단독등반
등정일: 2009년 12월 23일.
아콩카구아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정상 고도는 6,961m이다. 이 산의 등반 루트는 북면과 서면을 합해 총 4개의 루트, 남면에 10개의 루트, 동면에 3개의 루트가 있다. 이 중 북면의 노멀 루트는 특별한 등반 기술 없이 고소적응과 체력만으로도 오를 수 있다.
동면에 있는 폴리쉬 빙하루트는 마지막 캠프에서 폴리쉬 빙하를 거쳐 정상에 이른다. 이 루트는 빙하를 오르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폴리쉬 트레버스루트는 정상 아래 빙하를 우회하여 오르는 루트로 특별한 등반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노멀 루트 대신에 동면에 있는 폴리쉬 트레버스 루트를 택했다. 혼자 등반을 하기로 한다.
베이스 캠프인 Plaza Argentia 4200m 까지는 현지 여행사에게 노새를 이용한 짐 수송 서비스를 의뢰하였다.
12월 6일
서울 - 밴쿠버 18:00 - 11:00, 에어 캐나다
밴쿠버 - 토론토 14:30 - 21:56, 에어 캐나다
토론토 - 산티아고 23:45 - 12:15 +1, 에어 캐나다
12월 7일
산티아고 도착 12:15
산티아고-멘도사 16:45 - 17:40, 란 칠레항공
캐나다의 벤쿠버, 토론토, 칠레의 산티아고를 거쳐 아르헨티나의 멘도사 공항에 도착한다. 인천 공항을 출발한지 36시간 만이다. 미리 예약하여 둔 International 호텔에 택시로 이동하여 여장을 푼다. 호텔 부근의 식당에 들러 저녁으로 '아사도'라는 갈비 스테이크를 와인 한 병과 함께 맛 있게 먹었다. 팁을 포함하여 70페소를 지불하였는데 고기의 양과 질에 비하여 상당히 저렴하다.
12월 8일
호텔에서 서너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인 카르프에서 식량을 구입하였다. 베이스 캠프까지 짐을 운송할 뮬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여행사인 Inka에 들러 US$288을 지불하고 상행 서비스를 부탁하였다. 뮬라 한 마리의 이용 가격은 $320이며 60 Kg까지 실을 수 있다. 나의 짐 무게는 30Kg 정도다. 할인을 요청하여 보았으나 거절당했다. 대신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10% 할인을 받아 US$288을 지불하였다.
GPS에 미리 찍어둔 입산 신고소를 찾아갔다. 입산료 $350을 지불하고 입산허가서를 발급받았다. 도시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내고 내일은 홀 가분하게 떠나기만 하면 된다. 호텔 근처 길거리에 테이블을 늘어 놓은 식당에서 두툼한 스테이크와 셀러드 그리고 와인 한 병으로 푸짐한 저녁 식사를 한다. 식사 중 두 명의 가수가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한다. 노래들 중에는 익히 들었던 '엘콘도 파사'도 들린다. 그들에게 약간의 팁을 건내 주었다. 음악과 와인에 함께 취하며 이국에서 한 여름 밤의 정취를 느꼈다.
12월 9일
Mendoza - Puente del Inca (2400m).
오늘의 일정은 멘도사의 버스터미널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이층 버스를 타고 페니펜티스로 이동하는 것이다. 호텔에서 부른 콜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15분 정도 이동하였는데 50 페소를 달라고 한다. 터미널에서 페니텐티스까지 버스 요금은 4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20 페소이다. 택시비에 비해 엄청 싸다. 10시 15분 버스에 올라 14시경 페니팬티스에 도착하였다.
잉카사에 들러 뮬라 운송에 대하여 협의를 하고 그곳에 있는 호스텔에 짐을 풀었다. 아직 시즌이 일러서 인지 호스텔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방하나에 침대가 이 층으로 비좁게 6개가 있다.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를 포함하여 70페소를 지불하였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카메라가 안 보인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버스에 두고 내린 것이다. 나이를 먹는 탓인지 깜빡 하는 경우가 많아 서글퍼 진다. 카메라 없이 등반하는 것은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라도 구입하려 했는데 여의치가 않다. 잉카사의 가이드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그가 사용하던 좀 오래된 카메라를 빌려주겠다고 한다.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다.
12월 10일
상행 하이킹 1
Punta de Vacas 2,400m - Pampa de Lenas 2,800m
오전 10시에 잉카사의 사무실에서 노새에 실을 짐을 하나의 더풀백에 옮겨 담는다. 노새는 수컷 당나귀와 암컷말 사이의 잡종이다. 노새는 말보다 더 참을성이 있고,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오늘 운행에 필요한 식량과 의복만을 챙겨 맨다. 마침 나와 같은 일정으로 노새 서비스를 이용하는 네덜란드에서 온 30대 초반의 3명을 만났다.
페니텐티스에서 바카스 계곡입구 까지는 약 8Km 떨어져 있는데 그곳까지 잉카사 직원이 차로 태워다 준다. 계곡 입구에서 베이스 켐프인 프라자 알젠티나까지는 40Km이다. 보통 3일이 소요된다. 오늘은 14Km를 걸어 레냐스까지 간다. 11시에 바카스 계곡입구를 출발한다. 여기부터 베이스 캠프인 프라자 알젠티나까지 힘 좋은 노새가 짐을 옮겨 주므로 편안하게 걸으면 된다. 5시간 정도 그리 어렵지 않은 평탄한 길을 걸어 Las Lenas에 도착한다. 먼저 출발하였던 노새들이 짐을 내려 놓고 기다리고 있다.
12월 11일
상행 하이킹 2
10:00 – 15:00
Pampa de Lenas 2,800m - Casa de Piedra 3,200m
레냐스에서 카사 피에드라까지 거리는 15km이며 고도차는 400m이다. 바카스 계곡에 나 있는 구불구불한 트레일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올린다. 카사 피에드라는 돌집이란 뜻이다. 캠프에 도착할 즈음 아콩카구아의 모습이 드러난다.
12월 12일
상행 하이킹 3
7:00 – 14:00
Casa de Piedra 3,200m – Plaza Argentina 4,200m
오늘은 12km 거리에 고도 차 1000미터. 7시에 출발하여 바카스강을 건너 레인코스 계곡으로 접어든다. 바카스 강을 건너는 방법은 두가지. 신발을 벗고 얼음장 같은 빙하 녹은 물을 맨발로 건너거나 돈을 주고 노새 등을 타고 건너는 방법이다. 마침 노새꾼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노새 등에 타고 강을 건너는 방법을 택했다.
프라자 알젠티나는 Base Camp 이름이다. 이곳에 도착하니 노새가 배달한 나의 짐이 도착해 있다. 텐트를 설치하고 나의 베이스 캠프를 구축했다.
12월 13일
Plaza Argentina 4200m. 휴식
고소 적응을 하기 위해 하루를 쉰다. 고소에서는 서두르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베이스 캠프에 있는 레인저 캠프로 가서 의료검진를 받았다. 아콩카구아 등반을 하기 전에 고소 등반을 문제없이 할 수 있는지 확인을 받아야 한다. 혈중 산소포화농도 와 혈압을 측정한다. 산소 포화도가 80% 이상, 혈압 90/160 이 기준이다. 이 기준에 부합되면 등반을 불허하며 강제 하산 조치를 취한다. 다행히 나의 산소 포화도는 87이 나왔다.
12월 14일
BC 4,200m - Camp 1 5,000m - BC 4,200m
배낭에 식량과 장비 일부를 넣고 C1으로 향했다. 고도차는 800미터. 고소 적응을 목적으로 천천히 올랐다. 평범하고 어렵지 않은 길이다. C1에 가지고 온 짐들을 돌 사이에 보관하고 BC로 하산하였다.
12월 15일
BC - Camp I
텐트를 비롯한 남아 있는 모든 짐을 꾸려 C1으로 향한다. 고산에서 짐의 무게는 평지보다 더 무겁게 느껴진다. 포터를 고용하여 C1으로 이동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이는 내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눈이 없는 곳은 대부분 돌길이다. 눈이 있는 곳에서는 Penitentes들이 눈에 띈다. Penitentes는 촘촘하게 칼날 모양을 하고 있는 눈의 형태로 4000미터 이상의 건조한 안데스 산맥의 빙하와 눈 덮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바위 옆에 텐트를 설치했다.
12월 16일
Camp 1 휴식
고도 5000미터. 가장 이상적인 고소 적응 방법 중 하나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고산의 저산소 상태와 저기압 상태에 적응하는 것이다. 수시로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며 나의 몸을 관찰을 한다.
12월 17일
Carry to Camp 2, 5850m
고소 적응의 한 방법은 고소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취침을 하지 않고 머물다가 내려오는 것이다. 적응되지 않은 곳에서 바로 취침을 하면 불리한 상황이 벌어진다. C1과 C2 사이의 고도차는 850미터. 식량과 짐의 일부를 C2로 옮기고 다시 C1으로 내려온다.
12월 18일
Camp 1 - Camp 2, 5000m - 5,850m
12월 19일
휴식
바람이 몹시 분다. 풍속계로 측정해 보니 60 mph. 하루 종일 텐트안에서 휴식을 취한다.
12월 20일
Camp 2 – 정상 100m 아래 – Camp 2
거의 고도가 7,000미터인 정상까지 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았다. 캠프를 출발하여 몇시간이 되지 않아 노멀루트와 만나는 지점이 도달했다. 바람이 몹시 분다. 시속 40마일. 다행히 앞바람이 아니고 옆바람이다. 강풍속을 걸었다. 정상으로 가까워질수록 걸음 걸이는 느려졌고 힘이 들었다. 정상이 코앞에 보인다. 오후 4시쯤, 고도계를 보니 정상까지 남은 고도는 100여미터이고 남은 거리는 200여미터 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한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6명이 들것을 들고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맨 앞에 한 명은 그들을 통솔하고 있다. 그들은 산악 경찰들이었다. 리더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 나이는? 가이드 없이 혼자? 그에게 대답을 하니 그는 나에게 명령을 했다. 시간이 너무 늦었고 날씨도 나빠지기 시작하니 정상으로 가지 말고 되돌아 내려가라고 한다.
들것에 실린 것은 홍콩에서 온 등반가의 시체였다. 그는 정상에 힘들게 올라가다 탈진을 했고 구조 요청을 했다고 했다. 구조대가 도착하니 그는 사망하였고 시체를 들것에 싣고 후송하는 중이라 한다. 내가 올라가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수 있으니 정상으로 가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아직 안 지쳤고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고 그를 설득했다. 홍콩인과 같은 동양인이고 혼자 등반하는 것이 염려된 모양이다. 그 상황에서 그의 말은 법이 였다. 계속해서 자기 통제에 안 따르면 체포하겠다고 한다. 할수 없이 내려가는 수 밖에. 지금까지 공들여 왔던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실망감과 억울함이 교차했다. C2 도착하자 마자 저녁도 못 먹고 골아 떨어졌다.
12월 21일
아침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을 했다. 이대로 돌아 설수 없다. 다음에 아콩카구아를 다시 오기는 너무나 먼 거리다. 그리고 힘들게 두 번 올 만큼가치가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를 쉬면서 몸과 마음을 정비하고 다시 정상으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날씨가 관건이다.
12월 22일.
Camp 2, 5850m – Camp 3, 6240m
아침부터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좋아진다. 짐을 싸 들고 몇백미터라도 올라 텐트를 설치하기로 한다. 그러면 내일 정상을 가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등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텐트를 비롯한 모든 짐을 싸 들고 올랐다. White Rock이라고 부르는 바위 부근 평평한 곳으로 텐트를 이동했다. 이곳은 내가 오르는 폴리쉬 트레버스 루트와 노멀루트가 만나는 지점이다. 400미터 고도를 상승하고 1.7km 이동하였다.
12월 23일
Camp 4 - 정상 - Camp 3
캠프에서 정상까지 고도차는 700미터다. 이틀 전에 올라왔던 1100미터에 비하면 덜 부담스럽다. 7시경 등반을 시작하여 14:50 분쯤 정상에 올라섰다. GPS에서 고도를 확인하니 6,965m. 경사가 급한 하얀 모습의 남벽이 멋지다. 마침 뒤 따라 올라온 두명의 등반가들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캠프에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오후 6시.
12월 24일
C3 – C2 – C1 – Base Camp
베이스 캠프까지 하산을 하고 귀국 준비를 서두른다. 고도 차 2000미터.
12월 25일
Base Camp – Casa de Piedra – Pampa de Lenas
12월 26일
Lenas – Punte de Vacas – Penipentis (12:00)
Penipentis (14:00) - 산티아고 공항
산티아고-토론토 21:25 - 06:10 + 1, 에어 캐나다
12월 27일
토론토 도착 06:10
토론토 - 인천 08:00 - 16:30 +1, 에어 캐나다
12월 28일
인천 도착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