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월간〔조선문학〕등단
동아대학교 사회복지 대학원 졸업
해바라기그룹홈 원장역임
사하문인협회 회장역임
(현)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이사
동아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시집> 장미무늬 식탁보가끔 강물은초록 손바닥
<수상> 한국시낭송상. 강서예술인상 수상
(49331) 부산광역시 사하구 마하로 31번길 32(당리동)
010-9889-7117
goqk@hanmail.net
가끔, 강물이 넘치는 꿈을 꿉니다
조규옥
창밖으로 드리운 낙동강
빗물이 강으로 달려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내 생각의 일부도 빗물 따라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강물은 강물을 불러 오고
생각은 생각을 불러와
후드득 바다로 사라지려나 봅니다
함께 나선 마음
바람결에 떨고
가끔, 강물이 넘치는 꿈을 꿉니다
수묵화 한 점
조규옥
골판지 벽지를 발랐다
골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인 것이다
복닥거리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골골이 구르는 소리 따라 굴러야 한다
더 깊은 골을 파야 한다
울창한 숲으로 가는 길 산짐승의 울음 있다
산새의 지저귀는 소리 가두어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각 틀에 가두어 골판지 벽을 덮고
침묵하는 수묵화 한점, 무겁다
점이네 마을
조규옥
재개발 깃발 붙은 동네
점이네 마을
아이들의 기다림처럼
어둠이 깊어간다
막노동판에서 돌아온 어미
분주한 손길
배고픈 울음 달랜다
목청 높여 울어야 만 알아주는
세상을 탓하기도 지친 듯
그저 복닥거리는 김치찌개
들락거리는 숟가락 소리
어느새 세상 살아가는 법을
소리 내어 외치고 있다
달팽이의 한마디
조규옥
달팽이는 궁금했다
껍질 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어떤 세상일까?
궁금해 한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만나는 것이라고 배웠다
세상은 나가 본 만큼 안다고 했다
호기심은 모험의 시작이라고도 했다
어디선가 갑자기 찬바람이 달팽이관을 덮친다
칼날 같은 현기증 몰고 온다
가난이 주고 간 배고픈 아침은
배부른 일이 행복의 기준이다
꿈같은 달팽이의 궁금증은 고개를 내밀었을 때부터
버려진 파지처럼 가볍게 사라진다는 것을 몰랐다
아침
조규옥
여름밤
침대에 누워 선풍기 바람
따라 돌다가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밤길을 걷다가
별을 보다가
시 몇 줄
자리다툼에 뒤척이다가
머리맡에 두고 잔 시
아침
별이 사라지고 시가 사라지고
첫댓글 여행에서 돌아와서, 원고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행 중에 보냈습니다~ 현재도 여행 중~~~ 회원으로 의무를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