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밤에
누군가가 죽었다
弔燈이 내걸린 4동 407호
아침저녁으로
몇 사람이 바람처럼 다녀갔다
한밤을 소리없이 목놓는 봄비
촉촉히 젖는 白木蓮
조용하기만 했다
누구나 사람은 이런 봄날밤
혼자 죽는다
[철쭉]
칼을 뽑아서
내 가슴에 들이민들
나는 이미 죽진 않는다
내 뒤의 철쭉꽃들만 하나씩
하나씩 조용히 쓰러질 뿐,
아무도 쉽게 죽진 않으므로
이 밤이 깊어갈수록
칼만 더욱 더 시퍼래진다
[風景 . 1]
아주 조용히
관심 밖에서 흰 새들이 날아간다.
저 보이지 않는 유리에
작은 머릴 짓찧고 떨어지는
새들이 즐비하다
어제보다 더 절망적이다.
독한 술 한 잔 없다.
아, 가난한 시대는 일찍 소등하라
한 조각 빵이 썩는 방에서
끊임없이 날아오르는 새들을
보라, 조용히 아주 조용히 꿈속에서
관심 밖에서 내가 죽는다.
조우성 : 시인. 인천生
1975년 "심상"으로 등단
<그대>
<소리를 테마로 한 세 편의 시>
< (80) 젊은 시인선>
<아무도 노래하지않았다> 外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