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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건재한 전북은 강력한 스쿼드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평가: A-,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에 패해 탈락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월드컵 휴식기 이후 팀을 재정비, 최근 막강한 스쿼드의 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동국은 건재하고, 다른 공격 옵션도 살아나는 중이다. 신인 이재성의 활약과 신형민의 영입이 좋은 흐름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 전반기 빅이슈: 포항은 전북에게 트라우마가 됐다. 지난 시즌에도 홈에서 열린 FA컵 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우승을 내줬던 전북은 전반기에 치른 3번의 포항전에서 모두 졌다. 덕분에 가장 큰 목표였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여정을 일찍 마감했다.
- 전반기 MVP: 이동국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상대팀들이 가장 큰 견제를 받는 만큼 작은 부상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는 그라운드에서 책임감을 보여줬다. 4월 들어 발동이 걸렸고, 7월 5경기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했다. 이종호, 김승대, 김신욱 등 득점왕 경쟁자들이 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해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5년만의 득점왕 복귀도 충분히 가능하다.
- 숨은 공로자: 전북이 전반기 최소실점을 기록하는 데 김기희의 역할이 컸다. 강인한 피지컬 능력과 수준급 기술을 갖춘 김기희는 최강희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전북 수비의 축이다. 경남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기 전까지 전 경기에 출전했다. 그가 한달 가량 결장하는 것이 전북에겐 악재.
- 뉴페이스: 전북에서 92년생 미드필더가 주전 경쟁을 하기란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최강희 감독은 이재성이 가진 재능을 주목했고, 그는 반년 만에 팀의 핵심 선수가 됐다. 기술, 득점력, 전술 이해도 등 모든 면에서 흠 잡을 데가 없다. 피지컬이라는 약점도 활동량으로 극복하는 중.
- 후반기의 숙제: 챔피언스리그를 놓친 전북은 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성과를 내야 한다. 리그에서는 포항이라는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양 측면 수비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최철순의 복귀와 이주용의 발굴로 해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제주의 2선 공격력은 화려하다. 최전방만 위력을 더하면 더할 나위 없다(사진=제주유나이티드)
3위 제주 유나이티드: 허리와 수비는 정상급, 전방만 좀 더!
- 성적: 8승 6무 3패 30점, 18득점 14실점, 골득실 +4 (2013년 17R 당시 7승 6무 3패 27점, 3위)
- 분기별 성적: 1~6R(3승 1무 2패, 10점), 7~12R(3승 2무 1패, 11점), 13~17R(2승 3무, 9점)
- 득점: 드로겟(5골)-송진형(3골)-윤빛가람, 진대성, 박수창(2골)-김현 외 3명(1골)
- 도움: 윤빛가람(4도움)-김현(3도움)-황일수 외 5명(1도움)
- 공격포인트: 드로겟, 윤빛가람(이상 6개)-송진형, 김현(4개)-황일수, 진대성, 알렉스(2개)
- 평가: A-, 제주는 지난 3년간 시즌 초반에 항상 강하지만 여름 들어서 순위가 추락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올 시즌은 여름 징크스를 털고 있다. 박경훈 감독 부임 후 가장 강한 수비라인이 버티는 힘을 심어줬다. 드로겟, 황일수, 윤빛가람, 송진형의 공격적인 미드필드진이 만드는 오케스트라 축구도 준수하다. 다만 4-2-3-1의 1이 폭발력을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 전반기 빅이슈: FA컵 32강에서의 조기 탈락은 자칫 제주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을 목표로 삼고 있는 입장에선 큰 기회를 놓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그에만 온전히 집중한 것이 오히려 득이 됐고 체력 싸움에서도 이기는 요인이 된다.
- 전반기 MVP: 2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드로겟은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K리그는 재정적으로 위축되고,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을 오르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역시 검증된 선수라는 것을 드로겟이 보여주고 있다.
- 숨은 공로자: 프로 3년차인 오반석은 올 시즌 들어 홍정호가 떠난 공백을 확실히 메운 것은 물론 리그를 대표할 만한 센터백으로 확실히 올라선 모습이다. 장신을 이용한 공중볼 경합에 문전에서의 집중력이 한층 좋아지며 알렉스와 좋은 파트너쉽을 보여주고 있다.
- 뉴페이스: 장은규는 제주 유스시스템이 내놓은 첫 성공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 시야와 활동량, 그리고 제주 미드필더에게 필요한 연계 능력을 두루 갖춘 그의 급성장은 박경훈 감독으로 하여금 에스티벤을 이적시켜도 된다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후반기 제주의 키 플레이어다.
- 후반기의 숙제: 전반기에 풀지 못한 최전방 공격수 문제가 제주의 최종 순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0골에 그친 보스니아 출신 공격수 스토키치와 계약을 해지한 제주는 루마니아 출신 공격수 영입을 준비하다가 실패에 그쳤다. 브라질 공격수를 살피고 있지만 마땅치 않은 상황. 김현의 성장에 기대를 걸거나 배일환, 박수창을 최전방에 세우는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하석주 감독은 1년 반 만에 전남을 확 바꿔놓았다 (사진=연합뉴스)
4위 전남 드래곤즈: 이제는 강호,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두렵다
- 성적: 9승 3무 5패 30점, 25득점 22실점, 골득실 +3 (2013년 17R 당시 4승 8무 5패 20점, 10위)
- 분기별 성적: 1~6R(3승 2무 1패, 11점), 7~12R(3승 3패, 9점), 13~17R(3승 1무 1패, 10점)
- 득점: 이종호(9골)-스테보(4골)-안용우(3골)-송창호, 이현승(2골)-이승희 외 3명(1골)
- 도움: 현영민(4도움)-스테보, 안용우(3도움)-레안드리뉴, 송창호 외 3명(1도움)
- 공격포인트: 이종호(10개)-스테보(7개)-안용우(6개)-현영민(5개)-송창호, 이현승(3개)
- 평가: A+, K리그 클래식 판도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돌풍의 주인공. 지난 시즌 강등을 걱정했던 팀이 스테보, 현영민, 송창호 등 견실한 선수들의 영입으로 확 바뀌었다. 이종호, 임종은, 안용우 등 젊은 선수들까지 덩달아 활약하며 공수에 걸쳐 탄탄함을 갖췄다. 하석주 감독의 4-3-3 포메이션도 확실히 자리를 잡은 상태. 후반기에도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전반기 빅이슈: ‘광양 루니’ 이종호가 드디어 유망주라는 껍질을 깼다. 전남과 하석주 감독이 오랜 시간 기다린 성과다. 스테보라는 뛰어난 파트너를 만난 이종호는 과감하고 파워풀한 공격의 위력을 더 높이며 득점 1위에 올랐다. 유스 시스템의 힘을 증명하는 성과를 위해선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선례다.
- 전반기 MVP: 지난 시즌 리그 최소 득점팀이었던 전남을 공격적인 팀으로 바꾼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스테보다. K리그에서 완벽하게 검증이 된 선수답게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2009년의 슈바 이후 정상급 스트라이커의 부재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전남은 스테보를 영입하며 다른 젊은 공격수들까지 각성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광양의 마스터 요다라고 할까?
- 숨은 공로자: 내리막길을 걷는 듯 했던 베테랑 풀백 현영민은 전남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중이다. 지난 2년 간의 부진을 씻고 하석주 감독의 신뢰 속에 예전 기량을 되찾았다. 특히 좌우 양발 가리지 않는 킥으로 스테보, 이종호의 득점력을 배가시켰다.
- 뉴페이스: 신인 안용우는 전남의 스리톱을 리그 최고의 공격 조합으로 만들었다. 왼발 쓰는 걸 보고 바로 영입했다는 하석주 감독의 장담대로 정확한 킥에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돌파 능력까지 선 보이며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윙포워드로 올라섰다.
- 후반기의 숙제: 모두 전남이 언젠가는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라 봤지만 7월까지 기세를 이어왔다. 이젠 전남이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가 믿어도 된다. 이종호, 안용우, 김영욱 등 아시안게임에 차출될 후보가 많다는 게 최대 변수다. 크리즈만, 김영우 등 부상으로 전반기에 제대로 활용 못한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수원은 이전의 직선적인 축구에서 오밀조밀한 축구로 전환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5위 수원 삼성 블루윙즈: 서서히 효과 보는 체질 개선
- 성적: 8승 5무 4패 29점, 23득점 18실점, 골득실 +5 (2013년 17R 당시 8승 3무 6패 27점, 6위)
- 분기별 성적: 1~6R(2승 2무 2패, 8점), 7~12R(3승 2무 1패, 11점), 13~17R(3승 1무 1패, 10점)
- 득점: 산토스(5골)-정대세(4골)-고차원, 배기종(3골)-김은선, 염기훈(2골)-서정진, 로저(1골)
- 도움: 산토스, 서정진, 염기훈(3도움)-김두현(2도움)-로저 외 3명(1도움)
- 공격포인트: 산토스(8개), 정대세, 염기훈(5개)-서정진, 배기종(4개)-김은선 외 2명(2개)
- 평가: B+, 시즌 초반 들쑥날쑥 했지만 최근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부상 선수가 많았음에도 고비를 잘 넘겼다. 서정원 감독이 추진 중인 팀 체질 개선과 리빌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홈에서 좋은 성적(5승 2무 1패)을 내는 경기력이 원정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가져가는 2% 부족한 운영 능력은 아쉬운 점이다.
- 전반기 빅이슈: 수원은 세계적인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에서 마케팅 기획사인 제일기획으로 모기업이 교체됐다. 창단 이후 막강한 지원 속에 스타군단으로서 명성을 떨쳤지만 이젠 사이즈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대신 리그 최고의 팬덤을 기반으로 새 모기업이 지닌 마케팅 역량을 더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 전반기 MVP: 산토스가 공격진에서 맹활약하며 수원은 이전의 굵고 직선적인 공격 전개를 아기자기하게 바꿀 수 있게 됐다. 특히 로저와 본격적으로 조합을 맞춘 월드컵 휴식기 이후엔 산토스의 영향력이 더 돋보인다. 서정진, 고차원, 배기종 등 비슷한 타입의 2선 공격수들과의 조화를 계속 기대할 만 하다.
- 숨은 공로자: 김은선은 수원이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모처럼 만족할 영입이다. 투쟁심 넘치고 공수에 안정감을 심어줄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어 무너지던 수원을 허리에서 강하게 지탱했다. 알토란 같은 득점도 해내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뉴페이스: 조성진은 수원 선수 중 유일하게 전반기 17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정상급 센터백이라도 평가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견실한 플레이와 헌신적인 모습을 서정원 감독이 찾던 수원에 필요한 요소였다. 완전히 개편된 수원 수비진의 새 기둥이다.
- 후반기의 숙제: 기세를 이어갈 연승 행진을 더 늘일 필요가 있다. 규모 축소가 예정된 팀의 미래를 감안할 때 젊은 선수들의 활용폭은 점점 늘 것이다. 염기훈, 정대세, 최재수 등 전반기 활약이 아쉬웠던 고참급의 각성도 중요하다. 하태균, 오범석, 양상민, 이상호 등 군 제대 선수들의 가세는 막판 경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울산에게 전면적인 리빌딩은 불기파한 것이었을까?(사진=연합뉴스)
6위 울산 현대 호랑이: 3월에만 호랑이, 반전은 가능할까?
- 성적: 6승 6무 5패 24점, 20득점 14실점, 골득실 +6 (2013년 17R 당시 9승 4무 4패 31점, 2위)
- 분기별 성적: 1~6R(4승 1무 1패, 13점), 7~12R(1승 3무 2패, 7점), 13~17R(1승 2무 2패, 5점)
- 득점: 김신욱(7골)-유준수, 한상운, 김용태(2골)-김치곤 외 5명(1골)
- 도움: 이용(3도움)-한상운(2도움)-김신욱 외 3명(1도움)
- 공격포인트: 김신욱(8개)-한상운(4개)-이용(3개)-고창현 외 3명(2개)
- 평가: C, 3월만 해도 최고의 팀이었다. 하지만 이후 4개월 동안 얻은 승점이 3월 동안 얻은 승점과 동일하다. 지난 시즌 우승 일보 직전까지 갔던 팀의 색채가 거의 사라졌다. 조민국 감독은 많은 선수를 바꾸며 사실상 새 팀을 꾸린 상황이다. 그나마 김신욱마저 없었다면 울산의 상황은 더 참담했을 지도 모른다.
- 전반기 빅이슈: 완전한 리빌딩. 울산이라는 이름만 남겨놓고 선수단이 새롭게 구성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그 뒤 따라오는 경기력의 불안정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 월드컵 휴식기 후에도 좀처럼 살아날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불과 2년 전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팀이 이렇게 큰 고통을 겪으며 대수술을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
- 전반기 MVP: 김신욱만큼은 팀 부진과 관계 없이 제 몫을 해내며 최고 스타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3월까지의 경기력은 이명주와 더불어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최근 5경기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도 김신욱이 터트린 프리킥 결승골에 의해서였다.
- 숨은 공로자: 울산이 부침 심한 경기력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힘은 수비다. 14실점으로 최소 실점 4위에 해당한다. 이 부분은 골키퍼 김승규의 활약에서 상당 부분 기인한다. 수비가 무너진 최근에도 엄청난 선방으로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 뉴페이스: 강민수의 상무 입대로 생긴 공백은 J리그에서 돌아온 김근환이 메운다. 무릎 부상으로 월드컵 휴식기 이후에야 데뷔전을 치른 김근환은 최근 5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치곤과 김근환의 새 조합이 울산의 트레이드마크인 강한 수비로 계속 이어질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후반기의 숙제: 김호곤 전 감독 역시 부임 첫해 스쿼드를 크게 손 봤던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울산 구단은 조민국 감독에게도 일단 신뢰를 보일 것이다. 새로운 팀은 빠른 시간 내에 정상궤도로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울산 역시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차출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팀 중 하나다. 모두 교체한 외국인 선수들과 트레이드로 데려온 양동현의 활약이 중요하다.
서울은 올해도 슬로우 스타터다 (사진=연합뉴스)
7위 FC서울: 돌아온 몰리나, 슬로우 스타터 깨웠다
- 성적: 5승 6무 6패 21점, 14득점 13실점, 골득실 +1 (2013년 17R 당시 6승 5무 6패 23점, 9위)
- 분기별 성적: 1~6R(1승 2무 3패, 5점), 7~12R(2승 1무 3패, 7점), 13~17R(2승 3무, 9점)
- 득점: 에스쿠데로(3골)-윤일록, 몰리나(2골)-김진규 외 6명(1골)
- 도움: 차두리, 몰리나(2도움)-고요한 외 7명(1도움)
- 공격포인트: 에스쿠데로, 몰리나(4개)-윤일록(3개)-고요한, 김진규, 차두리(2개)
- 평가: C, 올해도 서울은 슬로우 스타터다. 데얀과 하대성의 이적, 아디의 은퇴로 예고됐던 부분이지만 팬들의 기대감은 늘 높다. 대신 월드컵 휴식기 동안 팀이 제 자리를 잡았고 최근 5경기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최용수 감독은 여러 고민을 해결했고,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에 따른 선수 구성도 제 자리를 잡았다.
- 전반기 빅이슈: 서울이 부진할수록 팬들은 몰리나를 애타게 찾았다. 부상을 이유로 전반기에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몰리나는 월드컵 휴식기 후 드디어 돌아왔다. 몰리나 효과는 확실하다. 그의 복귀 후 얻은 5경기의 승점이 앞선 12경기 승점의 75%에 해당한다. 공격의 파괴력이 달라졌다.
- 전반기 MVP: 에스쿠데로는 윤일록, 고요한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 그 역할까지 맡아야 했다. 탁월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나마 에스쿠데로가 있었기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몰리나의 복귀와 에벨톤의 가세로 에스쿠데로도 부담을 덜게 됐다.
- 숨은 공로자: 차두리의 역할과 영향력은 그라운드 안에 국한되지 않는다. 필드 플레이어 중 최고령에 다양한 무대에서의 경험이 있는 그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동시에 유쾌한 에너지를 팀에 퍼트린다. 기량만 놓고 봐도 여전히 리그 톱 오른쪽 풀백 자원이다.
- 뉴페이스: 빠른 발과 본능적인 위치 선정 능력을 지닌 윤주태는 서울의 확실한 조커로 자리를 잡았다. 후반에 최용수 감독이 윤주태 카드를 꺼내는 것인 곧 서울이 공격 모드로 기어를 바꿀 것이라는 신호탄이다.
- 후반기의 숙제: 에벨톤과 최정한의 영입으로 스쿼드를 더 두텁게 가져가게 됐다. 3-4-3 포메이션은 확실히 주 포메이션으로 밀고 나갈 것이다. 순위를 상위권을 끌어올리려면 연승 행진이 필요하다. 흐름을 탈 기회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 정조국을 비롯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들의 힘도 효과를 볼 것이다. 일단은 8월 있을 포항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제일 중요하다.
시즌 중 감독 교체로 홍역을 치른 성남 (사진=연합뉴스)
8위 성남FC: 짠물 수비로 버티기 한판
- 성적: 4승 5무 8패 17점, 10득점 13실점, 골득실 -3 (2013년 17R 당시 7승 4무 6패 25점, 8위)
- 분기별 성적: 1~6R(1승 2무 3패, 5점), 7~12R(2승 1무 3패, 7점), 13~17R(1승 2무 2패, 5점)
- 득점: 김철호, 김태환, 황의조(2골)-김동희, 바우지비아, 정선호, 제파로프(1골)
- 도움: 김철호, 바우지비아, 제파로프, 정선호, 이창훈(1도움)
- 공격포인트: 김철호(3개)-김태환, 제파로프, 황의조, 정선호, 바우지비아(2개)
- 평가: C-, 시민구단으로 전환했지만 선수구성 자체만 놓고 보면 지난해에 비해 큰 전력 저하는 없었다. 하지만 팀이 정비되어 갈 때쯤 박종환 감독이 사임해야 했고, 현재는 이상윤 감독대행 체제로 팀이 꾸려진 상태다. 전북에 이어 두번째로 적은 실점을 자랑하지만 반대로 득점이 풀리지 않는 게 문제다. 황의조, 김동섭 등 공격수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 전반기 빅이슈: 선수 폭행으로 인한 박종환 감독의 불명예 사임은 새롭게 출발을 알린 성남에게 악재가 됐다. 권토중래를 외쳤던 최고령 감독은 달라진 현장 분위기와 여론의 대응에 스스로 옷을 벗어야 했다. 축구를 비롯한 한국 스포츠의 여전한 치부가 드러난 사건이기도 했다.
- 전반기 MVP: 김태환은 아직 미완의 대기로 평가 받지만 스트라이커들이 침묵 중인 성남 입장에선 가장 믿을만한 공격 옵션이다. 리그에서 가장 빠르다는 스피드는 알고도 당할 수 밖에 없는 무기다. 올스타 휴식기 전 경남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게 4번째 승리를 선사했다.
- 숨은 공로자: 성남이 짠물 수비를 펼치는 데 있어 만능 수비수 임채민의 역할이 컸다. 센터백과 풀백을 오가며 탄탄한 수비를 펼치는 임채민은 프로 2년차임에도 사실상의 리더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 뉴페이스: 포항과 대전을 거치는 동안 큰 빛을 보지 못했던 김동희는 올 시즌 성남에서 자신의 가치를 빛내고 있다. 이상윤 감독대행의 현역 시절을 연상시키는 빠른 스피드와 수준급 테크닉으로 중요한 순간 팀을 구하고 있다. 이상윤의 페르소나라고 할 만 하다.
- 후반기의 숙제: 경기당 0.6골에도 미치지 못한 득점력 향상이 시급하다. 김동섭과 황의조는 결코 떨어지는 레벨의 선수가 아니다. 제파로프를 비롯해 2선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선수들의 수준도 높다. 이상윤 감독대행은 새로운 공격 전술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기가와 하밀을 내보내고 제파로프와 바우지비아가 남았지만 외국인 선수 보강을 없을 계획.
상주는 이근호라는 이슈와 비교적 준수한 성적으로 하위권의 승자가 됐다 (사진=프로축구연맹)
9위 상주 상무 불사조: 이길 경기 비기면, 비길 경기 진다
- 성적: 3승 8무 6패 17점, 20득점 28실점, 골득실 -8 (2013년 2부 리그)
- 분기별 성적: 1~6R(4무 2패, 4점), 7~12R(1승 4무 1패, 7점), 13~17R(2승 3패, 6점)
- 득점: 하태균, 이상호(4골)-권순형, 김동찬, 이승현(2골)-이근호 외 5명(1골)
- 도움: 유지훈(4도움)-이근호, 권순형(2도움)-서상민 외 5명(1도움)
- 공격포인트: 이상호, 유지훈(5개)-권순형, 하태균(4개)-이근호, 이승현(3개)-김동찬, 양준아, 이호(2개)
- 평가: C+, 개막 전만 해도 강등 1순위로 뽑혔던 평가를 생각하면 현재의 순위는 예상 밖이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앞세운 막강한 공격력으로 강등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시즌 초반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놓친 것이다. 9월 예정된 대규모 전역이 상주가 극복해야 할 최대 위기다.
- 전반기 빅이슈: 상주는 월드컵에 참가한 6명의 K리거 중 1명을 배출했다. 이근호의 월드컵 참가는 전반기 K리그를 이끈 주요 이슈였다. 이근호는 상주와 상무의 존재 이유를 러시아전 골로 설명했다. 월드컵에 다녀온 뒤에도 꾸준히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상주의 지역 특색을 활용, 트랙터와 이근호를 연계한 마케팅과 홍보도 큰 화제가 됐다.
- 전반기 MVP: 해외 진출과 잦은 이적으로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던 미드필더 이호는 올 시즌 상주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동시에 허리 싸움에서 상주가 버틸 수 있는 힘을 불어넣었다. A급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족한 K리그 분위기에서 제대를 앞둔 이호의 가치는 더 상승할 것이다. 소속팀 울산이 반길 부분.
- 숨은 공로자: 경남과 부산 시절, 공격적이지만 아직은 가다듬을 부분이 많은 풀백 유망주로 평가 받았던 유지훈은 상무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전반기에만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이상호와 함께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 뉴페이스: 권순형 역시 상무 입대가 약이 됐다. 뛰어난 중거리슛과 경기 조율 능력을 갖춘 권순형은 이호를 파트너로 만나 뛰어난 조합을 보였다. 이호의 수비적인 능력을 믿고 앞으로 나온 권순형은 상주가 가진 다양한 공격 옵션을 살리는 패스와 킥을 구사했다.
- 후반기의 숙제: 9월 말 제대하는 선수들이 특히 공격진에 몰려 있다. 이근호, 하태균, 이상호, 이승현 등 상대를 공포에 몰아넣던 선수들이 사라지는 타이밍에 강등권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수비라인은 강민수와 곽광선의 가세로 더 나아지겠지만 한상운 밖에 믿을 데가 없는 공격이 문제다. 8, 9월 동안 말년 병장들의 마지막 투혼으로 강등권과 미리 격차를 벌려야 한다.
부산의 질식수비는 언젠가부터 자취를 감췄다 (사진=연합뉴스)
10위 부산 아이파크: 이제 부적의 효험은 없다, 수비부터 다시
- 성적: 3승 5무 9패 14점, 12득점 25실점, 골득실 -13 (2013년 17R 당시 6승 7무 4패 25점, 7위)
- 분기별 성적: 1~6R(2승 2무 2패, 8점), 7~12R(1승 2무 3패, 5점), 13~17R(1무 4패, 1점)
- 득점: 양동현(4골)-임상협, 파그너(3골)-정석화(1골)
- 도움: 파그너, 홍동현, 장학영, 양동현, 박준강, 김응진(1도움)
- 공격포인트: 양동현(5개)-파그너(4개)-임상협(3개)-정석화 외 4명(1개)
- 평가: D, 지난해 많은 스토리를 제공했던 윤성효 부적의 효과가 끝난 걸까? 믿었던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5월 이후 긴 부진에 빠져 있다. 최근 7경기 연속 2실점 이상을 하며 리그를 호령했던 질식 수비는 이제 부산의 숨통을 역으로 죄는 상황이다. 시즌 시작 전 박종우를 이적시킨 데 이어 전반기 막판에는 양동현을 트레이드시키며 늘 힘들게 팀을 끌어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 전반기 빅이슈: 월드컵 휴식기 이후 특별한 부상이 없음에도 출전 비중이 이전보다 낮아졌던 양동현은 결국 트레이드 방식으로 팀을 떠났다. 양동현을 울산에 보내고 받은 선수는 공격 유망주 박용지와 다양한 미드필더로 활용 가능한 김용태다. 팀 최다 득점자를 내주고 미래를 잡은 부산의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 전반기 MVP: 파그너는 부산의 공격수들 중 창의적인 플레이를 통한 개인 전술 수행이 가능한 유일한 선수다. 5월까지는 주로 2선에서 뛰다가 양동현의 이적이 가시화되면서는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스피디한 돌파와 수준급 마무리로 답답했던 공격을 그나마 풀어줬다.
- 숨은 공로자: 장학영은 여전히 정상급 풀백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팀 수비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근면함 역시 변함 없다.
- 뉴페이스: 장신에다가 준수한 전술 소화 능력을 지닌 김찬영의 등장은 부산의 수비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 모았다. 초반 이원영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막강한 센터백라인을 구축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면 팀의 수비 재건에 큰 몫을 할 것이다.
- 후반기의 숙제: 수비 안정이 급선무다. 이원영, 이범영, 장학영 등 좋은 선수들이 있는 만큼 계기만 마련하면 된다. 월드컵 휴식기 후 꺼내든 파그너를 최전방에 세우는 제로톱 전술이 꽤 희망적이었다. 임상협, 김용태, 박용지, 한지호 등 2선 공격수들이 날카로워지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다.
경남은 전반기를 최악의 흐름으로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11위 경남FC: 끝 없는 추락, 세르비아만 믿고 가?
- 성적: 2승 7무 8패 13점, 13득점 28실점, 골득실 -15 (2013년 17R 당시 3승 7무 7패 16점, 11위)
- 분기별 성적: 1~6R(2승 2무 2패, 8점), 7~12R(4무 2패, 4점), 13~17R(1무 4패, 1점)
- 득점: 송수영, 스토야노비치(2골)-김인한, 박주성, 이재안, 이창민 외 4명(1골)
- 도움: 송수영(3도움)-이창민(2도움)-이재안 외 4명(1도움)
- 공격포인트: 송수영(5개)-이창민(3개)-이재안(2개)
- 평가: F, 지난해와 같은 11위지만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김영광, 조원희, 스토야노비치 등 굵직한 영입으로 시선을 모았고 젊은 선수 중심의 대대적인 리빌딩으로 지난해 강등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재현하지 않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초반 4경기에서 2승을 챙긴 뒤 13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외국인 선수 교체와 수비 보강을 단행했고 실질적인 외국인 감독까지 데려왔지만 큰 성과가 없다.
- 전반기 빅이슈: 세르비아 출신의 지도자인 브랑코 바비치 기술고문을 영입하며 반전을 꿈꿨다. 바비치 기술고문은 전술 구상과 훈련 지도 등 사실상의 감독 역할을 소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흥실 수석코치가 2군으로 가며 내부 잡음이 바깥으로 새나왔다. 지난해에도 페트코비치 감독이 중도에 팀을 맡았다가 강등 위기까지 갔던 상황이 떠오른다.
- 전반기 MVP: 대학 무대에서 특급 공격수로 통했던 송수영은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경남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스토야노비치, 이재안, 김인한 등 다른 공격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는 상항에서 송수영의 분전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 숨은 공로자: 김영광의 분전은 눈물겹다. 임대를 택하며 경남 유니폼을 입은 김영광은 엄청난 선방쇼로 몇 경기를 지배했지만 수비라인이 무너진 상황에선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나마 최근 5경기 중 유일하게 승점을 챙긴 경기는 그가 맹활약하며 무실점으로 끝난 수원전 무승부였다.
- 뉴페이스: 이창민은 경남의 이명주라 평가해도 좋을 정도로 뛰어난 침투 능력과 좋은 기술, 패스를 지녔다. 시즌 초반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미드필드 구성 자체가 이창민을 중심으로 이뤄질 정도로 신인의 영향력이 크다.
- 후반기의 숙제: 일단 어떻게든 승리를 하고 봐야 한다. 패배에 익숙해지는 단계로 돌입했다. 팀 전체가 무기력증에 빠지면 흐름을 끊을 수가 없다. 주장 박주성이 삭발 투혼을 보여줬지만 정신적인 무장을 결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
봉길매직은 다시 빛날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12위 인천 유나이티드: 젊은 피 앞세워 반등 노린다
- 성적: 1승 8무 8패 11점, 10득점 23실점, 골득실 -13 (2013년 17R 당시 8승 6무 3패 30점, 4위)
- 분기별 성적: 1~6R(3무 3패, 3점), 7~12R(1승 2무 3패, 5점), 13~17R(3무 2패, 3점)
- 득점: 이효균, 이보(3골)-문상윤(2골)-남준재, 조수철(1골)
- 도움: 문상윤(2도움)-이천수, 이효균, 이윤표, 박태민, 김도혁(1도움)
- 공격포인트: 문상윤, 이효균(4개)-이보(3개)
- 평가: F, 2012년 후반기와 지난 시즌 대히트를 쳤던 봉길매직도 위기를 맞았다. 정혁, 한교원 같은 주요 선수를 보낸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남일이 떠난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외국인 선수도 이보 외에는 제 몫을 못해줬다. 그나마 문상윤, 이효균, 김도혁, 구본상, 진성욱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재편을 하며 최근 살아날 기미가 보인다.
- 전반기 빅이슈: 구단주가 교체됐다. 6월 지방선거에서 유정복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K리그 클래식의 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구단주인 자치단체장이 교체된 경우다. 이후 사장 교체도 이뤄진 상태다. 호재가 될 지, 악재가 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 전반기 MVP: 팀은 힘든 상황을 맞았지만 문상윤의 재능만큼은 빛났다. 구본상, 이석현 등에 밀린 감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확실히 문상윤이 팀을 이끌어가는 중이다. 좋은 크로스와 프리킥, 2선 침투 등 공격적인 면에서 가장 날카로운 선수.
- 숨은 공로자: 이효균은 유일하게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내며 니콜리치에 대한 실망감을 어느 정도 만회해줬다. 활발한 움직임과 문전에서의 적극적인 슛으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이제는 김봉길 감독도 이효균을 가장 믿는 눈치다.
- 뉴페이스: 김도혁은 김남일과 정혁이 떠나며 생긴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신인이다. 인천이 전반기에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서울전에서 김도혁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공수를 연결해줄 수 있는 능력에 투지도 갖춰 발전 가능성이 높다.
- 후반기의 숙제: 남준재, 이천수, 이석현 등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의 부활이 시급하다. 니콜리치를 보내고 다시 데려온 디오고의 가세가 최전방의 무게감으로 이어져야 한다. 인천의 전통적 강점인 끈끈한 플레이가 펼쳐지고 승리로 자신감이 붙으면 2012년 후반기처럼 대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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