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서 ‘귀족’ 대접받던 채소
전문가가 “무한한 시장가치” 권유
최현열 대표 “올해 30t 이상 생산”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시금치는 유럽의 3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중세 왕실과 귀족만이 먹을 수 있는 귀한 채소였기에 귀족 채소라고 불려졌다. 조금은 생소하다는 느낌을 받는 아스파라거스는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 천문동으로 소개되었으며, 이뇨작용과 통풍에 특효가 있고 진정작용의 약재로 쓰인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최근엔 웰빙 채소로 알려져 점점 우리 식단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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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를 앞두고 있는 아스파라거스 | |
뭔가 다른 영농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곳이 있다. 광주·전남 최초의 아스파라거스 전문 생산업체로 영암군 신북면 행정리에 위치하며,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스파라거스 생산업체인 ‘건향아스파라거스’를 찾았다.
반갑게 맞아준 최현열(52) 대표는 몇 번이고 실패했던 경험이 오히려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정착과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제는 흑자로 돌아서게 되는 것 같다며, 4년을 기다려 수확하는 아스파라거스가 어느 상품보다 월등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것은 세계 최초로 황토에서 재배 생산된다는 것이다. 황토의 특성을 감안하면, 맛도 맛이지만 영양소 면에서도 그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최 대표의 설명이다.
올해 첫 수확하는 건향아스파라거스는 지난 2006년에 정식한 것이다. 2004년 봄에 첫 식재를 했지만 그 해 겨울 영암군을 비롯한 전남 서남권 일대를 특별재해지역으로 만들었던 폭설 피해로 인해 전량 폐기되는 아픔을 이겨내고 첫 수확의 기쁨을 맛보는 최 대표는 만감이 교차한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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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황토에서 재배 생산되는 건향아스파라거스 | | 힘들어도 힘들다는 표현조차 못하는 그의 성격을 감안할 때, 그가 얼마나 많은 고뇌를 겪었는지 짐작케 했다. 사실 당시 5억 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어 영암군에서 가장 큰 피해액을 기록, 대내외로 발표되는 대표적 피해처로 최 대표의 하우스단지가 꼽힐 정도였다. 도전과 실패로 이어진 자신의 영농 역사를 말하는 최 대표는 “좋게 말하면 도전과 모험 정신이겠다. 하지만 번번이 다소 무모하다 싶게 먼저 일을 저지르다 보니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며 웃어넘긴다.
최 대표는 2000년 자신이 운영하던 농기계 대리점을 접고 본격적으로 농업의 길에 발을 들여놓는다. 이후 브로콜리를 대량 재배하며 기존의 일반적 농법이 아닌 수확량과 수확시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신농법 브로콜리 재배법을 이용하게 된다. 브로콜리 재배 또한 영암군에서 최초였고 신농법으로 재배하는 것도 아마도 전국 최초였다. 그러나 결국 이 농사는 실패로 끝나게 된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농법인 탓에 무수한 시행착오가 생겼던 것이다. 아무리 우수하다고 하는 신농법이라 해도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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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과 함께 아스파라거스 손질중에 있는 최 대표 | | 또한 1998년 지인과 더불어 2만9천700㎡ 규모의 고추밭을 조성해 첫해 3억 원이라는 순수익을 거두게 된다. 그는 이듬해 출하시기를 좀 늦춰 최대의 이익 창출을 계획한다. 그러나 그해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며 고추가 냉해를 입을 위기에 봉착한다. 궁리 끝에 최 대표는 밭 전체에 보일러를 깐다. 결국 고추는 모두 폐기 처분됐다.
아스파라거스와의 인연은 브로콜리 재배 실패 후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그에게 친구인 제주도 ‘난지농업연구소’의 성기철 박사를 만나게 된 것. 난지농업연구소는 당시 농업환경 변화에 따른 경쟁력 높은 소득작물 및 친환경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와 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던 성 박사는 아스파라거스의 무한한 시장가치에 주목하게 됐고 친구인 최 대표에게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해볼 것을 건의하게 된다. 약간의 가능성만 보여도 몸이 먼저 움직이는 최 대표에게 성 박사의 말은 바로 실행을 의미했고 이렇게 해서 광주?전남 최초의 아스파라거스 농장이 탄생하게 된다.
본래 아스파라거스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인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단백질 합성을 잘 되게 해 피로회복, 자양강장을 돕는다.
특히 아스파라거스의 싹 끝에 들어 있는 루틴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고혈압,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이뇨작용을 한다. 또 적혈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엽산이 들어 있어 빈혈과 음주 후 숙취에 특효로 알려져 있다.
올해 약 30t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최 대표는 이웃 농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영농 법인화를 통하여 무농약 친환경 농법이 꾸준히 정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토에서 재배되는 고품질의 아스파라거스 브랜드로 수출 계획도 가지고 있으며, 1ha 하우스 공간에 무화과를 심어 휴작 시에 대처하는 영농을 펼치고 있다.
최 대표는 모든 작업을 수작업에 의존했는데, 평소 틈새시장에 관심이 많고 우리 농산물에 관심이 크며 농심을 헤아리는 김일태 영암군수가 선별기와 냉동보관창고 건립 지원을 해주었다. 영농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데 대해 영암군에 깊은 감사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문의=인터넷 검색창에서‘기찬들’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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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향아스파라거스 농장 전경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