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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 양곡도매시장에서 수지 법륜사까지 산행 ○ 산행일시 : 2019. 9. 14(토) ○ 행정구역 :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 과천시 막계동,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석운동,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신봉동, 의왕시 왕곡동, 학의동 장안구 상광교동 ○ 산행구간 : 양재 양곡터미널~!옥녀봉~매봉~이수봉~국사봉~바라산~백운산~시루봉~법륜사 ○ 산행거리 : 20.17km ○ 산행인원 : 나홀로 ○ 산행시간 : 7시간 29분(06:55~14:24) ○ 산행난이도 : ★★.★/2 ○ 산행감상평 : ★★.★/2 ○ 산행추천시기 : 사계절 ○ 날 씨 : 흐리고 약간의 비 21℃~24℃(수원시 장안구날씨 기준) ○ 트랭글기록 자료 ○ 오록스맵기록 자료
○ 산행사진 언제나 그리움이 남아 있는 고향의 옛추억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명절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청주 고향을 명절에 내려가면 늘 육거리시장을 들렀다가 가고는 한다. 시장에서 고향분위기를 느끼려는 것도 있지만 아련한 추억들을 되새기기 위한 것도 있다. 지금 이런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명절도 잊혀지는 휴가의 개념으로 완전히 변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연휴기간에 쌓여있는 주독을 빼기 위하여 치악산으로 갈까 청광종주를 할까 생각을 하다. 치악산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나왔으나 연휴기간이라 고속도로가 밀리고 원주에서 수원으로 오는 버스편도 어떨지 몰라서 방향을 바꿔서 양재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한다. 양재 양곡도매시장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옥녀봉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명절이라 등산객이 보이지 않는 호젓한 등로를 따라 걸음을 옮겨 놓는다. 오늘은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느림의 미학으로 발걸음을 옮기리라 마음을 먹는다. [양재 옥녀봉입구 : 06시 55분] 천천히 걸으던 벌걸음이 빨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 걷는다는 것에 익숙해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지만 혼자 걷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데 단지 내가 걷는 걸음과 맞지 않는다고 멀리 하면 안되는데 하면서 오늘도 혼자 걷고 있다. 혼자 걷는 것은 가끔 아주 드물게 하는 행위가 되어야 한다. 그래도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 온갖 잡다한 생각을 누군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다. [옥녀봉 1680m 이정표 : 07시 11분] 얼마나 더 살아야 지금까지 살아온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가을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많은 수분을 흡수하면서 피어나는 버섯처럼 쓸모 없이 자라는 것들은 없을 것이다. [?} 누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지만 용도를 알 수 없어 그냥 사물로 무용지지물로 생각하는 것들이 어찌 이 버섯뿐이 겠냐 나의 무지에서 오는 알 수 없는 것이 숙연해지게 한다. 갑자기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한 구절이 떠오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언제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은 것이다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하여 온몸이 서서히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을 나는 한번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대체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옥녀봉 : 07시 37분] 아직도 보이지 않는 시간이 남은 것으로 착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살아온 시간이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시간에 무감각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돌문바위 : 08시 11분] 돌 표피에 피어난 이끼들이 세월의 흔적을 말하고 서로가 의지하고 지탱하고 있는 모습에서 지금의 상황을 상상할 수 가 있다.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모습으로 누군가 기원의 신앙물로 남는 것은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초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충혼비 : 08시 14분] 얼마나 많은 눈물들을 흘렸을까? 그리고 가슴아픈 수많은 사연들이 하늘에 뿌려졌을 것이다. 그렇게 하늘에서 산화되었지만 그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꽃다운 나이에 비명소리도 내지 못하고 안개속으로 사라진 이들의 영혼에 깊은 애도를 표현할 뿐이다.
[매봉 : 08시 20분] 인생을 살면서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다고 한다. 어쩌면 기쁨보다 슬픈일들이 더 오래 기억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슬픈 시간을 즐기지 못하여 기나긴 시간을 허우적 거리는지 모르겠다. [억새] 그래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안구를 정화 시켜주는 것들이 많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있다. 아름다움이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내속에 있는 것들이 아름다움으로 가득할 수도 있다. [안양방향 전경] 멀리 보이는 것이 가까이 있는 것보다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이 푸르름도 이 계절이 지나면 단풍이 물들면서 하나 둘씩 떨어져 겨우내 이불처럼 언땅을 덮고 있을 것이다. [이수봉 : 09:00] 여름의 끝이 보이지 않더니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다. 시간의 흐름도 느끼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퍼질까 다시 찾아올 겨울을 생각하면 내가 지나갔던 눈쌓인 길들을 잠시 생각해 본다. [국사봉 : 09시 24분] 때로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이 길을 걸을 때도 있었다. 그때는 내가 누군가의 길잡이가 되어 있어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야기를 나누고는 하였다. 그 시간들이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걷는 것에 어느새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혼자서 걷는 것도 잠시 오늘은 누군가와 함께 걸을 것 같은 분위기가 들더니 지지난주에 설악동에서 만났던 현오님을 다시 만나게 된다. 현오님은 인문지리학 작가로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현오와 걷는 지리산" 두 권의 산행인문 책을 출간한 산행 전문작가이다.
[424.2봉 : 10시 49분] 누구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하여 어울리지 않는 간판을 달고 끊임없이 말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먹히기 때문에 더 큰목소리로 쉬지 않고 자신의 얼굴에 대하여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을 날리고 있다. [바라산 이정표 : 11시 11분] 그렇게 떠들어 되는 것도 하나의 습관처럼 되어 버린 것에 익숙해지면 그것이 올바른 길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잘못된 인식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바라산 : 11시 28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면 일년이 간다. 그렇게 시간은 수 많은 말을 던지던 아니면 묵묵히 있던 것과 관계없이 흘어가고 있다. 어쩌면 튼튼한 두다리로 버티고 있는 것이 수없이 뱉어 버리는 수많은 말도 진정성이 있을 것이다. [백운산 : 12시 23분]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이어진다. 혼자서 살아가려면 토굴속이나 아니면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구 백만도시 수원와 인근 의왕 안양 시민들이 찾는 백운산 줄기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현오님이 합류하기로 한 해밀산악회 이한검님과 일행과 함께 산행을 이어간다. [광교산 : 13시 28분] 살아가면서 생각했던 것들이 수 없이 바뀌고는 한다. 광교산에서 경기대로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뜻하지 않은 일행의 핸드폰 분실로 인하여 수지 신봉동 방향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법륜사 : 14시 24분] 신봉동 법륜사로 내려와서 일행과 함께 어가식당으로 이동하여 가성비 높은 거대한 해물찜과 낮술을 먹기 시작을 한다. 청광종주를 하면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셔 보기는 처음이다. 어가에서 1차를 마쉬고 다시 치킨집으로 가서 2차로 맥주를 마신다. 1차에 많이 마신 소주로 취기가 머리까지 올라오는 것 같다. 맥주를 더이상 마시면 힘들 것 같아 콜택시를 불러서 일행보다 먼저 일어나서 수원으로 이동을 하면서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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