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석유화 시대를 열어가는 적정기술
자립하는 삶을 만드는 적정기술센터 이재열
호모오일리쿠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현대사회는 석유라는 효율 높고 비교적 값싼 에너지에 의지해 비약적 발전을 지속해왔다. 1850년대를 지나면서 첫 상업성을 지닌 석유시추가 이뤄진 이래 우리네 일상생활은 원유에서 추출해낸 각종 부산물로 만들어진 제품의 홍수 속에 푹 파묻혀 버렸다.
일단의 양심 있는 과학자들 그리고 몇 명의 국가적 에너지문제를 담당하는 담당자들은 이미 오일피크가 일어났다고 이야기 한다. 그들 중 어떤 이들은 이미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쯤에 국가적 차원에서 탈석유 기술들을 연구개발 했어야 한다고 한탄스런 언사를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우리는 얼마 전에도 유가 100달러시대를 지켜본 적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유가 100달러는 상당한 고통과 상처를 안겨주었다. 지금은 안정을 되찾은 듯 보인다. 그러나 정말 안정적인 그리고 지속가능한 상태로 석유 값 혹은 생산량이 제자리를 찾은 것일까?
이미 최고의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는 중동지역조차 원유 층의 압력이 떨어져 인공적으로 고압의 물을 집어넣고 나서야 겨우겨우 하루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조차 매년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더 이상 석유로 인한 풍요롭고 안정적인 시대는 끝난 것이다.
어떤 이들은 절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야말로 탈석유화를 우리 일상생활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것은 우리의 생활방식과 태도를 바꿀 때 가능하다. 변화를 시도할 때 이전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고통이라는 것이 수반된다. 하지만 고통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네거티브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석유(화석에너지)를 내던지고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파괴되어가는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생활방식과 행동들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갈수 있다. 우리에겐 그럴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
탈석유화의 첫 번째 과제는 당연하겠지만 석유사용량을 최소로 만드는 일이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첫 번째 시도는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관련 기기들의 코드를 켜고 끌 수 있는 기계적 스위치가 달린 멀티 탭에 연결시키는 일이다. 예를 들면 TV나 컴퓨터를 멀티 탭에 연결시키고 사용한 후에는 멀티 탭에 달려 있는 스위치를 끄면 된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우리 집에는 모든 전기관련 제품들(반드시 상시전원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 냉장고나 기기의 스위치 자체가 기계적 스위치인 경우 제외)의 코드는 기계적 스위치가 달린 멀티 탭에 연결되어져 있다. 이제는 아이들도 별다른 저항감 없이 기기를 사용한 후에는 멀티 탭에 달려 있는 스위치를 같이 내린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일 년에 한 달 정도는 전기를 공짜로 쓰는 효과를 낸다.
위와 같은 일들은 아주 간단하지만 도시든 농촌이든 지역과 공간에 구애 없이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적극적인 방식들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 길을 갈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 우리 앞에 놓여져 있다. 바로 적정기술이다.
지면의 한계가 있는 만큼 모든 이야기들을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적정기술을 이용한 난방과 온수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결코 어렵지도 않고 기존의 제품들처럼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하거나 공해를 유발시키지도 않으며 쓸 때마다 에너지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들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어디 있겠는가!
<태양열온풍기>
- 경북 봉화에 설치된 태양열 온풍기 전면사진 -
위 사진은 경북봉화에 설치되어져 현재 사용 중인 태양열온풍기다. 성능은 요즘처럼 쌀쌀해진 날씨에도 한낮에는 70도의 열풍을 건물내부로 보내준다. 보통 대형마트나 고속도로휴게소 등에 설치된 석유를 사용하는 열풍기의 온도가 70도 정도다. 대등한 수준의 열풍을 내뿜어 주는 것이다.
태양열온풍기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주재료는 나무와 양철판, 썬라이트(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투명한 플래스틱판), 검은색 페인트가 전부다. 만들기도 아주 간단하다. 건물벽면의 위아래에 공기구멍을 내고 이곳에 부착시키면 끝난다. 부착된 상태에서는 해만 뜨면 자동으로 뜨거운 열풍이 집안으로 들어온다. 벽면에 부착할 시에는 그 어떤 환풍기와 같은 전기적 장치들이 전혀 필요 없다. 태양열온풍기는 겨울에만 쓰는 것이 아니다. 여름철에는 겨울과 반대로 집안의 공기를 외부로 배출시키는 환풍기 역할을 한다. 그만큼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번 설치만 해 놓으면 우리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겨울에는 따듯하게, 여름에는 시원함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직접 만들어 쓰는 태양열온수기 >
온수기를 만드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간단한 형태인 고정식과 태양광 추적 장치를 만들어서 그 위에다 집열판을 얹는 추적식이 있다.
집열파이프(태양열에너지를 모으는 용도의 파이프)도 여러 가지 재료들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값싸고 다루기 쉬운 것은 검은색 물 호스이다. 여름철에 검은색 물 호스에 물이 담긴 상태로 한낮에 태양아래 놓아두면 금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물이 뜨거워진다. 그 원리를 이용해서 만들면 손쉽고 아주 유용한 온수기를 만들 수 있다.
그 외에는 집열파이프 용도로는 스텐레스 주름관이나 동파이프 등도 자주 쓰이며 열전도율이 가장 좋은 것은 동파이프다.
- 검은색 물호스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만든 태양열 온수용 집열판 -
그 외에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 하다. 예를 들면 고추건조나 무말랭이, 꽃차용 꽃잎, 감, 바나나, 등등 각종 음식재료들이나 과일 등 우리네 먹거리 중 말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간단하게 태양열건조기를 만들어 쓰면 된다.(만드는 방법은 지면 관계상 생략)
지금 우리에겐 절망조차 할 시간이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공해도 일으키지 않고 우리가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에너지기구들을 만들고 사용하다보면 기쁨과 희망이, 차고 넘칠 만큼 커질 것이라는데 전혀 의구심을 가지지 않는다.
탈석유화 시대는 더 이상 회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주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방법들이 놓여져 있다. 단지 우리 모두가 그 방법들을 집어 들고 우리네 일상생활 속으로 확 끌어들이면 된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우리 모두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자립하는 삶을 만드는 적정기술센터(HTTP://CAFE.NAVER.COM/SELFMADECENTER |
출처: 꿈과 사랑이 있는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누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