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르는 데이트폭력…대책 절실
다툼 끝 연인 살해한 20대 검거…1.7일당 살해·살해위협 1건 발생
연인에게 폭력을 가하고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데이트폭력' 예방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오전 3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한 아파트 내에서 말다툼 끝에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ㄱ(23)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데이트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문제는 최근 두드러지는 사회적 현상이다. 특히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2014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114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도 최소 95명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를 두고 한국여성의전화는 1.7일 간격으로 여성 1명이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당하거나 살해 위협에 놓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결과값은 언론 보도만 놓고 조사했기 때문에 실제 피해 여성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박남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도 데이트폭력 심각성을 증명하고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사람이 2011년 6775명, 2012년 7076명, 2013년 6598명이다. 3년간 2만 449명이 검거됐다. 애인에게 살해당한 피해자는 2011년 47명, 2012년 47명, 2013년 49명으로 3년간 143명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애인관계라는 특성상 신고되지 않은 사례가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청 통계자료에선 2013년 발생한 범죄 170만여 건 가운데 1만 1977건이 애인 사이에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9%로 낮은 편이지만 대부분 강력범죄(736건)나 폭력범죄(8203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해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연인 사이에 명확한 거부의사를 밝히기 힘들어하는 피해자가 많다는 점이 데이트폭력 예방 걸림돌이라고 지목했다. 이 때문에 초기 폭력 조짐이 보이면 곧바로 상담소 등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아직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해 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거부의사를 밝히길 꺼린다"면서 "상담소 또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데이트폭력 피해자 가운데 20대가 많다는 점을 들어 데이트폭력에 대한 강의 등 사전예방을 위한 교육 확대도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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