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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산악회는 관악산 이다.....아니 관악산이었다...
예전부터 나는 사람들이 왜 사서 고생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 --- 어차피 내려올 걸 진입로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도토리묵에 동동주나 먹고 산의 정기를 받으면 되지 왜 그리 땀을 흘리고, 끙끙대며 산을 꼭 정복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지....독한 사람들 하고는...ㅉㅉㅉ ---
그래서 산악회 창립일에 갔던 관악산도 나는 맛난 삼겹살을 먹으러 간다고 해서 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ㅎㅎㅎ
정말 어렵게 먹은 눈물 겨운 삼겹살이었고, 다시는 산의 '시옷'자도 꺼내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던 기억이었다.....
2주 전에 갔던 무의도는 산이 아니라 무의도라서 용기내어 참가하게 된 거였다.
많은 분들이 산책코스라 하여 순진하게 산책이나 하며 낭만을 즐겨보러 --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옛 추억도 생각할 겸...^^;--
가볍게 소풍 가듯 갈 수 있었다..
가서 물론 애꿎은 용택 주임에게 '누가 여기를 산책코스라 했냐'며 성질을 있는데로 부리기도 했지만
올라가다 우연히 돌아본 풍경은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 기분을 이어서 만끽하려고 가게 된 청평 호명산.....
이번에도 나는 산이 목적이 아니라 기차가 목적이었다....
수차례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싶었지만, 매번 자가용으로 운전하는게 생활이 되어 엄두를 내지 못했고,
점점 기차여행을 하는것이 나랑은 거리가 멀게 느껴져 섭섭하던 참에 이번에는 기차를 타고 간다니 구미가 당겼다..^^
하지만 출발부터 계획은 틀어져.....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간다는 소식에 약간 맘이 상했고,
올때도 변경되어 버스를 타자하시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하며 가게 된 산행이었다..
처음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지용주 쥠님과 김병규 쥠님이 보였다....
나도 이제 두번째라 어색하지만 병규쥠님도 어색할 거란 생각을 쫌 했다.....눈치로 보아 그 분도 간만에 오신것 같았다...
이분들은 병원에서 뵐 수도 있을텐데 왠지 병원에서 뵙기가 참 어려워져 낯선 터미널에서 뵙게되니 더욱 반가웠다...
잠시 버스 시간을 기다리는데 새로오신 전산실 김재욱 쥠님이 내 옆으로 오시더니 거북한 얼굴로 계속 "어쩌지? 어쩌지?" 하신다..
깜짝 놀라 "왜 그러시냐"고 여쭈니 전날 원무팀 회식으로 술을 드셨는데 계속 속이 거북할 뿐더러 좀전 터미널 화장실에다가 부조를 하고 오셨단다....이궁~~~~그런다고 나보고 "어쩌지, 어쩌지" 하면 난 어떡해~~~~
약국에 가서 내가 술마셔도 사마시지 않는 비싼 술해독 약을 사서 드시라 했다....드신 보람이 있어야 할텐데...
다 모였는데 산악대장님이 사라지셨단다...아니,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단다....
이궁~~~이렇게 단체생활을 하는데 개인행동하시는 분이 산악대장님이라니...ㅉㅉㅉ
알고보니 미리 버스 앞에 가셔서 혼자 라면을 사드셨다는.....--치사하게스리...ㅉㅉㅉ
여러 명이 여행갈 때 이렇게 버스를 타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서 버스를 타는 것이 어색했다...
아니, 단체 여행 갈 기회가 없어 이런 경험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갈팡질팡 하다 창순 쥠님과 같이 앉아 출발을 하는데 운전기사님의 운전이 우리를 자꾸 신경쓰게 하셨다.
커피를 마실래도, 밥을 먹을래도 이 기사님의 터프함에 우리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이궁~~기차로 갔음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을....ㅎㅎㅎ (끝까지 뒤끝^^;)
그 와중에 어려움을 무릅쓰고 마신 창순표 커피는 지난 무의도에 이어서 여전히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내 입을 만족시켰다..
자꾸 흔를리고 멀미가 나려 하는 것이 혹시 바퀴 가까이 앉아 그런가 싶어 앞자리에 앉으신 산악대장님과 강병근쥠님과
자리 맞트레이드를 했더니 좀 낫다..창순 쥠님이 나의 센스를 칭찬해주셨다...기분이 좋았다....^^
출발하면서부터 계속 창순 쥠님은 아침에 갓 해온 밥을 끌어안고 있었다..차에서 김에 싸서 먹을 생각이셨다..
하지만 차 운행 상황이 좋지 않아 우리는 좀 식더라도 산에 가서 먹기로 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조금이라도
식지 말라고 밥을 계속 꽉 끌어안고 갔다..^^
정말 버스로 한시간만에 도착한 청평..한 20여년전에 와보곤 처음인 이곳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음~~~~~
우리는 산악대장님을 뒤따라 마을을 지나 개천을 지나 또다른 마을을 향했다....
"산에 맞게 가는거예요??" 좀 믿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대장님 밖에 여기를 아는 분이 없으니 따라갈 수 밖에....
학교옆을 지나니 그제야 산입구처럼 생긴 계단이 보였다....다행이다...저분이 아직 기억력이 녹슬지는 않았구나....ㅎㅎ
예측대로 나는 맘 편하게 꼴지였다..다행히 의리있는 용택 쥠과 김재욱쥠님이 나를 도와주셨다...
이전 산보다 조금 더 어렵다고 들은 터라 나는 실은 좀 긴장을 했었다...
하지만 산행을 하는동안 그래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고, 뒤를 돌아본 풍경은 무의도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다만 날씨가 뿌옇게 흐린 것이 아쉬움으로 남긴 했지만....
산 밑에 있는 물을 누구는 청평호라고 주장하고, 누구는 한강 줄기라고 주장했지만....어쨌거나 난 산에서 내려다보는
푸른 물의 풍경이 참 좋다..........
게다가 물과 함께 어우러진 나무, 집, 길 들의 풍경이 내가 얼추 기억할 수 있는 모습들이고, 그런 추억 어린 곳들을
위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게 바로 추억까지 정복한 것같은 마음이 드는 것이.....
아~~~이래서 사람들이 산을 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맘이 드는 것을 보면 내가 철이 들고 있거나 늙고 있다는 증거겠지...
올라가는 동안 우리는 자주 쉬었고, 쉴때마다 무언가를 먹었다....
나도 혹시 내려가서 점심을 거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열심히 먹는 데 동참했다.
떡도 먹고, 빵도 먹고, 과일도 먹었다...
그런데 젤로 먹고 싶은 김밥과 창순쥠님이 싸온 흰 밥을 선두대열인 지쥠과 병규 쥠님이 배낭에 메고 먼저 가버리는 바람에
우리는 여러 번의 연락 끝에 007 작전처럼 어느 장소 어느 벤치에 도시락을 내려놓고 가라는 접선을 하고 나서야
겨우 그리운 밥을 만날 수 있었다..
역시 기다리고 고대하다 먹게 된 밥은 참 맛있었다...김밥을 하나씩 집어 먹으며 엄마같은 창순쥠님이 다 부서진 김을
손수 밥에 싸서 한사람씩 나눠주셨다.............그러다가..................
다른 사람이 아닌 창순쥠님의 팔에 휘둘린 밥이 채 반도 먹기 전에 흙더미로 굴러 저 밑까지 내려갔다...흑흑~~~
갑자기 그 흰 밥이 막 먹고 싶어졌다....하지만 아무도 흙을 털어 김에 싸서 먹을 용기는 없었던 것 같다....
강병근 쥠님이 털어 먹으면 된다고 의견을 내셨지만 그 분 역시 흙더미에 있는 밥을 가져다 주지는 않으시더라...ㅜ.ㅜ
그 자리에서 다음 산행에 대한 초미니 임시 회의가 있었다...백두산?? 일본?? 아님 울릉도?? 함께라면 장소는 어디든 좋다!!
또 다음 산행의 점심은 비빔밥으로 하자는 금순샘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며, 금순 샘이 계란 후라이 10개,
창순쥠님과 수경쥠님, 김태희 샘이 여러가지 나물, 홍인숙회장샘이 밥, 고추장, 참기름....,
정인환 쥠님은 양푼이(?, 이건 우리끼리 결정한 것으로 별 일이 없는 한 인환 쥠님은 이글을 통해 알게 되실 것이다....
꼭 준비해 오시도록!!!),
아마 그날 밥 비비는 건 이우재 팀장님과 강병근 쥠님이 하게 되시려나??
용택 쥠은 사진 열심히 찍어야 하니 카메라 꼭 준비하고...
땡땡땡!!!
다 정해졌으니 다음 달에 꼭 준비해 오시길~~~(회장님....참기름은 어제 정하지 않았는데요......
그냥 오늘 제 맘대로 정했어요~~ 혹시 다른 시키실 분 있음 변경하셔도 되요~~~^^;)
나는 글을 쓰기로 하고 글을 쓰면 모든게 면제라셨다...
글 재주도 없이 말만 많은 사람에게 글을 쓰라시니 일단 무한한 영광이긴 하지만 참 송구하기 짝이 없다.
글을 쓰면 모든게 면제라는 말씀에 회장님이 가장 부러워하셨으니 다음 달엔 회장님께 글을 쓰는 기회를 드려야하지 않을까
싶다...
혹시나 나에게 무언가를 준비해 오라고 시키셨다면 아마도 다음 달에 낭패를 보셨을거다..
--저를 콕 찝어 이번 달 글을 쓰라고 명령해 주신 초대 조서환 회장님의 안목에 무한한 존경을 표합니다---ㅎㅎㅎ
(우재 팀장님, 조서환 과장님이 저보고 글쓰라 하셨다는 거 진짜죠??)
드디어 호명산이라고 씌여진 바위가 보였고, 앞서가던 일행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남은 음식을 먹고 사진을 찍었다..
'와우~~~여기까진 하나도 힘들지 않아~~앞으로 능선만 쭉 타고 걸어가면 버스를 탄댔지...흠~~~무의도보다 더 괜찮은데...
나도 이젠 등산 좀 할만 한가봐~~'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감이 붙은 채로 하산을 시작하는데......
대장님!!!하산이면 아래로 내려가는 거 아닌가요??
왜 산이 더 험해지고, 안보이던 바위들 천지며, 능선만 따라 간가면 된다더니 길이 자꾸 없어지나요?? ㅜ.ㅜ
그 곳부터가 좀 난코스였다...이제 알았다..산악대장님은 표현을 거꾸로 한다는 걸...
첨에 오르막길만 좀 어렵고, 올라만 가면 그담엔 괜찮다는 그분의 말씀이 모두 정반대라는걸.....
산에서도 계속 그러셨다..너무 늦어 버스 타기 글렀으니 우리 모두 점심도 먹지 못하고 가파른 내리막길 힘들게 걸어내려가서
배고파도 참고 기차타고 청량리 가서 먹어야 할 것 같다고.........것도 모두 뻥~~이었다.....
나는 내리막길에 무지 약하다...발을 떼기가 참 무섭다....가끔은 내가 정상인이 아닐거란 생각도 한다...ㅎㅎ
어찌보면 내리막길이 많지 않은 이 산이 내게는 다행이었을 수도 있다...일행과 많이 떨어지지 않고 갈 수 있었으니까...
어제 아무도 모르셨을 에피소드...
거의 나를 개 끌듯(?) 끌고가시던 산악대장님이 한 나무 앞에서 갑자기 멈추어섰다.
당연히 나는 땅만보고 질질 끌려가다 넘어질 뻔하면서 멈추었다...
죽은 나뭇가지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며 맨손으로 굳이 그 큰 나뭇가지를 꺾으셔야겠단다....
정말 훌륭한 오지랍이다~~~
힘이 딸리는지 얼굴이 벌게져서는 계속 나무를 흔들며 집착하실 때 쯤 세 분의 등산객들이 길을 지나며 한말씀씩 하셨다..
"도와드릴까요?"
"진정한 산악인이시네요.."
" 정말 산을 사랑하시나봐요..다른 사람이 모르고 붙잡았다가 꺾이면 다칠 수 있을텐데..정말 배려심 깊으시군요.."
흠~~~~~그말씀 들으시려 죽은 나뭇가지를 꺾기 시작한 건 아니었겠지만 그 말씀들에 힘입어 그 분들의 도움을 굳이 뿌리친 채
나뭇가지를 꺾는데 멋지게 성공은 하셨다....쥠님 손은 괜찮으신지요??병원에 한번 안가보셔도 될라나??좀 무리셨는데....
어느 순간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계속 종알대던 나의 입도 드디어 다물어지기 시작했다...얼굴이 구겨졌다....
용택 쥠은 처음 산에 오를 때부터 내게 계속 거의 다 왔다는 얘기를 한다...내가 그말을 믿을 거라 생각하는지...
실은 처음엔 믿었다...ㅎㅎ
내 얼굴이 구겨지는 것을 보고 택이쥠은 웃음을 참으며 또 거의 다 왔고 저 언덕만 넘으면 된다는 말을 몇차례나 더 했는지....나를 어린 애 다루듯....나중엔 내가 따져 물었다..."너 여기 와봤어??너도 첨이잖아..."
창순쥠님이 차고 있던 무릎보호대를 기꺼이 빼서 내게 채워주셨다...창순 쥠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대목!!
정말 무릎 보호대가 효과가 있었고, 얼마 안 있어 우리는 드디어 호명호수에 도착했다...
난 호명호수보다 그 옆으로 난 길이 참 이뻤다..솔직히 호수는 별로 볼게 없었다...물도 그리 많지 않고...
위에서 바라본 투박한 길은 막 시멘트로 깐 것같은 찻길이었는데 아주 깨끗해보였고 사람들 흔적이 많지 않은 듯 했다.
호수 낀 예쁜 다리를 지나며 걷는데 양쪽으로 탁 트인 것이 참 이쁜 풍경으로 기억된다...
버스가 1시50분에 도착한다고 부랴부랴 정류장 앞에까지 와서는 급히 사진 몇 컷 찍고(남는 건 사진뿐이라...ㅎㅎ) 우리는
버스에 올라탔다...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갑자기 버스 맨 뒤에서 창순쥠님이 회장님께 묻는다..
"점심메뉴가 뭐예요??"
"삼겹살"
"여기까지 와서 무슨 삼겹살이예요?? 좀 특별하게 장어라도 먹으러 가요!!"
와!!! 신난다....내가 젤루 좋아하는 장어~~~
버스 타기전 우재 팀장님이 청평에 동생이 한 분 계시는데 여기까지 와서 만나지도 못한다며 섭섭해하셨는데
그 동생분이 바로 장어구이집을 한단다..이런 우연이...ㅎㅎㅎ
버스터미널에서 우리는 식당에서 온 차를 타고 한 20분을 달려 점심을 먹으러 갔다..수경 쥠님이 안보인다...
저녁에 손님들이 오셔서 먼저 가셔야 했단다...맛난 장어를 같이 드시고 가셔야 하는데......담에 꼭 같이 먹어요~~~~
식당에 와서 방바닥에 앉으니 몸이 확 가라 앉는다...ㅠ.ㅠ
하지만 장어를 먹겠다는 일념하에 나는 말없이 최선을 다해 장어만 먹기 시작했다..
옆에서 다들 그러신다..."용택 쥠이 옆에 없으니 말을 안하나부다..."고...
그 때만큼은 용택 쥠도 다 필요없다..장어만 있으면 된다....ㅎㅎㅎ
점심을 맛나게 먹고 우리는 기차역에 여유 있게 도착하였다...
잠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도 가시고, 담배 태우러도 가시고...나머지 몇몇 분들만 역 앞에 서 있는데
찻길에서 이상한 풍경이 연출된다...트렁크에서 여자가 나오는 것이다....
'뭐지?'
상의를 홀딱 벗고 손 발이 묶인 젊은 남자가 정장을 차려 입은 여성과 함께 이 역 앞 광장에서 과격한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춘다.
여성은 그 옆에서 동요를 부른다....아마도 결혼식 피로연을 하는 중인 것 같았다..
춤추는 폼이나 친구들이 함께 노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저렇게 손발이 묶인 채로 각종 엽기적인 다양한 점프를 높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홍회장님은 그 남성의 직업이 군인이 아닐까 생각하셨고, 나는 조폭일거라 추측했다...
우리 무리들의 열렬한 환호에 감사의 인사를 하며 그 둘은 다시 트렁크에 올라 탔다...그들을 따르는 차량이 앞뒤로 6대나 되었다..
뭘 해도 젊음은 아름답다.....ㅜ.ㅜ
기차역에 들어서니 감회가 새롭고 약간 흥분됐다..나의 목적은 오늘 이 기차인것을.......
여기서 멈추어 그곳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다....20년전이나 지금이나 기차역 풍경은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같았고, 참 이뻤다....
그 때 그 오빤 지금 뭐할까?? 그 친구는 잘 살고 있겠지?? ㅎㅎㅎ 옛날 같이 놀러다니던 그들이 가물가물하다.....
역시나 우리 남자 쥠님들....어린 고교생쯤 되어보이는 애들 4명이 사진찍고 있는데 굳이 찍어주신다며
애들이 꼼짝못하게 같은 포즈로 한동안 있게 하신다...애들 얼굴에 곤욕스런 표정을 왜 읽지 못하시는지...ㅎㅎㅎ
지쥠님은 같이 찍고 싶으신지 계속 그 옆에 계시고.....병규 쥠님도 옆에서 한마디씩 거드신다..
애들이 안스러워 내가 대신 찍어주겠다고 해도 인환쥠님은 절대로 카메라를 넘기지 않으시며,
같은 포즈의 여러장을 당신 찍고 싶을 만큼 실컷 찍으셨다....
미안해, 얘들아....내가 대신 사과할 께...할아버지들이 좀 주책이지?? ㅎㅎㅎ
기차를 타고 우리자리를 찾으니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난다...우리가 자리를 평정한 거다....
당연한 권리지만 좀 미안해지기도 하는 마음이 든다...20년 전의 기차와는 아주 차원이 틀렸다...그때는 통일호였고,
당시의 새마을호가 지금의 무궁화호가 되었으니 나는 생각지 못한 고급열차를 탄 것에 또한번 만족했다...
모두 자리를 차지해 앉고, 굳이 지쥠님이 마주보고 앉자 하셔서 용택쥠, 인환쥠, 지쥠, 나는 서로 마주보고 앉아
무지 시끄럽게 떠들며 민폐를 끼쳐가며 놀았다....
(지쥠님 목소리는 정말 크시다...재밌다...근데 좀 챙피도 하다...우리는 직원분께 조용히 해달라는 주의를 받았다...ㅜ.ㅜ)
지쥠님이 9400원의 거금을 써서 우리 모두의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해 주셨다...바나나우유도 먹고, 쵸코하임도 먹고, 오징어 안주에 맥주도 드셨다.(이 내용은 꼭 써야했다..지쥠님과 약속했다...!!!)
한두 역을 지났을까...키크고 멋진 외국인들이 한 무리로 들어와 우리 옆에 섰다...쥠님들이 갑자기 긴장을 하신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관심없어요, 쥠님들.....왜 긴장을 하세요~~~~~ ?
외국인 중 한 사람이 용택쥠과 지쥠에게 왜 자기네들을 뚫어지게 보냐며 장난스럽게 자기도 똑같이 둘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뚫어지게 번갈아 보는 시늉을 한다.....그 와중에 지쥠님의 콩글리쉬는 대단했다....오바마가 나왔고, 빈라덴이 나왔으니...
한참이 지난 후 신사적인 강병근샘이 홍일점인 외국여성을 굳이 내 옆에 앉혔다..lady first 라나 뭐라나...
용택쥠을 비롯한 다른 분들이 내가 그 여자와 대화하길 기대하는 건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었다....누군 영어를 해봤나??
일단....nice to meet you!!.....amm~~~~~~꺅~~~~부담스러워~~~~~~~!!
나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술마신 눈들이 다시 초롱초롱 해져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우리(그외국여자와 나)를 보는거야..??
뭘 알고 싶은거야...??
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녀의 이름을 알아냈다..그녀의 이름은 수잔...히히.. 내이름은 스텔라라고 가르쳐줬다...
갑자기 인환쥠님이 그녀에게 물어본다 " do you married?" 이궁~~~그게 그렇게 궁금했을까....왜그리 궁금했을까....
그녀는 35세의 영국 사람이었고, 고향은 비틀즈의 고향인 리버풀이라고 했다..
현재 안산의 한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그녀의 취미는 컴퓨터 electronic 으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고
전공도 그와 비슷한 영역이라고 했다.
같이 온 일행들도 나라는 각각 다르지만 경기도와 서울 여기저기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이라고 했고,
양평에 예쁜 래스토랑에 놀러다녀오는 중이고 이어 홍대 주변의 락카페를 간다고 했다.
우린 전화번호를 서로 주고받고 연락을 하기로 했다...
참 하기 드문 경험을 이런데서 하다니......병근 샘~~감사해요~~~~~ㅎㅎㅎ
내가 여기 있는 남자분들중에 누가 젤루 괜찮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무지 곤란해하며 어려워 했다....
나는 그녀에게 '주책'이라는 한국어를 가르쳐주었다...ㅎㅎㅎ(아저씨가 참 주책스럽다는 의미로...ㅎㅎㅎ)
그녀는 주책이 crazy냐며 금새 이해도 잘 했다...ㅋㅋㅋ
그녀는 소주도 잘마셨다..것도 깡소주를 마시는데....지쥠, 강쥠, 인환쥠, 용택쥠 모두 좋다고 그녀의 소주를 같이 마신다....
---집에 오는 중에 수잔과 나는 문자를 주고 받았고, 이메일로 연락을 하기로 하였다... 드뎌 내가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할 때가 왔나부다...--
청량리 역까지는 금새였다.....아쉬웠다.....담번엔 좀 긴 기차여행을 해보고 싶다....
정동진을 가볼까..아님....어디를 가야하나.....
창순쥠님이 그랬다..울진가면 1박할 펜션도 걱정 없고, 먹거리도 걱정 없고, 온천도 있고, 산도 있다고......
회장님!! 한번 고려해 보심이 어떠실지요......저는 1박 좋아해요~~~ㅎㅎㅎ
일요일!.. 오늘 아침 병원에 출근하니 원무팀장님도 나오셨기에 여쭤봤다....
"팀장님!!산악회 산이 원래 이정도 난이도를 가나요, 아님 3,4월 두번만 특별히 이 정도의 코스를 택한 건가요??"
팀장님 말씀하시길 항상 이정도 수준이란다....
팀장님의 말씀 중에 동감하는 의견.. '산이 어렵고 쉬운 걸 떠나 같이가는 일행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더 큰 산행'이라는......
실은 어제 내가 호명산 가는 것을 홍장님은 진작부터 탐탁지 않게 생각하셔서 내가 간다고 했을 때 그리 반기지 않으셨었다...
걱정 반 귀찮음 반 아니셨을까 싶지만 나는 모른척하고 따라간거다..ㅎㅎㅎ
아니나다를까 산에 오르기 바로 전 내가 호명산을 오르는 걸 보시고 다음부터 끼워줄지 말지를 결정하신다며
호명산 등반이 내 시험무대라 하셨다.....
내 생각에 커트라인으로 시험에 통과를 한 것 같기는 한데....회장님!!어떠셨는지요.....??
전 이정도 난이도면 계속 덤빌랍니다만.......ㅎㅎㅎ
매번 막걸리를 잊는 총무를 도와 다음번엔 제가 막걸리를 담당해도 되겠는지요??
뭐 시키실 일 있으시면 자질구레한 일도 기꺼이 해볼라는데요....ㅎㅎㅎ
첫댓글 청량리 도착 후 에는 제가 먼저 와 버리는 바람에 어쩌셨는지를 몰라 쓰지 못했어요.....너무 제위주의 글을 쓴 것 같아 송구합니다..다른 분들을 살필 여유가 없었습니다^^;저에게는 생활의 활력이 되는 산행이었습니다..지금 기분 참 좋습니다..컨디션도 좋구요...^^
가장 마음에 드는 후기 입니다...앞으로 계속 산행 후기 담당하세요...스텔라 글을 읽으면 산에 안가도 되겠어요...스텔라는 우리 후미그룹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존재 입니다.
스텔라님! 장문의 기행문 잘보았습니다...언제 제가 개끌듯이 했다고 하시는지 얼마나 정중하게 모셨거늘....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죠? 좋은 추억 아름다운 기억을 가졌다고 하시니 마음이 쁘듯합니다. 항상 삶에는 덤이 있듯이 산행에도 항상 더하기 무엇이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꽃보다 남자 촬영을 보았고...이번에는 또다른 덤을 하나 가졌듯이 다음에도 또 다른 느낌이 있는 산행이 될 것입니다. 산행은 항상 그것이 있습니다..........기행문 좋았어요..........부샘
금방 걸려온 한 통의 전화!!!이궁~~~나의 열렬한 팬 김재욱 쥠님이시네요~~~~요는 제가 사기를 쳤다시는데.....터미널 화장실에 부조했단 말씀을 저에게 하신 적이 없으시다네요.....전날 술 드시고 컨디션 제로였던 분의 말씀이 정확할까요...아님 맑은 정신으로 짱짱히 서있던 제 기억이 더 정확할까요...어쨌거나....그분이 화장실에 뭘 놓고 오진 않으셨다니 모두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준회원이라 댓글을 달지 못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네요~~~대장님..등업 좀 부탁드려요~~~
스텔라 말씀이 정확할거 같은데?
경희샘이 여러 남자 힘들게 힘들게 하며 산을 오른 만큼 기행문 읽느라 한나절 걸리네요. 진짜 은중팀장님 얘기데로 산에 안가도 워낙 섬세한 표현력으로 산에 오른듯 한 착각에 빠져 산행인원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이처럼 정성껏 쓴 기행문은 없던것 같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잘 도 기억해서 쓰는걸 보니 어렸을적 공부 참 잘했을 것 같기도 하고 스텔라 가 참석하여 산행분위기도 넘 좋고 하던데 자주 참석하여 심신건강에 많은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
흠..스텔라!!!!영화속 이쁜 주인공이름 같은디? 대충 찍어 기행문 쓰라 했더만 이것이 므다냐 1시간째 읽고 있슴(Bad xx배배)
stella는 star라는 뜻인데 “별”과 같이 스타가 등장했습니다. stella는 “성모회” 총무님으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납니다. “나에게 산악회는 관악산이다.” 그날은 산악회 창립일이었고 우린 삼겹살을 먹고 그 다음의 순서도 기억합니다. stella에게 “산”의 이미지를 잘 못 전해준 것은 전임 회장 탓입니다. 그날 stella가 발에 통증이 있었는데 산행 시간이 너무 늦어 좀 채근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산악회가 산행을 거듭할수록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에서도 좋은 감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stella의 리얼한 기행문으로 산행의 즐거움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와우~~과장님...그리 생각하시면 안되죠....아녜요.....산의 의미 전달은 잘 해주셨으나 그땐 산과 친해질 아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제 탓입니다요....^^그리고 과장님께서는 저를 한번도 채근하신적이 없습니다..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ㅎㅎㅎ 앞으로 스케쥴이 특별히 없는 한 산악회 등반을 최우선순위로 하여 열심히 다녀보겠습니다..^^ 아마 몇달 뒤엔 너무 이뻐져서 아무도 못알아보실 수도 있을까..미리 걱정이 좀 되긴 합니다만...ㅎㅎㅎ
부형님 글 참 잘 쓰시내요... 앞으로 제가 책임지고 산에 데리고 다닐테니 함께 같이가요...
나도 책임져~
파노라마처럼 지나주는 감미로운 기행문 유후~~~ 못 쓴다고 안쓴다고 아무일이나 시키는거 한다고 하더니만~~~ 재미난 글 잘 읽었어요 제가 첨 산악회를 따라 나선것은 아마도 2007년 여름날의 북한산 산행이었답니다 그땐 날도 덥고 따라 가느라고 가슴이 찢어지는 통증을 느끼기에 급급했는데 무튼 즐거운 4월의 어느날의 기억을 더해줍니다.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사람, 우리 산악회에서 보이지않게 가장 공이 큰 사람이 수니 입니다. 조용히, 빠짐없이, 분위기 잘 올려주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