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암 절벽 아래 백마강 가에 있는 「皐蘭寺고란사 」.
백제가 멸망할 때, 낙화암에서 사라져 간 3천 궁녀의 넋을 위로
하기 위하여 1028(고려 현종 19)년에 지었다는 사찰이다.
경관이 비길 데 없이 아름답다.
고란사 뒷편에 바위틈에서 솟아 나는 약수와 고란초가 있다.
「 옛날 자식이 없는 노부부가 살았는데, 평생 소원이 자식을
얻는 것이었다.
어느날 탁발을 나온 스님께 할머니가 하소연을 하였다.
그날 밤 할머니 꿈속에 노승이 나와서 어디에 가면 고란초가
있는 바위틈에 약수가 있는데, 그 샘물을 마시면 자식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호기심 많은 할아버지가 그 곳을 찾아 갔더니 바위 틈에
고란초가 있고 작은 옹달샘이 있어, 자식을 낳겠다는 일념으로
샘물을 마시고 또 마셨다.
해가 저물어도 돌아오지 않자 할머니가 횃불을 들고 할아버지
를 찾아 나섰다.
한참을 찾는데 아기 울음 소리가 들려 가보니 웬 갓난 아기가
할아버지 옷을 입고 누워 있더란다.
그때서야 할머니는 아차, 싶었는데 한 바가지에 3년씩 젊어진
다는 사실을 모르고 할아버지가 길을 나섰던 것이다.
할머니는 갓난 애기가 되어 버린 할아버지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 왔단다.」
이 전설을 임금님이 들었는지, 꼭 고란사에서 약수물을 길어
오라고 했다.
고란사에서 떠왔다는 표시로 고란초를 띄워서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젊어지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양은 똑같은가 보다.
바위틈에서 흘러 나온 그 '고란 약수' 를 쇠붙이로 만든 긴 바가
지를 이용하여 2번이나 퍼 마셨으니, 난 6년이나 젊어진 셈이랄까.
♬고란사 종소리 사무치며는
구곡간장 올올이 찢어지는 듯
누구라 알리오 백마강 탄식을
깨어진 달빛만 옛날 같으니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에 종소리 들리어 오면
구곡간장 찢어지는 백제 꿈이 그립구나
아 - 달빛 어린 낙화암의
그늘 속에서 불러보자 삼천 궁녀를
이인권 선생이 부른 〈꿈꾸는 백마강〉2절과 허민 선생이 부른
〈백마강〉1절인데, ‘고란사 ’가 등장한다.
평소에 좋아 하는 노래를,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흐르는
저 백마강에 실어 읊조려 본다.
세상은 갈수록 수상해진다지만, 여기서는 틀렸다고, 지루하다
고 느낄 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