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난 한 해도 숨 고를 틈 없이 지나갔다. 아픈 상처를 지우며 새로운 해가 떠오른다. 내년에는 모든 것이 잘될 거야. 마음을 다잡고 해넘이ㆍ해맞이 여행을 떠나자.
▶▶고성 화진포
고성 화진포는 7번 국도를 따라 북진하면 강릉과 속초, 거진항을 지나서 만나는 곳. 장쾌한 겨울바다 모습을 볼 수 있다. 길이 1.7㎞ 모래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화진포에서 먼저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백사장이다. 조개껍데기와 바위가 부서져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파도가 지날 때마다 '차르륵 차르륵' 하는 소리를 낸다. KBS 드라마 '가을동화' 주인공 은서와 준서가 어린 시절 모래에 그림을 그리며 놀았던 곳이 바로 여기다. 화진포 해변은 일출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푸른 바다 위로 불쑥 솟는 붉은 햇덩이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거진항과도 가깝다. 한반도 최북단 항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명태찌개가 명물.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이 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녹여준다. 주위에 자리 잡은 김일성 별장,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도 둘러볼 만하다.
▶▶영덕 삼사 해상공원
영덕은 국내 최고 일출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강구항을 비롯해 영덕 삼사 해상공원 등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다. 강구항은 대게 집산지. 포구의 싱싱한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영덕 삼사 해상공원에서는 해마다 새해 첫날 경상북도 대종의 타종식이 열린다. 바다에 울려 퍼지는 장엄한 종소리를 들으며 한 해를 설계해보는 것도 좋을 듯. 장사해수욕장도 가깝다. 영덕 남부 관문 격인 해수욕장이다. 장사해수욕장은 모래밭이 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2㎞ 길이로 모래밭이 깨끗하고 뒤쪽에는 소나무 숲도 울창하다. 고래불, 대진해수욕장과 함께 영덕 3대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창포 해맞이공원도 일출을 맞기 좋다. 공원 아래로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이 있고 오른편에는 창포등대가 서 있다. 해맞이공원 내륙으로는 거대한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영덕 풍력발전단지다. 풍력발전단지는 요즘 인기 있는 일출 명소다. 윙윙 돌아가는 바람개비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장관이다.
▶▶해남 땅끝마을
해남 땅끝마을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북위 34도17분38초에 위치한 땅끝마을은 섬을 제외한 한반도 땅덩어리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이다. 이 땅의 끝에서 맞는 해넘이와 해돋이는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땅끝마을에는 횃불 모양 땅끝 전망대가 불쑥 솟아 있는데 전망대에 서면 진도 흑일도 노화도 보길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다. 섬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붉은 햇덩이가 감동적이다. 1000년 고찰 대흥사와 미황사 등 돌아볼 곳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갔다면 우항리 공룡화석지도 둘러볼 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 달린 새 발자국 1000여 점을 비롯해 가장 큰 익룡 발자국 300여 점, 발바닥 근육까지 살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발자국 500여 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진도 세방낙조&선상일출
진도 여행의 클라이맥스를 꼽으라면 아마 세방낙조일 것이다. 지산면 세방리는 중앙기상대가 꼽은 한반도 제일의 낙조 명소. 도로변에 낙조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저녁 6시 무렵이면 먼바다부터 슬금슬금 붉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양덕도 주지도 장도 소장도 가사도 불도 곡섬 잠등도 외공도 접운도 가덕도 마도 성남도 소성남도 상갈도 하갈도 과도 새섬 북송도 모자도…. 해넘이는 세방리 앞바다에 솟은 크고 작은 섬을 온통 삼킬 듯 붉게 타들어간다. 뚝 하고 떨어지는 햇덩이를 보면 일순간 눈과 가슴이 먹먹해진다. 최근에는 세방낙조를 감상한 후 목포~제주를 운행하는 호화 여객선 퀸메리호 선상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상품도 나와 있다. 선상에서 맞는 일출이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운림산방과 왕온의 묘 등 여행 명소도 가까워 알찬 겨울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