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의 들꽃이야기<10>
커다란 잎을 활짝 펴‘모심’을 배운다 - 팔손이나무(八角金盤)
학명 : Fatsia japonica DECNE. et PLANCH.
쌍떡잎식물강 산형화목 두릅나무과의 상록관목
팔각금반(八角金盤:여덟모의 아름다운 소반)이라 부르는「팔손이나무」는 우리나라 서남해안과 비진도, 한산도, 거제도 등 섬 지방에서 자라는 수목이다.(비진도의 팔손이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 63호로 지정되어 있다.) 꽃은 10월경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환경에 따라 12월과 이듬해 1월까지도 볼 수 있다. 필자는 전남 영광의 숲가에서도 심심치 않았는데 아무래도 음지와 골짜기를 따라 자라는 것이 많았다. 팔손이나무는 식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음수(陰樹)이다.
옛날 인도에 ‘바스바’라는 공주가 있었는데, 공주의 열일곱 생일날 어머니가 예쁜 쌍가락지를 선물하였다. 그런데 공주의 시녀가 방청소를 하다 호기심에 양손의 엄지손가락에 끼워보았다. 그러자 한번 끼워진 반지가 다시 빠지지 않았다. 반지를 잃고 슬퍼하는 공주를 위해 왕은 궁의 모든 사람을 조사했다. 할 수 없이 왕 앞에 선 시녀는 두 엄지를 안으로 접은 여덟 개의 손가락을 내밀었고 그 순간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그녀는 한 그루의 나무로 변해버렸다. 이 나무가 바로 ‘팔손이’란다. 조금 마뜩찮은 설화지만, 손바닥 모양의 잎과 그 잎사귀 위로 봉긋 솟아오른 꽃송이의 느낌은 짐짓 보석을 얹은 가락지의 이미지다.
일본에서는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두 손으로 맞이하여 환영한다.’는 뜻에서 주로 대문 편에 심는다 들었다. 이도 일껏‘손’이다. ‘손짓’은 말이나 얼굴 표정처럼 속마음을 전달하는 언어의 한 방편이다. 사래질, 손가락질, 감쌈, 떠밂, 수화 등의 출구처럼, 손의 이미지를 살려 필자라면 그에게‘모심’의 꽃말을 주어 세상에 알리고 싶다.(그러나 은밀히 솟아오르는 꽃대의 이미지 때문일까, 산그늘에 숨어 좀체 몸빛을 드러내지 않는 생태 때문일까, 이 나무에 붙여진 꽃말은‘비밀’이다.)
팔손이나무는 또 아주 많은 음이온을 발생하므로 실내공기정화식물로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토종식물이다. 양이온의 새집과 스모그의 도시를 가리지 않고 언제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이 나무의 뿌리와 잎은 타박상으로 생긴 어혈을 제거하며 거담 작용이 있다.
한 겨울, 고역을 모르는 내 오종종한 손도 저 비진도 어디 섬 바람에 한 석 달 내다 말리면 세상 어둔 그늘과 골짜기와 박토와 칼바람과 무서리를 마다하지 않는 넓은 이파리로 변하여 함박눈처럼 희고 고슬고슬한 꽃봉오리들 이마 위로 번쩍번쩍 들어 올릴 수 있을까...
김진수(전남들꽃연구회장)
첫댓글 통영에서 30분 정도 배타고 들어가 한산섬?에서 보았던 키크고 잘생긴 팔손이 나무가 생각납니다. 열매처럼 보이는 작은 것은 익기전 딸기만 같은데..얼릉 따 먹을 수 없는 열매라는 생각때문인지..왠지 귀하게 보이는군요^^ㅋ..귀하게 보이는 열매를 위해 잎을 펼치고 있는 나무가 팔손이인것만 같습니다^^ㅎㅎ 왼손 엄지는 어색함을 오른손 엄지는 자존심을 위해 쿵후의 멋진 폼만 연출하고 싶어했던 이..올림.
쿵후 조르바, 함 보여줘봐봐요~
서울 대학로 주변의 상징인 팔손나무..마로니에가 유명한데 찾아보니 칠손나무는 아레카 야자라고 같은 두릅과 나무지만
조금 다르네요...그러고 보니 손바닥을 닮은 나뭇잎들이 참 많아요~포플러 잎도 그렇고 ..지난번에 강진에서 봤던 황칠나무가 그랬고~엄나무잎도....재밌어요~ㅠ..ㅠ
해빈의 화면이 빠르고 선명하네요. 내 건 한참 느리고 바이러스 먹은 것처럼 제멋대로죠. 강진 다산 초당 가는 길의 황칠나무도 기억하시다니! 황칠나무 어린 잎은 단풍잎처럼 갈라졌죠? 커가면 조금 달라지죠. 참고...
차오름 쉿! 비밀이야
ㅎㅎ..입금님귀는 당나귀귀이~~~
음~ 나만 모르는 뭔가가 있어 분명!
아, 소외감이 밀물처럼 밀려오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