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로 오세요 - 21
삼천포에 오시면 섬 기행 어떻습니까?
멀리 떨어진 수우도, 두미도, 사량섬, 욕지도
가까이는 신수도, 늑도, 마도, 초양도, 신도, 저도가 있습니다.
늑도와 초양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나, 나머지 섬들은 배를 타고 가야 합니다. 멀리 떨어진 섬들은 통영에 속하는 섬이지만 왠지 친근한 섬들입니다. 삼천포에서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의철친구가 알러준 정보에 의하면 실안과 실안 앞바다에 있는 저도 마도 신도 늑도를 연결하는 도보교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 다리들이 완성되면 장관일겁니다.(사진 참조)
퇴임하기 전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는데 그중 우리 나라 섬 100개를 선정하여 가보는 것이 있습니다.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습니다. 손녀 좀더 돌봐주다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면 떠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십 개의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다 이룰 수 있으려나... 욕심이 과했나? 건강과 시간과 돈이 따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천포서 중학교를 다닐 때, 가끔 신수도 늑도 마도에 집이 있는 학생들은 지금 즉시 선착장으로 가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그 친구들은 말없이 가방을 챙겨 부두로 갔습니다.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마지막 도선을 타고 집으로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철없는 우리들은 그게 부럽기도 했습니다. 공부 안하고 집에 일찍 간다고 하니.... 사실 집에 가도 소 먹이고 쇠꼴 베는 일밖에 없는대도 말입니다.
* 1주일 넘게 삼천포 이야기를 쓰면서 옛날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신수도, 늑도, 마도에는 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마 분교 내지는 폐교가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각 섬마다 출발하는 선착장(부두)가 다를 수 있습니다. 알아보지 않고 그냥 가면 낭패볼 수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는 삼천포 버스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타 해당 섬에 가는 부두로 가자고 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사천터미널에 내리면 절대 안됩니다. 사천터미널과 삼천포터미널 따로 있습니다.
시간 나면 사량도 욕지도 꼭 가보도록 하세요. 등산도 좋고 낚시도 좋습니다. 두 섬은 제법 큰섬입니다. 사량도 지리산 옥녀봉, 욕지도 출렁다리 생각만 해도 다리가 후덜거립니다.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갠적으로는 두미도나 수우도에 가서 한달은 넘 길고 한 두 주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 오고 싶습니다.
가까운 섬으로는 늑도와 신수도에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늑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신수도는 승선 후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삼천포에 사는 초등학교 동기들은 동기회를 신수도에 가서 1박하고 오기도 합니다.
자석들, 별 지랄을 다 하네. 좋은 데 다 놔두고 뭔 섬에 간다고 그래 하니.
빤히 보이는 섬이지만 배타고 가는 재미도 있지만 도선이 끊기면 몰래 도망가는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답니다. ㅎㅎ 어쨌든 하룻밤을 최선을 다해 즐겁게 보내야 한답니다. 마음 안든다고 집에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수도 한번 가볼만 합니다. 섬 곳곳도 좋지만, 섬에서 삼천포 쪽 뭍을 바라보면 그 풍광도 괜찮습니다.
늑도!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30-40분 정도 걸리는 작은 섬입니다. 겉으로는 별로 볼 것이 없습니다. 횟집 너댓 개와 올망졸망 언덕에 들러붙은 어촌 그리고 바다뿐이니까요.
하지만 속에 감춰진 역사는 유구합니다. 이 섬에서 청동기 문화가 발아했고, 2000여년 전엔 중국·낙랑·일본을 잇고 엮는 중계무역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패총과 무덤유구, 주거지, 토기가마, 한·중·일의 각종 토기류, 반량전·오수전 같은 고대 동전까지 엄청난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한반도 초기 선사·고대사의 타임캡슐 같은 곳이 늑도입니다.
금관가야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후도 이곳을 지나 김해로 갔다지요.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진짠지..
먼 남쪽에서 뗏목을 띄우면 해류를 타고 늑도 앞을 지난다고 하니 참말인 것 같기도 하고..
* 반량전: 중국 진, 한나라 때 사용했던 돈
* 오수전: 중국 한, 수나라 때 사용했던 돈
-초록 언니가 갈차주었음
근데요. 일부 유적은 제대로 발굴되지 못하고 다리에 밀려 파묻혔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늑도에 간김에 바로 옆 섬. 초양도는 이른 봄이면 유채꽃이 장관입니다. 바다, 다리와 함께 초양도는 은은한 유채향에 넋을 잃게 합니다. 창선 삼천포 대교를 지나시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늑도 초양도에 내려 썬하게 부는 바다바람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