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제국 잉카(Inca) - 페루(Peru)
페루 전도(全圖) / 페루의 국기(國旗)
♦ 페루의 국기(國旗)
♤붉은색: 용기와 애국심 ♤백색: 평화와 명예, 진보 ♤월계관: 방패와 영광 ♤비꾸냐: 목축업
♤키나나무: 농산물 ♤금화를 쏟고 있는 산양 뿔: 풍부한 광물자원을 상징
◆ 페루 개관(槪觀)
남미대륙의 중서부에 있는 페루(Peru)는 북쪽으로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동쪽은 브라질과 볼리비아, 남쪽으로는 칠레의 머리 부분과 맞닿아 있으며 서쪽은 길게 태평양과 맞닿아 있는데 국토 대부분이 안데스산맥을 품고 있다. 적도보다 조금 아래쪽 남반구에 있는 페루는 10%의 해안지역, 27%의 안데스 산악지역, 63%의 열대 우림지역 등 대체로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서쪽 태평양 연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와 밀림으로 이루어진 페루는 수도인 리마(Lima)의 인구가 7백만 정도로 남미에서는 대도시에 속한다. 페루의 국토면적은 128만 5천㎢(남한 면적의 약 14배)이며 인구는 약 3,250만 명 정도이다. 인종구성을 보면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오) 45%, 메스티소(백인+인디오) 37%, 백인 및 기타 18%이며,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지만 시골에는 토착어인 케추아어, 아이마라어가 통용된다. 종교는 로마 가톨릭 81%, 기독교(개신교) 12.5% 및 기타 토착신앙이 19% 정도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미화 7,000달러 정도이고 통용화폐는 솔(Sol)이다.
◆ 페루의 잉카 문명
기원전부터 수많은 부족국가 형태의 집단을 이루며 토착문화를 꽃피웠던 페루의 고대문명은 15세기 잉카족(일명 케추아족/태양의 사람들)이 나타나 잉카제국을 건설하며 통일되었다. 그러나 16세기 스페인의 정복자 피사로에 의하여 멸망하기까지 잉카제국은 150여 년간 서구 문명을 능가하는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다.
거석(巨石)을 이용한 정교한 건축술, 도시설계, 의술, 관개시설 등에서 놀라운 기술을 보였는데 지금도 그때의 돌을 다루는 석축술(石築術)과 고산지대에서의 농업기술, 뇌수술까지 했던 의술(醫術) 등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처럼 찬란한 고대문명을 꽃피웠던 잉카인(인디오)들은 지금은 대부분 안데스 산지와 티티카카호 주변의 오지(奧地)에 거주하는데 페루의 대표적인 빈곤층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부유층은 소수의 백인과 메스티소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페루 정부는 그 잉카인들의 유적으로 인한 관광수입이 국가재정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페루는 석유와 철광석 등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특히 가난에 허덕이는 원주민 인디오들의 삶은 비참할 정도로 열악해 보였다.
◆ 페루로 가는 여정(旅程)
2009년 미국 텍사스주 러벅(Lubbock)에 사는 딸네 가서 6개월을 머물며 미국의 이곳저곳을 여행하였는데 그때 평소에 꿈꾸어오던 페루여행도 실행에 옮겼다. 텍사스 러벅에서 페루여행 패키지를 알아보았더니 러벅에서는 달랑 우리 부부 두 사람만 LA로 날아가서 그곳에서 동행할 일행을 만나라고 한다.
새벽 5시 텍사스의 작은 대학도시(Texas Tech.) 러벅(Lubbock) 공항을 출발하여 1시간 비행 끝에 댈러스(Dallas)에 도착,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7시 40분에 이륙하여 다시 3시간 20분간 비행 끝에 LA 공항에 도착하였다.
◆ 유쾌한 여행 일행
LA 공항에서 어정거리다가 함께 여행하게 될 동행을 만났는데 연세대학 CC커플이라는 한국인 부부로 일행은 우리 부부와 함께 달랑 4명이 전부이다. 그리고 페루 리마 공항에 도착하면 현지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 동행의 남편은 작은 회사를 운영한다는데 모처럼 시간을 내어 부인과 함께 남미여행에 나섰다고 하는데 나와 동갑으로, 우리 부부와 넷이 나이도 비슷하고 키도 비슷하고.... 의외로 닮은 점들이 많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 친구의 해박한 지식과 유쾌한 유머로 여행 내내 즐거웠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오후 1시 50분 LA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8시간 50분 비행 끝에 페루의 수도 리마(Lima) 공항에 도착했는데 현지의 시간은 자정을 넘긴 12시 50분으로, 시계를 두 시간 뒤로 돌려놓아야 한다.
러벅을 떠난 후 거의 13시간을 날아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페루 땅을 밟게 되었다. 리마 시내 중심가에 있는 미라마르(Miramar) 호텔에 짐을 풀고 대충 씻고는 긴 비행의 피로를 씻으려 서둘러 잠을 청했다.
1. 세계의 배꼽 쿠스코(Cuzco)
아침 7시 30분 미라마르 호텔 식당에서 달걀범벅(Scrambled Egg)과 커피로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공항으로 나갔다. 9시 40분, 리마(Lima)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한 시간 남짓 날아서 10시 55분에 쿠스코에 도착한다. 쿠스코(Cuzco) 공항에 들어서니 10여 명 민속의상을 차려입은 인디오들이 팬 플륫(Panflute)과 기타 등 인디오 민속 악기로 관광객들을 맞으며 환영 음악을 연주한다.
또, 공항의 스피커에서는 미국 가수 싸이먼과 가펑클(Simon & Garfunkel)이 불러 크게 히트한 페루의 민속 음악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가 계속하여 흘러나오고 있다.
<1> 쿠스코의 풍광
쿠스코는 고대 잉카제국의 수도(首都)였던 도시로 한때 백만 명이 거주했다는데 케추아어로 ‘세계의 배꼽’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해발 3,400m라고 하니 우리나라 백두산 정상보다도 높은데 인구는 35만 정도이다. 옛 잉카인들은 이곳 쿠스코를 세계의 중심이라고 믿었다고 하며 하늘은 콘도르(Condor), 땅 위는 퓨마(Puma), 땅속은 뱀이 지배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산토도밍고 성당 / 라 깜파냐 헤수스 성당 / 놀라운 석축술
쿠스코 도시 전체를 퓨마모양을 본떠서 설계하였다는데 훗날 지진으로 성당이 무너지면서 확인되었다지만 퓨마의 심장 부분인 무언카파타 광장 둘레에는 수많은 잉카의 신전과 왕궁 건물들이 있었는데 스페인 정복자들은 모두 헐어버리고 그 석재(石材)를 이용하여 웅장한 가톨릭 건물들을 세웠다고 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태양의 신전인 꼬리칸차(퓨마의 허리부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산토도밍고(Santo Domingo) 성당’을, 달의 궁전인 와이나카팍 터에는 ‘라 깜파냐 헤수스(La Campagna Jesus) 성당’을, 태양의 처녀 집터에는 ‘산타 까딸리나(Santa Catalina) 수도원’을 세웠는데 오늘날까지 바로크풍의 화려한 건물들이 위풍당당하게 들어서 있어 위용을 자랑한다.
<2> 잉카인들의 놀라운 석축기술
산토도밍고 성당의 기초부분은 잉카인들의 정교한 솜씨가 빛나는 꼬리칸차의 석축이 남아있어 당시의 석축기술을 엿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있는 작은 방이 있다.
수십 톤이 됨직한 돌들을 모양에 따라 정교하게 다듬은 것은 물론이려니와 더욱 놀라운 것은 이음새 부분을 요철(凹凸)로 다듬고 파내어 퍼즐모양으로 짜 맞추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상하좌우가 모두 정교하게 짜 맞추도록 되어있고 특히 모서리의 돌은 기역자 모양인데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짜맞추도록 되어있어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틈새로 백지 한 장 들어가지 않도록 맞물려있는 이런 석축기술로 인하여 수백 년 동안 수차례 대 지진에서 위쪽의 스페인 식민시대에 지은 건물들은 무너졌지만 잉카인들이 쌓았던 석축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시간여 쿠스코 시내 자유 관광을 마치고 점심식사는 쿠스코 유일의 한국식당인 ‘사랑채’에서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25솔(약 12달러)이다.
주인은 한국 TV에도 나왔던 젊은 한국인 부부인데 남편은 도자기학교를 운영하며 페루 청소년들에게 직업교육을 하여 페루정부로부터 상당한 인정을 받고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었고 부인은 이 식당을 운영하여 한국인 관광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랑채’라는 한글 간판이 너무도 반가워서 안주인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쿠스코의 한국식당 사랑채 / 고산분지의 도시 쿠스코 / 성곽유적
<3> 쿠스코 인근의 유적들
(1) 삭사이와망(Sacsayhuaman)
쿠스코시를 내려다보는 언덕(해발 3.700미터)에 조성된 거대한 3겹의 석축물(성곽형식)인 삭사이와망(Sacsayhuaman)은 케추아어로 ‘배부르게 먹은 새’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뭔 소린지... ㅎ
수백 톤이 나갈 것 같은 거대한 바위를 정교하게 다듬어 안쪽으로 약간 비스듬히 쌓았는데 쿠스코 시내 전체로 보면 퓨마의 머리 부분에 해당한다고 하며 3겹의 성곽 맨 위쪽에서는 태양신에게 바치는 의식이 행해졌던 것으로 추측된단다.
삭사이와망(Sacsayhuaman)
스페인 정복자들은 쿠스코에 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이곳의 많은 석조물들도 훼손하였다고 하는데 현재 남아 있는 성곽은 길이가 400미터, 높이가 6미터 정도인데 일직선이 아니고 들쭉날쭉 쌓아서 퓨마의 털을 상징하였다. 이 석축(성곽) 앞의 광장은 넓은 풀밭인데 새해의 시작인 동지(冬至/6월 24일)에는 남미 3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잉카축제가 열려 매년 수천명의 인디오들이 모인다고 한다.
(2) 지하 신전 켄코(Qenko)
삭사이와망에서 5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켄코(Qenko)는 케추아어로 ‘미로(迷路)’라는 뜻이라는데 제사를 지내던 신전이 있던 장소라고 한다. 거대한 바위는 전체 모양이 퓨마의 형상인데 바위 밑으로 들어가면 구불구불 동굴길이 사방팔방으로 이어져 있고 작은 방도 몇 개 있다.
켄코(Qenko) 입구 / 돌 제단
건물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없어졌고 거대한 석회암 바위 밑 자그마한 방에는 살아있는 어린아이를 희생물로 바쳤다는 돌 제단도 있다.
가까운 곳에 붉게 보이는 산위에 석축으로 쌓은 성인 푸카푸카라(Puca Pucara)도 지나가며 차 속에서 건너다보였는데 스페인 정복자들에 맞서 싸우던 요새였다고 한다. 웅장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3) 탐보 마챠이(Tambo Machay)
탐보 마챠이는 ‘성스러운 잉카의 물’이라는 뜻이라는데 신관들이 제사를 드리기 전 몸을 닦던 장소라고 한다. 정교하게 깎아 멋을 낸 석조물 사이로 맑은 두 줄기 물이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데 어디서부터 끌어온 것인지, 혹은 샘으로 지하수인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손을 씻으면서 신비한 느낌이 사로잡혔다. 이 탐보마챠이 샘물 건너편에는 태양신께 제사를 드리던 자그마한 신전터도 있다.
이곳은 해발고도가 3,750m라는데 차에서 내려 20여 분 걸어서 올라가는데 숨이 차고 속이 메스꺼운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다. 내려오는데 길옆에 화려한 원색의 전통복장을 한 새까만 얼굴의 잉카여인이 알파카를 매어놓고 실을 뽑으며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1달러를 주고 서너 장의 사진으로 담았다.
신성한 물 탐보 마챠이(Tambo Machay) / 실 잣는 잉카여인과 알파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