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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관불삼매해경 제10권
12. 관불밀행품(觀佛密行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의 중생 가운데 이 염불(念佛)삼매를 얻은 자와, 여러 부처님의 상호를 관찰하는 자[觀諸佛相好]와, 여러 부처님께서 앞에 나타나는[諸佛現前] 삼매를 얻은 자라면,
마땅히 이 사람으로 하여금 몸과 입과 뜻을 치밀하게 하고 떳떳하지 못한 생각과 행[邪命]을 일으키지 말며, 높은 체하는 마음[貢高]을 내지 말게 할 것이다.
만일 사명(邪命)과 높은 체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곧 증상만(增上慢)이니, 불법을 파멸하여 많은 중생으로 하여금 착하지 못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화합한 승단[僧]을 어지럽히며, 기이함을 나타내어 대중을 현혹시킬 것이니라.
이 악한 마(魔)의 무리인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염불한다 하여도 감로(甘露)의 맛을 잃었으니, 이 사람의 나는 곳은 높은 체하는 마음을 낸 까닭에 신분이 항상 낮고 영토가 적으며, 하천한 집에 나서 빈궁하고 모든 쇠약함과 한량없는 나쁜 업으로써 장엄하느니라.
이와 같이 가지가지의 많은 나쁜 일을 마땅히 스스로 방호(防護)하여 길이 생겨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니,
만일 이와 같이 사명(邪命)인 업을 일으킨다면 이 사명의 업은 마치 미친 코끼리가 연꽃의 못에 떨어짐과 같으니,
이 사명의 업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선근(善根)을 무너뜨려 없애느니라.”
[공덕장]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염불하는 자는 마땅히 스스로 방호(防護)하고, 방일(放逸)하게 하지 말 것이니라.
염불삼매를 하는 사람으로서 만일 방호하지 아니하고 높은 체하는 마음을 내는 자는 사명의 나쁜 바람이 교만의 불을 일으켜서 착한 법을 태워 없애니,
착한 법이란 일체 한량없는 선정(禪定)과 모든 염불법이 마음 생각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이를 공덕장(功德藏)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진흙 구덩이 속애 검츈 금의 비유]
“비유하면 어느 장자(長者)가 재물과 보물이 많았는데, 오직 아들이 한 명뿐이었다.
장자는 스스로 장차 오래지 않아 죽게 될 것을 알고, 모든 창고를 그의 아들에게 맡겼다.
그 아들이 창고를 얻고 나서 뜻대로 유희(遊戱)하다가, 갑자기 어느 때에 왕난(王難)을 만나자, 한량없이 많은 도적이 사면으로부터 와서 다투어 창고의 물건을 취하는데도 막을 수가 없었다.
오직 한 개의 금(金)이 있었는데, 이는 염부단나(閻浮檀那)의 자줏빛 금[紫金]으로 무게는 16냥(兩)이요, 금의 두께와 가로ㆍ세로 또한 16치[寸]였다.
이 금 한 냥의 가치는 다른 보물의 백천만 냥보다 더하였는데, 도적에게 핍박되어 금을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곧 더러운 물건으로 진금(眞金)을 싸서 진흙 구덩이 속에 두었다.
그러자 뭇 도적이 이것을 보고도 알지 못하고 발로 밟고 가니, 도적이 간 후에 재물의 주인은 금을 얻고서 크게 기뻐하였다.
염불삼매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 마땅히 은밀히 감출 것이니라.
[금인과 보배 병은 광채의 비유]
또한 아난아, 비유하면 어느 사람이 빈궁하고 박복(薄福)하여 호귀(豪貴)한 집에 의지하여 목숨을 연명(延命)하였다.
그때에 왕자(王子)가 우연히 나와서 노닐었는데 큰 보배 병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 보배 병 안에는 왕의 인수(印綬)가 들어 있었다.
이때에 빈궁한 자가 간사스럽게 와서 친근한 체 하다가, 왕의 보배 병을 훔쳐 가지고 도망하니, 왕자가 이를 알고 6대(大) 병사로 하여금 여섯 검은 코끼리를 타고, 손에는 날카로운 칼을 쥐고 추격하게 하였다.
그때에 병을 훔쳐간 사람은 깊은 숲속의 물이 빠진 빈 연못 가운데로 들어갔는데, 그 가운데에는 독사가 가득히 있어 사방으로 독기를 토해 내면서 병 가진 사람을 삼키려 하였다.
이때 빈궁한 사람은 놀라고 두려워서 동서로 달려가는데, 뱀도 또한 따라 오기에 피할 곳이 없었다.
그런데 연못 속에 큰 나무 하나가 무성하게 가지를 뻗치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흡족하게 여기고는 보배 병을 머리에 이고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나무에 오르고 나니, 여섯 병사가 코끼리를 타고 질풍처럼 달려 이윽고 그곳에 당도했다.
그러자 빈궁한 사람은 왕의 보배 인수를 삼켜버리고, 병을 갓처럼 머리에 쓰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으니, 탐내어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은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때에 여섯 마리의 검은 코끼리가 코로 나무를 얽어서 넘어뜨리자, 빈궁한 사람은 땅에 떨어져서 몸이 꺾이고 잘려 흩어졌다.
그런대도 오직 금인(金印)만은 남아 있고, 보배 병은 광채를 나타내었으니, 모든 뱀이 광채를 보고 사방으로 흩어져서 달아났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염불에 머무는 자의 심인(心印)이 무너지지 않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더러운 곳에 감춘 보배의 비유]
또 아난아, 비유하면 어떤 장자(長者)가 재물과 보배는 많으나 아들은 없고 오직 딸만 하나 있었다.
이때에 장자의 나이는 백 살이 넘었는데, 늙고 쇠한지라 장차 죽음이 멀지 않은 것을 알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나의 이 재보는 아들이 없기 때문에 응당 왕에게 귀속되겠구나.’
이러한 생각을 하고서 그의 딸을 불러서 은밀히 일러 말하였다.
‘지금 기묘한 보배가 있는데, 보배 가운데 최상의 것을 마땅히 너에게 주리니, 너는 이 보배를 은밀히 감추고 누설하지 말아서, 왕으로 하여금 알게 하지 말라.’
딸이 아버지의 명령을 받고 마니주(摩尼珠)와 여러 가지 보배를 가지고 더러운 곳에 감추니, 온 집안의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알지 못하였다.
그 후 흉년이 들자, 딸의 남편이 그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우리 집은 빈궁하여 의식(衣食)이 곤란하니 당신은 딴 곳에 가서 스스로 살 곳을 구하시오.’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우리 아버지 장자께서 운명하실 때 나에게 보배를 주시어 지금 모처(某處)에 있습니다. 당신은 그곳에 가시어 그것을 가져오시오.’
그리하여 남편이 그곳을 파서 수많은 보배와 여의주(如意珠)를 얻자, 그는 여의주를 가지고 향을 사르며 예배하고, 먼저 원을 발하여 말하였다.
‘저희를 위하여 음식을 비 내리듯 내려 주시옵소서.’
말을 따라 즉시 온갖 맛있는 음식이 비 내리듯 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가지가지의 보배도 뜻대로 얻었다.
그때에 남편은 그것들을 얻고서 그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하늘의 여인과 같아서 능히 나에게 보배를 주었구려. 당신이 이 보물을 감추었음을 나도 알지 못했거든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염불삼매의 굳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포학한 왕과 선인의 비유]
또한 아난아, 비유하면 왕이 포학(暴虐)하여 도(道)를 어기자, 백성들이 그로 인해 괴로워하니, 사람들은 원망하고 귀신은 성내었으니, 나라가 크게 가물어서 신에게 비를 청하여 빌어도 비를 얻지 못하였다.
이에 어느 한 신하[臣]가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시옵소서. 지금 이 경내(境內)의 숲속에 한 신선이 5신통[五通]을 얻어서 걸림이 없습니다.
왕께서는 그를 청하시어 그로 하여금 용에게 빌어 비를 내리게 하옵소서.’
대왕은 이 말을 듣고 한없이 기뻐하여, 사람을 보내 숲속에 나아가서 선인을 청하였다.
그러자 신선은 날아서 대왕의 궁전 앞에 와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대왕이 무도(無道)하여,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이 사방으로 흩어져 가고, 왕의 나라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어찌 나로 하여금 비를 청하게 하나이까.’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부끄러워 예전에 저지른 나쁜 일들을 참회하였다.
선인이 왕의 마음이 이미 부드러워지고 착해졌음을 알고 이에 주문을 외우니, 신통력으로 하늘에서는 단비가 내리고 땅에서는 샘물이 솟아나와서 만물을 윤택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염불을 하고자 함은 왕이 악을 버리는 것과 같고, 염불을 얻는 것은 주문을 잘하는 사람과 같으니라.
[역사의 명주와 뱃사공의 비유]
또한 아난아, 비유하면 역사(力士)가 스스로 큰 힘을 믿고 자주 왕법(王法)을 범하였다.
그러자 왕은 다섯 사람을 보내어 역사를 체포하여 옥에 가두고 몸의 다섯 곳을 항쇄(項鎖)와 족쇄(足鎖)로 단단히 묶었는데, 그가 크게 성내어 힘을 다하니, 온 몸에서 피가 나면서 항쇄와 족쇄는 꺾어지고 끊어졌다.
이에 그는 담을 뛰어넘고 도망하여 해안가에 이르러서는 상투에 있는 명주(明珠)를 풀어서 뱃사공에게 주자,
뱃사공이 말하였다.
‘이와 같은 흰 돌은 바다 가운데엔 무수하다. 내가 이것을 어디에 쓰겠는가.’
역사가 무릎을 꿇고 뱃사공에게 말하였다.
‘나의 이 명주는 여섯 가지 색깔이 있다.’
그리고는 즉시 노란 비단으로 구슬을 싸서 물속에 두니, 물이 곧 금빛이 되었다.
다시 구슬을 거두어서 흰 비단으로 싸서 물속에 두니, 물은 곧 변하여 희어졌다.
거두어서 다시 녹색 비단으로 싸서 물속에 두니, 물은 변하여 녹색 유리(綠琉璃)빛으로 되었다.
거두어서 푸른[碧] 비단으로 싸서 물속에 두니, 물은 곧 변하여 진금정(眞金精)의 빛이 되었다.
거두어서 붉은 비단으로 싸서 물속에 두니, 물은 곧 변하여 차거(車渠)빛이 되었다.
거두어서 다시 자주[紫] 비단으로 싸서 물속에 두니, 물은 곧 변하여 붉은 금강 빛을 이루고, 물 위에는 또한 자주마니[紫摩尼] 광채가 있었다.
뱃사공은 이를 보고 곧 보배 구슬을 갖고, 큰 보배 수레에 역사를 싣고 큰 배 위에 안치하고서 바람을 향하여 돛대를 세워 운전하니, 빠르기가 쏜 화살 같이 건너편 언덕에 도달하였다.
역사는 언덕에 이르고서는 마음과 뜻이 태연하고 안온하여 두려움이 없어지자, 많은 보물을 뱃사공에게 주어 은혜에 보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염불을 행하는 것은 큰 역사와 같고, 체포함은 심왕(心王)이요, 항쇄와 족쇄가 끊어지고 바다를 건너는 것은 지혜로 피안(彼岸)에 이르는 것이니라.
[일곱 개의 해와 금강산의 비유]
또한 아난아, 비유하면 겁(劫)이 다하려 할 때에
두 개의 해[日]가 나와 산과 숲과 나무와 강물과 못 물이 마르고,
세 개의 해가 나올 때엔 모든 물체에서 불이 일어나고,
네 개의 해가 나올 때에는 큰 바다가 줄어들어 삼분의 일만 남고,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엔 큰 바다의 물이 말라서 다하고,
여섯 개의 해가 나올 때엔 수미산이 무너지고,
일곱 개의 해가 나온 때에는 대지(大地)가 불타고, 나아가 색계(色界)에 이르기까지 타서 없어지나,
오직 금강산은 부서지지 않고 제자리에 항상 머무는 것과 같다.
염불삼매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 이 정(定)을 행하는 자는 과거 부처님의 실제(實際) 바다 가운데에 머무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시방의 여러 부처님과 염불삼매의 은혜를 갚고자 하노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 말씀을 하고 시방의 여러 부처님과 현겁의 보살과 더불어 일체색신광명삼매(一切色身光明三昧)에 드시었다.
그때에 여러 부처님 몸의 낱낱 털구멍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미묘한 화불을 구름과 같이 내었는데, 이 여러 화불은 결가부좌하고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 계셨다.
이와 같은 무수한 일체 화불은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석제환인(釋提桓因)에게 명령하셨다.
“너희들 두 사람은 이 묘법(妙法)을 지니고 부디 잃어버리지 말라.
미래 세상의 탁악(濁惡)한 중생을 위하여 모든 죄상을 없애려고 여래ㆍ정변지는 지금 대중 가운데에서 일체 부처님의 몸 모양[身相]을 말하였노라.”
[경의 이름]
그때에 존자 아난은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하오며, 이 법의 강요[要]를 어떻게 지녀야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생각을 묶어서 움직이지 않음[繁想不動]’이라 이름하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또한 ‘부처님의 백호상을 관찰함[觀佛白毫相]’이라 이름하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또한 ‘여래의 몸을 역(逆)과 순(順)으로 관찰함[逆順觀如來身分]’이라 이름하며,
또한 ‘낱낱 털구멍에서 여래의 몸을 분별함[一一毛孔分別如來身分]’이라 이름하며,
또한 ‘32상과 80수형호와 모든 지혜 광명을 관찰함[觀三十二相八十隨形好諸智慧光明]’이라 이름하며,
또한 ‘부처님의 삼매 바다를 관찰함[觀佛三昧海]’이라 이름하느니라.
또한 ‘염불삼매문(念佛三昧門)’이라 이름하며,
또한 ‘여러 부처님의 미묘한 꽃으로 색신을 장엄한 것[諸佛妙華莊嚴色身]’이라 이름하며,
또한 ‘계(戒)와 정(定)과 혜(慧)와 해탈과 해탈지견(解脫知見)과 10력(力)과 4무소외(4無所畏)와 18불공법(不共法)과 과보로서 얻은 미묘한 색신을 설명한 경’이라 이름하니,
너는 잘 받아 지니고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경의 공덕]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보살 대중과 하늘과 용과 팔부와 일체 귀신은 부처님의 이 미묘한 몸 모양을 설명하심을 듣고, 수다원(須陀洹)과 사다함(斯多含)과 아나함(阿那含)을 얻은 자가 있으며 아라한을 얻은 자도 있으며, 벽지불도의 인연을 심은 자도 있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발한 자도 있으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은 자도 있어서, 그 수효가 매우 많아서 헤아려 다 말할 수 없었다.
이때에 여러 대중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공손히 정례(頂禮)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받들어 행하며, 예(禮)를 짓고 물러가기를 청하였다.
이때에 아난이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합장하며, 허리를 세우고 단정히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선 지금 모든 몸 모양[身相]을 이미 모두 말씀하셨으나, 유독 볼 수 없는 정수리 모양[無見頂相]은 말씀하시지 아니 하셨나이다.
천존(天尊)께서는 조금이라도 정수리 모양의 광명과 서응(瑞應)을 말씀하시어, 미래 세상의 범부와 어리석은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빼어난 모양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즉시 정수리 삼매 바다에 드시어 정수리 위 살상투[肉髻] 가운데의 낱낱 털구멍에서 유리 광채를 솟아내시었다.
그 광채는 소라 무늬와 같이 오른쪽으로 돌아서, 시방의 무수한 세계에 두루 가득 차는 것이 백억 세계의 작은 티끌 수만큼의 바다와 같았다.
이와 같이 8만 4천의 모든 털 가운데에서도 모두 이 물의 모양[水相]이 나왔는데, 낱낱 물의 모양은 또한 이보다 백천만 배나 더하여 수효를 알 수 없었다.
이 모든 유리 물 위에는 많은 큰 보배 연꽃이 생겨났고, 꽃에는 무수한 백천 억의 보배 잎이 있었는데, 잎의 가장 작은 것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었다.
이와 같은 꽃의 낱낱 수술 사이에는 한량없는 아승기 백천만억의 항하 모래알 수만큼의 화불께서 계셨는데, 낱낱 화불의 정수리 살상투 모양에서 뭇 광명을 흘러내는 것 또한 다시 이와 같았다.
이때에 여러 부처님의 몸은 허공과 같아서 가히 알 수 없었으니, 이와 같이 여러 부처님께서는 서로 차례 하여 있어서 세계 바다의 끝까지 다하였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시방(十方)에서 각각 백억의 작은 티끌 수만큼의 보살이 몸을 허공에 띄워 큰 신통 변화를 나타내면서, 석가모니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이때에 여러 보살은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잠깐 한 털구멍 가운데의 적은 부분의 상서로운 모양을 보고, 즉시 한량없는 백천의 금강상(金剛相)다라니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이 모양을 나타내실 때에 현겁(賢劫)의 1천 보살과 시방의 여러 부처님도 모두 이 모양을 나타내시었다.
그때에 모인 대중이 이 적은 부분의 모양을 보았으나,
수다원(須陀洹)의 사람은 찰나와 같은 순간에 곧 아라한을 이루었고,
인연을 관찰하는 자도 모든 인연을 반연하지 않고 아라한을 이루었으며,
발심한 보살은 경계를 초월하여 매우 깊은 삼매 바다의 문[三昧海門]에 증진(增進)하여 본성의 땅[性地]에 머무르고,
무생(無生) 보살은 배나 더 한량없는 뛰어난 법에 증진하여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혼탁하고 악한 세상에 만일 중생이 있어서, 부처님의 뛰어난 모양을 듣고, 마음에 놀라움과 의심을 내지 않고 공포와 두려움을 내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와 같은 사람은 능히 모든 번뇌와 업장을 소멸할 것이요, 부처님의 빼어난 모양을 듣고 따라 기뻐함을 내는 자는 천억겁의 극중한 악업(惡業)을 제거하여, 후세에 나는 곳마다 3악도[三塗]에 떨어지지 않고 6난(難)의 곳에 나지 않으리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장로(長老) 교진여 등 큰 비구와 미륵 등 여러 큰 보살과 한량없는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