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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선계경 제7권
1.20. 공덕품(功德品)
[다섯 가지 불가사의]
보살마하살이 보리행(菩提行)을 닦는 데에 다섯 가지의 불가사의가 있다.
그 첫째는 모든 중생들을 연민하는 것이고,
둘째는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생사의 고통을 받는 것이며,
셋째는 선방편(善方便)을 써서 중생을 조복(調伏)하는 것이고,
넷째는 마음을 발하여 깊고 깊은 어려운 이치를 알고자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불가사의한 신족(神足)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법은 모든 중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불가사의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보살마하살에게는 또 다섯 가지의 불가사의가 있다.
보살마하살은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괴로움의 인[苦因]을 받고, 괴로움의 인을 받기 때문에 안락함을 얻으며, 안락함을 얻기 때문에 불가사의의 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그리고 보살은 생사의 허물과 열반의 적정(寂靜)을 보지만,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열반을 즐거워하지 아니하고 생사에 유전(流轉)한다. 이것을 수락(受樂)이라 한다. 즐거움을 받기 때문에 불가사의의 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그리고 보살은 공한(空閑)함을 즐겨하여 적정하고 묵연하며, 모든 중생을 위하여 바른 법[正法]을 풀어 설한다. 이것을 수락이라 하며, 즐거움을 받기 때문에 불가사의의 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그리고 보살마하살은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육바라밀을 행하지만 또한 육바라밀의 과보[果]는 구하지 않는다. 이것을 수락이라 하며, 즐거움을 받기 때문에 불가사의의 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그리고 보살마하살은 남의 일을 경영하기를 마치 자기 일을 하듯이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즐거워하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것을 수락이라 하며, 즐거움을 받기 때문에 불가사의의 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이것을 보살의 다섯 가지 불가사의의 법이라 한다.
[다섯 가지 평등]
보살은 또 다섯 가지가 있어서 모든 중생에 대하여 그 마음가짐이 평등하다.
첫째는 처음으로 보리심을 발할 때에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고 한 사람만을 위하지 않는다. 이것을 평등이라 한다.
둘째는 보살이 대비(大悲)를 닦을 때에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고 한 사람만을 위하지 않는다. 이것을 평등이라 한다.
셋째는 보살이 모든 중생을 하나의 자식으로 여기는 일자(一子)의 경지를 닦을 때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고 한 사람만을 위하지 않는다. 이것을 평등이라 한다.
넷째는 보살은 널리 십이인연이 모두 다 같은 유(有)임을 관찰한다. 이것을 평등이라 한다.
다섯째는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 때에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고 한 사람만을 위하지 않는다. 이것을 평등이라 한다.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한 다섯 가지]
보살마하살에게는 또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한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정명(正命)을 가르쳐 닦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세간사의 방편을 가르쳐 익히는 것이며,
셋째는 가난한 자를 보면 방편으로 교화하여 가난의 고통을 깨뜨리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가장 선한 자를 위해 바르고 참된 도를 설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삼승(三乘)을 위해서 삼승법(三乘法)을 설하는 것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의 이익이라 한다.
[보살의 은혜에 보답하는 다섯 가지의 법]
중생에게 보살의 은혜에 보답하는 다섯 가지의 법이 있으니,
첫째는 선법과 모든 금계(禁戒)를 받아서 지키는 것이고,
둘째는 받은 뒤에 가르침대로 수행하여 가난을 깨뜨리는 것이며,
셋째는 삼보에 공양하는 것이고,
넷째는 보살에게서 법을 듣고 이를 받아 지니어 읽어서 외우고, 글씨로 쓰고, 분별하고 해설하여 다시 남에게 가르치는 것이며,
다섯째는 법을 지키는 자를 보면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다.
[보살의 다섯 가지 원]
보살마하살이 보리의 도를 행함에 있어 지극한 마음으로 원(願)을 세워서 언제나 다섯 가지를 구한다.
첫째는 항상 세간에 부처님이 나오시기를 발원하는 것이고,
둘째는 항상 육바라밀을 구족하기를 발원하는 것이고,
셋째는 항상 보살의 법장(法藏)과 보살의 마이(摩夷: 論藏)를 구하기를 발원하는 것이고,
넷째는 항상 해탈을 얻기를 발원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권속(眷屬)들이 성취하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라 한다.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다섯 가지]
보살에게는 또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자리이타품(自利利他品)」에서 설한 것과 같다.
[보리심을 얻는 다섯 가지]
보살에게는 또 다섯 가지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신속하게 얻는다.
첫째는 법을 보호하는 것[護法]이고,
둘째는 선행(善行)을 수행하는 것이며,
셋째는 지혜의 힘이고,
넷째는 전심하여 적정(寂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살의 종성(種性)을 안정적으로 얻는 것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라 한다.
법을 보호한다는 것은 보살이 다라니(陀羅尼)의 옹호를 구족하는 것으로 남을 따라서 법을 듣기 때문에 신속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또 보살은 호념(護念)함을 구족하는데, 호념하기 때문에 법을 들어서 잊지 않는다.
또 보살은 지혜의 옹호를 구족하는데, 지혜를 옹호하기 때문에 법계를 분별한다.
또 보살은 호심(護心)을 구족하여 모든 근(根)을 조복하며,
또 보살은 타심(他心)의 옹호를 구족하여 타행(他行)을 따른다.
이것을 법을 옹호한다고 한다.
선행을 수행한다 함은 보살이 법에 대하여 순응하여 해석하고 순응하여 설하며,
항상 선법과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의 회향을 발원하는 것이다.
이것을 선행이라 한다.
지혜의 힘이란 보살마하살이 초발심(初發心)으로부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까지이다.
이것을 지혜의 힘이라 한다.
전심하여 적정한다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십정법(十淨法)으로써 여래께 공양하되, 위에 설한 바와 같이 하는 것이다.
이것을 적정이라 한다.
보살의 종성을 확실하게 얻는다는 것은 이른바 보살이 모든 중생을 하나의 아들로 보는 일자(一子)의 지위와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머무는 것이다. 이
것을 보살이 보살의 종성을 확실하게 얻는다고 한다.
[선법(善法)을 훼손하고 감하게 하는 다섯 가지]
보살마하살에게는 선법(善法)을 훼손하고 감(減)하게 하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법과 법을 설하는 이에게 능히 공양하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방종하고 게으른 것이며,
셋째는 즐겨 번뇌를 일으키고 마음이 들떠서 쉼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같은 보살에 대하여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살장(菩薩藏)에 대하여 거꾸로 뜻을 이해하는 것이다.
[선법(善法)을 증장하게 하는 다섯 가지]
보살에게 선법(善法)을 증장(增長)하게 하는 다섯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법과 법을 설하는 이에게 공양하는 것이고,
둘째는 마음을 다잡아서 정진하는 것이며,
셋째는 일어나는 번뇌를 즐거운 마음으로 멸하여 없애는 것이고,
넷째는 같은 보살에 대하여 마음으로 공경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살장에 대하여 그 뜻에 순응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사실은 보살이 아니면서 거짓으로 보살이라 하고, 사실은 사문이 아니면서 거짓으로 사문이라 하며, 사실은 바라문이 아니면서 거짓으로 바라문이라 하고, 보살계를 얻지 못하여 중도(中道)로 동지(同止)하지 못하는 것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악한 성품[惡性]이고,
둘째는 금기를 어긴 자를 옹호하는 것이며,
셋째는 선정을 얻지 못하고도 선상(禪相)을 얻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
넷째는 잘못된 행위[邪命]로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혜로운 자를 보면 질투심이 생겨 비방하는 것이다.
진실로 보살이고, 진실로 사문이며, 진실로 바라문이고, 보살계를 얻어 동지(同止)하는 것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착한 성품[善性]을 조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금기를 어긴 자를 다스리는 것이며,
셋째는 실제로 선정을 얻고도 그 모양을 보이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바른 업[正命]으로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혜로운 자를 보면 기뻐서 찬탄하는 것이다.
[중생을 교화하는 열 가지]
보살마하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데에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악법을 깨뜨리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법계를 알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짓거나 범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범하면 뉘우치고 부끄러워하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모든 근(根)을 조복케 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방일(放逸)하지 않게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악한 지식으로부터 멀리 떠나게 하는 것이고,
여덟째는 적정한 곳에 머물게 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멀리 번뇌를 떠나게 하는 것이고,
열째는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열 가지라 한다.
[보살에게 주는 기별(記別) 여섯 가지]
보살에게 주는 기별(記別)에 여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보살성이 결정되어 있으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아직 발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보살성은 없지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는 것이며,
셋째는 보살성이 있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도 발하는 것이고,
넷째는 한량없는 세월 동안 보리를 위하여 선행을 수행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설하지 않을 때의 정(定)을 정득(定得)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설할 때의 정을 정득하는 것이다.
이것을 여섯 가지라 한다.
[보리를 정득하는 세 가지]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정득하는 데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정유성(定有性)이고,
둘째는 불퇴심(不退心)을 얻는 것이며,
셋째는 무릇 하는 일이 모두 중생을 위해 선법의 싹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보살은 이 세 가지의 정(定)으로써 부처님의 소기(所記)로 삼는다.
[보리를 얻지 못하는 다섯 가지]
보살은 다섯 가지를 구족하지 못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한다.
그 첫째는 보리의 마음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연민한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열심히 정진하지 못하는 것이고,
넷째는 금계를 존중하여 무겁게 여기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모든 세간의 일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보살이 만일 이와 같이 다섯 가지를 구족하지 못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한다.
만일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법을 떠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런 이치는 여기에는 없다.
[항상 닦아 쌓는 다섯 가지]
보살이 항상 닦아 쌓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방일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중생을 위하여 그들의 가난과 곤고(困苦)를 깨뜨리는 것이며,
셋째는 삼보(三寶)에 공양하는 것이고,
넷째는 지극한 마음으로 금계를 지키고 이를 범하면 곧장 깨닫는 것이며,
다섯째는 짓는 바의 착한 일을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廻向)하는 것이다.
[모든 법보다 나은 열 가지의 법]
보살마하살은 모든 법보다 나은 열 가지의 법이 있으니,
첫째는 보살성이 다른 모든 성보다 나은 것이고,
둘째는 처음으로 발하는 보리심이 모든 세간과 출세간의 발심(發心)보다 나은 것이며,
셋째는 비리야(毘梨耶)바라밀과 반야(般若)바라밀이 다른 모든 바라밀보다 나은 것이고,
넷째는 유연한 말로 포섭하는 방법이 다른 모든 포섭보다 나은 것이며,
다섯째는 여래가 모든 중생보다 나은 것이고,
여섯째는 비심(悲心)이 다른 모든 무량심(無量心)보다 나은 것이며,
일곱째는 사선(四禪)을 닦는 것이 다른 모든 선보다 나은 것이고,
여덟째는 공삼매(空三昧)가 다른 모든 삼매보다 나은 것이며,
아홉째는 멸진정(滅盡定)이 다른 모든 멸정(滅定)보다 나은 것이고,
열째는 정방편(淨方便)이 다른 모든 방편보다 나은 것이다.
이것이 곧 열 가지의 법이다.
[유포할 수 있는 것에 네 가지]
오직 불ㆍ보살만이 능히 유포(流布)할 수 있는 것이라서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ㆍ천마(天魔)ㆍ범천(梵天) 등은 유포할 수 없다.
그렇지만 만일 부처님을 따라 들으면 능히 유포할 수 있는 것에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법유포(法流布)이고,
둘째는 실유포(實流布)이며,
셋째는 방편유포(方便流布)이고,
넷째는 승유포(乘流布)이다.
법유포란 십이부경(十二部經)을 차례로 풀어서 설하는 것이다.
실유포에 한 가지가 있으니, 거짓말하지 않는 것[不妄語]을 말한다.
또 두 가지가 있으니, 세제(世諦: 世間의 道理, 속세의 이치)와 제일의제(第一義諦: 佛性의 究竟의 眞理, 勝義諦)이다.
또 세 가지가 있으니, 상실(相實)ㆍ구실(口實)ㆍ행실(行實)이다.
또 네 가지가 있으니,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를 말한다.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인실(因實)이고, 둘째는 과실(果實)이며, 셋째는 지실(智實)이고, 넷째는 지경계실(知境界實)이며, 다섯째는 무상실(無上實)이다.
또 여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실실(實實)이고, 둘째는 허망실(虛妄實)이며, 셋째는 지실(智實)이고, 넷째는 원리실(遠離實)이며, 다섯째는 증실(證實)이고, 여섯째는 수실(修實)이다.
또 일곱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애실(愛實)이고, 둘째는 고실(苦實)이며, 셋째는 해탈실(解脫實)이고, 넷째는 법실(法實)이며, 다섯째는 해실(解實)이고, 여섯째는 성실(聖實)이며, 일곱째는 비성실(非聖實)이다.
또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행고실(行苦實)이고, 둘째는 고고실(苦苦實)이며, 셋째는 생고실(生苦實)이고, 넷째는 멸실(滅實)이며, 다섯째는 번뇌실(煩惱實)이고, 여섯째는 해탈실(解脫實)이며, 일곱째는 선행실(善行實)이고, 여덟째는 선과실(善果實)이다.
또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무상실(無常實)이고, 둘째는 고실(苦實)이며, 셋째는 부정실(不淨實)이고, 넷째는 공실(空實)이며, 다섯째는 무아실(無我實)이고, 여섯째는 유애실(有愛實)이며, 일곱째는 단애실(斷愛實)이고, 여덟째는 단이애방편실(斷二愛方便實)이며, 아홉째는 유여열반실(有餘涅槃實)이다.
또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분수가 아닌데도 억지로 짓는 고실(苦實)이고,
둘째는 가난의 고실이며,
셋째는 사대(四大)가 조복되지 않은 고실이고,
넷째는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고실이며,
다섯째는 미운 자와 만나게 되는 고실이고,
여섯째는 업실(業實)이며, 일곱째는 과보실(果報實)이고,
여덟째는 번뇌실이며,
아홉째는 선사유실(善思惟實)이고,
열째는 정견실(正見實)이다.
이것이 열 가지 법으로서 실유포라 한다.
방편(方便)유포는 방편품(方便品)에서 설한 바와 같다.
승(乘)유포는 이른바 성문승(聲聞乘)ㆍ벽지불(辟支佛)ㆍ보살승ㆍ불승(佛乘)이다.
이것을 사승(四乘)이라 한다.
[모든 방편에 다섯 가지의 무량이 있음]
보살마하살은 모든 방편에 다섯 가지의 무량(無量)이 있음을 관찰한다.
첫째는 중생계의 무량함이고,
둘째는 세계(世界: 器世間 또는 國土世間의 뜻)의 무량함이며,
셋째는 법계(法界)의 무량함이고,
넷째는 조복계(調伏界)의 무량함이며,
다섯째는 조복방편(調伏方便)의 무량함이다.
중생계에는 예순한 가지가 있는데, 주희지(住喜地)보살이 중생계를 관찰하여 무량으로 전화(轉化)한 것이다.
세계의 무량함에는 한량없는 이름이 있으므로 이런 세계를 사바(娑婆)라 한다. 그래서 범천(梵天)을 사바주(娑婆主)라 한다.
법의 무량함은 선(善)ㆍ불선(不善)ㆍ무기(無記)가 전화하여 한량이 없게 된 것이다.
조복무량에 한 가지가 있으니 조복의 사유[調伏故]를 말한다.
또 두 가지가 있으니 구족한 번뇌와 구족하지 못한 번뇌이다.
또 세 가지가 있으니 상근(上根)ㆍ중근(中根)ㆍ하근(下根)이다.
또 네 가지가 있으니 바라문(婆羅門)ㆍ찰제리(刹帝利)ㆍ비사(毘舍)ㆍ수다라(首陀羅)이다.
또 다섯 가지가 있으니,
탐욕이 많고, 증오가 많고, 어리석음이 많고, 교만함이 많고, 악함이 많은 각관(覺觀: 思念, 생각)이다.
또 여섯 가지가 있으니,
출가자ㆍ재가자ㆍ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未熟]ㆍ이미 성숙한 자[已熟]ㆍ아직 해탈하지 못한 자[未得解脫]ㆍ이미 해탈한 자[已得解脫]이다.
다시 일곱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들으면 곧 이해하는 것이요, 둘째는 비유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요, 셋째는 한 구절 한 구절씩 이해하는 것이요, 넷째는 한 글자 한 글자씩 이해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현재에 성숙함[現在熟]이요, 여섯째는 다른 세상에서 성숙함[他世熟]이요, 일곱째는 인연을 따라 성숙함[隨因緣熟]이다.
다시 여덟 가지가 있으니, 이른바 팔중(八衆)이다.
다시 아홉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이름이 여래조복(如來調伏)이요, 둘째는 성문(聲聞)조복이요, 셋째는 연각(緣覺)조복이요, 넷째는 보살조복이요, 다섯째는 난(難)조복이요, 여섯째는 이(易)조복이요, 일곱째는 연어(軟語)조복이요, 여덟째는 가책(呵責)조복이요, 아홉째는 연어가책(軟語呵責)조복이다.
다시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지옥이요, 둘째는 축생이요, 셋째는 아귀요, 넷째는 욕계인천(欲界人天)이요, 다섯째는 중음(中陰)이요, 여섯째는 색(色)이요, 일곱째는 비색(非色)이요, 여덟째는 상(想)이요, 아홉째는 무상(無想)이요, 열째는 비상비비상(非想非非想)이다. 이것을 열 가지라 한다.
이 쉰다섯 가지를 한량없는 것으로 본다.
중생계와 조복계(調伏界)는 어떤 차별이 있는가?
중생계는 자성이 있음[有性]과 자성이 없음[無性]을 전혀 분별하지 않는 것이며, 조복계는 유성과 무성을 분별하는 것이다.
이 쉰다섯 가지를 한량이 없는 것으로 본다.
중생계와 조복계(調伏界)는 어떤 차별이 있는가?
중생계는 자성이 있음[有性]과 자성이 없음[無性]을 전혀 분별하지 않는 것이며, 조복계는 유성과 무성을 분별하는 것이다.
조복방편무량(調伏方便無量)은 초품(初品)에서 설한 것과 같다.
이 때문에 보살의 다섯 가지 한량없음[無量]이 모든 방편을 섭취(攝取)한다.
보살마하살이 진실을 알고자 한다면 당연히 네 가지를 구해야 한다.
첫째는 추물(推物)이고, 둘째는 추명(推名)이며, 셋째는 추성(推性)이고, 넷째는 추분별(推分別)이다.
이 네 가지는 역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다섯 가지]
모든 불ㆍ보살이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는 데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설법할 때에 즉시 사제(四諦)를 깨닫는 것이요,
둘째는 설법할 때에 즉시 해탈을 얻는 것이요,
셋째는 설법할 때에 즉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는 것이요,
넷째는 설법할 때에 보살 찬제(提)를 얻는 것이요,
다섯째는 중생이 설법을 듣고는 이를 받아 지니어 읽어 외우고, 글씨로 쓰고, 해설하여, 바른 법[正法]을 옹호해서 지키는 것이다.
이것을 모든 불ㆍ보살이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여 대공덕(大功德)의 불가사의를 얻는다고 한다.
[대승의 일복 가지 대]
어떤 것을 대승(大乘)이라 하는가?
일곱 가지의 대(大)가 있으므로 대승이라 한다.
그 첫째는 법대(法大)이다. 법대란 보살법장(菩薩法藏)이 십이부경(十二部經) 중에서 최대 최상임을 말하는데 그래서 비불략(毘佛略)이라 한다.
둘째는 심대(心大)이다. 심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해대(解大)이다. 해대는 보살장인 비불략경(毘佛略經)을 해설하는 것이다.
넷째는 정대(淨大)이다. 정대는 보살이 발심(發心)한 뒤에 그 마음이 청정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데 이르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는 장엄대(莊嚴大)이다. 장엄대란 보살이 공덕장엄과 지혜장엄을 구족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다.
여섯째는 시대(時大)이다. 시대는 보살마하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해서 3아승기겁 동안 고행을 수행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구족대(具足大)이다. 구족대는 보살이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팔십종호(八十種好)를 구족하여 스스로 장엄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다.
법대ㆍ심대ㆍ해대ㆍ정대ㆍ장엄대ㆍ시대의 육대(六大)를 인(因)이라 하고, 구족대를 과(果)라 한다.
[모든 대승을 섭취하는 여덟 가지 법]
여덟 가지 법이 있어 능히 모든 대승(大乘)을 섭취한다.
그 첫째는 보살의 법장(法藏)을 풀어 설하는 것이요,
둘째는 보살장의 이치를 해설하는 것이요,
셋째는 보살장 중의 모든 불ㆍ보살의 불가사의함을 설하는 것이요,
넷째는 그 이치를 생각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그 이치를 닦아 쌓는 것이요,
여섯째는 구족한 이치를 얻는 것이요,
일곱째는 닦아 쌓은 과보를 얻는 것이요,
여덟째는 깊고 깊은 뜻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을 여덟 가지라 한다.
이와 같이 배우는 보살마하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보리를 수학(修學)하는 열 가지]
보살이 보살의 보리를 수학(修學)하는 데에 열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성주(性住)요, 둘째는 입(入)이요, 셋째는 부정심(不淨心)이요, 넷째는 정심(淨心)이요, 다섯째는 성숙하지 않음[不熟]이요, 여섯째는 성숙함[熟]이요, 일곱째는 부정(不定)이요, 여덟째는 정(定)이요, 아홉째는 일생득(一生得)이요, 열째는 현신득(現身得)이다.
성(性)을 정(定)하여 마음을 청정하게 해서 모든 법을 배우는 것을 주(住)라 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는 것을 입(入)이라 하며,
입(入)이 청정한 지위를 얻지 못한 것을 부정이라 하고,
청정한 지위를 얻으면 정이라 하며,
정(淨)이 아직 필경(畢竟)의 지위에 들지 못했을 때를 미숙이라 하고,
필경의 경지에 들면 성숙[熟]이라 하며,
성숙이 아직 정(定)의 경지에 들지 못한 것을 부정이라 하고,
이미 정의 경지에 들면 정이라 한다.
성숙함[熟]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일생(一生)을 통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고,
둘째는 현재의 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열 가지로 보살마하살이 능히 보살계를 받아서 보살계를 행한다.
이 열 가지의 보살계가 모든 보살을 섭취한다.
만일 지극한 마음으로 보살계를 받아 지키어 수행할 경우,
이러한 이를 보살이라 하며, 마하살이라 하며,
지자(智者)라 하며, 용건(勇健)이라 하며, 상선(上仙)이라 하며,
불자(佛子)라 하며, 불지(佛持)라 하며, 대승(大勝)이라 하며,
불계(佛戒)라 하며, 무외(無畏)라 하며, 대성(大聖)이라 하며,
상주(商主)라 하며, 선사(船師)라 하며, 대명칭(大名稱)이라 하며,
연민(憐愍)이라 하며, 대공덕(大功德)이라 하며, 자재(自在)라 하며,
법지(法持)라 하며, 불가사의라 하며,
능히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손바닥 위의 아마륵과(阿摩勒果)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안다고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보살이다”라고 하였지만
보살계를 받지 않아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보살계를 행하지 못하더라도
믿는 마음만 있으면 마땅히 이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싶어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보살이다”라고 하였지만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보살계를 받아 지키지 못하고 마음으로 믿지도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명자보살(名字菩薩: 진정으로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지 못한 이름뿐인 보살)이라 한다.
이런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보살이다”라고 하면서
보살계를 받아 지키어 지극한 마음으로 보살계를 수행하고 믿는다면,
이런 사람은 열 가지 보살 속에 들었다고 하며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정득(定得)하게 된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보살이다”라고 하면서
보살계를 받았으나, 능히 그 금계를 지극한 마음으로 옹호하여 지키지 못하고 그 받은 것을 허물어 깨뜨리며, 마음에 믿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경우,
이를 보살의 전다라(旃陀羅: 최하층의 천인계급)라 하고
보살(菩薩)이란 이름을 부르지 않으며 의보살(義菩薩)이라고도 부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