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보살경 제4권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구나. 선여인이여, 그대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무소유보살의 수다라를 변설하다]
이때 양시무유출생(兩時無有出生)보살이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능히 무소유보살의 수다라(修多羅)를 변설하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양시무유출생보살이여, 그대는 지금 모든 보살마하살의 경계에 대해 변설하라.
넓은 경계는 막힘이 없고 얻을 바가 없이 끝이 없어서 갓이 없고 많이 듣겠다는 결심을 일으켜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훌륭한 지혜로 모든 보살마하살과 같이 스스로 경계가 늘고 자라 집착이 없고, 가히 얻을 곳도 없으며, 갓이 없고, 끝나는 곳도 없이 모든 것을 많이 듣고, 이익이 되고, 훌륭한 방편의 법 가운데서 아주 교묘해져서 가르쳐 장소를 열어 나타나게 하고 세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마땅히 속히 보리의 길을 성취하는 까닭이다.”
이때 양시무유출생보살마하살은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이 경(經)을 잘 설하여 마치고
정념(正念)하여 선정(禪定)에 들어
마땅히 일체의 법을 깨닫는다.
이 경전을 드러내 보여주어
일체의 뜻과 문자(文字) 등을
분명하게 깨닫게 한다.
소유한 수다라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일체의 뜻을 나타낸다.
피차(彼此)는 모두가 서로 보지만
헤아릴 수 없어 부사의(不思議)하구나.
모든 경이 선설(善說)하는 곳은
이 경의 법을 안 다음에
뜻과 문자로 장엄하여
모든 법에 빠짐이 조금도 없구나.
일체의 부사의함과
음계(陰界)의 모든 것을 깨달음[入]은
마땅히 방편의 지혜를 얻어
12인연(因緣)에 수순하면
일체의 보리는 한 소리이며
한 소리는 일체의 소리로
모든 소리는 한 가지로 화합한다.
이 경에 있어서 깨닫게 되는[覺悟]
소유의 모든 마음은
중생이 생각하고 깨닫는 바로
나를 헤아리는 생각이며
일체의 마음이 인연하는 곳으로
일체의 모두가 능히 안다.
이들 모든 생각과 깨달음,
그에게 생각하는 곳은 없다.
이 경에 있어서 깨닫고
또 생각함이 없으면
나와 남에게 있어서도
일체를 남김없이 능히 안다.
마음이 구르는 바, 행함과 같이
모든 법을 비춤이 거울과 같다.
이 수다라를 말하면
피차(彼此)가 평등하게 보이고
그들은 도리어 이를 깨닫는다.
일체는 하나가 아니며
달리 많이 말하는 것을 보지 않고
일체의 거슬리는 글귀를 떠난다.
만약 이 경을 보고서
그가 중생을 위하여 말하면
중생은 피차(彼此)가 아니며
그 중생으로 하여금 부동(不動)한 곳에
머물러 집착함에서 벗어나게 하고
일체가 허망함을 알게 한다.
허망으로서 말씀을 삼아
이미 허망함을 알면
허망 가운데 집착하지 아니하고
생(生)하는 길이 없다.
모든 부처님께서 일체를 보면
이에 깨닫지 않음이 없다.
능히 이 경을 깨달으면
일체의 공(功)이 소속하고 업(業)이 소속하는 곳과
주술(呪術)과 의방(醫方)의 지혜다.
때를 아는 지혜가 생기는 곳은
모두가 이 경의 깨달음으로서
일체는 부처님의 지혜이며
소유는 헤아릴 수 없다.
그는 일체를 차례로
이 경에서 남김없이 안다.
일체를 보고 버려서
중생이 미혹하는 곳은
만약 이 경을 알면
그 이름[名字]에 집착하지 않고
중생으로 하여금 집착하지 아니하여
그 상(相)이 가린 바를 벗어나게 한다.
이 경이 지닌 위신력으로 인하여
그 가운데서 참다운 깨달음을 얻는다.
만약 이 경을 배우면
그는 일체의 갚음을 얻고
하늘과 사람의
모든 공덕을 갖춘다.
이는 곧 스승의 법이며
이는 곧 부모(父母)이며
덕이 높은 스승이시다.
또한 이는 선지식(善知識)이다.
이는 만족할 줄을 알고 탐욕스러움이 적어
모든 두타(頭陀)를 갖춘다.
이 수행의 자재(資財)는
그를 위하여 마땅히 짓는다.
만약 큰 중생이 있어도
많은 여러 가지 법을 말하기를 바라면
그는 마땅히 이 경을 배워야 하고
일체의 법이 처한 곳을 배워야 한다.
만약 큰 중생이 있어도
많은 여러 가지 법을 말하기를 바라면
그는 마땅히 이 경을 배워야 하고
일체의 법이 처한 곳을 지녀야 한다.
태어나는 곳이 다 마땅히 모두가
병은 적고 긴 수명을 얻으며
항상 모든 선정(禪定)을 얻는다.
이 경에 수순하여 마치면
몸은 항상 안락함을 받고
마음도 역시 항상 즐거움을 얻으리라.
만약 이 경을 깨달으면[證]
구업(口業)은 남김없이 두루 갖추리라.
이와 같이 차별법(差別法)에
그는 마땅히 수순함을 얻는다.
만약 능히 이 경을 깨달으면
곧 모든 경을 모두 지닌다[摠持].
만약 능히 이 경을 깨달으면
이 경 가운데서 말하는 것과 같이
그들은 모두가 경을 알고
모든 부처님께서 밀씀하신 바 있는
소유(所有)의 모든 문자(文字)와
말씀하신 바 모든 법을 안다.
만약 이 경을 들으면
곧 문자를 떠나리라.
모든 법의 문자를 떠남에
문자로서 법을 말하리라.
문자는 곧 법이 아니며
또한 법이 아닌 것도 아니다.
그들은 이 경에 있어서
보리(菩提) 가운데 머물고
그들은 이에서
세간(世間)의 뛰어난 명문(名聞)을 구할 것이다.
이때 양시무유출생보살은 이 게송을 설해 마치고서 세존께 정례(頂禮)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더니, 바로 부처님 앞에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