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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4권
6.3. 연등연(然燈經)
『보살본행경(菩薩本行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무수한 겁을 지내오면서 신명(身命)을 버리고 염부제(閻浮提)에서 큰 나라의 왕이 되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칼을 측근[左右]을 내려 내 몸을 깎아 천 개의 등불을 켤 자리를 만들라고 하였다. 이 몸의 살이 패인 자리는 큰 동전이 들어갈 만큼 깊숙했다.
거기에 기름을 부어 천 개의 등을 만들고 심지를 박고는 바라문(婆羅門)에게 말했다.
‘먼저 경법(經法)을 설한 뒤에 등에 불을 붙이시오.’
바라문은 왕을 위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항상하다고 하는 것 언젠가는 다 없어지고
높다고 하는 것 또한 언젠가는 다 떨어지며
모이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고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죽음이 있다오.
왕이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기뻐 펄쩍펄쩍 뛰며 발원하였다.
‘지금 나는 법을 위하기 때문에 내 몸으로 등불을 만들었습니다. 세상의 영화를 구하는 것도 아니요 또한 이승(二乘)의 깨달음을 구해서도 아닙니다. 이 공덕을 가지고 최상인 정진(正眞)의 도(道) 구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렇게 발원하고 나니 즉시에 대천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몸에 천 개의 등불을 켜자 모든 하늘ㆍ제석(帝釋)ㆍ범왕(梵王), 그리고 윤왕(輪王) 등이 다 와서 위문하였다.
‘몸에 천 개의 등을 켰는데도 고통스럽지 않습니까? 또한 후회하지는 않습니까?’
왕이 천제에게 대답하였다.
‘고통스럽지도 않고 또한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설령 후회가 없다고 말하지만 무엇으로 그것을 증명하겠습니까?’
왕은 곧 맹세했다.
‘나는 이 천 개의 등불로 최상의 도를 구합니다. 진실로 성불할 수 있다면 모든 상처가 다 아물게 하소서.’
이렇게 말하자 몸이 예전대로 회복되어 상처가 하나도 없었다. 제석 등 여러 천왕들과 그의 신하와 권속, 그리고 한량없이 많은 서민들이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찬탄하고 기뻐하였다. 그리고는 모두 열 가지 선행을 실천하였다.”
『아사세왕수결경(阿闍世王受決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아사세왕이 부처님께 식사공양하실 것을 청했다. 식사를 마치시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기원(祇洹)으로 돌아가셨다.
왕이 기바(耆婆)와 의논하였다.
‘부처님께서 식사를 마치셨으니, 이제는 또 무엇을 하면 좋겠는가?’
기바가 말하였다.
‘오직 등불을 많이 켜는 일 뿐입니다.’
그러자 왕이 명령하여 백 섬의 참깨 기름을 준비하고 궁문(宮門)에서 시작하여 기원정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등불을 켜게 했다.
그 때 어떤 빈궁한 늙은 어미가 왕이 이런 공덕 짓는 것을 보고 곧 매우 감격하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벌어서 돈 두 푼을 얻어 가지고 기름 파는 집에 가서 기름을 사려고 했다.
주인이 말하였다.
‘할머니는 무척 가난하신 모양인데 애써 벌어서 얻은 돈 두 푼을 가지고 왜 양식을 사서 스스로의 목숨을 부지하지 않고 기름을 사려고 하십니까?’
할머니가 말하였다.
‘내가 듣자 하니 부처님은 백 겁에도 한 번 만나 뵙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다행히도 부처님을 만났으나 공양할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오늘 왕이 큰 공덕 짓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비록 가난하지만 등불 하나를 켜서 후세의 근본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때 기름집 주인은 그 지극한 뜻을 가상하게 여겨 돈 두 푼에 기름 두 홉 하는 것을 세 홉을 더 보태 도합 다섯 홉을 특별히 주었다. 노모는 이 기름을 가지고 부처님 앞에 가서 등불을 켜 놓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이 가름으로는 밤중도 넘기지 못하겠구나.〉
그리고는 스스로 맹세하여 말하였다.
‘만일 내가 뒷세상에 부처님처럼 도를 증득할 수 있다면 이 기름으로 한밤 내내 이 등불이 꺼지지 말게 하여지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왕이 켜놓은 등불은 더러는 꺼지기도 하고 더러는 기름이 다하기도 하였으나 노모가 켜 놓은 등불은 불빛이 유난히도 밝아 다른 등불보다 더욱 뛰어난 채 그 밤이 다하도록 꺼지지 않았고 기름도 또한 다하지 않아 이튿날 아침까지 이르렀다.
부처님께서 목련(目連)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이미 날이 밝았으니 저 등불들을 모두 꺼버려라.’
목련이 분부를 받고 가서 차례차례 등불을 꼈다. 그런데 다른 등불은 모두 꺼지는데 오직 노모가 켜놓은 등불만은 세 번이나 꺼도 꺼지지 않았다. 그래서 곧 가사 자락으로 부채질했더니 등불 빛이 더욱 밝아졌다.
이에 위신(威神)의 힘으로 돌개바람을 끌어다가 등불을 불어서 끄려고 했다. 그런데도 등불은 다시 더욱 치성하여 위로는 범천(梵天)을 비추고 곁으로는 삼천세계를 모조리 비추어 모든 사람들이 다 그 빛을 보았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부처님의 광명공덕(光明功德)이니, 너의 위신력으로는 끌 수 없을 것이니라.
이것은 그 노모가 전생[宿命]에 백팔십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이미 과거 부처님으로부터 기별(記莂)을 받았었는데, 그 뒤로 경법(經法)에만 힘썼기 때문에 보시할 겨를이 없었었다.
그러므로 지금 빈궁하여 비록 재물은 없지만 이후 삼십 겁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부처가 되어 그 명호(名號)를 수미등광(須彌燈光)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라고 하리라. 그리고 그 세계에는 해도 달도 없겠지만 사람들의 몸마다 모두 광명이 있어 그 광명이 서로 비추어 도리천(忉利天)과 같으리라.’
노모는 이 말씀을 듣고 환희하여 예배드리고 돌아갔다.
왕은 기바(耆婆)에게 물었다.
‘나는 공덕을 지어 우뚝하기 이와 같은데도 부처님께서 나에게는 기별을 주지 않으시고 이 노모는 한 등밖에 켜지 않았는데도 왜 기별을 주셨는가?’
기바가 대답하였다.
‘왕은 비록 공덕을 많이 지었으나 마음의 전일(專一)하기가 이 노모가 부처님께 마음을 쏟는 것보다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 어느 때에 사왕(闍王:아사세왕)이 지성스런 마음으로 기름과 꽃을 받들어 부처님께 공양했다.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곧 왕에게도 기별을 주셨다.
‘이 뒤 팔만 겁이 지나 그 겁의 이름을 희관(喜觀)이라 할 때 왕은 틀림없이 부처가 되리니, 그 이름을 정기(淨其)라고 할 것입니다.’
아사세왕에게 태자가 있었는데, 그 이름을 전타화리(旃陀和利)라고 하였다.
그 때 그의 나이 여덟 살이었는데 부왕이 기별받는 것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여 곧 몸을 장식했던 온갖 보배를 벗어 부처님 위에 흩으면서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정기부처님 처소에서 제가 금륜왕(金輪王)이 되어 그 부처님께 공양하게 하여지이다.
또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제가 마땅히 그 뒤를 이어 받아 부처가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틀림없이 네 소원대로 되어 불호(佛號)를 전단(栴檀)이라 하리라.’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모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과거 세상에서 어떤 선근(善根)을 지으셨기에 이렇게 끝없는 등불공양의 과보를 받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두 아승기 아흔한 겁 전에 이 염부제(閻浮提)에 어떤 큰 나라의 왕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파색기(波塞奇)였다.
그의 부인이 한 태자를 낳았는데 그 몸은 자금(紫金)빛이었고 상호까지 원만하게 갖추었었다. 뒤에 점점 자라나서는 출가하여 부처가 되어 교화한 인민(人民)들이 매우 많았다.
그 때 부왕(父王)은 그 부처님과 승가 대중을 초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였다.
어떤 한 비구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아리밀라(阿梨蜜羅)였다.
[진(晋)나라 말로는 성급(聖及)이다.]
그는 석 달 동안 그 등불의 시주[檀越]가 되어 날마다 성 안에 들어가서 들기름과 등불 심지의 도구들을 구했었다.
그 때 왕에게 딸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모니(牛尼)였다.
그녀는 높은 누각에 올라가서 이 비구가 경영(經營)에 필요한 것을 구하기 위해 날마다 성안에 들어가서 구결하는 것을 보고는 공경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겨 사람을 보내 물어보았다.
‘영리(營理)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내가 지금 석 달 동안 부처님과 승가를 위해 등을 만들고 있는데, 그것을 담당한 시주가 되어 들깨 기름과 등심지 따위의 등을 만들 물건을 구걸하고 있습니다.’
심부름 갔던 사람이 돌아와서 사실대로 알리니,
왕의 딸은 기뻐하며 말하였다.
‘지금부터 다시는 구걸하러 다니지 마십시오.
내가 마땅히 당신에게 등심지 따위의 물건을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비구는 좋다고 허락했다. 그 뒤로 왕의 딸은 늘 들가름과 등심지 따위를 보내 주었고 성급비구는 성심으로 그것들을 받있다.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에게 기별(記莂)을 주셨다.
‘너는 오는 세상 아승기 겁이 지나면 틀림없이 부처가 되어 그 명호를 정광(定光)이라 하리라.
[다른 경전에는 명호를 연등불(然燈佛)이라고 하였다.]
왕의 딸 모니는 성급비구가 부처가 되리라는 기별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부처님께 공양한 등불에 관련한 물건들은 모두가 내가 소유했던 것이다.
저 비구는 이미 기별을 받았는데 나만 유독 기별을 받지 못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모두 털어놓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기별을 주시면서 모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 두 아승기 아흔한 겁이 지난 뒤에 꼭 부처가 되어 명호를 석가모니(釋迦牟尼)라 하고 열 가지 명호를 구족(具足) 할 것이다.’
왕의 딸은 기별을 튿고 기뻐하면서 발심하고 남자로 변화하여 부처님의 발에 거듭 예배하고 사문(沙門)이 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곧 허락하시자 그녀는 쉬지 않고 정진하였다.
옛날에 등불을 보시한 까닭에 그 이후로 수없이 많은 겁(劫) 동안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자연히 복을 받았고, 그의 신체는 특별히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났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부처가 되어 이 등불의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또 『시등공덕경(施燈功德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흑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탑묘(塔廟)에서 여러 형상 앞에 공양을 베풀거나 또는 등불 내지는 조그만 등심지를 보시하되 혹 들기름을 바르고 불을 켜서 보시하면 그 밝음은 오직 한 길과 한 계단만을 비출 뿐이니라.
사리불아, 그러나 이와 같은 복덕은 일체 성문이나 연각으로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오직 불(佛)ㆍ여래(如來)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니라.
세간의 과보를 구하는 자의 복덕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더구나 청정하고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끊임없이 계속해서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는 것이겠느냐?
또 길의 한 계단을 비추어 준 공덕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하물며 일체의 계단과 일체의 길을 전부 비추어 준 것이겠느냐?
혹 둘ㆍ셋ㆍ넷의 계단과 혹 탑신(塔神)한 층ㆍ두 층, 나아가 여러 층의 한 면ㆍ두 면 내지는 네 면 모두와 또는 부처님의 형상을 비추어 준 것이겠느냐?
사리불아, 저렇게 켠 등불은 혹 때로는 금방 꺼지기도 하고 혹 바람이 불어 꺼지기도 하며, 혹 기름이 떨어져 꺼지기도 하고 혹 심지가 다하여 꺼지기도 하며, 혹 그 모두가 다하여 꺼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부처님의 탑묘에 등불을 받들어 보시해야 한다.
그러면 불ㆍ법ㆍ승을 믿었기 때문에 이렇게 조그만 등불을 받들어 보시한 복전(福田)으로 그 얻는 과보의 복덕 덩어리는 오직 부처님께서만 아시는 것이니라.
조그만 등불에도 오히려 복덕이 많아 이루 계산할 수 없거늘,
더구나 내가 멸도한 뒤에 부처님의 탑사를 스스로 짓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짓거나
혹은 한 등ㆍ두 등 내지는 여러 개의 등을 켜거나
향ㆍ꽃ㆍ영락(瓔珞)ㆍ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 및 그 밖에 갖가지 수승하고 오묘한 공양을 하는 것이겠느냐?
또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탑묘에 등불을 보시하면 그는 임종할 때에 세 가지 광명을 얻게 될 것이다.
무엇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임종할 때에 과거에 지은 복이 다 앞에 나타나므로 선한 법을 기억하여 잊지 않고 이렇게 기억함으로 인하여 마음에 기쁨이 생겨나는 것이다.
둘째는 이로 인하여 곧 부처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보시를 잘 행하여 기쁜 마음을 얻으므로 죽음의 괴로움이 없는 것이다.
셋째는 이로 인하여 곧 법을 생각하는 마음을 얻는 것이다.
또 사리불아,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다시 네 가지의 광명을 얻을 것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임종할 때에 둥글고 원만한 해[日輪]가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둘째는 둥글고 원만한 달[月輪]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며,
셋째는 여러 하늘 대중들이 한곳에 태어나는 것을 보고,
넷째는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 보리수(菩提樹) 밑에 앉아서 보리 얻는 것을 보고는 자기 자신이 여래를 존중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서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또 사리불아, 부처님의 탑묘에 등불을 보시하면 임종할 때에 이와 같은 네 가지 광명을 보고 죽은 뒤에는 곧 삼십삼천에 태어날 것이다.
그 하늘에 태어나서는 다섯 가지 일에 대하여 청정함을 얻을 것이다.
첫째는 청정한 힘을 얻는 것이요,
둘째는 여러 하늘 기운데 뛰어난 위엄과 덕을 얻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청정한 염혜(念慧)를 얻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 뜻을 포섭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며,
다섯째는 권속을 얻어 그들의 뜻을 항상 수호하여 마음에 기쁨을 얻는 것이다.
그 하늘의 수명을 마치고 나면 악한 갈래의 세계에도 떨어지지 않고, 인간 세계에 태어날 때엔 최상의 종성(種姓)으로서 부처님의 법을 믿는 집안에 태어날 것이다.
그 때 세간에 만약 부처님이 없더라도 또한 길흉(吉凶)을 점치는 사견(邪見)을 가진 경박하고 미천한 집안에는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등불을 보시함으로 말미암아 다시 네 가지 즐길 만한 법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색력(色力)이요, 둘째는 자재(資財)이며, 셋째는 대희(大喜)요, 넷째는 지혜(智慧)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대승(大乘)에 머무르면서 부처님의 탑묘에 등불을 보시하면 여덟 가지 즐길 만한 훌륭한 법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이 그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뛰어난 육안(肉眼)을 얻는 것이요,
둘째는 측량(測量) 할 수 없는 훌륭한 생각을 얻는 것이며,
셋째는 뛰어나게 통달한 천안(天眼)을 얻는 것이요,
넷째는 도를 충분히 닦고 쌓아 계율을 잃지 않음을 얻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혜가 만족함을 얻어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과거에 지은 선으로 재난이 없는 곳을 얻는 것이며,
일곱째는 지은 선업(善業)으로 모든 부처님을 만나 일체 중생의 눈이 되는 것이요,
여덟째는 그 선근 때문에 전륜왕(轉輪王)는 남의 장애를 받지 않으며 그 몸이 단정한 것이다.
혹 제석(帝釋)이 되어서는 큰 위력을 얻고 열 가지 눈을 구족(具足)하며, 혹 범천왕(梵天王)이 되어서는 범천의 일을 잘 넓히고 큰 선정을 얻을 것이다.
사리불(舍利弗)아, 보리의 선근을 회향함으로써 여덟 가지 즐길 만한 훌륭한 법을 얻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의 앞에서 남이 등불 보시하는 것을 보면 믿는 마음이 청정해서 합장하고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이 선근 때문에 여덟 가지 증상법(增上法)을 얻는다.
무엇이 그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증상한 색(色)을 얻고,
둘째는 증상한 권속을 얻으며,
셋째는 증장한 계율을 얻고,
넷째는 인간 세계와 천상에서 증상한 생(生)을 증득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증상한 믿음을 얻는 것이요,
여섯째는 증상한 말재주를 얻는 것이며,
일곱째는 증상한 성도(聖道)를 증득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아뇩보리(阿耨菩提)를 얻는 것이니라.’
또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또 가장 얻기 어려운 다섯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사람의 몸을 얻기 어려운 것이요,
둘째는 부처님의 바른 법에 대하여 믿고 즐거워하기 어려운 것이며,
셋째는 부처님 법을 좋아해도 출가하기 어려운 젓이요,
넷째는 청정한 계율을 갖추기 어려운 것이며,
다섯째는 누진(漏盡)을 얻기 어려운 것이니라.
일체 중생들이 다 이 다섯 가지 법을 얻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너희들은 이미 얻었느니라.”
[이 경 한 권은 간략하게 그 요지만 말한 것이다.]
또 『비유경(警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여러 제자들의 덕이 각각 같지 않았다. 사리불은 지혜가 제일이고, 대목련(大目連)은 신통이 제일이며, 아나율(阿那律) 같은 이는 천안(天眼)이 제일이어서 삼천대천세계를 잘 보되, 나아가 미세한 것까지도 깊숙하게 보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아난이 이것을 보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아나율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천안이 그러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과거 아흔한 겹 전에 비바시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에 이 사람은 그 때 도적이 되어 부처님의 탑묘에 들어가서 불탑의 물건을 훔치려고 하였다.
그 때 불탑 속에서 부처님 앞에 켜놓은 등불이 꺼지려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도적은 곧 화살로 등을 바로 잡아 불을 밝게 하다가 부처님의 위엄스런 광명이 빛나는 것을 보고는 털이 곤두서서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다른 사람은 오히려 물건을 보시하고 복을 구하는데, 나는 어찌하여 도적질을 하는가?〉
그리고는 도적질을 그만두고 거기에서 떠나갔다.
그는 이 등불 심지를 바로잡은 복덕의 인연 때문에 그 뒤로 아흔한 겁 동안 항상 좋은 곳에 태어나서 차츰 여러 가지 악을 버리고 복이 날마다 늘어갔느니라.
그래서 지금은 나를 만나 출가하여 도를 닦고 아라한을 증득하여 대중를 가운데 천안으로 꿰뚫어 보는 것이 제일이 되었느나라. 이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어떤 사람이 마음으로 살을 베어 부처님 앞에 등불을 켜는 것이겠느냐?
그가 얻는 복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라.’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불탑 속에서 구슬을 훔치거나 또는 등불을 도적질하면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고 설령 인간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세상마다 눈 먼 봉사가 될 것이다.”
또 『관정경(灌項經)』에서 말하였다.
“구탈(救脫)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족성(族姓) 남녀로서 몹시 쇠약해져서 평상에 누워 아파하고 괴로워하는데도 아무도 구호하는 사람이 없으면,
나는 지금 마땅히 여러 스님들을 초청하여 이레 낮ㆍ밤 동안 재계한 뒤에 일심으로 여덟 가지 금계(禁戒)를 받아 지니고 온 종일[六時]도를 행하며 이 경전을 마흔아홉 번 독송하겠습니다.
그리고 일곱 층의 등불을 켜고 다섯 가지 색깔의 속명신번(續命神幡)을 달도록 권유하겠습니다.’
아난이 여쭈었다.
‘속명번기와 등을 다는 법은 어떠합니까?’
‘신번은 다섯 가지 색으로 마흔아홉 자[尺]입니다. 등불도 또한 그렇습니다.
일곱 층의 등불은 한 층에 일곱 개의 등불을 다는데 등은 수레바퀴와 같습니다.
만약 액난(厄難)을 만나 감옥에 같히고 몸에 칼과 족쇄를 찼더라도 또한 번기와 등을 만들어 달고 여러 잡류(雜類)의 중생들을 놓아주어 사십구 일을 지내면 위급한 액난을 잘 넘길 수 있고 또 모든 횡액이나 악귀에 붙잡히는 일들도 없을 것입니다
또 『초일명삼매경(超日明三昧經)』에서 말하였다.
“일천왕(日天王)은 수없이 많은 천인(天人)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에 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어떤 행(行)으로 일천왕이 되어 사천하(四天下)를 비추며, 또한 무슨 인연으로 월천왕(月天王)이 되어 깜깜한 밤의 어두움을 비추어 밝혀줍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일이 있느니라.
첫째는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둘째는 몸을 닦고 행동을 조심하는 것이며,
셋째는 계율을 받들어 범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불사(佛寺)에 등불을 밝히는 것이니라.
그렇게 하면 혹은 부모나 사문이나 도인(道人)에게 모두 광명이 드리울 것이다.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살생하지 않는 등의 열 가지 선을 행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월왕(月王)이 되었다.
첫째는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다섯 가지 계율을 받아 지니는 것이며,
셋째는 삼존(三尊)을 공경하여 섬기는 것이요,
넷째는 엄금과 아버지와 스승 등에게 등불을 올리는 것이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등불 켜는 것을 허락한다. 마땅히 때때로 불을 한쪽에 두었다가 점차 불을 켜되 꼭 먼저 불을 켜서 사리와 부처님의 형상을 비추게 하고 먼저 예배한 뒤에 차례로 다른 곳의 등불을 켜라.
등불을 끄려고 할 때에는 갑작스레 끄지 말고 꼭 여러 대덕들에게 불을 끄겠다고 말할 것이며, 입으로 붙어서 끄는 것은 허락하지 않느니라.’”
[그 뜻은 불을 먹는 벌레가 사람의 입기운으로 인해 그 벌레들이 죽을까 염려되어 입으로 불어 끄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손으로 부쳐서 끄거나 옷이나 부채로 부쳐서 끄는 것을 허락한다. 마땅히 나 그네가 머리를 숙이고 불을 켜가지고 들어가려고 할 때에는 갑자기 들어가지 말고 반드시 큰 소리로
〈대덕 스님이시여, 등불을 가지고 들어가려고 합니다〉라고 외치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의법(烕儀法)을 어기는 것이 된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등불을 켜는데에 다섯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마땅히 깨끗한 수건을 가지고 안과 밖을 닦아 깨끗이 해야 하는 것이요,
둘째는 마땅히 깨끗한 심지를 써야 하며,
셋째는 마땅히 스스로 참깨 기름을 장만해야 하고,
넷째는 기름을 부을 때 넘치지도 말고 너무 적게 하지도 않아야 하며,
다섯째는 마땅히 보호하여 견고하게 하되 사람이 다니는 길에 방해가 되도록 달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또 『오백문사(五百問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의 광명을 이어지게 하여 낮에도 끄지 말라. 부처님께서는 밝고 어둠이 없으며 본래 말과 생각의 제한(齊限)도 없기 때문에 죄를 소멸시킬 수 았다.”
또 대당삼장(大唐三藏) 파파사(波頗師)가 말하였다.
“부처님 앞에 켤 등을 가져올 데가 없으면 다른 데서 가져오는 한이 있더라도 광명을 없애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