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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7.31 18:24
아주 오랫만에 안심 연꽃 밭엘 나가 사진 만들었습니다.
그곳엔 이쁜 연도, 흰 연도, 붉으스레한 연도, 쌍 연도 보였고
어딘가에 다가섰을때는 시든연도, 뚝 떨어진 연도 보였습니다.
꼭 말입니다.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 삶과 연들이 핀
모습은 닮았다는 생각을 잠시 해 봤던 날이 었습니다. 좋았습니다.
오늘이 칠월의 맨 끝날입니다.무지 덥고,짜증도 남니다.갈증도 나며...
그렇다고 어쩜니까? 잘 이겨내셔야 합니다. 氣 살리고, 잘먹고, 잘자고,
하고픈 게 있다면 그냥 해 버리세요. 팔월에 소식 전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2015, 7.31. 오후 하기 송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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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7.26 10:11
2015년7월24일 상경하여 부모님 뵙고 인사 드리고, 이 일, 저일. 다 본 다음에 서울 충무로에 있는
[라이카] 본점 A/S 쎈터에 들려 사진기 정밀검사를 받아 본 결과 초점과 기계적 결함이 없다는
최종 확인을 받았고 기계속과 렌즈 청소를 해 주는 서비스를 받았다.
오늘 새벽 5시에 움직여 06 시20분 인천행 첫차 고속버스 타고 상경한 후 차근차근 일 본 다음
20시30분 KTX기차로 래구 23시에 집에 도착하였다.참 많은 일을 한 오늘이었다.Kb들려 년금
정리.NH통장 갱신. 무궁화묘원 지로용지 인수하여 받았고. 모친께서 만드신 따뜻한 밥상도 받았다.
제매가 운전하는 차타고 드라이브하며 쉽게 일을 마쳤다.
그후 지하철타고 서울에 도착, 명동에 있는 [라이카] 본점에 들려 사진기 A/S 받고, 압구정동
분당선 로데오역 근처에있는 Sony 매장으로 옮겨서 Sony @7ii 미러리스 카메라와 24~240 렌즈를
직접 만져도 보았다.고자세의 판매사원의 따뜻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내가 돈이 좀 없어
보인 늙은이로 보인건지 따뜻한 설명이 없었다. 판매사원으로서의 태도가 영 아니었다. 사무적이다.
그게 참 아쉬웠다.소니 카메라 뷰바인더로 사물을 바라보며 밀고 당겨본 영상과 기계는 많이 작았고
실망 스러웠다. 내가 생각했던 Sony @7 ii 카메라는 이게 아닌데 하는 결론을 얻었다. Sony 매장을
나와 비 내리는 로데오거리 입구를 걷다가 지하철을 다시 탔다. 강남구청역을 출발 서울역에 도착 해
서울역 주변 사진찍고 저녁식사후20시30분 경부선 KTX 열차를 탑승했다.23시쯤에 대구집에 도착했다.
2015.7.24. 하기
하기 2015.07.17 17:24
[ 길 ]
ㅡ김용택 (1948 ~ )
사랑은
이 세상을 다 버리고
이 세상을 다 얻는
새벽같이 옵니다.
이 봄
당신에게로 가는
길 하나 새로 티어 났습니다
그 길가에는 흰 제비꽃이 피고
작은 새들 날아 갑니다
새 풀잎마다 이슬은 반짝이고
작은 길은 촉촉히 젖어
나는 맨발로
붉은 흙을 밟으며
어디로 가도
그대에게 이르는 길
이 세상으로 다 이어진
아침 그 길을 갑니다.
하기 2015.07.15 23:47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혹은 아낌없이 쏟아냈을 때 사람들은 길을 나섭니다.
굳이 지름길을 찾지 않고, 일부러 앞지르지 않고, 기꺼이 에둘러 가는 길.
그렇게 속도를 낮춰 걷다 보면 다시금 온전한 나를, 한껏 채워진 나를 만납니다.
하루 하루
자라는 삶을
살고 있나요?
글,김희원 ㅡ [봄호<신협>月刊 책자] 중ㅡ
하기 2015.07.12 13:02
걱정은 정(情)가운데 제일로 캄캄하고 어두운 정이다.
그러나 걱정은 사랑의 내용이다.걱정을 걱정으로 바꾸는
것은 사랑만이 해낼 수 있다.
당신 앞에 설 때마다 나는 없다. 나라는 존재를 망각하고
마는 것이다. 당신 앞에서 너 따우ㅣ는 아무 소용이 없더
라. 당신이야말로 나에겐 존재 망각의 역사다.
ㅡ페이스북을 통해 시를 발표하고 독자와 친구를 얻은 시인의 첫 시집 <김수상 시집 [사랑의 뼈들] 中에서.
하기 2015.07.11 12:11
[노점상 국수 한 그릇]
사는 것이 힘들면
재래시장 한 귀퉁이에서
말아주는
잔치국수 한 그릇 먹어 보자
아주 작은 공간에
엉덩이 하나 붙이고
보자가 덮어쒸운 다싯물 통에서
국물 한바가지
국수 한 주먹에
고명으로
김치, 부추나물, 단무지 총총 썰어
양념장 한 숟가락 넣어서
주름살 깊어
마치 열지 못한 마음의 문 열어서
환한 미소롤 말아주면
세상이 따뜻해지는
노점상 국수 한 그릇
ㅡ박언지 시인 <김해 출신, 한국문협/부산문협 회원>ㅡ
■ <해설> 재래시장 가면 좁은 공간에서 나이든 할머니가 무명수건 덮어쓰고 3000원짜리 국수를
팔고 있다. 집에서 손주들의 재롱에 웃음지을 나이인데도 하루도 쉬지않고 추운 날씨에도
국수를 말아 주고 있다. 60~70년대 우리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은 그렇게 부지런히 살아왔다. ㅡ성군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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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6.21 22:41
본격적인 여정에 올라 목적지를 향해 갈 때 한 가지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여행할 것인가, 관광할 것인가? 여행자와 관광객은 시야도 행보도 다르다. 관광
객은 지극히 실용적인 자세로 유명한 장소와 문물을 찾아 서둘러 그것과 "등진다"
말하자면 목적지를 배경으로 삼아 기념사진을 박기에 바쁜 것이다. "남는 것은 사
진 뿐" 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지금 느끼기 보다 나중에 확인하려 한다. 하지만 여
행자는 목적지에 닿는 일보다 그곳으로까지 가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며,유명하든
아니든 길에서 만나는 것들과 정면으로 마주 보길 희망한다. 무엇이 옳다고는 말
하지 않겠다. 하지만 삶은 거듭하거나 미룰 수 없는 바로 지금 여기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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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6.17 11:50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인간관계도 복잡해진 내가 긴 시간을 내서 해외여행을 다녀 온 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였다. 돈을 아끼며 비수기인 3월을 틈내 동유럽 여행을 아내와 언니 동생 친구와 함께
다섯나라를 거쳐는 동안 잘먹고 잘자고 잘싸며, 건강하게 사진기 우쳐메고 설치며 여행을 끝냈다.
추억으로 남아있을 그곳에서 내 인생의 한 막이 흐르는 다뉴브 강물과 함께 흔들리고 있음을 본다
현실의 시간을 가둔채 오래 머물렀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영영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녀오는 것이다. 나는 여행의 추억을 다시 불로그 속에 가둔 채 몽상을 접고 현실로 돌아 와야
했다.또 다른 여행지,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당장 짐을 꾸려 떠
나지 못할지라도 사진 모습들을 보며 그런 상상 속의 여행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즐겁다.
2015.6.12.여행 후기.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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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6.02 16:37
이런친구하나 내곁에 있었으면...
거울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그림자 같은 친구 하나만 더 있었으면
끝을 볼 수 없는 우물같이 맘 깊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다와 같은 친구 있었으면
농익은 친구 하나만 더 있으면 참 좋겠다.
나쁜 마음을 먹었을 때
넌지시 능청 떨며 바로 잡아 주는 친구
숨긴 마음 금방 알아채고
‘너 이랬구나’ 하고 웃어 주는 친구
가끔은 ‘너 참 좋은 친구’라고
추켜세워 주며 위로해 주는 친구
삶이 힘들어 쓰러질 때
어깨 살며시 빌려주며 다독거려 주는 친구
외롭다고 전화 한 통만 하면
쪼르르 어느새 내 곁으로 달려와
‘친구, 본래 사람은 외로운 거야’라고 넌스레 수다 떨며
마음을 정리 해 줄 그런 친구
친구가 별건가?
부담스럽지 않은 가지런한 마음으로
서로를 향해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그건 무조건 꼭 필요한 친구인 것을…
ㅡ블로그 [넓은 세상]에 게재한 엘로우스톤 님에 글ㅡ
하기 2015.05.31 22:48
겨울을 겪어봐야 봄 귀한 걸 안다고 했다.혹독한 겨울일수록 오는 봄이 더 귀할 게다.
뽁뽁이 너머 보이는 바깥풍경이 단열을 위한 에어캡 때문인가 요지경 세상이다.
저 너머엔 희망찬 새 봄이 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저 뽁뽁이를 벗길 수 있으려나...
하기 2015.10.07 01:30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 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ㅡ[한국의산천] blog 백두대간 라이딩9회차에서 옮긴 글 ㅡ
하기 2015.10.03 10:02
[잃어버렸습니다]
ㅡ시인/이룻: 이정님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릴 것 있어서 행복합니다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다가
길을 나섭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잇대어 돌담을 끌고 갑니다.
돌담은 문을 굳게 닫은 그대로
길 위에 그림자들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새로운 아침으로 통합니다
돌담을 더듬던 눈에 눈물이 고여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은 부끄럽게도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고
난 그를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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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10.02 20:14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꽃을 꽂고 산들 뭐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배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을
산들 뭐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하여 온 밤
내 비가 내리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담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더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한 마디
-박인환 作 <얼굴>중
■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인환 시인의 시다. '목마와 숙녀'라는 불후의 대표작 때문에
박인환의 다른 시는 묻혀버리기 쉽다. 이 시도 그런 시 중 하나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내가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힌다면 머리에 꽃을 꽂은들 무엇을 할 것이며,
한 마리 학처럼 산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잊힌다는 것은 헤어지는
것보다도 두려운 일일 테다.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잊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힌 존재가 되면서 살아왔다.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힘의 크기는 커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 말해본다. 보고싶다고.
[허연 문화부장(시인)]
매일경제
하기 2015.09.29 15:02
ㅡ초대시조ㅡ
[능소야, 능소]
ㅡ윤금초 <1941년 전남 해남 출생. 67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속울음
붉디붉게 펴 오르는
능소(凌霄)야,
능소
에달게 잉잉거리는
호박벌
늦은 젖 물리고
세상에!
눈먼 돌부지를
톡, 톡
깨운
저 능소야.
● 팔월은 담장을 타고 황홍색 붉은 능소화가 만발하는 계절이다.이 꽃은 중국 황실의 후궁이었던
소화가 왕에게 버림받고 늘 담장 너머 귀를 세우고 긴 기다림 끝에 죽어 뺨이 고운 소화의 죽은
넋이 꽃으로 피었다는 전설이 있다.그래서 귀를 활짝 연 나팔 모양의 꽃이 담장을 따라 핀다고 한다.
윤금초 시인은 "능소야"라고 명명함으로써 존재의 담장 너머 능소화를 깨우고 있는 것이다."능소야,능소"라고
부르는 순간, 속울음 붉디붉게 퍼 울리는 능소화를 깨우고,충매화인 능소화는 호박벌에게 젖을 물리는 모성적
여성의 원형으로 깨어나 동백꽃처럼 송이 째 툭,툭 짐으로써 눈먼 돌부처마저 깨우고 마는 그 놀라운 존재의
빛 앞에서 시인은 "세상에!"라고 경이로운 시적 개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이여, 이제 진심을 다해
"능소야" 라고 불러보자! 무명의 어둠 드리운 우리 마음의 담장을 환하게 넘어 700년의 긴긴 기다림의 귀를
활짝 연 저 시조의 행간마다 붉디붉게 만발하는 민족혼의 능소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ㅡ박관숙 시조시인 ㅡ
2015.8.27.[목] 중앙일보 중앙시조백일장 게재 [초대시조]를2015.9.29.옮겨 타이핑[하기]
하기 2015.09.29 13:22
[벗는다는 것]
ㅡ이채민 (1957~ )
잠시 다니러 온 어머니의 몸 씻기려하는데
어머니는 벗지 않으려 완강하게 버틴다
( - - - )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벗었고
그녀와 내가 벗었고
잘 벗었을 때 평화가 찾아 들더라
여자와 남자가 잘 벗었으므로
지구는 내일도 무사할 것이다.
ㅡ벗음은 본성적 자아.태초의 인간으로 돌아간다는 뜻일테다. 연인들은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누는데
옷이 거추장 스러운 잉여의 탓이다. "잘도 벗기고[서로를]어루만지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으므로
지구는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었다. (장석주 시인) ㅡ중앙일보 오피니언 시가 있는 아침ㅡ
하기 2015.09.29 10:34
생각은 그만 하시고, 이제 실천 하십시요!
주말 산행,하루1시간 운동, 미워하지 않기.걷기,책읽기,식단바꾸기,기분 지키기...세상에는 건강을
지키는 수많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 많은 것 중에서 몇가지를 실천하고 게십니까?
실천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나는 제대로 늙고 싶다. "늙음"은 단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돼 간다는 것이기에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젊은이를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세상을 용서하고 안아
주기도 해야 한다. 늙어가는 것도 젊은 날 쌓아놓은 바탕 위에서 가기 때문에 실은 젊은 날 하루가"늙음"으로
가는 소중한 시간이다."늙음"예찬이다. [매일춘추] 문차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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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그늘 흔들리다]
ㅡ정황수 ( ▲ 필자약력 67세. 前우리은행 런던지점장. 現열린시조학회 회원)
은빛 하얀 실을물고 집을 짓는 이라크네
별빛도 달빛도 함께 숲 그늘에 부려놓고
회오리 몰아쳐도 허리 펴고 꼿꼿하다
응어리진 이령수인 듯, 쓰르라미 절창인 듯
소소히 일렁이는 바람, 참선방 죽비소리
구름 위 댓잎 물고 사뭇 앉은 새가 되어
디딜수록 멀미뿐인 티끌세상 훌훌 털고
드높이 하늘을 난다. 엉킨 타래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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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9.22 11:54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날들이 흘러갔다
강이 하늘로 흐를 때,
명절 떡살에 햇살이 부서질 때
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날들이 흘러갔다
흐르는 안개가 아마포처럼 몸에 감길 때,
짐 실은 말 뒷다리가 사람 다리보다 아름
다울 때
삶이 가엾다면 우린 거기
묶일 수 밖에 없다
● 이성복 作
<세월의 습곡이여,기억의 단층이여>
ㅡ[삶은 힘이 세다] 삶은 그다지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다. 대로는 슬프고 때로는 힘겹고 때로는 지친다.
하지만 삶은 힘이 세다. 그 어떤 이유로도 삶은 비하되거나 평가 절하될 수 없다. 삶은 위대하다.
시인은 명절 떡살이 부서지는 걸 보면서, 혹은 사람다리 보다 아름다운 짐 실은 말 뒷다리를 보
면서 삶의 위대함을 증언한다.시인의 말처럼 삶은 가엾다.그래서 우리는 삶에 묶일 수밖에 없다
삶은 언제나 힘이 세다 ㅡ허연 문화부장(시인)
2015.9.21. 월 매일경재신문 오피니언 A39면 [시가 있는 월요일]게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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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9.19 14:20
[미쳤다고 부쳐주나]
이종문(1955~ )
그 옛날 내 친구를 미치도록 짝사랑한 나의 짝사랑이 배 두 상자 보내왔네
그 속에 사연 한 장도 같이 넣어 보내왔네
화들짝 뜯어보니 이것 참 기가 차네
종문아 미안치만 내 보냈단 말은 말고 알 굵은 배 한 상자는 친구에게 부쳐줄래
우와 이거 정말 도분 나 못 살겠네
에라이 연놈들의 볼기라도 치고픈데 알 굵은 배 한 상자를 미쳤다고 부쳐주나
☞ 여기 짝사랑 둘과 배 두 상자로 엮은 이야기가 있다. 이 사랑은 심각하지 않다. 이미 흘러간 시절의 얘기이다.
‘나’는 친구를 짝사랑하는 여자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세월 흘러 여자는 제 짝사랑을 못 잊어 배 한 상자를 몰래
보내고 싶은데, 그 여자를 짝사랑했던 ‘나’는 끝내 배알이 뒤틀린다. 제 짝사랑에게 배 한 상자를 부쳐달라고
부탁하는 여자에게 “우와 이거 정말 도분 나 못 살겠네” 한다. 제 짝사랑을 짓밟은 그 여자에게 복수를 하는데,
그 방식이 참 치사하다. 제 짝사랑에게 부쳐달라는 “알 굵은 배 한 상자”를 중간에서 그냥 꿀꺽해버린다. <장석주·시인>
▶ [시가 있는 아침] 더 보기
하기 2015.09.19 14:11
[비]
- 이달균(1957~ )
비 오는 세상을
한참 바라보았다
먼 기적 소리도
산 속의 새집들도
먼저 내린 빗방울들도
함께 섞여 비를 맞는다
짐승들도 젖어서
돌아간 이 길 위에
오직 나 혼자
메마른 검불처럼
선 채로 젖지 못하여
검불처럼 젖지 못하여
☞ 비는 몸뚱이나 몸뚱이를 가린 옷이나 거죽을 적실 따름이다. 허나 이 몸은 벗어버려야 할 허물, 혹은 “ 쓸데없이
소리만 나는 폐기된 골동품”(말라르메)이나 다름없는 것. 비는 몸의 남루를 적시지만 영혼의 빛을 꺼뜨릴 수는 없다.
오, 비여! 세상을 적셔라. 짐승들도 젖어서 돌아간 이 길 위에서 끝내 젖지 못한 자를 기억하라. 혼
자 젖지 않는 자는 이단의 존재, 고독한 자다. 그는 영혼의 빛을 품고, 인생에서 의미라는 꿀을 따 모으는 자다.
그런 존재만이 우리를 파멸시키는 아름다움을 견딜 수가 있다. <장석주·시인>
▶ [시가 있는 아침] 더 보기
하기 2015.09.18 21:12
[바다의 메아리]
ㅡ정현종 ㅡ
물고기는 항구로 보고
항구는 들녁으로 간다
들녁은 꿈꾸기 시작한다
새들과 구름과 바다와 - - -
색채는 생명의 도가니
형태는 떠도는 구름
그렇지 않은가
바다의 메아리여.
이천십오년 초여름
정현종 쓰다.
ㅡ하기는 자판기를 토닥토닥 타이핑 쳤다ㅡ
하기 2015.09.22 00:22
" 점과 점이
마음
내어
선을 이루지만
참새라도 앉으면
여리게 떨
리는,
저 전깃줄 "
- .....이란 짧은 시 [연애 간]이다. 각 행이 간결하게 이루어져 점처럼 떨어져 있지만 전깃줄의
비유를 통해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선의 묘사를 보여준다. ㅡ 중략 ㅡ 마치 참새가 앉은
전깃줄처럼 시인의 마음은 흔들리고 기억은 삶과 벌인 연애의 추억으로 되살아난다.해서
[이하석]시인은 시집을 펴내며 "서서 흐르는 시간을 냇물 밑에 웅크린 까만 돌처럼 느낀다" 다고 밝혔다.
하기 2015.09.21 23:49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ㅡ김용택
달이 떳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 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쎄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즘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 옵니다.
[김용택]시인
1982년 <꺼지지 않는 햇불로>에 시 "섬진강"으로 등단.
2012년 윤동주 문학대상.2002년 소충사선문화상 1997년 소월시문학상 수상
대표작으로 시집<섬진강><맑은날><그대 거침없는 사랑><그 여자네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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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
ㅡ김용택 (1948 ~ )
사랑은
이 세상을 다 버리고
이 세상을 다 얻는
새벽같이 옵니다.
이 봄
당신에게로 가는
길 하나 새로 티어 났습니다
그 길가에는 흰 제비꽃이 피고
작은 새들 날아 갑니다
새 풀잎마다 이슬은 반짝이고
작은 길은 촉촉히 젖어
나는 맨발로
붉은 흙을 밟으며
어디로 가도
그대에게 이르는 길
이 세상으로 다 이어진
아침 그 길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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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병한다 시방
부그럽지도 않냐 다 큰 것이 살들을
다 내놓고 훤훤 대낮에 낮잠을 자다니
연분홍 살빛으로 뒤척이는 저 산골짜기
어지러워라 환장 허것네
저 산 아래 내가 쓰러져불것다 시방.
ㅡ김용택의 시 중에서 ㅡ
하기 2015.09.21 13:35
[바퀴에게]
자꾸 뒤로 물러서는 파도를 보면
나도 좀 뒤로 물러서야 할 것 같다
뒤로 뒤로 물러서서
물의 발자국을 바라보아야 할 것 같다
어깨를 두드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진실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나에게 한번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만 내닫는 바퀴에게
막무가내 뭉개어진 저 길가의 꽃들을
오롯이 한번 보여줘야 할 것 같다
ㅡ 문정희(1947~ )
물러서는 일은 무엇인가. 있던 자리에서 뒤나 옆으로 한 걸음 비켜서는 일은 무엇인가.
나서지 않고 내놓는다는 것 아닌가. 물러서면 해변에 어지럽게 난 발자국이 보일 게다.
바다가 통째로 제대로 보일 게다...문정희 시인은 시 [짐승바다]에서 출렁이는 바다를
" 내 안에서 일어서고 / 내 안에서 무너지는 / 천둥의 깊이 "라고 썼다. 물러서면 물결의
높이와 수심(水深)이 보일 게다.하나의 바다인 나의 충동과 강열한 움직임이 보일 게다.
앞으로만 구르는 바퀴에는 물러섬이 없다. 물러섬을 모르는 이는 오로지 매섭고 사납기
만 하다.헤드라이트를 켠 그의 눈에 길가에 핀, 키 작고 연약한 꽃이 보일 리 없다. 오토
바이 바퀴처럼 다만 질주(疾走)하는 이는 금속성 굉음처럼 섬뜩하다. ㅡ문태준 시인ㅡ
ㅡ2014.2.27.(목) 조선일보 오피니언 [가슴으로 읽는 시] 옮김. 하기
[먼 길]
ㅡ문정희
나의 신(신발)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있어
한 발지국 한 발지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뿐.
ㅡ운명의 길을 묵묵하게 가는 모습을 노래한 [먼 길]은 여성 법조인이었던
"전수안" 전 대법관이 취임사로 쓸 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 아픈 삶을 관통하는 날선 질문이 바로 시(詩)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라고 한다.마음에 드는 시집을 고라 선물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시를 읽는다는 건 어색한 일이 되고 말았다. 팍팍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아프고
스린 마음을 시에서 위로받을 법도 한데 시는 오히려 점점 일상과 멀어졌다.시를 읽어도
삶은 흘러가고 읽지않아도 삶은돌아간다.그런데도 시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시인은 살아
있다. 시는 무엇이고, 시인은 왜 사는가.문학의계절 가을 앞두고[문정희] 시인을 만났다.
201509 YONHAP imazine 글 신재우 기자.
하기 2015.09.18 19:43
[가슴으로 읽는 시조]
[가을은]
가을은
방아깨비 한 마리 마당에 앉았다가
풀잎같이 흔들리던 긴 발목을 접는다
가을은, 어쩌면 가을은 제 몸 하나 거두는 것
눈 감아야만 하늘을 우러를 수 있다면
끝끝내 실눈마저 하얗게 덮으시던
가을은, 어쩌면 가을은 아버지의 마음 같은 거
ㅡ이서원(1969~ )
.
어느새 '방아깨비'도 '긴 발목을 접는' 때가 되었나 보다. 정강이 맑게 비치는 방아깨비 유의 곤충들은 아무래도
풀의 권속 같다. 그렇다면 가을 풀처럼 말라가며 함께 생(生)을 접을 수밖에 없겠다. 그렇게 발목 접는 곤충들
옆으로 가을 냄새도 짙어간다. 가을! 하고 들판을 걸으면 논배미마다 다르게 그려내는 무늬와 색깔들로 황홀하
기 짝이 없다. 연두 머금은 노란빛의 선명한 벼 물결 앞에 목이 멜 정도다.
그런 금빛 물결 속에는 아버지의 시간이 있다. 어머니의 시간도 물론 들어 있지만 논에는 어쩐지 아버지의 굽은
등이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다. 기계화 이전에는 삽으로 진흙의 시간을 넘어온 아버지들.가을빛 고슬고슬 익어
가는 날, 들판에서 깊은 주름들을 다시 본다. '아버지의 마음 같은' 멋진 가을을 지어내신 분들께도 새삼 고개
숙인다. 올가을도 무엇을 거둘지 곰곰 돌아보며.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하기 2015.09.06 21:29
2015년 [헛 똑이] 모습
heot ttokg <헛똑이> = heot ttok ttokg <헛 똑 똑이>의 준 말이다.
내가 똑똑 한것 같아도 절대 아니라는 뜻에 [닉네임]이다. 맞는거다.
2011년 말 3년동안 신당초등학교 당직실장 근무시 예쁜 6학년1반
담임 쌤이 헛똑이 영문 글자를 조합해 준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스
스로를 헛 똑 이 [heot ttokg]라 불렀다. 살아온게, 지금 하는 짓거
리가 모두가 다 헛똑이가 정말 맞는 것 같으니 말이다 [ heot ttokg ]
[하기] 둘다 나에 닉네임이라는 것을 밝혀둔다.
[안녕을 묻습니다]
반짝반짝 윤기 나던 은빛 억새는
가을 기어 윤기 잃어
늙고 부풀다 날려 스러질테구요
주제 하지 못하는 슬픔으로
붉게 물드는 단풍은
모세 혈관까지 물들이고 물들이다
낙엽되어 떵질 테지요
저 혼자 깊어가는
가을 속에서
어느 외진 골목길 돌아 들 때
외로움 보다 더한 그리움이
저주처럼 쏟아져 내릴 때 면
그대는
이 가을 견딜만 한지
괜찮은지...
안녕을 묻고 싶습니다,
........................
[비가 많이 오는 날들]
내마음의 방도 축축해지기 일쑤
그럴땐 누군가의 우산을
기다리지 말고
누군가에게 우산을
펼쳐 주세요.
서로의 빗물 닦아 주세요.
이상하게도 힘이 납니다
자, 이제 오늘밤과 내일,
많은 비가 내린 답니다.
*백은하 의 "비가 오는날들" 전문
하기 2015.09.06 10:22
[귀뚜라미]
올 것은 그냥 둬도 제삿날 오듯 온다
내내 용케 숨었다가 어느새 오고 만다
캄캄한 기억의 골방 반쯤 불이 켜진다
지난해 못 다했던 울움 다시 꺼내 운다
한동안 끓은 소식 쫑알쫑알 들먹인다
오래전 듣던 발자국 생각난 듯 뚝 그친다.
ㅡ이광 (1956 ~ )
저기다린 줄 아는가. 귀뚜라미 울움이 바짝 다가왔다. 삽상한 밤 바람을 가르는 초가을 벌레 소리는
그대로 한 편의 서정시다. 긴 더위를 물리치며 가을은 이렇게 오고야 마는 것."제삿날 오듯 온다"는
표현에서 "없는 집에 제삿날 오듯 한다"는 옛말을 겹쳐 읽는다. 꿂어도 제삿날은 거룰 수 없는 게 삶의
지엄한 예의였던 시절의 환한 불빛도 스친다.그렇듯 "깜깜한 기억의 골방"에 불을 반짝 켜주는 귀뚜라
미 울움. 그 소리 섶에는 "한동안 끊은 소식 쫑알쫑알 들먹"이는 추억의 힘이 유독 크다.그러다가 다가
가면 "뚝"그치곤 하던 귀뚜라미의 울움곁에"오래전 듣던 발자국" 그리워진다.밝아지는 별빛 아래 오늘
밤도 귀뚜라미 울음깨나 쏟아지겠다.귀 모으다 펼치는 책갈피며 손등에도 낭랑히 쌓이리라. ㅡ정수자 시조 시인ㅡ
2015.9.3. 조선일보 오피니언 [가슴으로 읽는 시조] ㅡ타이핑 침 ㅡ
...............................
하기 2015.09.04 11:40
사람은 天堂에 있고, 돈은 銀行에 있네
(죽을 때 돈 못싸들고 간다)
살아있을 때는 쓸 돈이 不足하고, 죽을 땐 다 못쓰고 죽는다.
◎ 中國 절강성의 經濟界 人物 왕쥔야오는
한창 나이에 죽었는데,
19억 위안 (韓貨로 약 380억 정도)
遺産을 물려받은 그 婦人은 男便의
運轉技士와 再婚을 했다.
이 운전기사가 幸福에 겨워하며 말하길 :
"前엔 나 자신이 王 社長님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왕사장님이 계속 날 위해
일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잔혹한 사실은 더 오래 사는게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긴 것보다 중요하다! 라는 걸
설명해 준다.
여러분들도 더 열심히 運動하고,
健康에 留意하길 바란다.
누가 누굴 위해 일하는 게 될지는 알 수 없다.
“最高級 핸드폰 機能 中 70%는 쓸데가 없다.
"最高級 乘用車의 速度 中 70%는 불필요하다.
"超豪華 別莊의 面積 70%는 비어있다.
"公務員들의 70%는 거저먹는다.
"大學 敎授 中 70%는 쓸데없는 소리만 지껄인다.
"社會活動의 70%는 意味 없는 것이다.
"집안의 生活用品 中 70%는 놔두기만 하고
쓰지 않는 것이다.
"한平生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70%는
다른 사람이 쓰게 된다.“
결론 : 삶은 간단명료하다
하기 2015.09.01 06:19
[그리움]
ㅡ위맹량
그리움이 깊어오면
방황이 나래를 편다
방향도 모른 채
내 마음 가누지 못하고
한 송이 구름이 되어
바람 타고 허공을 떠돈다
서울신문 9.1. 오피니언 시가....中에서 옮김
하기 2015.08.29 18:25
지난27일 목욜 사진 수업할때 춥다고 했었는데...
아침에 인나니 치통이 있어 치과에 가니 건들거리던 놈 발치해야
다 산다고 나에 치아를 돌봐주는 주치의가 대 들어 뽑고 집 와서 쉽니다.
춥네요.오늘 바디페인팅을 두류공원으로 못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나 저나.
뽑은곳에 몇개월 후[인플랜트] 해야 하는데 ㅇ모아서 뭐 하려고 하면 일이 또 자꾸 생깁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약속 못 지켜 [온유]쌤님 미안합니다.오늘 못갔어도 내일은 갈 수 있을 겁니다
하기 2015.08.28 04:50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
농담
ㅡ황인숙 시인
동아일보 입력 2015-07-17 03:00:00 옮겨 타이핑 2015-08-28 (하기)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사랑이란 그런 것,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 사람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될 때면 그 사람에게도 먹이고 싶어 다음에 꼭 함께 먹어보리라 기억해
두는 것. 가족 간에도 애틋하게 일어나는 이 사랑의 작용이 연애 상대에서 시작해 점점 대상이 넓어지는 시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아직 즐기실 수 있을 때 경치 좋은 곳과 근사한 식당에 자주 모시고 가면 나중에 가슴이
덜 아프리라. 그런데 2연의 ‘그 사람은’ 정말 ‘정말 건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일까? 그렇기 쉽지만
그냥 성격이 그런 사람일 수도 있다.
아들 며느리 딸 사위의 돈을 모아 기어이 미국 여행을 하신 친구 아버지,다녀오신 날 온 가족이 모인자리에서
여행 가방을 푸는데 나오는 새 물건마다 당신을 위한 것이었단다. 맨 마지막은 장난감 자동차. 선물을 기대하
던 어린 손자가 기쁘게 손을 뻗었지만 그것도 당신 것! 어른들은 애 보기가 민망했단다. 자기 생각만 하는 게
행복한 사람이 있다. 이 성향으로 예술을 하면 아주 유리하다.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그 매혹에
몰두해서 극한까지 갈 수 있을 테다. 그 매혹을 앓을 테다.그래서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낼 수 있을 테다. 이타
적인 사람은 마음이 무르기 쉽고, 무른 마음은 초점을 독하게 잡고 있기 어렵다. 하지만 삶은 건강하리라.
시 제목이 왜 ‘[농담]’일까? 시인 이문재는 착한 사람이다. 그래서 착한 말씀, 아름다운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겸연쩍어서 ‘농담’이라고 한 게 아닐까? 시에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농민운동가 전우익 선생의 수필집
제목)라는 만고의 진리를 담는 게 시인의 자의식을 건드린 것 아닐까?
황인숙 시인
..............................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꽃을 꽂고 산들 뭐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배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을
산들 뭐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하여 온 밤
내 비가 내리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담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더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한 마디
-박인환 作 <얼굴>중
■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인환 시인의 시다. '목마와 숙녀'라는 불후의 대표작 때문에
박인환의 다른 시는 묻혀버리기 쉽다. 이 시도 그런 시 중 하나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내가 사람들 머릿속에서 잊힌다면 머리에 꽃을 꽂은들 무엇을 할 것이며,
한 마리 학처럼 산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잊힌다는 것은 헤어지는
것보다도 두려운 일일 테다.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잊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잊힌 존재가 되면서 살아왔다.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힘의 크기는 커질 것이다. 그래서 오늘 말해본다. 보고싶다고.
매일 경제신문 시기있는 월요일 2015. 5.11. [허연 문화부장(시인)]
.......................................
하기 2015.05.31 22:39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다시 한 번
돌아올 때까지.
ㅡ박철 作 <연 >
연 (鳶)의 특징을 기막히게 포착해낸 시다. 연줄이 없으면 연은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다는 통찰이 매력적이다. 인생사도 연과 같다. 그대가 연줄처럼 내 발목을
붙잡고 있으니 그것이 사랑일테고,그대의 눈물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으니 사랑은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것일테다.
날아갈 수 있는 높이까지 날아가더라도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돌아올 나를 위해 출발한 그곳에서 연줄을 붙잡고 있어 줄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멀리 날아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 당신이 그곳에 있어주면 좋겠다.
매일경제 신문. 허연 문화부장(시인)
.............................
길처럼
- 박 목 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 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 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
아직 도래하지 않은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길을 떠난다.
여행이란 무시로 빈집을 드나드는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는 것이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린다
ㅡ위 시 3편과 함께 아직도... ㅡ한국의산천 blog에서 캡처
........................
길처럼
- 박 목 월
머언 산 구비구비 돌아갔기로
山 구비마다 구비마다
절로 슬픔은 일어...
뵈일 듯 말 듯한 산길
산울림 멀리 울려나가다
산울림 홀로 돌아나가다
어쩐지 어쩐지 울음이 돌고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
아직 도래하지 않은 더 좋은 날을 기다리며 길을 떠난다. 여행이란 무시로 빈집을 드나드는 바람처럼 그렇게 떠나는 것이다.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린다
ㅡ위 시 3편과 함께 아직도... ㅡ한국의산천 blog에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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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2015.04.01 23:25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거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봄을 기다리는 마음] 신석정 시인
하기 2015.03.28 17:30
봄꽃을 보니 움추렸던 마음이 봄꽃처럼 활짝 피어났습니다
[함만복] 시인의 "봄 꽃"생각나더군요.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헤지니
봄엔
아무 꽃침 이라도 맞고 볼 일 "
시인이 노래 했듯이 매화와 산수유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지고 선해지는 듯 했습니다.
봄이 아름다운 건 봄꽃 덕분이지요,
환한 꽃침 맞아요, 마음 꽃도 핍니다. 2015.3.28. 하기
하기 2015.03.24 01:44
삶이란 한쪽을 밀어 넣으면 다른 한쪽은 버둥거리면 떠오르는 얼음장 같은 것이다.
뭉크의 그림처럼, 벌어진 바지처럼 입을 벌리고 절규하는 것이 삶이다.
나도 늙는다. 이렇게 이순을 흘쩍 넘겼다. 그래서인가? 자꾸 작아 지는 걸 느낀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코뿔 감기가 몇일전 선자령을 갔다 온 직후 나에게 엄습해왔다.
찾아 온 감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허술하게 몸을 관리 했었으니까...
혼자 깡으로 견디다 도무지 몸살과 기침이 멈추질 않아 동네 내과의원을 찾아갔다.
여자 의사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가슴에 청진기 대고 내 몸 이곳 저곳을 따뜻이 살펴주었다.
약도주었다. 엉뎅이에 걸친 바지춤 내리고 예쁘지만은 않은 큰 간호사께서 엉뎅일 사정없이 몇대 탁탁 치며
엉뎅이에 주사바늘을 쿡 꼽는다. 그렇게 사흘을 주사맞고 약 갈아서 먹고 몸살잡고는 기침이 겨우 90%멎었다.
이렇게 몸은 늙어만 가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렇다. 이게 인생 아니겠는가? 오늘은 편안히 잠자리에 일찍 들었다.
2년전,1.22 . 22시22분 쯤 하기
.................................
하기 2015.02.27 11:03
새해 설날은 어김없이 오지만
또 어김없이 갑니다.
늘 떠 오르는 해를 벅찬 가슴으로 보며
성공을 다짐하는 우리지만
꼭 무엇을 해내야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건 이닐테지요.
원없이 써도 남을 돈을 벌고
원하는 취미생활도 하고
가고 싶은 여행을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도 성공이지만
우리는 끝까지 놓지않고
지켜온 과정에도 성공의 타이틀을
붙이고 싶습니다.
그 과정은 탐스러운 열매의 가능성을
지닌 참 좋은 종자이기 때문입니다.
ㅡ[디지털 포스트]紙 1월호 中에서
하기 2015.02.22 11:02
[수평선]
ㅡ손택수 (1970 ~ )
무현금이란 저런 것이다 찌릿찌릿
두 눈에 똑똑이 보이지만 전기가 흐르는
다가서면 없다. 없는 저 한 줄, 바다 한가운데 드니
줄이 퉁 퉁 구부러져 둥근 원이 되었다
파도소리를 낸다 아늑하게 트인 감옥이 되었다
시퍼런 저 한 줄 배가 바다의 배에 배를 얹고
양쪽에서 짱짱하게 당겨진 젖을 빨다 까무룩
밤이면 집어등이 꼬마전구들처럼 켜져 잠이 든다
ㅡ시집 <유심>중에서. 2012. 1.
하기 2015.02.22 10:42
[생 명]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중략)
겨울 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중략)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 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ㅡ김남조 (1927~ ) "생명" 중에서
* 나를 흔든 시 한 줄*
하기 2015.02.22 10:18
[이월의 날씨]
ㅡ장희안
이월의 날씨가 책장을 만지작거린다
넘길까 말까 도로 덮어버리는 겨울 날씨
막 물을 퍼 올리던 나무가 두레박을 놓았다
영등바람이 귀빰을 때린다 얼얼하다
실컨 때리고 나면 저도 지치겠지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봄 아씨
나갈까 말까
따놓은 문이라 열었다 닫아버리는 이월의 날씨
고약한 것 아직 허락도 안 했는데
서방질 하려고 몸을 더듬다니
ㅡ시집 [길따라 물따라] 중에서
*장희안 1943년 경남 창년 출생/한국문인협회 회원/황희문학상 수상
시집 "내마음의 향기" "길따라 물따라" 등
하기 2015.02.08 23:23
[안개 속 더듬다]
찬바람이 계곡의 언 땅을 밟고
절뚝 거리며 쫓겨간다
먼 산 봄빛은 희뿌연 안개 속 더듬고
살 오른 이월 햇살
양지바른 뜰 매화꽃 망울 하나 눈 밝히며
살며시 다가오니
봄바람 아직은 껄끄러운데
연못가 제비 붓꽃 시린 발목으로
연두빛 새싻 밀어 올린다.
< 은시문학회 작품집 "銀詩" (그루)에서 정미상의 時 > ㅡ2015.1.3.영남알보 게재 금주의 신작시 ㅡ
하기 2015.02.08 00:07
[속내]
김상기(1946~ )
소, 돼지
닭, 오리
개를
내 자식같이 키웁니다
거짖말!
돈을 키우면서
ㅡ시집[콩의 변증법] 황금알 2014.
우리는 살아 가면서 거짖말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살기는 어렵다.
알게 모르게 거짖말을 하게 마련이다.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나는 한 번도 거짖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거짖말이다. 거짖말 가운데 가장 좋지 못한 거짖말은 나쁜 사람이
아닌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하는 거짖말이다. 사람은 다 귀하기 때문이다.
하기 2015.01.29 22:17
[1월이 좋은 이유]
1월이 좋은 것은 그 안에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이란 이렇게 앞으로의 모든 과정을
상상할 수 있다.
1월에는 나무마다 풀잎마다 꽃이 핀다
1월에는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들린다
1월에는 산사의 처마 끝에서 감이 노랗게 익어 간다.
1월에는 창문 밖 하늘에서 가만가만 눈이 내린다
시작이란 이렇게 아름답고 즐겁다.
ㅡ 글 정용철 <좋은 생각 발행인>
하기 2015.01.25 11:11
어느사이 1월 마지막 일욜 입니다. 참 시간이 빨리도 갑니다.
을미년을 맞아 사랑과 희망을 주는 글로 소설가 이외수 씨가 쓴
[절대강자]중 "태양에 임자 있나요. 가슴에 품은 사람이 임자지요.
태양도 사랑도 희망도 그대를 위해 존재합니다" 라는 글을 얻어와서
전해드립니다. 을미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5.1.25. 일욜 아침 하기, 송정학
하기 2015.01.25 11:07
그도 나도 나이 들어 갈수록 서로 살기 벅차고 딱히 만날 일도 드물어져
어쩌다 안부 전화나 하지만, 간혹 만나도 왔느냐 가느냐 그뿐이지만, 건강하기를.
그래야 늘 씩씩하고 당차고 따뜻할 수 있으므로. 이 겨울 아침에 새삼 스럽게 소식을 전한다. 하기
.........................................
벌써 12월입니다.
조금씩 틀어진 날도 있었고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날도 있었습니다.
내 마음도 그 물결에 실려
이제 십이월의 끄트머리에 닿아가고 있습니다.
평범한 내 삶을 살찌워주신 분들과
오래도록 그렇게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천천히 항상 건강하십시요. 하기
하기 2015.01.24 12:17
언제부터인가
세월의 무게 앞에
치렁치렁 주름진 얼굴
분홍빛 같은 숱한 날 보내고서야
내 봄빛은 이미 가고 없다는 걸 알았다.
[늘봉]시인의 "詩" 윤기 중 1연에서...
110~120 발췌한 블로그 방명록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