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국대/2주차/닥터 지바고/ 보리스 빠스쩨르나크/이은서
데이비드 린 감독에 의해 1965년에 영화화된 닥터 지바고는 러시아 작가 보리스 빠스쩨르나크(1890-1960)가 1958년에 발표한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대하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세계영화사상 가장 문학적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라라역의 줄리 크리스티의 매력이 얼음처럼 차갑고 우아하게 빛나는 이 영화는 1917년의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혁명의 와중에 휩쓸린 지바고와 라라 남녀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고, 라라의 남편 파샤, 정부 코마로프스키 등 주변 인물로 혁명 시기의 혼란상을 심도있게 다루면서 서정적인 화면의 아름다움과 로맨틱한 사랑이 어우러지면서 장대한 스케일의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1. 사회적 배경
제 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영향으로 19세기의 낭만 주의와 에드워드 시대의 문화적 전통과 형식이 사라짐으로써 서구 사회는 본격적인 근대화가 시작되었다.
제 1차 세계대전 중에 남성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회로 진출한 여성들의 생활 양식의 변화로 여성들은 자유와 권리, 그리고 직업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1918년 이후 많은 나라에서 헌법에 남성과 여성의 동등권을 인정하였고 여성들도 점차 전문적인 직업을 갖게 되었다. 한편, 1917년에는 레닌이 볼셰비키 혁명으로 러시아 정권을 장악하여 20세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념 대립을 예고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19세기의 박스(box) 카메라의 계속된 발전으로 활동 카메라의 발명을 가져와 무성영화가 나왔는데, 실제적 스타일 보다는 환상적이고 우아한 것에 대한 호기심을 고취시킨 무성영화는 의상과 장식에 새로운 영향을 주었다.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자 운전자들도 더 많이 대중화 되어 갔고 남녀 모두가 상당히 활동적인 운동을 즐겼으며, 그리고 더 많은 새로운 춤이 대유행했다.
2. 문화 및 예술사조
1910년대는 곡선적인 추상성의 아르누보로부터 기계적이고 기하학적 형태의 전환이 서서히 일어나 새로운 아르데코(Art-Deco)의 영향권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아르데코 양식은 모더니즘으로 대표되며 단순성 추구와 직선적이고 구조적인 특징은 대상의 형태를 단순한 기하학적인 환원시키는 큐비즘(Cubism : 입체파 - 피카소, 브라크), 현실의 대상을 재현시키는데 써온 조형 요소들, 즉 점,선, 면, 색, 형으로만 표현한 칸딘스키로 대표되는 추상주의(Abstract), 일체의 대상을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환원 하고 모든 대칭은 배제 하면서 색채는 삼원색과 무채색을 사용한 기하학적인 구성으로서 주관적인 관계를 초월한 몬드리안으로 대표되는 신조형주의(Neo-Modernism)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색채에 있어서는 흑색, 원색에서 아르데코 양식의 특징이 현저하게 나타났으며, 색채의 특성중 흑색의 미가 정착된 배경에는 흑인 예술의 도입( 예 : 피카소의 '무희', 1907)과 장식의 절제속에서 절제된 부분을 강조하는 정확한 흑색을 도입라게 된 기능주의의 영향을 들수 있다. 원색은 이미 야수파 화가들(마티스, 뒤피)에 의하여 색채 혁명으로서 새로이 시작되었다. 그들은 자연 그대로재현에서 탈피하여 주관적이고 자유로운 색의 사용을 통해 색채 자체의 강도에 의한 표현을 강조하고자 시도하였다.
3. 패션 경향
이 시기의 패션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는 1900년대 초반 상류층에 널리 퍼져있었던 아르누보의의 S-실루엣이 사라지고 아르데코의 영향으로 low waist의 직선형의 실루엣이 유행하였는데, 이는 여성스러움 보다는 단순함을 강조한 디자인 이었다. 즉, 벨 에포크 시기의 코르셋, 비치는 직물, 레이스, 바닥까지 오는 길이의 가운과 거대한 모자로 과도한 장식을 여성복은 1912년에 이르러서는 여성의 사회진출로 기능주의적 성향으로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패션계는 침체되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여성복의 본격적인 현대화가 이루어져 치마 길이는 짧아지고 실질적이면서 기능적으로 변하였다.
1910년경 Poiret는 이러한 직선형 실루엣의 시도로써 밑단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hobble skirt를 등장시켜 현대 복식의 막을 열었다. 후에 이 호블 스커트는 보행을 위해 슬릿을 넣어 발목이 드러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스타킹과 구두가 중요한 유행 품목이 되었다. 1914년 전쟁의 시작으로 경제성과 단순성이 의복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1917년에는 돌먼 슬리브에 칼라와 소매끝을 털로 장식한, 몸통과 허리가 둥글고 위․아래가 날씬한 통(barrel)형 스타일의 코트가 유행하였다. 반면 1918년에 샤넬은 슈미즈 프록(chemise frock)을 그 당시 사용하지 않던 소재인 저지(jersey)로 처음 만들어 발표하였다. 직물과 재질, 색상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 왔는데 검정색, 갈색, 회색 계열의 레이노, 셀로판과 같은 인조 섬유와 혼방직물이 사용되었다.
남성복식은 빅토리아 시대의 규범의 약화와 스포츠의 영향으로 격식이 완화되어 패드를 넣은 각진 어깨와 위는 풍성하고 바짓부리는 점차 자연스러운 형으로 변화되었다. 자연스러운 어깨형의 신사복은 허리가 들어가고 허리선이 약간 높은 재킷과 커프스가 있는 좁은 바지를 발목뼈 위로 짧게 입어 양말과 구두가 들어났다. 이러한 스타일은 1900년대 코르셋을 입어 부자연스러운 S-실루엣에서 푸아레의 허리선이 올라간 날씬한 스타일로 변화된 여성복과 매우 닮은 점을 알수 있다.
모자는 중절모자(fedora), 밀짚 파나마 모자를 많이 썼고 베일도 유행하였으며, 털로 된 토시와 가죽이나 헝겊으로 된 핸드백, 흰 장갑이 액서서리로 유행하였다. 신발은 단추나 끈으로 채우는 목이 긴 부츠와 앞이 뾰족한 굽이 높은 구두(탱고 슈즈)가 유행하였다.
전 쟁 전
목을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게 할것인가가 패션의 중점. 데이 웨어는 칼라가 없는 농부들의 블라우스와 닮았다고해서 '그레첸(Gretchen)'이라 불리는 깊게 파인 목둘레선이 유행, 진주 알맹이를 크기에 따라 일렬로 배치한 목걸이를 걸어 장식하였다
디너가운은 '메디치' 칼라로 화려하게 장식 ; 철사 심을 넣은 화려한 깃을 머리 뒤쪽에서 어깨위로 부채꼴로 펼쳐 세운 것. 아름다운 천이나 담비, 바다표범과 같은 납작한 모피로 만든 길다란 스톨에 꼬리나 술을 달아 장식하여 어깨에 두르는 것이 유행였다
남성복의 경우, 일하러 갈 때는 줄무늬 바지, 모닝 코트, 톱 햇. 격식을 차린 행사에 참가할 때는 모닝코트 대신 프록 코트. 경마장 갈 때는 허리가 약간 들어 가고 길이는 장단지 중간 쯤 내려오는 코트. 전원에서는 트위드 재킷과 플러스 포즈(plus fours ; 스프츠, 특히 골프용의 헐렁하고 짧은 니커스 바지). 강에서 보트를 저을 때는 줄무늬 블레이저(blazer ; 테일러 칼라와 패치포켓이 있는 스포츠 재킷)와 하얀 플란넬 바지, 캡 또는 밀짚 수병 모자. 야회복으로는 테일 코트, 빳빳하게 풀 먹인 셔츠, 하얀 조끼, 하얀장갑을 착용하였다.
전 쟁 중
부츠에 닿을까 말까한 짧은 스커트, 실크 스타킹( 검은 색, 장식 없음), 탱고 슈즈, 인조 보석 버클이나 강철로 재단해서 만든 버클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 승마 할 때는 스커트 대신 브리치즈 스타일의 승마복입은 여성들이 눈에 뛰었다.
코르셋을 착용하기는 하지만 바짝 졸라맨 의상에 대한 요구 감소. 늘씬하고 호리호리한 몸매가 이상형이 되어 가면서 관느적인 곡선에 대한 관심이 사라짐. 잡아당겨서 입는 편안하면서도 신축성이 있는 거들과 따로 분리된 브래지어를 착용하였다.
전 쟁 후
패션 경향에서 방향을 잃은 혼란기.,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임,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스커트(곧게 뻗어내린 스커트에 작은 프릴을 많이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둥글게 부풀어진 모양의 론 플론 플론 스커트 등장). 허리는 대개 앞쪽이 약간 높아지고 화려한 광채를 발하는 보석과 구슬을 꿰어 만든 펜던트 목걸이. 다이아몬드 역시 머리에 얹은 관과 목걸이, 팔지, 길게 늘어뜨린 귀걸이에 이용하였다.
닥터 지바고가 패션과 맺은 인연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타임 머신을 돌려 60~70년대에 이르면 지바고 블라우스, 혹은 코사크 블라우스라고도 불리우는 러시안 블라우스(Russian blouse) 가 있습니다. 블라우스란 아이템 때문에 여성복을 연상하겠지만 이 옷은 러시안시대의 마부 복장에서 유래된 것으로 남성복에 해당하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소매는 주름을 많이 넣어서 풍성하고 소매 끝은 고
무줄이나 커프스로 손목에 맞게 조여져 있으며 깃이 선 스탠드 칼라, 앞단, 소매 끝, 벨트 등은 수를 많이 놓아 화려하게 장식하였습니다. 대개 벨트를 매도록 되어 있는데 벨트 끝에는 실을 풀어서 장식한 술, 태슬(tassel)이 달려있는 디자인으로 전형적인 러시아 민족의 민속풍에 해당하는 옷이다.
60~70년대에 히피(Hippie) 스타일을 비롯해서 전세계에 민속풍의 옷들이 유행하던 시절에 이 블라우스가 영화 닥터 지바고의 영향으로 패션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후 몇 십 년을 조용히 러시아에서 지내던 러시안 모드가 이번 2001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많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에 의해서 또 다시 패션계에 떠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바로 코사크 캡(Cossack cap)이라고 하는 모자였지요.
루이 뷔똥, 프라다, 니나 리치, 돌체 앤 가바나 등 수 많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 선보인 이 모자는 러시아 남부 코사크 지방의 민속의상으로 착용되었던 모피 모자로 풍성한 표면 재질감을 특징으로 하여 크라운이 높으며 소재로는 보통 울 펠트나 모피를 사용하여 심플함과 우아함을 지닌 모습입니다. 모피나 럭셔리한소재 사용이 두드러지는 올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 이런 소재나 라인의 모티브를 러시안 모드에서 얻은 것은 자연스러운 발상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풍성하고 고급스러운 모피 모자가 주는 화려함은 모피가 입는 보석이라는 표현을 실감케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우아함과 도도함을 표현하는 멋진 아이템으로 이번 시즌 액세서리 중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닥터 지바고 전편에 흐르는 우울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때문에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패션의 향연을 찾기는 힘들지만 전형적인 러시아 민속의상과 밀리터리 코트의 묵직한 느낌은 럭셔리와 우아함으로 추운 나라 특유의 감성을 과장없이 드러내면서 인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