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먹장구름이 몰려옵니다.
봄날을 시샘하는 강풍이 불고
곧 비바람이 몰아칠 기운입니다
스님은 무소유의 소유도 버리시고
자연으로 회귀하시는 것이 법도라고 하셨지요
텅 빈 곳에서 왔다가
텅 빈 곳으로 가는 게 인생인 걸
사리사욕으로 헛배 채우지 말라
부질없는 췌사는 다 버리고
‘무소유’의 책에서 인용하신
평소의 유언 내용을 간추려 봅니다
‘인생이 무료할 때 종점에서
자신의 생을 조명해 보라‘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 아니라
흐트러지려는 자신을 거두는 일이다‘
‘사람은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중요하다‘
‘사는 일은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결코 절연된 것이 아니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 내 이름을 부를지라도
“네”하고 선뜻 털고 일어설 준비만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육신을 버린 후에는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어린왕자」가 사는 별나라 같은 곳이다‘
스님은 지금 별나라에서 편안하신지요
서슬이 퍼른 유신정국이나 어려운 나라일에도
어김없이 꾸짖어 주시던 올곧은 모습과
어려운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던
자상한 스님을 더 이상 모시지 못하는 것이
회한이 되어 몽우리로 남습니다.
떠나실 때도 남은 이에게 폐 끼치지 않으시려고
탑이나 사리를 거두지 말라고 하셨지요
무소유의 마지막 말씀까지도 불태우시며
하늘나라에서 부디 청안하소서
동백꽃 붉게 피고
매화 봉오리가 활짝 벙그러지는
화평한 나라의 평안을 기도해 주소서
카페 게시글
내 마음의 풍경
무소유 (법정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며)
목탁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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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3 00:2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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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교적 통찰 에세이로 대중들에게도 인기있으셨던 법정 스님의 입적은 안타깝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소유'를 가르치시고 떠나신 스님의 맑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