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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원 커뮤니티에서 ‘배우는 것의 즐거움을’ 만끽하다.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4박 5일간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에 있는 에즈원커뮤니티에 다녀왔습니다. 지금부터 에즈원 커뮤니티 탐방에 대한 저의 감상을 써보려고 합니다.
에즈원 커뮤니티에 가기 하루전에 아내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그 때는 기분이 이랬습니다.
“일본을 가려니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제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닌가봅니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적이 없는데 요즘 들어서 그냥 사람들과 시끌 벅적 사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사귀는 것이 영석이가 사물을 신기해 하듯, 하나 하나가 재미있고 새로우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은 그럴때지요~ 사람을 사귀는 것도 신기하고 재밌는 일일 텐데 그게 왜 걱정이 되는지 참~ <아내에게 보낸 메일 중>” *영석이는 7개월된 아들입니다.
6월 27일
기대와 걱정이 뒤섞여 있는 기분으로 장수에서 출발하여 12시간 만에 에즈원 커뮤니티 연수소에 도착했습니다. 미야치 상의 안내로 도착 후 접수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각자 소개를 하고 참가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느낌을 나누고 이것 저것 궁금한 것에 대한 질문도 했습니다. 저희를 마중나온 미야치씨와 데르코씨 그리고 오노씨가 함께 했습니다. 우선 에즈원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를 위해 에즈원 커뮤니티 소개 글을 돌아가며 읽었습니다.
접수 간담회에서 인상에 남았던 것~
에즈원 커뮤니티에 대한 개념입니다. 커뮤니티를 굳이 번역하자면 ‘지역사회’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동체라는 말은 다소 폐쇄성이 있어 적절하지 않아 커뮤니티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특정 사람만 커뮤니티의 멤버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멤버인지 아닌지의 구분이 없고 경계도 없는 것입니다. 단지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공간과 사업 들에 누구라도 결합하고 관계를 맺어나가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알아가는 것입니다.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가기로 하고 시간이 되어 잠시 쉬었다가 환영회에 참석했습니다.
환영회에서 인상에 남았던 것~
환영회는 엄마손 도시락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식사를 하고 환영회는 각자를 좀더 알아가는 시간이라며 최근에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8명의 방문단이 머뭇거리고 있자 누군가 미야치씨가 시범을 보이라며 농담을 했고 함께 웃은 후 미야치 씨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근 아내가 다쳐서 가사를 스스로 하는데 아내의 자리가 크다며 그런데 빨래를 할 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하고 싶은 것이 뭘까?’하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에즈원 농장에서 일하는 젊은 청년의 이야기와 참자가들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환영회를 하면 보통의 경우 다소 형식적인 것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에즈원 커뮤니티가 각자의 개성을 살려 각자의 장에서 해나가며 자기가 가지고 있는 맛을 살리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방문단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탐방 1일차는 새벽 3시에 출발하여 오후 3시에 스즈카에 도착했기 때문에 피곤했습니다. 앞으로 알아 가고 싶은 것들이 생겼는데 그것은 에즈원 커뮤니티의 구성 원리입니다. 또 하나는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관계입니다.
* 환영회 음식을 보고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6월 28일
2일차는 에즈원 커뮤니티 안내를 받았습니다. 오전에는 SCS(스즈카문화스테이션), 에즈원 농장, 엄마손 도시락엘 다녔고, 점심은 에즈원 커뮤니티 식당인 나카이씨 집에서 먹었습니다. 오후에는 에즈원 컴퍼니, 지역화페 린카 그리고 에즈원 멘션의 테드코씨 집과 싸이엔즈 스쿨엘 갔습니다.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기존의 생각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개념들이 쏟아져 방문지에 갈 때 마다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SCS에서 인상에 남은 것~
<배우는 것은 본래 즐겁다>, <성장하는 것은 본래 즐겁다>, <알아가는 것은 본래 즐겁다>라는 생각으로 SCS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방과후 교실,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 소모임, 다도 교실 등 다양합니다. 관에서 하는 문화센터가 있지만 여러 가지로 절차나 사업이 복잡하여 쉽게 와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커뮤니티 식구들에게는 집같이 여겨지고 사람들에게는 그 집의 툇마루 정도로 누구나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다고 합니다. 툇마루가 외부와 내부를 이어주는 공간이고 그렇게 툇마루를 통하여 커뮤니티 식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배우는 것은 본래 즐겁다>는 것에 생각이 머뭅니다. 맞는 말이면서도 뭔가 현실에서는 배우기를 강요받기 때문일 것입니다. 혹은 배움 자체가 좋다기 보다는 성적이 좋고 나쁨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받고자 훨씬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것으로부터 자유로워 ‘배우는 것은 원래 즐겁다’는 테마로 돌아와 그런 나를 상상해봅니다.
엄마손 도시락에서 인상에 남은 것~
일을 많이 한다고 월급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월급이 없이 생활 형편에 따라 월급이 다릅니다. 근무 시간도 형편에 따라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하루 등 다양합니다. 에즈원 컴퍼니중에 하나인 엄마손 도시락은 흔히 보는 작은 규모의 회사이지만 거기서 쏟아지는 말들은 정말 생소하기만 합니다. 파트타임까지 포함해서 50명 정도가 일을 하고 하루에 1,000개의 도시락이 팔린 다고 합니다. 그러나 회사의 목표는 매출 목표 달성이라든가 확장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자유분방하게 살 수 있어 인생의 목적을 생각하면서 일할 수 있는 것이라는 군요! 회사의 규정이나 룰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지 차분히 서로 이야기 해나가면서 규정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거나 따르라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너무나 파격적이지요? 무엇이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할까요? 일하는 사람의 성장을 돕는 회사이면서도 생산력이 뒤처지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혁명적인 일이 아닐까요?
에즈원 커뮤니티 식당 나카이씨댁에서 인상에 남은 것~
에즈원 커뮤니티 식당은 평범한 가정집입니다. 이런 가정집이 이름을 달리하여 세군데가 있습니다. 커뮤니티 하우스 에구치, 앗토홈 모토야마, 커뮤니티 식당 나카이씨댁입니다. 2일째 점심은 그중 하나인 나카이씨댁에서 먹었습니다. 커뮤니티 식당들은 커뮤니티 식구들에게 자택을 개방하여 여러 가지 모임을 하는 사랑방과도 같습니다. 지역의 보건소에서도 식사와 모임을 하기 위해 찾기도 하고 젊은 친구들이 술모임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방문단은 점심마다 이런 하우스에 들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정성스러운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에 마음 마져 흐뭇하고 편안해졌습니다. 3일째 점심에는 점심을 먹고 집 곳곳에서 낮잠까지 자다가 왔습니다. 이런 가족과도 같은 식당이 좋아서 이웃에 살고 싶은 마음에 이사를 온 분도 있다고 합니다. 유독 주인들의 표정이 인상에 남습니다. 커뮤니티 식구 뿐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집을 개방하여 맞아주는 넉넉함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이런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에즈원 컴퍼니와 린카
에즈원 컴퍼니는 자기의 지닌 맛을 살려 여러 분야에서 기업을 하는 것입니다. 엄마손 도시락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런 기업 활동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지역화폐 린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화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조금 있었지만 커뮤니티 지역 화폐는 대단했습니다. 돈이 필요없는 사회를 목표로 그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단계로서의 지역화폐입니다. 보통의 경우 지역화폐와 지존 통화의 비율로 물건을 거래하는데 커뮤니티는 농산물이나 문화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의 경우 전액을 지역화폐로 할 수 있습니다. 그 유통규모도 상당합니다. 현실 사회에서는 일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즈원 컴퍼니와 지역 화폐는 물질 중심의 사회가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현실이라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엔즈 스쿨에서 인상에 남는 것
사이엔즈 스쿨에서 직접적으로 인상에 남았다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모두 스쿨에 대한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커뮤니티 사람들의 평생학습센터(자기와 사회를 과학하는)처럼 스쿨을 통하여 성장하는 사람과 커뮤니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내하는 70세가 다되어 보이는 미야치씨도 스쿨의 사무국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코스를 통하여 자기를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며 미소를 짓습니다.
간담회에서 인상에 남는 것
하루 마무리는 간담회라는 것으로 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들었던 생각이나 마음에 남는 것들은 나누는 자리입니다. 이틀을 보내고 들었던 인상은 방문단이 방문하는 곳 마다 한 사람 한사람이 그곳에 대해서 설명하고 질문과 답변을 받으면서 정말로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저희의 방문을 환대하고 또 성심성의껏 답변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가 진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우스 에구치에서 집에 쓰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6월 29일
이른 아침을 먹고 사토야마라는 곳 엘 갔습니다. 동네 야산을 정비하여 아이들의 체험 공간과 커뮤니티 식구들의 쉼터로 만들었습니다. 동네의 밭공원이나 사토야마와 같은 곳에서 받은 인상은 이런 것들입니다. 먼저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그것으로 일을 자연스럽게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밭공원이나 사토야마와 같은 공간을 조성하고 이용함으로써 지역 사람들도 커뮤니티의 사업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변화해 간다는 것입니다. 도시의 공터와 야산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또 가꾸어지는 모습에 사람들이 함께 변해가는 것이 아닐까요?
사토야마 견학 이후 연구소 멤버들과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인간이란 본래 선하다거나 믿는 다는 것 없이, 누구나 사이 좋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 연구소의 현재 입장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 좋음’, ‘진심으로 연결되고 싶은’ 이라는 것들을 살려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곳이 아닌가 생각되어졌습니다. 또하나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탐구하면서도 그것을 언제나 제로 상태에서 검토해 나가는 방법론이 바로 연구소의 연구 방법론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3일째에는 여기 저기 다닌 곳에서 주어진 문제들로 생각할 틈이 없습니다. 이해하기도 벅찬 것들이 쏟아집니다. 오전에 다도회가 있었는데 한 사람 한 사람 서로 다른 의미의 찻잔을 받으면서 다도를 준비하는 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편안하면서도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쇼핑과 온천으로 3일 오후를 보내고 다시 간담회
3일째 간담회에는 커뮤니티의 다른 여러 분들도 함께 했습니다. 그 중 3분이 요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걱정이 사라졌다는 젊은 청년과 린카를 20만엔 마이너스로 쓰고 나니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할 수 있는 일을 재밌게 하고 있으며 급여도 지역화폐로 받는 다는 분의 이야기와 어려워진 살림살이의 고민을 커뮤니티 식구들과 나누면서 공감 받아지는 과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어떤 이론적인 설명보다 삶이 변해가는 모습을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만해 졌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그런 순간이 언제였던가를 떠올리게 되었고 이것이 커뮤니티의 구성 원리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지닌맛을 살린다’라던가 ‘사람을 듣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방문단도 이것 저것 자기 이야기를 하게되었고 또 그과정에서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갔습니다. 이런 간담회가 생활 속에서 익숙치 않아 좀 어색한 것도 있었지만 언제라도 몇 번이라도 해도 질리지 않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되어졌습니다.
떠나기 전 머물렀던 숙소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4일차 관광 후에 5일차 귀국...
다녀와서...
함께 갔으면 좋았겠다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맥주를 마시다가 일본사람들이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제목이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치만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비슷한 노래였던 것 같은데 에즈원 커뮤니티를 표현하려고 하니 꼭 그렇습니다. 우선 다녀온 사람들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함께 알아간다는 즐거움과 서로를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더해져 좋았습니다. 가기전의 걱정은 사라지고 <사람을 아는 것은 원래 즐겁다>라는 테마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아~ 나도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
다녀와서 우쭐한 기분에 무리하게 이것 저것 했더니 3일째가 되자 입술이 터졌습니다. 피곤한 줄 모르고 까불다가 그만~~
7월 14일 두권의 책이 출판된다고 합니다. 정다운 사회와 사이엔즈라는 책인데 하나는 커뮤니티에 대한 소개이고 하나는 연구소의 연구 성과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에즈원커뮤니티를 공부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누군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물으면, ‘에즈원 커뮤니티에 가보지 않을래?’라고 권해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기만아, 여행기 잘 읽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가서보는게 제일 좋겠지만, 그래도 네 기록속에서 아주 조금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짐작해본다. 조만간 만나서 얘기도 듣고 싶다. 여독 잘 풀고 또 보자.
형 잘지내고 있지요? ㅎㅎㅎ 조만간 봐요~
강화도에서, 유상용입니다.
잘 다녀오셨네요.
정말의 사회 만들기는 흐르는 강물을 따라, 노젓는 수고없이
방향만 잡으면 자연히 흘러가는, 순조롭고 즐거운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책은 한 권으로 되어있고 그 안에 위의 두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야마기시즘을 이해하기 위한 약간의 해설과 자료도 들어있습니다.
제목은 '사람의 본성에 맞는 사회'
몇명이 함께 읽으며 생각해가기 좋은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다음에 올 사회의 모습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갈 자료로 쓰여졌으면 합니다.
하나의 이치, 하나의 사회
스즈카도 논실도, 일본이란 벽도 없고
어디에서 만들어도 하나의 사회이겠지요.
아하~ 한권이군요! 알겠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네요~
책이 나오면 알려주세요~
책이 나왔네요. 유상용 선배님, 오늘주문해서 읽어 보려합니다.
제게 매우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신선한 자극. 감사~
글을 읽어보니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싶네요.. ..
즐거운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