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부터 10월 24일까지 남원에 갔다 왔다.
요즘 국제적으로 온통 금융위기, 외환위기 때문에 시끄러운데
남녁에 있는 예향의 도시 남원은 조용하였다.
사실, 나는 남원이 전남에 속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비로소 전북에 속하는 것을 알았다.
도시에 차량이 많이 없으니 공기가 맑고 깨끗하여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수 있었다.
인구는 7~8만명 정도라고 한다.
어현동 관광단지내의 “춘향장”이라는 여관에서 숙박을 하였는데
나즈막한 산밑이어서 새벽에 일어나서 팔각정까지 갔다오면
아침운동으로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남원의 경기가 안좋다는 것을 실감한 것은
아침에 밥을 먹기 위해 헤매고 다녔는데
아침밥을 파는 데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난 후였다.
남원은 춘향의 도시이다.
춘향전에는 이도령과 변사또와 월매와 향단이도 나오지만
어찌된 셈인지 온통 춘향이뿐이었다.
춘향이 테마파크, 춘향이 추어탕, 춘향이 여관.....
역발상으로 ‘변사또 테마파크’를 만들면 히트치지 않을까. ㅎㅎㅎ......
아침밥으로는 광한루 정문옆으로 약간 들어가면
“3대 원조 할매 추어탕”집이 있는데 “우거지국”을 먹으면
깊은 맛이 우러나는 맛이 있고 담백하여 좋다.
남원은 추어탕이 소문난 도시라 널린게 추어탕집이지만
천거동의 “현식당”이 좋다고 한다. 여기서는 탕만 전문으로 하여
추어탕을 팩으로 택배로 판매하기도 한다.
옛날에는 숙회도 했다는데 요즘은 하지 않는다.
“미꾸라지 숙회”를 이번에 처음 먹어 보았는데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서 야채와 치즈 등을 넣어
불판에서 익혀낸 것인데 소주안주로는 그만이었다.
어현동 관광단지내에도 전라도 특유의 좋은 음식점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 “두부마을”은 으리으리한 한옥이 인상적인데
음식맛도 깔끔하니 좋았다.
또 한군데, 음식맛이 좋아 두 번이나 저녁먹으러 간 곳인데
이름이 잘 생각 나지 않는다.
비수기라서 갈 때마다 식당이 텅비어서 우리만 식사를 하였는데
손님이 없어서인지 부산출신의 아줌마가 혼자서 우리를 맞이하였다.
무쇠솥에 은행을 넣고 밥을 해내고
김치찌개, 된장찌개, 부대찌개 등 서너가지의 찌개중 한종류와 밑반찬,
이 메뉴가 전부다.
바쁜 와중에 잠시 짬을 내어,
지리산 정령치를 넘어 “하늘아래 첫동네 심원마을”에도 다녀왔다.
옆으로 계곡이 있고 빙둘러 산이라 휴식차 며칠 쉬다가기에는 그만인 곳이었다.
민박집이 곳곳에 있으니 평일에 휴가내고 오면 잘 쉬고 갈 수 있을 듯 싶다.
기온이 약간 떨어져서 그런지 지리산에도 단풍이 한창이었다.
지리산은 1986년인가 1987년인가 11월초에
정길이, 인순이와 함께 셋이서 노고단으로 올라가서 대원사로 내려오는
종주코스를 타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 위대한 산, 지리산!!
“대한민국의 기원이 여기서 발현되다.”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남원은 처음 가본 곳인데
춘향이를 소재로 도시를 잘 꾸며놓았지만 경기침체 때문인지
활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기가 살아나고 남원의 경기가 살아나서
남원의 판소리가, 춘향가가 전국에 메아리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