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베기 전인 가을, 그러니까 10월 상순 무렵입니다. 벼 이삭 위로 클로버 씨앗을 10아르당 500그램 정도로 흩어뿌리고 이어서 10월 중순에 보리 씨앗을 마찬가지로 벼이삭 위로 흩어뿌립니다.보통 벼베기 약 2주일 전까지 씨앗을 뿌려두면, 벼를 벨 때 클로버나 보리는 2~3센티미터 이상으로 자라게 되는데 그것으로 좋습니다. 보리밟기를 하면서 벼베기를 하는 셈입니다. 탈곡을 하고 난 볏짚은 기장째 논 전면에 흩어뿌려줍니다. 그 전후, 11월 중순 이후가 좋습니다. 볍씨(6~10KG) 를 점토단자로 만들어 뿌려둡니다. 그 뒤에 건조시킨 계분을 1아르당 20~40kg 정도 뿌려주면 파종은 끝입니다.. 씨앗을 겨울 전에 뿌릴 때는 씨앗 그대로 쥐나 새들이 먹어버리거나 썩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점토단자를 만들어 뿌립니다. 점토단자는 점토, 곧 진흙에 씨앗을 넣고 섞은 뒤에 물을 붓고 휘저어 섞은후 철망 사이로 밀어내서 한나절 건조시켜 1센티 미터 크기의 알맹이로 만듭니다. 또다른 방법은 물에 담가 축축해진 씨아사에 진흙 가루를 뿌리면서 회전시켜서 단자를 만드 는 방법이지요 5월에 보리베기를 할 때는 볏모를 밟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쓰러진 볏모는 곧 원래 모양을 되찾습니다. 보리베기와 탈곡을 하고 난 후 생기는 보릿짚은 길이 그대로 논 전면에 흩어뿌려놓습니다. 그리고 클로버가 지나치게 무성 해짐으로써 볏모가 부담을 느낄 경우에는 4~5일나 일주일 정도 논에 물을 대서 클로버의 성장을 억제시킵니다. 밑거름으로 주는 닭똥은 보리와 같습니다. 6~7월에는 지나치게 물을 대지 말고, 8월 이후에는 물을 가두어 두지 않고 때때로 흐르게 하는 정도로도 좋습니다 결실의 계절을 맞이합니다. 이것으로 쌀, 보리농사의 일대를 모두 설명한 셈이 됩니다. 씨앗 뿌리기에 1~2시간, 짚 덮기에 2~3시간 이 이상 간단하고 일이 적은 농사법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겨울 농사를 할 수 없는 추운 곳에서는 가을에 클로버 씨앗을 뿌려두고 봄이 되면 20~30센티미터 정도 길이로 자랍니다. 이 클로버 속에 볍씨를 흩어뿌리는 방법으로 뿌리고 물을 대면 클로버가 죽으면서 그 속에서 볍씨가 싹을 튀웁니다.
다 수확을 위해 기술을 모으려는 생각과 행동 일체를 버리고 그와는 역방향을 택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하지 않는 자연 농법이 오히려 수확량에는 별 차이가 없거나 많이 나왔습니다 땅을 갈지않는다 . 기계가 필요없다 / 비료를 쓰지 않는다 / 농약을 쓰지 않는다 /제초를 하지 않는다.
[무경운] 두더지나 지렁이, 작물의 뿌리등이 하는 생물적 땅갈이 쪽이 인위적인 땅갈이보다 우수하게 땅을 검고 기름지게 만들어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땅을 갈지 않고 벼와 보리의 그루터기가 남아 있는 논에 씨앗을 뿌렸을 때 주변 사람들이 저를 미친 사람으로 보았던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물론 갈아엎은 곳에 직파를 하는 쪽이 발아가 잘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도중에 비라도 내리면 논은 진창이 됩니다. 논을 갈지 않으면 그 점은 안전합니다만 새나 쥐 등이 씨앗을 먹어버리는 일이 있어 이때 점토단자 뿌리기가 하나의 해결방법이 되었던 것입니다.
[무비료] 농작물이 가장 많이 흡수하는 질소비료의 7할은 자연의 흙이나 물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이고 그나머지 3할은 인간이 주고 있습니다. 쌀이나, 보리, 과일나무 등의 열매만을 따내고 짚이나 작물의 줄기와 잎 전부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주면 필요량은 1할이 남는데, 그 1할은 풋거름풀 등을 기르면 되므로 비료는 거의 필요없습니다. 짚을 썰어서도 뿌려보고 가지런히 늘어놓아도 보았지만 기장째 마구 흩어뿌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짚을 가지런히 늘어놓으면 씨앗이 짚에 가려 발아율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벼에는 반드시 보릿짚이 아니면 발아가 안됩니다. 다량의 볏짚을 사용해 보면 볏짚 사이에서는 싹이 잘 트지 않더군요. 또한 병충해에도 걸리기 쉽습니다. 보리의 경우는 볏짚이 대단히 좋고, 벼에는 보리짚이 아니면 안됩니다. 그 땅에서 나오는 짚 전량을 몽땅 원래의 그 자리로 되돌려줍니다 짚 흩어뿌리기는 발아율을 높이고 잡초 및 참새 대책으로도 유용합니다.퇴비 따위는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봄에 뿌린 보릿짚은 가을까지, 가을에 뿌린 볏짚은 봄까지 땅위에서 완전히 퇴비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냥 두어도 좋은 것을 퇴비로 만들면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사람들은 대개 무비료 무농약을 하며 수확량이 크게 감소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병충해 전문가라면 5% 정도라고 말합니다.
[무농약] 농약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연의 수목이나 풀은 눈에 뛸 정도로 그렇게 심하게 피해를 입는 일이 없습니다. 어떤 농식물일지라도 404가지 병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는 농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그러한 극단적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농약 사용은 가장 서투른 수단입니다. 이상 증세에는 식물이 아니라 인간쪽에 원인이 있습니다. 인간이 반성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연적인 방법을 취하면 반드시 해결할 수 잇는 길이 있습니다. 병충해방제는 집오리를 놓아 기를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아 풋거름풀 기르기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 습니다. 해충도 천적을 죽이지 않고 보호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거미와 같은 곤충은 매우 사소한 일로도 전멸해 버리는 일이 있기 때문에 늘 주의해서 살펴보지 않으면 안됩니다. 벼의 3대병이라는 도열병, 균핵병, 백엽병은 약한 품종을 쓰지 않고 질소 과잉을 피하고 물대기 양을 줄여 뿌리를 튼튼히 만들면, 농약이 전혀 필요없고 비옥해진 토양에는 전혀 병이 없습니다. 물관리는 벼농사의 절반 동안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전반기에는 밭 상태로 둡니다 6~7월은 그냥 놔두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8월이 되면 조끔씩 물을 댑니다. 물을 대지 않음 으로써 벼의 생육은 억제되어 줄기는 작지만 벼의 이삭은 오히려 늘어나며 병충해와 바람에도 내성이 강합니다.
[무제초] 1.땅을 갈지 않자 잡초 종류가 단순해졌습니다. 2.또한 먼저 심은 작물이 자라고 있는 동안에 다음 작물의 씨앗을 뿌리면, 앞서의 작물을 수확하면 곧이어 다음 작물이 생육하게 되는데, 이처럼 두 작물 사이에 시간적인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겨울 잡초는 벼 벤 뒤에 바로 발생합니다만, 겨울풀보다 보리를 먼저 성장시켜둡니다. 여름풀은 보리 벡; 직후부터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그 전에 벼를 먼저 길러두는 방법입니다. 3. 볏짚과 보릿짚을 거두어들인 뒤 바로 논 전면에 덮으면 그것이 잡초 발아를 억제하는 역활을 합니다. 4. 작물의 밑동 주면에 풋거름풀(클로버나 거여목) 씨앗을 뿌려서 잡초의 종류를 줄입니다. 이것으로서 잡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 기술은 왜 생겼는가 ? 벼농사는 논을 갈지 않으면 안되고, 또한 깊이 갈면 갈수록 벼가 잘 된다고 하는데, 이러한 기술은 왜 생기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한마디로, 갈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로 논을 만들어버린 결과입니다. 보통 벼농사에서는 땅을 갈고 물을 더해 반죽합니다. 바람벽에 바르는 흙을 개는 것과 같아서 공기를 몰아내버리고 박테리아도 죽여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사멸상태로 만들어놓고 비료를 넣는 실험을 합니다. 그러면 비료를 주지 않는 쪽에 비해서 주는 쪽이 벼가 잘 된다고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자연상태의 흙이란 그냥 두어도 절로 비옥해지기 때 문에 비료 따위는 넣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 자연상태를 인간이 파괴하여 땅힘을 없애버린채 거기를 출발점으로 하기 때문에 비료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과일나무와 벼를 허약하게 만들어 놓고 "농약을 썼더니 효과가 있었다"라고 하는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 짚 한오라기의 혁명 / 후쿠오카 마사노부 , 최성현 옮김 - |
출처: 휴맨 텃밭 원문보기 글쓴이: 휴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