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아카데미 5강> 13.12.09 In 서푼짜리오페라
<<아름다운 대위법>>
어느덧 12월이 3주밖에 남지 않았다. 과연 난 올 한해를 의미있게 보냈는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분명 이 오페라 수업만큼은 잘한 선택인것 같다.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매번 올때마다 비단 음악을 배우는것이 아니라 한 작품을 통해 많은것들을 일깨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5강수업이다. 언제나 처럼 18시 50분부터는 예습차원으로 오늘 배울 2막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 부분은 뮤제타의 아리아로서 알친도르를 떼어내고 마르첼로에게 아직 사랑이 남아 있다는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뮤제타의 아리아중 이 부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된다.
2막의 거의 마지막 장면인데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스케일이다.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무대에서 일종의 대위법으로 노래한다. 여기서 보면 군악대가 단 3가지의
악기로만 연주하는것을 볼수 있다. 큰북, 트럼펫 그리고 피콜로 이렇게 3가지 구성을 지니게 한것은
상중하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큰북의 퉁퉁! 거리는 바운스와 피콜로의 가장 짧은 파장으로 사람의 신경을 날카롭게 후벼파는 소리를 낸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도 전형적인 대위법이 들어가 참고자료로 짧게 영상을 봤다.
라보엠보다 더 대위법을 잘 알아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5~5명의 사람들이 똑같이 행동하고 노래하는 여러 무리들이 있다. 우유파는 아가씨, 신사, 배달원, 청소부, 어린아이 등등 뭔가 복잡함 속에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대위법을 통해
더 작품에 집중하게 되는것 같고 뭔가 점차 합쳐지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오~ 신기하게도 여기서도 군악대가 마지막에 등장하면서 복잡한 음들을 빵~하고 정리해주는듯
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이 일종의 전통인것 같다. 라보엠에서도 2막 마지막에 군악대가 나오면서 모든것을 마무리하는 느낌인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중에 하나가 레미제라블인데 레미제라블 뮤지컬 10주년 기념 공연중
One day more을 부르는 장면이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대위법이 들어가는데
장발장, 자베르, 꼬제트, 마리우스 등등 주인공들이 다같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노래하는데 캬하~
정말 절묘하게 조화가 이루어 지고 격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장면을 보면서도 난 음악 외적인 것들이 보였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할지라도 과연 혼자서 수십 수백명의 팀을 능가 할 수 있을까...? 물론 피아노 독주로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줄수 있겠지만 수백명의 오케스트라단과 합창단이 함께하는 무대를 능가할 수 있을까...? 물론 기호의 차이가 있겠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절대 우위로 후자가 더큰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 음악에서 같은 악보를 보며 한 방향성을 두고 같이 화합하여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는것 처럼 사회에서도 나와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같이 설정해 한방향으로 나아가야지만 비로소 자신의 목표, 꿈을 이룰수 있을것이라 생각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이러한 진리를 잘 알고 있는듯 하다.
수업 초반으로 돌아가 배음에 대해 한번더 설명해 주셨다.
배음이란 파동이 겹쳐지는 부분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 코드를 보자면
C-C'-G'-C''-E-G-B플랫으로 볼수 있겠다. 그래서 관악기의 경우 도솔도 미미의 경우 손가락은 단 한번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건반악기를 제외하고 모든 악기는 한번에 한가지 음만 낼수 있다. 그런점에서 피아노는 굉장히 혁신적인 악기라고도 볼수 있는데 평균율과 순정률을 정리하고 넘어가보자.
순정률은 한마디로 유리수의 수열로 나열한것이고
평균율은 한마디로 무리수의 수열로 나열한것이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겠지만
음악은 수학을 빼놓고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피타고라스 하면 아마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많이들 떠오르겠지만 기원전 사람들을 보면 철학자이자 천문학자이자 음악가인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피타고라스는 수학적 원리로 순정률을 만든 최초의 인물이라고도 볼수 있겠다. 과거에는 순정률이 주된 률(?)이었다면 바흐의 시대부턴 평균율이 '주'가 되었다
바흐가 음악의 아버지라고도 불릴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서양 음악의 기본 골격을 완성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평균율이다. 놀랍게도 12음으로 나누었는데 잘 생각해보면 흰건반 검은건반을 하나씩 세었을 때 도부터 시까지 12개의 건반이 있다. 이것을 일정하게 나눈것을 평균율이라고 볼수 있는데 사실 이 사이에는 ABABAABABA 이런 흐름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조금은 차이가 있지만 그냥 이를 양보하면 전체적으로 봤을땐 평균이 되므로 이렇게 하자~뭐 이런식으로 약속을 한듯하다. 사실 도솔을 쳐보면 맥놀이 현상 (주파수가 비슷한 두 개의 파동이 간섭을 일으켜서 새로운 합성파가 만들어지는 현상.)이 미세하게 일어나지만 사람이 귀에는 크게 유별나게(?)들리진 않는다.
교재로 넘어가서 2막의 첫부분 p100을 보면 3개짜리 박이 모여 4박을 만들어 낸다. 셋으로 구성되있어 갑갑함(?)을 느끼지만 곧 큰 넷으로 되어 뭔가 평소의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듯 지난 수업에도 말했듯이 집이 사각형인것처럼 4박이 사람에게 가장 안정적으로 들린다.
아!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데 <라트라비아타>를 보면 대사가 '밥먹으러가자' 단 한마디 뿐인 사람이 있고 심벌즈를 딱 한번 치는 사람이 있다. 오히려 이사람들은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기 안되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하게 되는데 가끔 실수하는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조명도 2막같이 사람들이 많을때 노래부르는 사람을 비추어 주어야 하는데 정확한 타이밍을 기술자가 알기 힘들고 음향기술자도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지휘 초보생이 옆에 서서 그 타이밍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참 재밌는 이야기다. 요리사가 정말 훌륭한 요리사가 되기위해 설거지 부터 시작하고 훌륭한 비보이가 되기 위해서 바닥부터 닦는것처럼 훌륭한 지휘자가 되기위해서는 이런 소소한것들부터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않고 멋진 지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음악에는 참 세상의 많은 진리들이 담겨져 있는듯 하다.
p107을 보면 콜린이 (Eunpocousato)중고물이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이는 4막에서 미미가 아플때 그 코트를 팔아 약값을 마련한다. 이것은 일종의 복선으로 앞에서의 난로처럼 복선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ㅋㅋ 그리고 오페라 악보를 볼때 무작정 같은 셋쨌줄에 있어도 여기선 로돌프와 미미가 같이 있고 콜린은 전혀 다른곳에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적 맥락을 이해하면서 악보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뒤에도 계속 이어지는데 누구와 누가 애기를 나누고 있는가 잘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p117
Lo stesso movimento(같은 템포로 부드럽게) 미미가 잠깐 다른남자와 있으니 로돌프가 질투하는 장면인데 반주에 들어 있는 화음에 변화를 주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잘보면 틈틈히 마르첼로가 미미를 배려하는 부분도 보인다(숙녀가 주문한것이니 최고급으로 달라는등(크림)) 다시한번더 마르첼로가 바리톤인것이 상기되는 부분이었다. 리골레토도 그렇고 대부분의 오페라를 보면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은 바리톤이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이라고도 볼수 있다.
p122
콜린이 품위있게 보이려고 라틴어 우리로 따지자면 어려운 한자어를 쓰기 시작하는데
모택동-마오쩌둥 이렇게 발음차이가 있듯이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헛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작곡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시대상황에 걸맞는 발음을 하면 된다.
여담으로 왜 전세계사람들은 모두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를 싫어할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구자범 선생님이 다음에 알려주신다 했지만 호기심이 생겨 검색해 보니 매우 간단했다.
그 소음이 인간 목소리(사람의 비명 아이의 울음소리)와 같은 2000~4000Hz 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듣기에는 별차이가 없어보이지만은 칠판긁는 소리는 인간들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소리의 음역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혼여행을 밀월여행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밀자는 꿀밀 월자는 달월
그러니까 달과 꿀 뭔가 되게 낭만적이고 달콤하지 않는가 여기서 다시한번더 언어학적으로 독일 미국 우리나라가 게르만족인것을 알수 있는 이유가 있는데 미국에는 허니문이 신혼여행 우리는 밀월여행 독일에서도 miele 우리나라말로 '밀'자 꿀이다. 그러니까 모두 신기하게도 비슷한 발음에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참... 신기하다 신기해 ㅋㅋ
<유쾌한 장난>에서도 서양의 봉이 김선달이 죽은척하자 아리따운 여자가 자신에게 달콤한 말을 해보라고 하자 꿀! 이라고 하면서 웃음을 자아 낸다. 이것은 언어학적으로 같은 갈래의 민족만이 웃을수 있는 하나의 유머 코드인것 같다.
p142도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인데 실컷 마르첼로가 뮤제타와 애기 하고 있는듯 한데.. 정말 뜬금없이 마르첼로가 웨이터에게 소스좀 줄래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그러자 뮤제타가 화가나 접시를 깨트리고... 라보엠은 알면 알수록 더 재밌는 작품이다.
p150은 한마디로 구자범 선생님의 표현을 빌려 뮤제타 아리아는 소녀시대의 <gee>와
2NE1의 <내가 제일 잘나가>의 합쳤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참.. 이렇게 표현하는 선생님의 센스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ㅋㅋ
p153~159는 두 여주인공의 대위법이 나오고
p163에 2막의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 나온다. 6명의 주인공들이 최대한 호흡을 끌면서 천상의 화모니를 내는 부분인데... 아... 오페라의 매력중에 하나가 이러한 숨이 멎을듯한 아름다운 감동이 아닐까 싶다.
2막을 거의 5강만에 다 훑어 봤는데 2막의 핵심은 가수들의 대위법속의 아름다움을 찾아냈고
오페라의 전통이 묻어 나있는 막이었다. 문득 든 생각이 있다면 정말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서
나의 3번째 목표로 한국 최대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에 훌륭한 오페라를 보러 관광올것이고 그만큼 우리나라의 오페라의 급도
향상 될것이라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선... 돈.. 정말 많이 벌어야 겠다. ^^
첫댓글 ^^..
오페라를 귀로만 듣고 즐길줄만 알았지 이론적으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못했었습니다.
상어님의 귀한 후기를 통해서 간접적인 체험을 하며 배우고 있지요.
음악은 알고 듣는 것과 모르고 듣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강하고 계신 분들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상어님 감사해요. ^^
정리한다고 고생했습니다! ㅎㅎㅎ
상어님!
공부 잘 하고 갑니다.
성의가 정말 대단하십니다.^^
오늘도 복습잘햇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