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공군기지 골프장 / The Lakes, Osan AB Golf Course
여주 CC에서 머리는 올렸지만,
필자가 골프에 본격 입문한 곳은 미8군의 용산 골프코스였는데,
일반적으로 골프장을 의미하는 골프 클럽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코스라고 쓰는 이유는 바로 군대 (간이)골프장인 듯하다.
당연히 일반인을 위한 시설은 아니고, 군인들이나 군 관계 인사들이
라운딩을 하는 곳으로서, 우리 한국군은 이런 곳들을 주로
체력단련장이라고 불렀다.
서울에서는 태릉 골프장과 남성대 CC가 가장 가까우면서
인기가 있는 체력단련장이었지만,
기존의 용산 골프코스 부지를 서울 시민공원으로 넘기고,
남성대 CC 옆으로 이사를 간 미8군 골프장이 아직도 건재한 반면,
자주 찾아가던 남성대 CC는 위례신도시의 아파트촌으로
변모를 한점이 아쉽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미 공군기지, 경기도 송탄 소재의 오산 공군기지엔
“호수들(The Lakes)”이란 이름의 기지 골프장이 있는데,
처음엔 9홀로 시작을 하였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9홀을
더 증설하여 18홀 코스가 되었다.
비행기가 만일에 불시착을 하거나 비상상황의 경우를 대비하여
활주로 인근엔 일부러 잔디를 조성하게 되어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렇다면 오마바 대통령도 즐겨하는 공군기지에서의 골프는
만일의 사고에 죽을 수도 있는 라운딩을 하는 셈인가?
(영종도의 스카이 72는?)
용산 골프코스엔 전동카트가 있어 거의 타면서 라운딩을 한 반면,
이곳엔 철저하게 손으로 끄는 수레카트밖에 없어,
나중에 미국에선 대부분 그렇게 하는 걸로 알게는 되었지만,
카트를 잘 세우랴, 매단 짧은 수건으로 공 닦으랴,
혼자서 다 해야 하는 수동 골프가 번거롭기는 하였지만,
대신 운동은 많이 되고 또 경비는 제법 절약되는 것이었다.
1980년대 초부터 미 군납 사업을 하던 필자는 그래서
이 오산기지도 자주 들렀었고, 시간이 되면 혼자서라도
카트를 끌며 라운딩을 자주 했었다.
원래 있던 전반 9홀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낮은 언덕도 있고,
코스도 꾸불꾸불해 난이도가 꽤 있는 편이었으나,
나중에 증설을 한 9홀은 평평한 대신 수많은 호수들로 난이도를
높였지만, 아무래도 전반 9홀보다 별로였다. 라운딩 후,
클럽하우스에서 자주 먹을 수밖에 없었던 (눈도장 용) 여러
스테이크들도 꽤 기억에 남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