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계의 지식인들 상당수는 지독한 종교적 무지에 머물고 있다. 20여 년 간 서양사를 전공하면서 느끼는 일이지만, 우리나라 서양사학자들 가운데 기독교를 아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
서양사의 정신적 두 기둥 가운데 하나가 헤브라이즘 즉 기독교인데도 말이다. 유리 천장을 머리 위에 두고 있는 셈이다. 학문적 수준에 있어서 오를 수 있는 한계가 분명히 보인다.
그리고 믿는다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떤가? 그분들 중 상당수는 역사학적으로 볼 때 시대착오(anachronism)에 빠져있다.
근대주의와 세속주의로 인해 갈피를 못 잡는 젊은 영혼들을 상대로 복음을 전하려면, 그들의 고민, 그들이 처한 시대의 본질을 통찰해야 하거늘, 그저 한다는 소리가 “예수 믿고 구원받으시오” 또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에게 그런 말은 속승(俗僧)의 “나무아미타불” 외는 소리와 다를 바 없는 무의미한 독백일 뿐이다. 도무지 그들에게 메시지 전달이 되지 않는다.
하기야 그런 분들은 참 뱃속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분들은 “중세”와의 철학적 동시대성(philosophical contemporary)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살기는 21세기에 살면서 정신은 중세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인생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남들도 모두 중세에 살고 있으리라고 여긴다. 그래서 “나는 예수님을 이야기하고, 예수님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예수 자랑했으며 예수 이야기했을 뿐이다.”하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말만 천연덕스럽게 반복한다.
그런 분들이 무학자(無學者)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대학 나오고, 대학원 교육까지 받은 사람들이 그런 식이다. 자기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고, 그 결과 동시대 젊은이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관심도 이해도 동정도 사랑도 없다.
그런 분들이 예수님이 성육하신 뜻을 이해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예수님은 인간의 아픔과 형편을 낱낱이 다 체험하시기 위해 성육하신 것 아닌가?
아니, 예수님 얘기까지 갈 것도 없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자기 시대에 대해 그토록 무지하고 무관심할 수가 있는가?
그분들은 자신의 지적인 게으름을 믿음이라는 <완장>으로 호도하려는 건 아닐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의 교육받은 시민으로서, 그만한 상식도 없이 어떻게 하나님의 진리를 입에 담을 수 있을까? 대학 교육도 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 아닐까? 달란트의 비유는 뭐란 말인가?
한편으로는 고등 교육 받은 일반 지식인들의 기독교에 대한 터무니없는 무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등 교육 받은 그리스도인들의 황당한 시대착오적 몰상식, 우리는 이 두 극단적 장애물들을 동시에 헤쳐 나가야만 한다.
첫댓글"'오직 믿음'만이 구원인 줄 아는 것이 은혜입니다."라는 설교에 의해 이성과 상식과 양심을 하나님께 저당잡힌 자들에게 나귀는 '무뇌한'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그런데 저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은 '내 마음의 우상'임을 모릅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유독 맹신도와 광신도가 많은 이유입니다.
첫댓글 "'오직 믿음'만이 구원인 줄 아는 것이 은혜입니다."라는 설교에 의해
이성과 상식과 양심을 하나님께 저당잡힌 자들에게 나귀는 '무뇌한'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그런데 저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은 '내 마음의 우상'임을 모릅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유독 맹신도와 광신도가 많은 이유입니다.
두 글자로 하면 '꼴통'인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