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봄
하얀 목련이 만발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서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얀 목련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나는 괜히 마음이 설레어서 ‘하얀 목련’ 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 아파트 화단에 가장 먼저 산유화가 노랗게 피더니 하얀 목련이 하얀 전구들을 매달아 놓은 듯이 화려하게 피었다.
어제는 3월에 처음 입소해서 적응 기간을 가지고 있는 아가들을 데리고 산책을 다녀왔다. 걷는 아이는 손을 잡고, 아직 걷지 못하는 아기는 외건에 태워서 아파트를 한 바퀴 돌았다.
봄 햇볕이 따스하다. 코로나 때문에 움츠렸던 것들이 얼마 전부터 실내마스크까지 해제되면서 마음은 한결 자유로워졌다.
우리 아기 중에는 봄이라는 계절을 처음 접하는 아기도 있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조심스레 아기들에게 꽃 이름을 이야기해 주었다. 하얗게 예쁘게 핀 저 꽃은 목련이고, 가지를 길게 늘어뜨려 핀 저 꽃은 노란 개나리꽃이래.
선생님과 조금의 신뢰 관계가 생기기 시작을 했다. 선생님 손을 잡고 있을 때는 이제 울지 않고 지내게 되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아는 두 달에 한 번, 유아는 한 달에 한 번 지역사회 연계 활동을 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지역사회와 친근하게 적응하고 사회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자라길 바람에서 일 것이다. 가까운 경로당, 은행, 마트 등 모두가 우리 아기들에게는 처음 접해보는 호기심 가는 지역사회이다.
오늘은 계룡리슈빌 도서관에 아기들을 데리고 다녀왔다.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이른 느낌은 있다.
집중이 짧은 우리 아기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책이 있는 도서관을 알려 주면 좋을 것 같았다. 도서관에서 봉사하시는 선생님들도 우리 어린이집 아기들을 연신 예쁘다며 칭찬해주신다.
아이들이 책꽂이에서 뽑아 오는 책을 읽어 주지만 아기들은 집중 시간이 짧아서 책을 다 읽지는 못했다. 아기들은 책을 장난감으로 생각한다.
아침 일찍 요구르트 아주머니께 산 요구르트를 책 읽는 중간에 아기들에게 간식으로 주었다. 오감으로 발달하는 우리 아기들에게 도서관에서 맛본 요구르트는 새콤달콤한 맛일 것이다.
우리 아기들이 자라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