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유머를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까?
행복연구센터 윤 영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나 상대를 깎아내리며 유머를 하는 사람이 있고, 자신이나 상대를 드높이며 유머를 하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러한 유머가 유머를 한 자신과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이처럼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유머를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장점들이 주목받으면서, 무엇이 삶을 가치롭게 만드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에서는 유머를 삶의 풍요로움을 경험토록 하는 성격강점 중 하나로 추가하면서, 유머가 개인을 도전에 맞서고, 역경 직면 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대인 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도덕적이 되도록 돕고, 유머러스한 사람은 ‘웃으면서 부드럽게 놀리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를 띄게 하며, 상대의 밝은 면을 보고, 농담에 능숙한 사람’이라 정의하였다.
뒤늦게 성격강점에 포함된 유머는 아직까지 이를 하나의 성격강점으로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논란들이 존재한다. 이는 유머가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인지를 확인한 연구가 아직 부족한 탓인데, 유머와 긍정심리학 관련 변인들(행복, 행복지향, 회복탄력성, 도덕성 등) 간 관계를 탐색해 보고, 성격강점으로서 유머를 가장 잘 측정하고 개념화 할 수 있는 도구가 무엇인지를 확인한 연구 하나를 소개한다.
이 연구에서는 대학생 총 176명(평균 18.6세)을 대상으로 유머스타일과 긍정심리변인들을 조사하였는데, 유머스타일은 크게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유머 즉, 친화적(affiliative)유머, 자기고양(self-enhancing)유머와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되는 유머 즉, 공격적(aggressive)유머, 자멸적(self-defeating)유머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유머스타일은 긍정심리변인 대부분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유머는 긍정심리변인과 정적관련이 있고, 해가 되는 유머는 대체적으로 부적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머를 정의하고 측정하는데는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를 함께 살펴본 도구가 더 유용함을 밝혀내었다. 연구결과는 아래 표 1과 같이 정리하였다.

그림 1. 유머스타일과 긍정심리변인 간 관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유머스타일에 따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친화적인 유머(‘친구들과 많이 웃으면서 농담한다’)를 사용하는 사람은 지난 2주간 긍정적인 정서(‘흥미롭다’, ‘신난다’, ‘격려받는다’ 등)를 느끼고, 즐거운 삶(‘나는 신나고 즐거운 일들을 하는 것이 좋다’)을 지향하며, 조절감(‘나는 삶의 전반이 잘 조절된다고 느낀다’), 자신감(‘나는 나쁜 일이 있더라도 종래에는 그것이 좋게 해결될 것이라 느낀다’), 도전감(‘도전은 항상 나의 최선을 이끌어낸다’)을 느끼면서 전반적인 회복탄력성(‘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자기고양유머(‘나는 우울할 때 유머로 스스로를 북돋울 수 있다’)를 사용하는 사람은 지난 2주간 긍정적 정서를 느끼고,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 즐거운 삶과 의미있는 삶(‘내 삶은 영속적인 의미가 있다’)을 지향하고, 자신의 행동이나 특성을 통해 표현되는 공개적인 도덕정체성인 상징화(‘나는 어떠한 도덕적 특성을 가진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한다’)가 높았다. 특히, 다른 유머스타일에 비해 도전감 · 조절감 · 자신감 · 전념감(‘나는 항상 나를 자극할만한 것을 찾는다’) 및 전반적인 회복탄력성과의 관계가 가장 높은 것을 알았다.
셋째, 공격적 유머(‘나는 누군가 싫으면 종종 그 사람을 끌어내리는 농담이나 조롱을 한다’)를 사용하는 사람은 부정적 정서(‘화가 난다’, ‘부끄럽다’, ‘짜증난다’)를 느끼고, 의미있는 삶을 지향하지 않으며, 전념감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개인의 웰빙과 관련한 사적 도덕정체성인 내면화(‘어떠한 도덕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에 중요한 부분이 된다’)와 상징화 모두 낮았고, 도덕성이 발현되는 상황에서 도덕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도덕상황선택의 정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자멸적 유머(‘나는 스스로 자신을 더 깎아내려 사람들이 나를 비웃거나 놀리도록 한다’)를 사용하는 사람은 다른 유머스타일을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부정적 정서를 가장 크게 느꼈고 삶의 만족도가 유일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념감, 도전감, 자신감이 낮았고, 도덕정체성의 내면화와 도덕상황선택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긍정적인 유머스타일을 중심으로 살펴본 도구의 긍정심리변인 설명력에 비해 긍정적인 유머스타일과 부정적인 유머스타일을 함께 살펴본 도구의 긍정심리변인 설명력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개인의 행복감이나 삶의 지향성, 회복탄력성, 도덕성과 같은 변인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유머스타일 중 부정적인 유머스타일도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자신과 타인을 즐겁게 하는 유머를 사용하는 사람이 행복감도 높고 즐겁고 의미있게 삶을 이끌어 나가며, 역경을 마주쳤을 때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과 타인을 기분 나쁘게 하는 유머를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의 기분도 좋지 않고 삶의 만족도도 떨어지며 삶에서 역경을 마주쳤을 때 이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도 낮고, 자신의 도덕적인 정체성이 낮으며 도덕적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덕적인 선택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알았다.
이 연구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서는 자신 및 타인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좋은 면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 Reference
Edwards, K. R., & Martin, R. A. (2014). The conceptualization, measurement, and role of humor as a character strength in positive psychology. Europe’s Journal of Psychology, 10(3), 505-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