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7368]賈島(가도) -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_賈島(가도, 779~843)
숨은 이를 찾아가 만나지 못하고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어보니,
言師采藥去(언사채약거)。
스승께서는 약 캐러 가셨다네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다만 이 산 속에 계시기는 하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 깊어 계신 곳을 모른다네.
당나라 시대의 유명한 시인 *가도(賈島)*의 대표적인 오언절구 시
원래 시구와 올바른 한자 풀이
이 시는 깊은 산속에 숨어 사는 고결한 선비(은자)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그의 동자(제자)와 나누는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松下問童子 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스승의 행방을 물으니
言師採藥去 언사채약거 동자가 말하기를,
"스승님은 약초를 캐러 가셨습니다." 하네.
只在此山中 지재차산중 다만 이 산속에 계시겠지만
구름이깊이 깊게 껴서 계신 곳을 알지 못하겠나이다.
세밀한 감상 및 현대적 해설
이 시는 동자와의 짧은 문답을 통해,
직접 등장하지 않는 은자의 고결하고 신비로운 풍모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1행 (松下問童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묻다
푸르고 곧은 '소나무'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은자의 지조를 상징합니다.
그 고요한 소나무 아래에서 스승을 찾는 나그네의 설레는 마음이 시작됩니다.
2행 (言師採藥去): 스승님은 약초를 캐러 가셨다 하네
동자의 대답입니다. 은자는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과 하나 되어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임을
'약초를 캔다'는 행위로 보여줍니다.
3~4행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이 산속에 계시겠지만
구름이 깊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네
가도(島, 779~843)
가도는 자가 남선(浪仙)이고, 지금의 하북성 범양에서 태어났다.
여러 차례 과거시험에 응시하였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에 낙담하여 무본(無本)이란 이름의 중으로 행세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811년 낙양에서 당대의 명사 한유(韓愈)와 교유하면서
환속하여 다시 진사시험에 응시하였으나 역시 급제하지 못하였다.
837년 사천성 장강현의 주부(主簿)가 되어 관직을 얻었고,
이어 안악현 보주의 사창참군(司倉參軍)으로 전직되었다가 병몰하였다.
賈=성씨 가.島=섬 도.
尋=찾을 심.隱=숨을 은.者=사람 자.
不=아니 불.遇=만날 우.
採藥(채약)=약초나 약재를 따거나 캐서 거둠.
採 :=캘 채. 藥=약 약.
此 = 이 차.이것, 여기(this).
深 =깊을 심.
松下 (송하)= 소나무 아래서
問童子(문동자)=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 (언사)= 스승께서 말하네
採藥去(채약거)=약초 캐러 가셨다고
只在 (지재)=다만 계시는데
此山中(차산중)= 이 산속에
雲深 (운심)= 구름이 깊어
不知處(부지처)=어디 계신지 알 수 없네요
尋隱者不遇 (심은자불우) 일명 松下問童子
松下問童子 (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採藥去 (언사채약거) 스승님은 약초 캐러 가셨는데 只在此山中 (지재차산중) 지금 이 산속에 계시긴 하지만 雲深不知處 (운심부지처) 구름이 깊어 어디 계신지 알 수 없네요 |
<조선 시대 화가 장득만의 '松下問童子'>
가도(賈島 779년 ~ 843년)의 詩 '尋隱者不遇' (심은자불우)는
원제(原題) 보다 '松下問童子' (송하문동자)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일명 '訪道者不遇' (방도자불우) 라고도 한다.
이 詩는 가도의 대표적인 시로서 동자와의 문답식으로 구성되어
간결하면서도 회화(繪畵)적인 요소가 강하여 수많은 화가들이
그림으로 남길 정도로 유명한 시로 전해진다.
가도(賈島)는 자가 낭선(浪仙)이고 지금의 河北省인 범양(范陽)에서 태어났다.
唐 중기의 유명한 시인으로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출신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매우 좋아했다.
여러 차례 과거시험에 응시하였으나 모두 낙방했다.
이에 낙담하여 출가해서 無本이란 승명으로 洛陽에 있는 절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그 지역 관청에서는 오후가 되면 중의 외출을 금지했다.
자유를 잃은 가도는 깊은 고뇌에 빠져 “날이 저물어 집으로 돌아오는
소나 양만도 못하구나!”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그는 슬픈 詩를 많이 썼는데 구절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정성껏 시를 지어 참신하고
독특한 시가 많았다. 그러나 상당 기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여러 절을 전전하였다.
가도는 걸을 때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고뇌의 창작을 멈추지 않았으니,
가는 곳마다 시 창작에만 몰두하는 그를 탐탁찮게 여겼다.
가도가 청룡사에 머물게 되었을 때, 길을 가다가 시 창작에 몰두하느라
경조윤 유서초(劉棲楚)의 수레와 충돌하였고
이에 심한 모욕을 당하는 심문을 받는 바람에 마음에 큰 상처를 입기도 하였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그의 시는 원망 투의 내용이 많아서 ‘고음시인(苦吟詩人)’으로 불린다.
가도의 ‘퇴고(推敲)’에 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가도가 어느 날 당나귀를 타고 이여(李餘)의 집을 찾아 나선 길에
“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새는 못 가 나무 위에 자고,
스님은 달빛 아래에서 문을 민다)라는 두 구절의 시를 지었다.
의식의 경지는 마음에 들었지만 ‘推(밀 퇴)’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鼓(두드릴 고)’자로 바꿀까 고민했다. 하지만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당나귀 위에서 손으로 밀고 두드리는 ‘퇴고’의 동작에만 골몰하다가
또다시 어떤 조정 대신의 수레와 충돌하였다.
조정 대신은 바로 당대의 저명한 문학가이자 경조윤 자리에 있는 한유(韓愈)였다.
한유의 시종은 가도에게 충돌하게 된 이유를 물었고,
가도는 숨김없이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한유는 꾸짖는 대신 詩의 한 글자를 놓고 집착하고 있는
이 요상한 중에게 관심을 가졌다.
이에 한유는 수레에서 내려와 가도와 함께 ‘推’자가 나은지 ‘鼓’자가 나은 지
토론한 끝에 ‘鼓’자가 더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가도는 ‘推’자 대신 ‘鼓’자를 넣었고,
바로 이 일화에서 ‘퇴고(推敲)’라는 유명한 고사가 탄생한 것이다.
811년 낙양에서 당대의 명사 韓愈와 교유하면서 還俗하여
다시 관계 진출을 지망하여 進士 시험에 응시하였으나 역시 급제하지 못했다.
837년에 간신히 四川성 長江縣의 주부(主簿)가 되어 관직을 얻었고,
이어 安岳縣 보주(普州)의 司倉參軍으로 전직되었다가 65세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유는 가도와 너무 늦게 만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친한 친구로 삼았는데,
가도가 쓴 시 중에서
“客舍竝州已十霜 歸心日夜憶咸陽 無端更渡桑乾水 却望竝州是故鄕”
(병주 객사에 머물기를 이미 10년,
돌아가고파 밤마다 고향 함양을 추억한다네.
뜻하지 않게 상건수를 다시 건너게 되었는데,
돌아서서 병주 쪽을 바라보니 거기가 바로 고향같으네.)
이 시를 가장 좋아했다.
(이 시에서 '병주고향' - 제2의 고향 -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남)
한유는 가도의 시풍이 맹교(孟郊)와 쌍벽을 이룬다고 보고
그를 위해 ‘贈賈島’(가도에게 보냄) 라는 시를 지었다.
“孟郊死葬北邙山 從此風雲得暫閒 天恐文章渾斷絶 更生賈島作人間”
(맹교가 죽어 북망산에 묻히니, 한동안 세상이 잠잠하였는데.
하늘이 글하는 사람 끊어질까 두려워, 가도를 인간 세상에 나게 했네.)
한유는 가도가 천하에 이름을 날리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하여 당시 사람들은 가도와 맹교를 함께 놓고
‘교한도수(郊寒島瘦)’라 불렀는데,
이는 단순히 ‘맹교의 시는 스산하고 가도의 시는 메마르다’는 의미가 아니고
‘맹교의 시는 날카롭고 가도의 시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는
칭찬의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가도가 유서초의 수레와 부딪쳤을 때는 능욕을 당했지만,
한유의 수레와 충돌하고는 그와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이는 한유가 인재를 알아보고 아꼈음을 말하는 것이다.
가도가 한유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쩌면 그의 이름도
시도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을 지도 모른다.
<관련 유적>
가도 관련 유적으로는 그의 무덤과 사당이 남아 있다.
무덤은 고향인 허베이성 베이징에 있지 않고 쓰촨성 안악현(安岳縣)에 있다.
그가 61세 때 보주(普州, 지금의 쓰촨성 안악현)로 이주한 다음 여기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청나라 때 비석이 세워졌고,
무덤 앞으로 역대 문인들이 가도에 대해 읊은 시들을 돌에 새겨 모아놓은 정자가 있다.
사당은 가공사(賈公祠)라 하는데 베이징 팡산(房山)구에 있는데
2005년에 다시 복구하여 준공한 건축물이다.
사당 안에는 가도와 그의 지기인 한유의 소상이 있고,
벽화는 ‘퇴고(推敲)’고사를 재현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장강집(長江集)』외 작은 시집 3권이 있고,
그밖에 『시격(詩格)』,『병선(病蟬)』,『당시기사(唐詩記事』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