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후 1300–1310 사이에 프랑스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리석 조각 작품이다. 작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마리아는 ‘갈리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였다. 나사렛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다. 로마의 식민지였던 유대는 어디나 궁핍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작가는 시골의 20세가 되지 않은 순박한 처녀, 수더분한 마리아를 조각해 냈다.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나서‘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라고 말하자 놀란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조각상의 마리아는 몸을 뒤로 약간 젖힌 모습이다. 충격을 받았지만 그 충격을 받아들여 수습하기라도 하는 듯이 왼손으로 옷자락을 잡고 있다. 오른손은 성경책 위에 손을 얹고 있다. 마리아가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라고 말한 것과 같이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순종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령으로 잉태되고 태어나게 될 메시아가 자리할 마리아의 복부가 강조되고 있다. 메시아는 낮고 낮은 곳으로 임하시고 있다. 마리아의 얼굴은 시골처녀이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인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야무지다고 하기도 좀 그런 표정이다.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겸손한 사람의 표정이다. 자기의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그런 모습이다. 앉은 모습을 옆에서 보니 정말 편안해 보인다. 다소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고, 앞으로 벌어질 일도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닌데 마리아는 편안한 자세와 표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이 없는 철부지의 표정과 태도는 절대 아니고 여유가 넘치는 것도 아니다. 20도 훨씬 못 미치는 나이의 처녀 아이 그대로, 순수함을 가지고 있고 약간 불안함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젊은이 특유의 알지 못할 자신감 혹은 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뒷모습에서는 문득 쓸쓸함과 고독이 느껴지기도 한다. 저 마리아의 몸에서 예수 메시아가 잉태되고 자라고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