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는 대장암이 흔한 질환이므로 이에 대한 표준 항암제 치료법이 다른 질환에 비해 비교적 잘 정립되어 있는 편이다.
대장암에 대한 항암제 치료는 목적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수술로 완전 절제한 환자에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보조항암화학요법, 둘째는 국소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술전 항암화학요법, 셋째는 이미 전이된 진행 환자에게 삶의 연장과 증상 경감을 위한 완화적 항암화학요법 등이다.
일반외과에서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65살 남자환자가 보조항암화학요법에 대해 상의하고자 종양내과를 방문하였다. 수술 후 병기가 3기로 판명받은 환자는 먹는 항암제 치료를 권유 받았지만 나름대로 조사한 결과 먹는 항암제 효능에 대한 의구심에서 필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필자는 대장암 3기 및 일부 2기에서는 보조 항암요법의 유용성이 확인되었지만 먹는 항암제의 유용성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환자 전신상태가 나쁘지 않으므로 표준적 주사용 제제를 권유하였다. 참고로 대장암 환자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1기 90%이상, 2기 75-80 %, 3기 50% 전후이다.
또 다른 65살 여자환자는 위장관내과에서 간으로 전이한 대장암 4기로 진단받은 후 종양내과를 방문했다.
환자는 완치율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항암제 치료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다가 2개월만 받아보자는 필자 권유로 약 6개월 동안 치료 후 지금은 1년 이상 별다른 증상 없이 정상 생활을 하고 있다.
참고로 대장암 4기의 5년 생존율은 5%이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로 평균 생존기간이 12개월에서 20개월까지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대장암이 완치되지 않더라도 항암제를 이용해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조절하고 유지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늦더라도 그때부터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병세를 조절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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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대장암에서 간으로 전이된 63세 여성의 간 CT사진. 위 사진은 간에 발생하는 다발성 종양 모습이고(화살표), 아래 사진은 항암제제 투여 4개월 후 종양이 현저하게 줄어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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